이나명 시인의 ‘비 그치고, 사이’는 명상을 하던 때 마음에 두던 시이다. “내 마음이 나도 몰래 수시로 뛰쳐나가는구나/ 이 들판 저 들판 휘돌다 비칠대며 돌아오는구나/ 아주 떠나지도 못하고 봉우리 몇 개 넘어 넘어 되/ 돌아/ 오는구나 매일이 되풀이구나 이 모진 뿌리 매몰차게/ 끊어버릴 수는 없는지...” ‘일찍 피는 꽃들’이란 시를 통해 해마다 산당화가 피는 계절이면 영화의원 앞 신호등을 제때 건너지 못한다고 한, 꽃망울 터뜨리는 그 나무를 보고 있으면 어떤 기운에 취해 돌아갈 수 없는 곳까지 와버린 듯하다고 말한 조은 시인이 생각나는 순간. 내 블로그 이름인 ‘산당화 그늘’은 바로 조은 시인의 ‘일찍 피는 꽃들’이란 시에 나오는 산당화에서 얻어온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