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일의 파스타 이야기
박찬일 지음 / 허밍버드 / 2016년 2월
평점 :
절판


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648140177


  유럽 여행 갔을 때 이탈리아에 처음 도착한 호텔에서 늦은 저녁을 먹은 기억이 납니다피곤에 절은 몸으로 앉아 물기 없는 파스타를 먹었습니다지금 보니 수많은 파스타 면 중 펜네였습니다건더기 없이 토마토소스로만 버무려진 그 파스타가 어찌나 맛이 좋은지 수북이 쌓여 있던 면을 다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우리나라에서 먹던 물기 흥건한 파스타가 아니고 약간 짭짤한 맛이 입에 착 붙었습니다시장이 반찬이었는지도 모릅니다.

 

  파스타 책을 보내주신다는 말을 듣고 바로 승낙했습니다정말 이탈리아에는 내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파스타 종류가 있다는 걸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면의 종류가 그렇게 많다니 정말 놀랐습니다그동안 먹은 파스타라곤 토마토와 크림(카르보나라)정도가 다이니까요늘 먹는 것만 먹는 편이라 오징어먹물 파스타도 딱 한 번밖에 안 먹었습니다.

 

  이탈리아 고유의 파스타 이야기는 흥미롭습니다그곳에서 요리를 배우고 온 분이 들려주는 본토 요리 정보이기 때문인가 봅니다면이 잘 삶겼다는 알덴테가 생각보다 덜 익은 상태라는 걸 알았습니다너무 푹 삶아 먹는 건 진정한 알덴테가 아니라는 뜻입니다그리고 본토 파스타는 우리나라에서 먹는 것보다 물기가 적고간이 세며 이탈리아 식당에서 피클은 나오지 않는다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바로 재료를 사다가 토마토 파스타를 만들었습니다아이들과 오랜만에 먹는 파스타 맛이 좋았습니다책을 읽으면서 잠깐 머물렀던 이탈리아에서 본 사람들이 생각났습니다돈을 많이 벌지 않는 사람들도 주말이면 성장을 하고 오페라 관람을 간다는 사람들의 여유로운 웃음이 떠오릅니다문화를 즐기는 그들의 성품이 음식에도 묻어나겠지요책에서 본 독특한 스파게티도 먹어보고 싶습니다.

 


- 먼저 미국과, 미국의 요리법이 건너온 한국에서 카르보나라 만드는 법을 살펴보자. 우선 버터에 베이컨을 볶는다. 양파도 들어간다. 생크림을 넉넉히 붓고 졸인 다음 달걀노른자를 풀어 고르게 젓는다. 파르미아노 가루 치즈를 넣는다. 버섯과 브로콜리, 심지어 당근 같은 보조 재료가 담뿍 들어가는 경우도 많다. 여기에 파슬리 가루와 후추를 쳐서 먹는다. 그런데 좀 이상한점이 있긴 하다. 노른자가 아예 들어가지 않는 카르보나라도 꽤 많다. 그러니까, 한국에서 카르보나라란 ‘크림소스’와 동의어다. … 이탈리아에서는 카르보나라를 어떻게 먹을까. 우선 팬을 달군다. 버터는 쓰지 않는다. 달군 팬에 잘게 자른 염장 삼겹살이나 돼지 턱살과 볼살을 넣어 볶는다. 버터를 쓰지 않아도 고기의 기름이 흘러나와 저절로 볶아진다. 거기에 파스타 삶은 물을 조금 넣고 불을 끄고는 달걀노른자를 푼다. 잘 저은 후 파르미지아노 가루 치즈나 그라나 파다노 치즈를 뿌린다. 신선한 이탤리언 파슬리와 후추를 넣어 완성한다. 소스는 흥건하지 않고 뻑뻑하다. (93-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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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꼭! 정리하고 말 거야
이케다 교코 지음, 서명숙 옮김 / 넥서스BOOKS / 200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646680281

 

  정리하는 것 좋아하시나요? 어릴 때 학교에 가고 나면 늘 할머니께서 방 정리를 해 주셨습니다. 아침에 물건들을 늘어놓고 나가도 돌아오면 원래대로 되어 있어서 정리의 필요성을 잘 느끼지 못한 것 같습니다. 직장 생활로 혼자 살기 시작하면서부터 정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몰라 옷은 행거 위에 계속 쌓이고 방에 먼지들이 돌아다니곤 했습니다. 한 번에 몰아 치우는 성격이라 쌓이는 동안 스트레스를 받다가 대청소를 했습니다.

 

  교실을 늘 깨끗이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비슷한 게 있어서 일단 보이는 부분은 엄청 깔끔한데, 서랍을 열면 정리해야 하는데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뒤죽박죽이었습니다. 옆 반 선생님들이 이사하시는 2, 올해도 같은 교실을 쓰긴하지만 나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서랍을 하나씩 꺼내 정리를 시작했습니다. 하나 둘 하다 보니 어느새 서랍들을 다 정리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습니다.

 

  도서관에서 빌린 이 책을 읽으며 주인공이 정말 한심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혼자 사는 집을 물건들로 수북이 쌓아 두고 발 디딜 틈 없이 살던 말숙씨는 어렵게 얻은 남자친구를 정리 안 된 집 때문에 잃게 됩니다. 시골에서 올라오신 어머니도 놀랄 정도였던 그녀의 집을 치우기로 했으나 고지는 멀기만 합니다.

 

  먼저 다른 곳은 다 어지러워도 한 곳만은 사수해야 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곳만은 깨끗해야 거기서부터 정리를 시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고 집 정리도 시작했습니다. 서랍을 하나씩 빼어 종류별로 넣으니 그동안 어디에 있는지 못 찾아 또 사곤 했던 것들이 여러 개 나왔습니다. 서랍을 정리한 후에는 화장실을 청소하고, 책장의 책도 모두 빼어 정리했습니다. 작은 것부터 시작해 하나씩 정리하다 보니 어느새 구석구석을 정리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바쁘다 보면 물건을 쌓아두기가 쉽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바로 치우는 것입니다. 좀 있다 해야지, 하는 마음이 쌓이면 어느새 더미가 되고 맙니다. 정리에 소질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나 정리하는 습관이 필요한 분들에게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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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교향악 펭귄클래식 39
앙드레 지드 지음, 김중현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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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642809688

 

  오래 전 헌책방에서 앙드레 지드의 책 두 권을 산 적이 있습니다. 이번에 책장에 이중으로 꽂힌 책들을 모두 빼어 다시 정리하면서 그의 책들이 고전 분야로 제자리를 찾게 되었습니다. 책을 분야별로 정리하면 바로 찾을 수 있어 좋습니다. 많이도 버리고, 알라딘에도 한 묶음 팔고, 아이들 책은 단지 내 도서관에 기증하려고 모아 두었습니다.

 

  뿌듯한 마음으로 책장을 바라보다가 앙드레 지드의 책에 눈이 갔습니다. 전에 읽기 시작하다 그대로 꽂아만 두었던 전원 교향악을 먼저 펼쳤습니다. 일기로 고백하는 형식의 이 책은 관습적으로 금지되었던 사랑을 한 본인의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맹인인 고아 여자아이를 하나 데려다가 키우면서 그 아이를 가르치고, 사랑을 베푸는 사이 어느새 이성으로 좋아하게 되어버린 한 목사의 이야기입니다.

 

  목사는 딸이 자신의 아들과 결혼하게 될까봐 아들을 떨어뜨려 놓기까지 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는 목사님들은 동정심이나 인류애적 사랑과 이성적 사랑을 구분해야 함에도 그 경계가 흐려짐을 느끼지 못한다면 엄청난 실수를 범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지드는 남들이 보기에는 아름답지 못하다고 여길만한 일에 대해 그 자신은 철저히 문제없다고 생각하는 자기기만을 풍자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기독교적 배경에서 자랐으나 동성애적 성향을 지녔던 지드는 살면서 참 많은 고민을 했을 것 같습니다. 그런 갈등이 노벨상을 받기에 이르기까지 뛰어난 작품들을 탄생시켰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풍자하길 좋아하며 내면의 묘사에 뛰어난 그의 다음 작품도 빨리 만나보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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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모든 것 - 글쓰는 사람들이 꼭 알아야 할
프레드 화이트 지음, 정윤미 옮김 / 북씽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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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641842562

 

  책 제목이 글쓰기의 모든 것이지만 다른 장르에 비해 소설이나 스토리를 지닌 논픽션을 쓰는 방법에 대해 집중적으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사실 나에게 꼭 필요한 부분이라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기억하고 싶은 부분에 포스트잇을 붙더니 수십 군데라 헌책을 사기로 했습니다.

 

  글쓰기를 막연히 어렵게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루하루를 극적으로 보내는 우리 일상은 사실 모두가 글감인지도 모르는데 말이죠. 이 책에는 쉽게 따라하고 싶은 내용이 많습니다. 소설의 여러 장면들을 카드에 각각 적어 배치를 달리 해 보면 좋다고 합니다. 그렇게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재배열하는 가운데 가장 좋아 보이는 대로 묶어 글을 쓴다면 짜임새 있는 플롯 형성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하나의 이야기마다 각각의 노트를 만든다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소설을 쓰다 보면 인물의 성향이나 특징을 잊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들춰보면 좋을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소설가는 책상 앞에다 작업 중인 소설에 대해 포스트잇에 잔뜩 써 붙여놓기도 하나봅니다.

 

  글을 쓴다는 건 자신이 드러날 것을 각오한 용기 있는 행동이라는 말이 인상적입니다. 영화 동주에서도 자신이 쓴 시 구절 때문에 잡혀가기도 하니까요. 사실 그게 두려우면 글을 쓸 수가 없습니다. 그만큼 글에는 쓴 사람의 성정이 베어 나옵니다.

 

  이 책을 읽으니 과제가 생깁니다. 소설가의 서재를 보완하기 위한 여러 자료를 갖추는 일입니다. 쓰고자 하는 내용에 대한 전문지식을 얻을 수 있는 책을 늘 곁에 두는 게 좋겠습니다. 언제라도 뽑아들 수 있게 말이죠. 김탁환님의 글쓰기 책 <<쉐이크>>에서 어떤 소설을 쓸 때면 관련 책 100권을 먼저 구입해 대충이라도 읽고 시작한다는 문구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글은 잘 쓰려 하면 할수록 준비할 것도 많아집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연필을 들고, 혹은 컴퓨터를 켜고 당장 쓰기 시작하는 것!

 

- 플래너리 오코너는 "유년기를 보낸 사람이라면 누구나 평생 글을 써도 남을 이야깃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25쪽)



- 작가의 필독서: 소설

돈키호테, 걸리버 여행기, 캉디드, 프랑켄슈타인, 제인 에어, 데이비드 코퍼필드, 주홍글씨, 백경, 안나 카레니나, 허클베리 핀의 모험, 위대한 개츠비 (138-139쪽)



- 작가의 필독서: 논픽션

성경, 불핀치의 신화학, 월든, 안네의 일기, 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오, 코스모스 (141-1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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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로테 - 2014 르노도 & 공쿠르 데 리세앙 수상작
다비드 포앙키노스 지음, 권기대 옮김 / 베가북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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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639610187

 

  오래 전 중학교 1학년 때인가 가끔 생기는 용돈으로 문고판 책들을 사 읽던 기억이 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이 <<안네의 일기>>이다. 여러 번 읽었던 것 같다. 어린 마음에 들킬까 두려워 집 안에 숨어 지내던 유태인들의 삶을 읽으며 함께 마음 졸이고 눈물을 흘렸다. ‘사랑하는 키티님으로 시작하는 일기를 보며 나도 내 일기장 이름을 짓기도 했었다. 그 책 이후로 유태인의 고난은 나에게 오랜 동안 아픔으로 남아 있었다. 일제에 시달리던 우리 민족의 정서와 닮아 있어서일까?

 

  출판사의 서평 제의를 받고 프랑스 작가(프랑스 작가는 엉뚱하기도 하고 멋스러운 데가 있어 좋아한다)인데다가 유태 여인에 대한 이야기라 흔쾌히 승낙했다. 도착한 날부터 재미있게 빠져든 이유 중 하나는 소설이 아닌 시의 형식인 데다 실존인물의 발자취를 찾아가는 여행이기 때문일 것이다.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집안 내력을 지닌 샬로테. 어릴 적 엄마를 여의고 아버지와 새엄마와 함께 독일에서 살던 어느 날 자신들의 어두운 미래를 예견한다. 갑작스레 잡혀갔다 돌아온 넋 잃은 아버지는 샬로테에게 프랑스로 떠나기를 권유한다. 그녀에게는 가지 못할 한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끝내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신 프랑스로 떠난다. 그림을 그릴 때면 행복해지는 그녀는 암울한 시간들을 그림으로 버틴다. 결말을 이미 알고 있는데도 마음을 졸이며 읽었다.

 

  개인의 이야기를 통해 바라본 당시의 역사는 더 처절하다. 한 여행의 불행에 꽂혀 그녀의 흔적을 찾아다니던 작가의 아픔마저도 느껴졌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영문도 모른 채 죽어갔을까? 역사 속 대학살에 대해 우리는 너무 무감각해져 있지 않은가? 그것이 개인의 역사로 보면 이렇게나 끔찍한 것을. 하기야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의 어느 곳에서 수많은 억울한 죽음들이 있겠지? 결국 역사 속에 한 얼룩으로 기록되겠지?

 

 

- 우릴 따라오시오.

어디로 가는 거요?

일체 질분은 하지 마시오.

소지품을 좀 챙겨가도 되겠소?

그럴 필요 없소, 서두르시오. (151쪽)



- 건물 위에 쓰인 글이 보인다, 모두 샤워를 할 것.

샤워실로 들어가기 전, 한 사람 한 사람 옷을 벗는다.

입었던 옷가지들은 고리에다 걸어놓아야 한다.

여자 간수 한 명이 고함을 지른다.

모두 다 자기 옷걸이 번호를 잘 기억해둬!

여자들은 이 마지막 숫자를 기억해둔다.

그리고 거대한 방 안으로 들어간다.

서로 손을 꼭 잡는 여자들도 있다.

모든 문들이 자물쇠로 꽁꽁 잠긴다, 마치 감옥처럼. (2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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