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예찬 - 넘쳐야 흐른다
최재천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거품 예찬‘을 읽게 된 이유는 책 읽기 또는 공부와 관련한 습성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어느 시기까지는 이런 저런 분야의 책을 남독(濫讀)하는 일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런 시기를 지나면 자연스럽게 그 습관에서 벗어나게 된다. 그런데 나는 그런 습관에서 좀체 벗어나기 어려워서 문제이다. 한편으로는 읽기가 헤프고 비효율적이라 생각을 하고 한편으로는 혜자(惠子)에 대한 장자(莊子)의 일침(一針)을 생각하며 헤프고 넓게 읽는 습관을 정당화하는 습관의 반복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 나이다.


장자는 ’당장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발을 딛고 서 있는 넓이 뿐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발바닥 밑면만을 남겨두고 주위의 땅을 파버린다면 어떤 결과가 오겠는가.‘라는 말로 ’자네의 이론은 현실적으로 아무 소용이 없‘다는 혜자를 머쓱하게 했다. 장자의 일침은 촌철살인의 지혜라 할 수 있다. 서문(序文)에서 저자는 맡은 바 소임에 그저 알맞은 정도의 사람을 앉히면 허덕허덕 겨우 해낼 뿐이지만 능력이 넘치는 사람이 일을 맡아야 여유롭게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도 말했듯 이런 사고 방식은 자연주의적 오류 차원에서 볼 필요가 있다.


자연에서 관찰되는 현상을 자연스러운 것 즉 좋은 것으로 보고 그로부터 당위를 이끌어내어 사회에 적용하는 오류이다. “인간을 탐구하는 과학이 자연과학에서의 실험실 상황을 흉내냈을 때 그것은 인간적 삶의 현실을 결정적으로 왜곡하게 된다.”(이정우 지음 ’인간의 얼굴‘ 285 페이지) 같은 말을 음미할 필요가 있다. 저자는 지구라는 행성의 생물은 낭비를 기본 조건으로 선택했다는 말을 한다. 저자는 자연이 낭비를 선택했듯 자본주의도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언제나 출렁이게 마련이라는 말을 하는데 자연주의적 오류를 의식해서인지 따뜻한 자본주의라는 대안을 고민하는 현실을 언급한다.


핵심 챕터인 ’자연은 낭비를 선택했다’(1부)를 포함한 다섯 개의 챕터로 이루어진 ’거품 예찬‘은 자연과 인간, 사회에 대한 짧은 이야기들을 두루 담아낸 책이다. 거품 예찬을 뒷받침하는 말은 ’넘쳐야 흐른다‘는 말이다. “무모하리만치 많이 태어나고 그중에서 특별히 탁월한 개체들만이 살아남아 번식에 이르는 과정에서 바로 자연선택의 힘이 발휘된다. 그 결과로 적응 진화도 일어나는 것이다.”(39 페이지)


’나눔과 베풂‘이란 글에서 저자는 경쟁자가 거의 다 제거되었을 때 다양성을 잃어 천재지변이나 병원균 등 외부의 침입에 취약해지는 생태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연생태계에서 지나친 독점이 파멸을 부르듯 인간 세계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말은 자연과 사회를 연결짓는 저자의 주지(主旨)를 다시 접하게 하는 부분이다. 스티븐 제이 굴드가 얼핏 생각난다. 굴드는 생물 진화에는 목적성이나 방향성이 없다는 말을 했다. 낭비라는 개념으로 진화를 볼 필요가 있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정해진 길, 정해진 목적이 없기에 무분별하고 비효율적인 것 즉 낭비가 아닌가 싶은 것이다.


“자연은 먼 옛날 벌어진 진화의 결과에 따라 각본대로 움직이는 곳이 아니다.”(86 페이지) 저자는 흥미로운 말을 들려준다. 행동생태학의 불모지인 이 땅에 들어와 학생들의 다양한 학업 욕구를 무시한 채 자신만의 연구 주제를 고집하기 매우 어려웠다는 저자는 그래서 일찌감치 자신을 버리고 학생들과 함께 실로 다양한 동물의 행동과 생태를 연구해 왔기에 자신의 연구 논문 목록이 그야말로 산지사방(散之四方: 사방으로 흩어짐), 중구난방(衆口難防: 여러 사람의 입은 막기가 어렵다는 뜻으로, 일일이 막아 내기 어렵게 사방에서 마구 지껄여 댐을 이르는 말)이란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저자에게 일관된 키워드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사회‘이다. 어떻든 나는 산지사방, 중구난방이란 저자의 말에서 넓어 헤프고 비효율적인 내 관심의 스펙트럼을 본다. 관련하에 유의미하게 읽히는 글 가운데 ’피카소처럼 살자‘를 빼놓을 수 없다. 아인슈타인이 상대성 이론이라는, 아무나 칠 수 있는 홈런이 아닌 ’최고의 홈런‘을 친 야구 선수에 비유된다면 피카소는 좋은 공, 나쁜 공 가리지 않고 열심히 방망이를 휘두르며 높은 출루율을 자랑한 야구 선수에 비유된다고 말하는 이 글의 요지는 섬광처럼 빛나는 천재성보다 성실함과 약간의 무모함이 때로 더 큰 빛을 낸다는 것이다. 거품 예찬의 진의를 제대로 알 수 있는 글이다.


실제 야구에서 이 공 저 공 다 휘두르며 높은 출루율을 기록하는 것은 거의 기대하기 어렵다. 이는 볼넷을 많이 얻어내는 타자가 출루율이 높다는 사실을 통해 드러난다. 볼넷을 얻어낸다는 말은 나쁜 볼을 골라냈다는 의미이다. 이 공 저 공 다 휘두르면 안타수는 많아진다. 야구는 안타를 치려는 타자의 시도를 정해진 룰 안에서 방해하는 상대팀 투수라는 장애물이 있지만 피카소의 경우 매너리즘이나 슬럼프에 빠지는 자신이 유일한 난제였으리라. 거품 예찬이란 말보다 피카소처럼 살자란 제목을 지었으면 어땠을까 싶은 마음이 없지 않지만 중요한 것은 거품, 천재성보다 성실함과 약간의 무모함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는 사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제비꽃 꽃잎 속 서정시학 시인선 120
김명리 지음 / 서정시학 / 2016년 6월
평점 :
품절


김명리 시인의 ‘제비꽃 꽃잎 속’은 다소 특이한 시집이다. 내게 그렇(게 읽힌)다는 의미이다. 구입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전철 안에서 거의 다 읽었기 때문이다. 정제된 아름다움의 풍성함이 눈길을 떼지 못하게 했다. 요즘 시집들이 대체로 쉽게 읽히지 않는 편인데 비해 쉽게 읽힌 것이다. 하지만 이 사실만으로 특이하다는 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쉽게 읽힌 것에 비해 내용을 정리하는 것이든 소감을 다듬어 쓰는 것이든 쓸 만한 말이 생각나지 않아서이다.


좋은 시이고 이전 시집들에 비해 한층 더 세련된 느낌을 전해주지만 특별히 이야기할 것이 없다. ‘제비꽃 꽃잎 속’ 이전에 내가 가지고 있던 시인의 시집은 ‘적멸의 즐거움’ 단 한 권이다. 나는 물론 ‘적멸의 즐거움’ 리뷰를 쓰지 못했다. 이 시집에서 내가 즐겨 읽는 시는 여럿인데 이 가운데 ‘먼 길’ 같은 시는 외울 때도 무난했고 리듬감이 느껴져 잘 잊히지 않는 좋은 시로 기억한다.


‘적멸의 즐거움’에 실린 시들을 키워드로 나누면 사찰, 여행, 가족, 사찰 여행, 꽃, 물, 계절, 나무 등을 들 수 있다. 그런데 이는 전형적인 서정시의 시어들이 아닌가. 이번 시집은 어떤가. 물소리, 봄날, 꽃, 나무, 새, 가을, 시간, 산그늘, 적소, 가족 등이 주요하게 눈에 띈다. 특기할 것은 당신이란 시어들이 눈길을 끈다는 점이다. ‘적멸의 즐거움’에 당신이란 시어가 들어 있는 시가 ‘사랑의 길’ 한 편이고, 당신으로 바꿔 부를 만한 시가 “맹세는 깨어졌다/ 그해 가을이 다 저물도록/ 오마던 사람 오지 않았다...”로 시작하는 ‘가을 나무의 말’임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하다.


오마던 사람을 당신이라 바꿔도 무리는 없다. 이번 시집에서는 당신이란 단어가 어려 군데 눈에 띈다. “삼만 년 전부터 분홍/ 분홍 터번을 두르고/ 무화과를 팔고 있던 당신을 기억해...”(‘분홍 일다‘), “..먼나무를 오래 그리워하면/ 눈이 먼 나무가 될 것 같다/ 나는 당신이라는 먼 나무 곁으로 가지 못했다...”(’먼 나무‘), “...야간성묘객들이 다 돌아갈 때까지/ 밤의 피륙으로 레이스를 뜨며/ 나는 당신을 기다린다..”(’베고니아 화분이 놓였던 자리‘), “..나 어디 있는지 당신이 물어오면 여기를 어디라고 말해야 하나...”(’여기를 어디라고 말해야 하나‘),


“당신이 그곳으로 떠났다는 이야기를/ 풍문으로 들었어요...”(’풍문‘), “..어느 먼 시간 속엔/ 당신이 타고 내가 내리는 기차...”(’잠잠‘), “...단 하루/ 울지 않은 날의 / 메마른 손바닥에서// 당신 냄새,...”(’달의 민박‘), “오늘따라 당신의 거친 턱수염이 조금도 따갑지 않다...”(’먼 입술‘), “우리가 헤어지던 그해 겨울 당신은 내게 향로를 주었다...”(’선물‘) 등이다. ’적멸의 즐거움‘에서 오마던 사람을 당신이라 바꿔 부를 수 있듯 ’제비꽃 꽃잎 속‘에서는 ’꽃잎 장례‘의 ’그대’를 당신이라 바꿔 불러도 좋을 것이다.


‘이 화창한 봄날’에 나오는 “...나는 그대가 꾼 길고 긴 꿈..”이란 말에서 그대도 당신으로 바꿀 수 있다. 물론 ‘제비꽃 꽃잎 속’과 비교 대상으로 삼은 시집이 단 한 시집이기에 특별한 의미는 없다. 그래도 덧붙여 리기다 소나무, 두물머리 등의 시어들이 주요하게 재등장했다는 사실은 말하고 싶다. 물론 가장 중요한 단서는 환(幻)이란 단어이다. ‘적멸의 즐거움’의 자서(自序)에서 시인은 이런 말을 했다.


“나는 나의 시들이 더 낮은 포복으로 대지의 숨통에 깃들여져서 자잘한 한 포기의 풀이나 한 떨기의 꽃으로 환(幻)하기를 소망한다.”는. 일반적으로 환생이란 말은 還生으로 쓰고, 幻生으로도 쓴다. 대체(代替) 가능한 말이다, 그렇다면 한 음절의 환(幻), 거기에 하다를 붙여 쓰는 幻하다란 말은 무슨 의미일까? 이 글자는 변할 환, 헛보일 환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그러니 변할 것이라는 의미로 읽힌다.


幻하다란 시어가 있는 시가 한 편 있다. “.. 또 한세월 벙어리가 꾼 꿈으로 환幻하는지..”(‘그 사이’) 그리고 “환幻인 듯“이란 시어가 두 편 있다.”(‘강물 소리’, ‘꽃잎 장례’) 그렇다면 김명리 시인의 시는 왜 특별히 이야기할 것이 없는가. 표면적으로는 시인이 수행자 같은 시심을 발휘해 평정함 속에 미세히 흔들리는(움직이는) 마음의 결을 드러낸 것을 포착하기 쉽지 않아서이다. 구체화해 말하면 아직 시인의 그런 마음씀을 따라갈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시집에 수록된 시편들이 내면에서부터 잘 다듬어진 감정으로 바라본 현상들을 군더더기 없이 표현해낸 작품들이기 때문이다. ‘시인의 말’에서 시인은 이런 말을 들려준다. 수없이 찢고 지우고 다시 써내려가는 한 줄의 문장, 잠든 혼을 일깨워 쓰는 한 편의 시...“ 그렇게 전전반측했을 시인의 마음을 이해하려면 그에 근접하는 헤아림과 생각의 숱한 진퇴(進退)를 겪어야 한다. 시인은 그래도 아니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슬픔을 이야기한다.


‘분홍 일다’, ‘제비꽃 꽃잎 속’, ‘산벚나무의 시간’ 등 시집에 수록된 첫 세 편에서 슬픔이란 단어를 연이어 만날 수 있다. 이 밖에 ‘이 화창한 봄날’, ‘달의 동심원의 뒤편’, ‘맨드라미’, ‘여기를 어디라고 말해야 하나’, ‘낙원의 풍경’, ‘러시안 룰렛’, ‘일월日月을 거쳐’, ‘꽃잎 장례’ 등에 슬픔이란 단어를 만나게 된다. 슬픔이란 단어가 아니지만 그에 준하는 단어들로 슬픔을 표현한 시들을 헤아리면 더 많은 목록을 기록할 수 있다.


울음이란 말, 메나리 조(調)라는 말, 눈물이라는 말, 눈물방울이란 말, 울먹이는 것들, 비명이란 말 등이다. ‘꽃보다 작은 꽃’에 나오는 ‘어룽거리’다란 단어도 슬픔 또는 눈물과 상응하는 시어이다. ‘비의 고래’에 나오는 눈시울이란 말은 어떤가. 이 말은 눈 언저리를 뜻하지만 눈시울이 젖었다, 눈시울이 붉어졌다.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등의 용법을 통해 알 수 있듯 슬픔, 눈물 등을 표현하는 말이다.


‘꽃밭의 시학’에서 시인은 ”...참았던 울음을/ 끝내 터뜨리듯이 피는 꽃도 있다..“고 말한다. ‘눈의 무게’에서는 ”..눈물로 변해서 흘러 다니는 새들의 발자국..“이란 말을 한다. 물론 이 시에는 ”...분통을 터뜨리듯이 피는 꽃..”이란 구절도 있지만 그것은 예외적이다. 이 시에 함께 들어 있는 “..팔순의 어머니/ 주름진 눈가에/ 가물가물 분홍 물살 이는데...”라는 구절 역시 슬픔, 눈물 등을 표현한 구절이다.


시인은 ‘키쿠치의 집’에서 “..무단횡단하고 싶은 마음의 세찬 빗방울들..”이란 말을 한다. ‘눈의 무게’에서는 “,..눈물로 변해서 흘러 다니는 새들의 발자국..”이란 말을 한다. ‘북인도의 달’에서 시인은 “..흙 빛깔의 해 그림자는/ 엷고 푸른 사리를 두른 여인의/ 눈물 괸 검은 눈 속에서 물결인 듯 출렁이고 있다..”는 말을 한다. ‘두물머리 시월’에서는 “.. 길의 서쪽부터 일제히 파랑 이는 저녁의 물살..”이란 말을 한다.


‘입동’에서는 “..궂은 일 없어도 누가 울면/ 흥건히 따라 울고 싶은 입동”이란 말을 한다. ‘러시안 룰렛’에서는 “..너는 무수히 실금 간 내 유골항아리를 들고/ 나는 슬픔을 총알처럼 또 한 발 장전해놓고”란 말을 한다. ‘시간의 흰 그림자들’에서는 “..링거액 반 쯤 찬 겨울하늘 속으로/ 한 덩이 매지구름이 단단히 뭉쳤다 흩어지는 것/ 우리들 둘러싼 시간의 입자들이/ 무수히 방울지고 출렁이는 순간을 넋 놓고 바라보고 있다”고 말한다.


‘여기를 어디라고 말해야 하나’는 “건기의 밤하늘에도 움푹 팬 물웅덩이가 있네... 사금파리 같은 검은등뻐꾸기 울음소리 여태도 그 속에서 맴돌고 있네/....한 슬픔 떠나보내기 무섭게 뒤이은 슬픔들 흔들흔들 몰/ 려오네 물에도 젖지 않는 저 작은 슬픔들이 와서, 소스라/ 치게 놀란,....// 쏟아지기 직전의 물웅덩이 속에는..../ 물 잔뜩 머금은 구름 그림자가...” 등의 시어로 그야말로 잘 묘사된 슬픔의 촉촉한 정서를 드러낸 시로 읽힌다.


슬픔은 침묵으로 마음 속에서만 일렁이기도 한다. 시인은 “..나는 다만 늙은 산벚나무 꽃그늘 아래/ 진액(津液)이 다한 거름으로 누웠다..”는 말을 한다.(‘내 생애의 백 년 후’) “...나 생겨나기 전의 까마득한 어느 봄/ 날이 꽃 없는 꽃줄기마다 선득선득 고여오는 것만 같다..“는 표현(‘봄날 저녁’)도 슬픔이 고여오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부풀어오르는’, ‘비등하는’, ‘일렁거린다’ 등의 시어도 모두 슬픔의 동선을 표현한 것이다.


시집 전체가 슬픔을 표현하는 ‘흐름’의 어휘로 채색되었다. 슬픔으로 일렁이지만 다듬어진, 정련(精練)된 채로이기에 넘치지 않는다. 애이불비(哀而不悲)라고 할까? 주목되는 것은 ‘늦은 독서’란 시이다. 이 시에서 시인은 ”..그러고 보면 내 모든 독서는/ 갈수기(渴水期)의 냇바닥처럼 낮고 메마르고..“란 말을 한다. 촉촉함과 일렁임이 만발한 곳에서 건조함을 표현한 드문 시이다.


시인은 ‘여기를 어디라고 말해야 하나’에서는 ”건기의 밤하늘에도 움푹 팬 물웅덩이가 있네....“란 말을 한다. ‘달의 민박’에서는 ”..단 하루/ 울지 않은 날의/ 메마른 손바닥에서.,..“란 말을 한다. ‘가을빛 속으로’에 나오는 ‘메마른 목숨 끝’이란 시어와 함께 이 시들은 건조함을 표현하는 몇 되지 않는 시이다. 그러나 알아야 할 것은 마름과 젖음은 순환한다는 점이다.


이 진리를 표현하는 시어들이 있다. 한 사물의 일시적인 상황을 묘사한 시를 포함해 그렇다. ‘오므리고 펼치고 잠기며/ 천천히 다시 시작하는 구름들’, ‘찬찬히 오므렸다 펴는’, ‘팽창하고 수축하는’, ‘오므리고 펼치고 서리고 꺾으며/ 물보라로 단단해진 저 환한 달무리’, ‘오방색으로 일렁이고/ 흩어지는 저녁 잔광’, ‘살아서 천 년, 시들어서 천 년/ 쓰러져서도 천 년을 산다 하는/ 호양나무 뿌리를 적시러’, ‘한 슬픔 떠나보내기 무섭게 뒤이은 슬픔들 흔들흔들 몰/ 려오네’, ‘끝없이 펼쳤다 오므렸다 하네’, ‘꽃 핀 고사목처럼 갸우뚱 부풀어 오르는 봄밤/ 낡은 상앗대로 간신히 괴어 논/ 꽃 피는 밤의 무게에 활처럼 휘면서 번지면서/ 모든 슬픔을 그 속에


지닌/ 품속에 지녀온 날카로운 비수를/ 가만히, 내려놓아야 할 순간이 온 것이다’, ‘총상 꽃차례로 모였다 흩어지는 저 꽃잎들’, ‘봄이 지나고 다시/ 겨울이 왔단다 누군가는/ 그 사이 태어나고/ 어느 새 누군가 죽었다는 부고가/ 이따금씩 날아들었단다’, ‘물방울이 뼈에 맺혔다 하느니 솔찮게 풀어졌다 하/ 느니’ 등이다. 이런 영고(榮枯)의 변화는 자신의 시가 자잘한 한 포기의 풀이나 한 떨기의 꽃으로 幻하기를 바란다는 시인의 바람과 상응하고 또 그런 변화를 표현한다.


전문을 소개할 시를 고르라면 나는 ‘물그림자’를 들 것이다.


목백일홍 꽃가지 끝에
한숨처럼 빈 방 늘어간다
텅 빈 꽃 그림자 흰 그늘 속으로
길 잃은 듯 벌 나비 간간히 날아들지만
향기에 이끌리는 양방향 향적만이
날것들의 길은 아닐 것이다
하늘 가득히 오연한 물소리
스카이라인을 뭉개는
물의 무수한 혓바늘들
한 나무의 나뭇잎이 지구중력을 벗어나는
순간의 격통을 나는 느낀다
천기를 짐작할 수 없는 미연未然의 나날들
어스름이 물의 숙박부에
무루無漏라고 제 이름을 적고
나보다 앞서 빈 방에 든다 빈 방이 부푼다
저 골짜기에 피어오른 이내가
이 골짜기에서 피어오른 이내를 서서히 감싸 안는다


슬픔과 거리가 있는, 힘이 느껴지는 시이다. 속도감이 느껴지는 통쾌한 시이다. 무루라는 단어도 마음에 든다. 無漏는 마음과 몸을 괴롭히는 번뇌에서 벗어남을 의미하는 불교 용어이다. “저 골짜기에 피어오른 이내가/ 이 골짜기에서 피어오른 이내를 서서히 감싸 안는다”는 표현은 포용 상생 등을 생각하게 한다. 물의 숙박부란 표현은 재미있다. 하늘 가득히 오연한 물소리란 구절이 눈길을 끈다. 슬픔의 전체를 이기고 함께 조화로운 시어이고 시이다. 아름다운 흐름이 감지되는 시이다. 쓸 만한 말이 생각나지 않는 글, 이만 줄여야겠다. 오독(誤讀)이 아니기를, 오독이라면 배울 것이 있는 오독이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죽을 때까지 안 아프며 살고 싶다 - 30년 임상 경험의 약사가 온몸으로 체험한 혈허 이야기
송명희 지음 / 미래의창 / 2015년 2월
평점 :
품절


 

최근 혈(血)이 영화를 누리지 못해 살이 찌지 않는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나에게 내려진 말이 아니지만 귀가 번쩍 뜨였다. 어지러움, 두통, 피로, 무력감, 그리고 이 모든 현상으로 인한 결과일지도 모를 저체중에 시달리는 내게는 무시할 수 없는 말이다. 혈허(血虛)에 대한 자료를 찾다가 송명희 약사(藥師)님의 ‘나는 죽을 때까지 안 아프며 살고 싶다’란 책을 만났다. 이 책은 저자 스스로 30년 쯤 전 ‘전기한 내 증상을 훨씬 상회하는 증상들’을 앓던 끝에 혈허, 흡혈기생충, 장누수, 골수 기능 등의 네 가지 키워드에 초점을 맞추어 건강을 설명하고 회복의 비책을 제시한 책이다.


저자는 이 네 가지 키워드가 모든 난치병의 거의 모든 원인을 차지한다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한다. 특기할 것은 똑같이 민물 생선회나 덜 익은 쇠고기를 먹어도 장벽에 미세한 구멍이 뚫린 장누수증자(腸漏水症者)만이 흡혈기생충에 감염된다는 점이다. 장 누수는 익히 들어 알고 있고 밀가루 음식의 면발을 쫄깃하게 하는 글루텐이란 성분이 장 누수의 주요 원인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장 누수는 LGS: leaky gut syndrome라 하는데 이는 1974년 미국 의사에 의해 규명된 것이다.)


혈액 양이 부족한 상태를 의미하는 한의학적 개념인 혈허는 양방에서 말하는 빈혈과 비슷하지만 근본적으로 개념이 다르다. 양방의 혈액 검사는 양(量)이 아닌 적혈구나 헤모글로빈의 개수를 측정한 후 그 수와 혈장(plasma)의 비율을 측정하는 식으로 이루어진다. 혈허는 머리를 아프게 하고 쉽게 피로하게 하고 기상을 힘들게 하고 불면증에 빠트린다. 또한 어지러움과 눈 침침, 빈맥, 가슴 답답함, 울혈성 심부전증 등을 초래한다. 혈허인 사람은 쉽게 짜증을 내고 커피나 카페인 음료를 즐긴다. 잘 붓고 머리가 무겁고 맑지 못하다. 온몸이 아픈 것도 그 주 증상이다. 손끝과 발끝도 저리고 저혈압이 된다.


혈허인 사람은 세포 재생이 빠른 위 점막이나 장 점막 세포가 약해지며 위축된다고 한다. 이 부분을 읽고 놀랐다.(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이 내 증상이기 때문이다.) 혈허인 사람은 추위에 견디는 힘이 약하고 체온 변화에 민감하다. 손발이 차고 몸이 전체적으로 냉하다. 혈액이 부족하면 혈액 순환이 잘 안 되는데 중요한 것은 증상이 비슷해도 원인은 여럿이기에 그에 맞게 처방도 달라진다는 점이다. 혈관이 막히거나 좁아져도 혈액 순환이 잘 안 된다.(이 경우는 조혈영양제의 효과가 없다.) 혈액의 점도(粘度)가 높아도 혈액 순환이 잘 안 된다.


심장 박동력이 약해도 혈액 순환이 잘 안 된다. 모든 만성 질환의 진행은 혈관 막힘 정도에 비례한다. 혈허 치료는 골수 치료를 동반해야 한다. 간과 신장, 골수가 혈액을 만들어낸다. 골수가 가장 중요한데 골수의 기능 정도가 혈허 치료의 포인트이다. 저자는 혈허를 10년 앓았다면 치료 기간은 1년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극심한 혈허는 관절이나 디스크의 손상을 초래한다. 류마티즘 관절염의 원인도 결국 혈허이다. 정(精)은 혈액 100방울이 모여 만들어진다. 정액을 낭비하면 그만큼 몸이 허약해지는 것은 자명한 이치이다.


현대의학에서 말하는 콩팥과 조금 다른 신(腎)은 정(精)을 주관하고 골(骨)과 관련된다. 신 기능이 약해지면 뼈가 튼튼할 수 없다. 여기서의 뼈는 물리적인 뼈만이 아니라 골수, 척수, 척수액, 뇌까지 연결되는 말이다. ‘동의보감’에서 어지러움을 뇌척수액의 부족으로 설명한다는 한 한의사의 말이 생각난다. 치매나 파킨슨병은 뇌(척수액) 문제로 인한 결과이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기생충약과 조혈영양제를 함께 복용하는 것이다. 근본 원인을 제거한 후 피를 만드는 약을 먹어야 하는 것이다. 물론 약국에서 사 먹을 수 있는 구충제(驅蟲劑)가 아닌 특별 제조한 생약이라야 한다.


장누수 이야기를 했지만 어떤 사람들은 육회를 먹어도 아무렇지 않고 어떤 사람들은 불고기를 먹어도 감염된다는 점도 기이하게 여겨진다.(장누수란 장 점막에 구멍이 뚫려 장의 내용물이 혈관 속으로 스며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장은 중요하다. 아니 제2의 뇌라 불린다. 장이 제2의 뇌로 불리는 것은 장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장의 신경총(神經叢)이 척수와 뇌로 발전하기 때문이다. 장에는 신경이 많이 밀집해 있다. 장 안에는 우리 의사와 상관없이 세균이 약 100조개 이상 존재한다. 무게로 환산하면 약 1.5kg이다.(마이클 거숀의 ‘제2의 뇌‘, 앨러나 콜렌의 ’10퍼센트 인간‘ 등을 참고할 만하다.)


사례에 따라 다르지만 며칠 또는 한 달 정도의 구충제 복용만으로도 변화는 드라마틱하다. 소장(小腸)은 유익한 유산균과 유해균의 비율이 85:15 정도로 맞추어져 있어야 가장 이상적이라 한다. 인체 면역 세포의 70퍼센트가 모여 있는 장은 면역 기관이기도 하다. 골수, 흉선이 생산하는 면역 세포를 장도 생산한다. T세포는 골수에서 만들어지고 흉선에서 교육을 받는다. 가슴 가운데에 있는 흉선이란 장기는 10대 후반에 35그램 정도 크기로 전성기를 맞이하다가 우리 수명의 중간 정도까지 그 기능을 유지한다. 그 이후 서서히 하강 곡선을 그리다가 마지막에는 지방 덩어리가 되어 역할을 마친다.


면역력에 문제가 생길 법하지만 장 점막에서 인터루킨 7이라는 면역 세포를 육성하는 물질이 나와 T세포를 만드는 덕에 암이나 각종 질병 등에 대한 저항력을 지킬 수 있다.(장에서 만들어진 T세포를 흉선외분화 T세포라 한다.) 관건은 유익균이 우세한 장내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야 흉선외분화 T세포가 만들어지고 그 능력을 총괄적으로 발휘한다, 저자는 감기에 자주 걸리는 사람, 세균이나 바이러스와의 전투에서 늘 지기만 하는 사람들은 일단 인체에 쌓여 있는 곰팡이 독소를 의심해볼 것을 권한다. 혈허 증상을 가진 사람에게 장 누수는 일반적이다.


저자는 스스로 허약 체질이라 생각한다면 장 누수가 있는 것이고 비교적 강단이 있고 건강 체질이라면 장 누수가 없는 것이라 말한다.(131 페이지) 저자는 A.K(pplied kinesiology) 테스트를 통해 머릿 속에 곰팡이 독소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액상 차를 일정 기간 마셔 독소를 없애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액상 차로 장 누수도 치료되었다고 한다. 훌다 레게 클락(Hulda Regehr Clark: 1928 - ) 박사의 ’병을 넘어서‘를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장 누수가 있어야 장 흡충에 감염된다. 장내에서 유익균이 우세하면 발효가 일어나고 유해균이 우세하면 부패가 일어난다.

장명(腸鳴)이나 트림은 유해균에 의한 가스 생성과 관련 있다. 목에 이물감이 느껴지는 매핵기(梅核氣)도 신경성이 아니라면 장내 유해 가스 때문이다. 장내 세균 균형이 깨질 때 가장 흔한 증상이 허열(虛熱)이 위로 오름으로써 느껴지는 열감(熱感)이다. 뒷머리가 아픈 것, 일반적인 두통 등의 가증 중요한 원인은 허열 상승으로 인한 혈관 확장이다. 한의학에서는 입 안 건조는 심장 열 때문이고, 입술 건조는 위의 열 때문이고, 혀의 백태는 소화기에서 발생하는 열 때문이고, 코가 막히거나 코 안이 건조한 것은 폐의 열 때문이라 본다.(146 페이지)


목감기에 항생제를 처방하면 후유증으로 장 누수가 생긴다.(165 페이지) 장이 좋지 않으면 마른 기침이 생긴다는 점도 흥미롭다.(173 페이지) 장이 좋지 않으면 아무리 물을 마셔도 흡수가 되지 않는다.(178 페이지) 혈액이 부족한 사람은 쉽게 열을 받는다. 물이 많이 든 주전자보다 물이 적게 든 주전자가 더 빨리 끓는 것을 생각해보라.(179 페이지) 저자가 말했듯 자신의 몸 하나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도 참 많은 요인과 도움의 손길로 이루어진다. 사는 것은 참 어렵다는 말이 절대 허언이 아니다. 저자의 논지는 한방에 근거한다. 그렇기에 증상만을 보거나 몸을 부분으로 나누어 보는 현대의학의 문제점이 드러난다.


가령 부신피질 호르몬은 면역을 담당하는 백혈구의 기능을 억제하는데 그 결과 염증 반응이 사라진다. 염증 반응은 백혈구와 세균이 싸움으로써 또는 독소와 백혈구의 반응으로 일어나는 현상인데 면역 기능이 정지되기 때문에 염증이 사라지고 피부 트러블도 가라앉게 된다. 이때 염증을 유발하던 독소는 심층부로 숨어든다. 부신피질 호르몬을 장기 투여하다가 중단하면 숨어 있던 독소가 올라온다. 이를 명현(瞑眩) 반응으로 볼 여지가 있다. 피부 호흡을 통해 독소가 만성 피부 질환으로 나타나는(빠져나가는) 것이다. 관건은 해독(解毒)에 있다.


장 누수만 좋아져도 비염이 사라지는 체험을 하기도 하지만 더 많은 원인은 혈허로 인해 심장이 약해진 경우이다.(203 페이지) 인체의 모든 질병은 만성 염증의 결과이다. 만성 염증은 산소 부족으로 진행된다.(207 페이지) 저자는 탈모의 원인을 영양실조로 본다. 이는 모근세포에 충분한 영양이 전달되지 못하기 때문에 빚어지는 현상이다. 파킨슨병도 혈허 개념에 따라 치료할 수 있다고 하니 신기하다. 저자는 퇴행성으로 뇌 조직 세포가 파괴되어 진행된 파킨슨병과 파킨슨 증후군을 혈허가 원인이 되어 진행된 병이라고 생각한다.(238 페이지)


치매보다 더 깊이 뇌 세포의 손상이 진행된 것이 파킨슨병이다.(240 페이지) 저자는 조(燥)와 고(枯)의 개념을 비교, 설명한다. 둘 다 마름을 의미하는데(燥: 마를 조, 枯: 마를 고) 진행 원인과 방법이 확연히 다르다. 조는 인체 내의 과도한 열에 의해 나타나는 증세이고, 고는 세포에 혈액과 진액에 해당하는 호르몬과 세포액, 체액들이 모두 고갈된 상태이다. 저자는 사혈(瀉血)이나 부항(附缸) 등을 조심할 것을 당부한다. 최근 두통으로 사혈, 백회 뜸을 제의받았는데 다 물리쳤다. 모두 엄두가 나지 않았서였는데 구체적으로는 부작용이 걱정되어서이다.


저자의 글을 통해 치매나 파킨슨병은 위축성 위염, 신장 위축, 간경화 등 허열에 의한 장기(臟器) 문제 다음에 나타나는 증세라는 사실을 알았다. 파킨슨병은 골수(骨髓)의 병이다. 심장 기능이 위축되어 뇌까지 피를 보내기 어려워지면 뇌세포가 위축되어 파킨슨 질환이 온다. 최근 박상륭 작가의 ’죽음의 한 연구‘에 나오는 마른 늪에서의 낚시를 생각한 적이 있는데....


혈허(血虛)를 치료하지 않고 낫기를 바라거나 다른 처방을 쓰는 것은 마른 늪에서 낚시를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은 자연스럽다. 학철부어(涸轍鮒魚)라는 말도 생각난다. 학철부어란 수레바퀴 자국의 고인물에 있는 붕어라는 뜻으로 몹시 곤궁(困窮)하거나 위급한 처지에 있음을 의미한다. 혈허가 지속되면 골수도 손상을 입는다. 생명력과 연관되는 또 한 가지 기능이 골수에서 이루어지는 줄기세포 생성이다.


골수에서 만들어지는 성체 줄기세포는 혈관을 타고 온몸을 순환하다가 조직세포의 손상이 진행된 장기에서 그 조직세포로 분화하여 우리 조직을 재생시키고 손상을 수리해준다고 한다.(247 페이지) 영양이 중요하지만 관건은 식단을 잘 짜서 밸런스를 맞춘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소장의 유익균과 유해균의 조화로운 균형에 있다.(251 페이지) 저자는 더 이상 병에 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진다면 우리 몸에서도 그 신호를 받아들여 협력해올 것이라 말한다. 대장정(大長程)을 각오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책을 덮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자로 태어나 아프지 않고 사는 법 - 건강하고 아름답게 나이 드는 오행 습관
장허야오 지음, 정주은 옮김 / 비타북스 / 201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폐주피모(肺主皮毛)란 말이 있다. 폐가 피부와 모발을 지배한다는 말이다. 피부는 비위(脾胃)와도 밀접한 관련성을 갖는다. 비위를 튼튼하게 하면 폐에 도움이 된다. 토생금(土生金)이기 때문 즉 비위를 상징하는 토가 폐를 상징하는 금을 낳기 때문이다. 이것은 오행(五行)에 따른 해석이다. 오행은 특별히 여성에게 해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피부, 모발 등을 생각할 때 여성에게 더 유용한 지침이 될 수 있다.


오행을 이루는 목()은 나서 자라고 막힘없이 밖으로 뻗어나가는 작용을 하는 사물이다. ()는 뜨겁고 위로 솟는 작용을 하는 사물이다. ()는 심어서 기르고 수확하는 작용을 하는 사물이다. ()은 정결하고 소슬하며 변혁하는 작용을 하는 사물이다. ()는 아래로 흘러 윤택하게 하고 차가운 작용을 하는 사물이다.


중의사인 저자는 피부, 모발 뿐 아니라 가슴, 자궁, 난소 등의 건강도 오행의 작용에 달려 있다고 설명한다. 오행은 상생 관계 뿐 아니라 상극 관계를 이루기도 한다. 목생화(木生火), 화생토(火生土), 토생금(土生金), 금생수(金生水), 수생목(水生木) 등이 상생 관계를 나타낸다면 목극토(木克土), 토극수(土克水), 수극화(水克火), 화극금(火克金), 금극목(金克木) 등은 상극 관계를 나타낸다.


간이 손상되면 비장에도 영향을 미친다.(간은 목이고 비는 토이니 목극토를 말한다.) 풀어 쓰자면 간이 비장을 불편하게 한다기보다 순망치한(脣亡齒寒) 관계가 아닌가 싶다. 사주(四柱)에 따라 체질이 결정된다.(부록에 사주에 따라 자기의 체질을 찾을 수 있게 표가 작성되어 있다.) 가령 목 체질은 오장 가운데 간()이 대응한다. 이는 간이 약하다는 의미이다. 오미 가운데 신 맛이 해당된다. 이는 신맛 나는 음식을 조절해서 먹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저자는 각 체질에 따라 신체적 특징, 신경 써야 할 장기, 걸리기 쉬운 질병, 황금 혈자리, 해당 음식 등을 제시해 보인다. 계절마다 다른 오행의 규칙들이 있다는 사실도 중요하다. 가령 봄(1 - 3)은 오행 가운데 목(), 오장 가운데 간(), 잘 걸리는 질병은 흉부 팽만, 유선증식 등에 잘 걸리며, 잘 걸리는 사람은 목 체질 여성과 간 질환을 앓은 적이 있는 사람이고, 방법은 간경 및 담경을 자극하는 것 등이 제시된다.


간에 문제가 있으면 늙어 보인다고 한다.(간은 목이다.) 물이 부족하면 땅은 점점 척박해져 거북이 등껍질처럼 쩍쩍 갈라진다. 이런 땅에서 자란 나무와 꽃이 푸르른 생명력을 발산할 리 없다. 여성의 간에 피가 부족하면 일찍 주름이 생기고 얼굴빛이 칙칙해지며 입술과 손톱이 창백해진다. 어지럼증을 자주 느껴 눈앞이 어질어질하고 기운이 없고 가슴이 두근거리게 된다. 노화가 일찍 시작된다.


간은 피를 담아두는고 분배하는 역할을 한다. 간경(肝經)은 새벽 1시에서 3시 사이에 가장 기운이 왕성해 열심히 독소를 배출하는데 이 시간에 깨어 있으면 간이 독소를 배출하는데 써야 할 힘을 눈과 뇌를 위해 쓰게 되어 독소 배출이 되지 않아 몸 여기 저기에 문제가 생긴다. 아시혈(阿是穴) 즉 누르면 아픈 혈자리가 있다. 이에 걸맞게 저자는 간 건강을 지키려면 날마다 간경을 천천히 지압을 하는 것이 필요한데 지압을 하다가 가장 시큰거리거나 아픈 부위, 뭉쳐 있는 곳을 힘껏 누르거나 두드려주라고 말한다.


간이 피를 받으면 눈이 밝아져서 잘 보이게 된다.는 구절이 황제내경에 있다. 눈 건강을 위해 멀리보기가 필요하다. 눈동자 굴리기도 필요하다. 태충혈 문지르기도 필요하다.(태충혈은 발등 부분의 혈자리이다.) 귓불 만지기도 좋다. 저자는 장자의 양생주를 열심히 읽을 것을 권한다. 우리의 삶과 활력은 끝이 있지만 앎은 끝이 없으니 이미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많은 것을 바라거나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을 기어코 하려고 하면 몸과 마음이 상해 정신이 오갈 곳을 잃는다고 귀띔하면서.


양생주에 이런 구절이 있다. 우리의 삶에는 끝이 있으나 앎에는 끝이 없다. 끝이 있는 것으로 끝이 없는 것을 좇으니 몹시 위태롭구나.. 만사에 자연 법칙을 따르면 목숨을 지키고 천성을 보전하며 정신을 수양해 천수를 누릴 수 있다.저자는 호흡만으로 살이 빠지는 척주조식법, 지방간을 말끔히 없애는 음식과 혈자리 등을 알려준다. 심장은 여자의 영원한 집이다. 심장의 건강은 신체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노화 속도에 영향을 미치고 일생의 아름다움에 직격탄을 날리기 때문에 여성은 특히 심장 보양에 신경써야 한다.


먹을수록 수명이 길어지는 오행 심장 보양죽도 눈길을 끈다. 씨를 제거한 대추 20, 심을 제거한 연밥 20, 건포도 30, 대두 30, 흑미 적당량으로 만드는 죽이다. 하루 동안 물에 담갔다가 한 번에 냄비에 붓고 끓여 먹으면 된다. 대추는 폐금(肺金)을 보하고 연밥은 심화(心火)를 없애며 포도는 간목(肝木)의 기혈을 보양한다. 대두는 비(脾土)를 보한다. 흑미는 신수(腎水)를 보한다.


저자는 열등감과 소심함도 치료될 수 있다고 말한다. 소충혈에 침을 놓고 밝고 긍정적인 음악을 들려주는 것으로 겁이 많고 소심한 여성들을 치료하는 저자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조언이다. 비위는 여자의 기본이다. 앞에서 말했듯(폐주피모) 폐가 튼튼해야 촉촉해 보인다. 역시 혈자리 자극이 필요하다. 쌀뜨물은 흰색으로 오행 중 금()에 속한다. 쌀뜨물을 얼굴에 담그고 숨을 참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폐가 튼튼해지고 피부가 백옥처럼 하얗게 된다고 하니 흥미롭다.


저자는 오행 폐 보양죽도 소개한다. 영향혈과 합곡혈을 시큰시큰하고 마비가 올 때까지 3분씩 문지르면 비염과 부비강염이 사라진다.(영향혈은 코 양 옆의 혈이다. 합곡은 엄지 손가락 옆의 혈이다.) 신장이 나쁘면 여성미가 부족해 보인다. 역시 혈자리가 중요하다. 저자는 머리 빗기의 놀라운 효과도 소개한다.


이 밖에 식초의 효능, 대상포진을 치료하는 비법, 연꽃처럼 앉으면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내용도 있다. 가부좌(跏趺坐)를 말한다. 노인성 치매를 예방하는 고치법(叩齒法)도 있다.(는 두드릴 고이다.) 여자로 태어나 아프지 않고 사는 법은 여자에게 뿐 아니라 남자에게도 도움이 되는 책이다. 특별히 여자에게 도움이 되는 책임은 물론이다. 여성이 행복한 사회가 되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러기 위해 꼭 필요한 책이 여자로 태어나 아프지 않고 사는 법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http://ko.nametests.com의 아이템들이 흥미 있어 자주 이용한다. 반신반의하게도 하고 흥미를 끄는 요소도 있는 가운데 종종 기막히게 하는 면도 있다.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일반적인 성격 특성을 자신에게만 해당되는 특성으로 받아들이는 바넘 효과일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볼 수 없는 것들도 꽤 있다. 오늘 마주친 아이템은 “당신을 성경의 인물에 비유하면 누구와 같을까요?“이다. 역시 흥미 만점의 것이어서 그냥 갈 수 없었다.


내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성경 속 누구를 좋아하거나 이상시 또는 동일시하기나 하고 있었을까, 하는 궁금증을 뒤로 하고 답을 구한 결과 남자인 내게 뜻 밖에도 살로메라는 여자가 나왔다. 결과 아래에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똑똑한 여자‘라는 설명이 붙어 있었다. 그런데 성경에는 두 명의 살로메가 나온다. 예수의 무덤을 찾아간 여인 살로메, 세례 요한을 처형하는 데 직접적 원인이 된 살로메가 그들이다.


이복형과 이혼한 헤로디아와 결혼해 세례 요한의 비난을 받았지만 민심이 두려워 그를 죽이지는 못하고 감옥에 가두어 둔 헤롯은 연회에서 의붓딸인 살로메가 춤을 추자 그녀에게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해주겠다고 약속한다. 헤로디아의 사주를 받은 살로메는 세례 요한의 목을 잘라 쟁반에 받쳐달라는 부탁을 하게 되고 헤롯이 이를 수용한다.


살로메는 주로 예술작품에서 애욕을 불러일으키는 인물로 묘사된다. 헤롯은 로마제국이 유대를 간접 지배하기 위해 유대의 왕으로 임명한 자이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헤롯은 잔인하고 음흉한 광기어린 군주였지만 도시를 건설하고 농업을 장려하여 유대의 경제적 기반 확충에 힘쓴 선견적인 통치자였다. 헤롯이 구세주 예수를 죽이기 위해 유아들을 학살했다는 성경의 이야기는 근거가 불확실하다.


어떻든 그림에는 예수의 무덤이 아닌 헤롯, 헤로디아 등으로 보이는 인물과 살로메가 있는 장면이 연출되어 있으니 살로메는 헤로디아의 사주(使嗾)를 받아 세례 요한을 죽이게 한 그 살로메가 분명하다. 물론 성경은 살로메란 이름을 기록한 대신 헤로디아의 딸이라고만 기록하고 있다. ”헤로디아의 딸이 춤을 추어서, 헤롯과 그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었다. 왕이 소녀에게 말하였다. 네 소원을 말해 보아라. 내가 들어주마.’(마가복음 6:22)처럼.


살로메는 여러 예술가들에게 영감으로 작용했다. 쥴 마스네의 오페라 ‘헤로디아드’, 귀스타브 플로베르의 소설 ‘헤로디아스’, 오스카 와일드의 희곡 ‘살로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살로메’처럼. 그림으로는 앙리 르뇨(Henri Regnault: 1843 - 1871)의 ‘살로메의 춤’, 티치아노(Tiziano Vecellio: 1488/ 1490 - 1576)의 ‘세례 요한의 머리와 살로메’, 로비스 코린트의 ‘살로메’ 등이다.


이 가운데 티치아노의 ‘세례 요한의 머리와 살로메’가 눈길을 끈다. 살로메의 미모가 출중(出衆)하고 로마의 도리아 팜필리 궁전(Plazzo Doria Pamphilj) 갤러리에 소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살로메를 이상적인 미(美)의 전형으로 생각한 타치아노는 몇몇 다른 그림들에 그녀를 등장시켰다. ‘거울과 함께 하는 여인‘, ’허영‘, ’성(聖)과 속(俗)의 사랑‘ 등...


도리아 팜필리란 이름을 어디서 만날 수 있을까? 비로 이탈리아 프로그레시브 록 그룹인 QVL(Quella Vecchia Locanda)의 ’빌라 도리아 팜필리(Villa Doria Pamphili)'란 곡에서 만날 수 있다.(참고로 Quella Vecchia Locanda의 뜻은 저 낡은 여인숙이다.) 빌라 도리아 팜필리는 현재 이탈리아 총리의 전용 영빈관(迎賓館)으로 쓰이고 있다. 정리하면 플라초 도리아 팜필리는 미술관, 빌라 도리아 팜필리는 영빈관이다.


미켈란젤로 메리시 다 카라바조(Michelangelo Merisi da Caravaggio: 1571 - 1610)도 살로메를 주제로 그림을 그렸다. ‘세례 요한의 머리를 받는 살로메’이다.(이 그림을 나는 십자가에 매달려 죽은 후 어머니인 성모의 무릎에 놓인 예수를 그린 ‘피에타’와 대조적인 그림으로 보았다. 전자가 세속적이라면 후자는 성聖스럽다.) 귀도 레니(Guido Reni: 1575 - 1642)도 살로메 그림을 그렸다. ‘세례 요한의 머리를 움켜쥔 살로메'이다.


티치아노, 카라바조, 레니 모두 팜필리 미술관의 주요 화가이다. 세 화가가 그린 살로메는 조금 또는 많이 다르다. 티치아노의 살로메가 가장 아름답다. 하지만 이 세 화가들 중 미술사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인물은 카라바조이다. 물리학자 레오나르도 콜레티는 카라바조가 그린 ’바울의 회심(回心)’을 예로 들어 막스 플랑크가 단행한 개종(改宗)에 비유될 행동을 설명한 바 있다.


콜레티는 이렇게 말한다. “물리학의 역사를 보면 모든 물리학자들이 실제로 개종을 할 수 있는 능력 그러니까 바로 플랑크처럼 자신의 이론을 포기할 줄 아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든 것은 아니“라고.(‘명화로 보는 32 가지 물리 이야기’ 68 페이지) 흑체(黑體) 복사(輻射)와 관해 플랑크는 복사가 연속적인 값이 아닌 특정 값을 갖는다고 봄으로써 즉 자신의 기존 이론을 포기함으로써 에너지는 근소 범위에서 변화하고 그 범위도 우리가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의미하는 양자론(量子論)의 기초를 세웠다.


카라바조는 한편 백상현 교수의 ‘라캉 미술관의 유령들’에서는 매너리즘의 신비주의에 대립하는 상당히 직접적인 그림을 그림으로써 매너리즘의 한계를 넘어서고자 한 화가로 설명되었다. 성스러운 인물도 범속하게 그린 화가가 카라바조이다. 레오나르도 콜레티가 그림의 내용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백상현 교수는 그림의 기법에 초점을 둔 것이다. 이 차이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물리학자와 예술학을 전공한 정신분석학자의 차이인가?


이제 카라바조가 매너리즘의 한계를 넘어서려 했다는 설명을 듣고 살로메를 그린 그림을 비교하면 티치아노와 카라바조의 그림에 나타난 살로메의 미(美)의 차이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티치아노의 살로메는 아름답고 요염한 반면, 카라바조의 살로메는 범속하고 남성적이기까지 하다. 사실적 재현의 전통에 반기를 들고 자신만의 독특한 양식에 따라 예술작품을 구현한 예술 사조를 말하는 매너리즘은 만질 수 있고 인식 가능함을 의미하는 '양식(manner)'을 뜻하는 이탈리아어 'maniera'에서 나왔다.


흥미로은 것은 박우진 학예연구사의 ‘미술, 과학을 탐하다’에 나오는 카라바조에 대한 설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카라바조의 ‘의심하는 성(聖) 도마’를 설명하며 17세기 로마의 시민들이 너무나 사실적인 카라바조의 그림을 보며 깜짝 놀랐다고 덧붙인다. 카라바조의 그림이 실제 손으로 만진 것 같은 촉감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는 카라바조의 어떤 면이 매너리즘에 대립한 그림을 그리게 했는지 잘 알지 못한다.


카라바조 개인의 독특함이 그런 점을 이끌었지만 시대적 성숙도도 한 몫 했으리라 본다면 너무 도식적일까? 아니 카라바조를 잘못 평가하는 것일까? 카라바조는 이탈리아 바로크 시대의 주요 화가이다. 일그러진 진주라는 말에서 온 바로크는 카라바조를 잘 설명하는 듯 하다. 카라바조의 그림 가운데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나르시소스‘이다. 리처드 체식(Richard D Chessick)의 ’자기 심리학과 나르시시즘의 치료‘의 표지를 장식한 인상적인 그림이다. 이 그림은 탄식하는 나르시소스의 면모를 절묘하게 표현해냈다.


나르시소스는 물 속에 비친 자기 얼굴을 사랑하는 이룰 수 없는 소망으로 좌절해 죽은 신화 속 인물이다. 우리는 카라바조에 대해 잘 모른다. 틸만 뢰리히의 ’카라바조의 비밀‘(소설), 김상근 교수의 ’카라바조, 이중성의 살인미학‘, 질 랑베르의 ’카라바조‘, 로돌포 파파의 ’카라바조: 극적이며 매혹적인 바로크의 선구자‘, 윤익영 교수의 ’카라바조‘, 로사 조르지의 '카라바조 : 빛과 어둠의 대가’, 프란체스카 마리니, 레나토 구투소의 ‘카라바조’ 등 출간된 많은 관련서들 가운데 골라 읽어야겠다.


살로메가 내게 제시된 것은 의외이지만 놀랍지 않고 어느 면 만족스럽기까지 하다. 그녀의 똑똑함이 마음에 들고 미모도 그렇다. 당연히 나는 카라바조의 남성적이면서 범속한 살로메보다 티치아노의 아름다운 살로메가 마음에 든다. 가끔이지만 wanna be와 fall in love 사이에서 갈 바를 알지 못하는 나는 살로메가 내게 제시된 것이 만족스럽다. 오버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여성의 내면에 자리한 이브와 다른 릴리스가 생각난다.


참하고 순종적인 이브적 본능과, 모성애를 거부하며 쾌락적, 적극적인 릴리스적 본능....이브가 아담의 갈비뼈에서 만들어졌다면 릴리스는 아담과 대등하게 흙으로 빚어졌다. 릴리스(Lilith)는 유태 신화에 나오는 여성으로 기원 전 3 - 5세기에 바빌로니아 탈무드에서 주요 인물로 형상화되었다. 릴리스는 여성 데몬이다. 존 콜리어(John Collier: 1850- 1934)가 그린 릴리스를 한 번 볼 것. 클라리사 에스테스의 ‘늑대와 함께 달리는 여인들’과 비교할 수 있을까? 야성(野性)과 여성성(女性性)의 행복한 결합일지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