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소설수업 소설이란 무엇인가 ㅣ 소설수업 시리즈 14
최옥정 / 푸른영토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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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소설을 쓰기 위한 방법을 상세하게 적은 것으로 숭실사이버대학교에서 현재 소설창작을 강의 중인 저자가 직접 강의를 들려주는 것 같은 명료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나에게 매우 유익한 책이다. 소설 쓰기에 대해 막연하던 부분들이 해소되었다. 소설에는 내 인생이 녹아 들어갈 것이며 그것을 통해 나의 상처가 치유됨을 느낄 수도 있다고 하였다. 하지만 소설가가 많지 않은 이유는 소설을 써서 먹고 살 만큼 돈을 벌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소설 쓰는 것이 너무 즐겁거나 소설을 쓸 수밖에 없는 사람은 보수와 상관 없이 이 일을 계속 하라고 한다. 어쨌든 이 일은 너무나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기본에 충실할 것을 수차례에 걸쳐 강조하고 있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쓰는 것, 관찰력을 키우고 관찰한 것을 작가노트나 컴퓨터 폴더안에 기록해 두라는 것, 그리고 문법이나 단어의 기본 구사 능력 키우기 등이다. 자신의 글을 쓰는 것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우리는 모두 작가라는 말이 마음에 든다. 그리고 독자의 반응에 대해 너무 일희일비 하지 말라는 당부를 잊지 않는다. 그것에 너무 좌우되면 자신의 페이스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소설 쓰기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법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이제 내가 할 일은 실천하는 것이다. 소개된 책들을 꾸준히 더 읽어 보고, 내가 쓰고 싶은 글들을 써 갈 것이다. 나의 기억의 조각들을 엮어 하나씩 세상에 띄워 보낼 것이다.

 

 

--- 본문 내용 ---

 

* 소설은 실패자의 기록-실패하고 절망한 자에게 발언할 기회를 주는 것(24쪽)

 

* 소설을 쓰는 과정은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다. 글 쓰는 사람 자신의 인생에 들어 있는 모든 내용물이 소설의 소재라고 말하고 싶다. 처음부터 자기 인생을 스스럼없이 쓸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포장하고 감추고 왜곡해서 전혀 다른 것으로 만들려고 한다. 얼마든지 환영할 일이다. 소설에는 쓴 사람 본인만 아는 실핏줄들이 은밀하게 흐르고 있다. 아무리 목소리를 낮춰도 문장 곳곳에 작가의 흔적이 남는다.(27쪽)

 

* 남의 소설을 읽는 눈도 달라진다. 보는 눈이 정교해진다는 말이다. 파리의 택시운전사 홍세화의 말에 따르면 '독서는 사람을 풍요롭게 하고 글쓰기는 사람을 정교하게 한다.' (31쪽)

 

* 첫머리에서 독자를 사로잡아라. -가장 극적인 장면을 도입에 쓰거나, 작가의 의도나 주제를 담는 것이 일반적이다 도입의 성공은 독자를 끌어당기는 흡인력 여부에 있다.(89쪽)

 

* 토비아스의 경고(128쪽)
-등장인물은 세 명이 가장 좋다.
-결정적인 것을 사소하게 보이게 하라(숨겨두어라).
-첫 번째 극적 사건이 발생하기 이전에 등장인물을 소개하라.
-다이아몬드는 평범한 돌 밑에 숨겨라.
-이분법은 작품을 망친다.
-사자와 사자보다 사자와 여우의 대결이 더 흥미롭다.
-가장 중요한 단서는숨기지 않는다.

 

* 대상의 의미와 가치를 따지고 가리고 비판하는 새 안목이 필요하다. 새 안목은 기성작가가 보지 못한 방향에서 세상을 보고 새로이 해석하는 것을 의미한다. 많은 독서와 경험에서 얻어진 식견과 통찰에서 새 안목이 생겨난다. 동양 고전, 서양 고전, 철학, 종교, 역사, 사회, 인류문화학, 자연과학, 미생물학 등 우주 만상에 대해서 총체적으로 읽지 않으면 안 된다. 독서라는 양분 없이 어느 날 갑자기 새 안목이라는 꽃이 피지 않는다. 다른 일에서와 마찬가지로 소설 쓰기도 인풋과 아웃풋은 정확히 일치한다. 많이 읽고 생각하고 느낀 만큼 많이 쓸 수 있으며 잘 쓸 수 있다.(139쪽)

 

* 작가일지에 적어야 할 몇 가지들(171쪽)
-쓰고 싶은 소설의 개요 계획 세우기
-영화, 소설, 연극에서 스토리텔링의 전개과정 관찰
-새롭게 배운 시사용어, 외래어, 은어, 비속어, 사투리
-이야기에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는 거리 풍경, 장소의 상세한 묘사
-등장인물 묘사에 사용될 수 있는 사람들의 신체적 특징
-제목에 관한 아이디어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이 될 만한 후보들
-재미있고 평범하지 않은 어휘, 아직 존재하지 않으나 있어야 할 어휘
-생활 속의 부조리와 아이러니(순리대로 되지 않는 일, 있어서는 안될 곳에 있는 사람)
-마음을 사로잡은 노래 가사, 그림, 영화 장면
-묘사와 배경에 쓸 디테일! 디테일! 또 디테일!

 

* 뛰어난 작가가 되기 전에 먼저 기본에 충실한 작가가 되기를 바란다. 절대로 기본을 잊지 않는 작가야말로 소설을 제대로 이끌어갈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문법적 오류를 범하거나 뜻이 명확하지 않은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오타 하나, 문장 부호 하나의 실수가 작품 전체를 망가뜨릴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올바른 문법과 어법의 구사와 정확한 단어의 사용은 작가의 기본이다. 이러한 자세를 먼저 갖추고 나서야 새롭고 자유로운 글쓰기가 가능하다. 책을 몇 권 낸 작가들도 글을 쓸 때 항상 사전을 뒤져 아는 단어도 찾아보며 의미에 가장 근접한, 적확한 어휘를 사용하려고 애쓴다. (173쪽)

 

* 비록 습작생이지만 자신의 글을 쓰기 시작한 이상 엄연히 작가다.(175쪽)

 

* 꼭 읽어야할 책 Best 10+10 (254-259쪽)
(소설)
<<금각사>>, 미시마 유키오
<<내 이름은 빨강>>, 오르한 파무크
<<리스본 야간열차>>, 파스칼 메르시어
<<위대한 개츠비>>, F.피츠제럴드
<<설국>>, 가와바타 야스나리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파트릭 모디아노
<<자기 앞의 생>>, 에밀 아자르
<<슬픈 짐승>>, 모니카 마론
<<새벽의 약속>>, 로맹 가리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인문사회과학)
<<황금가지>>, 제임스 조지 프레이저
<<아케이드 프로젝트>>, 발터 벤야민
<<긍정의 배신>>, 바버라 에런라이크
<<오래된 미래>>,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가지 않은 길>>, 스코트 펙
<<진중권의 현대미학 강의>>, 진중권
<<불안>>알랭 드 보통
<<한시미학산책>>, 정민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 고미숙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무라카미 하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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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철학할 시간 - 소크라테스와 철학 트레킹
한석환 지음 / 유리창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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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좋은 이웃분 추천으로 좋은 책을 오랜만에 사서 보았습니다. 이 책은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기초로 철학교수님이 소크라테스를 1인칭으로 들려주는 과거와 현대를 아우르는 철학과 정치, 인간의 삶과 죽음 등 관한 것입니다. 예전에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읽을 때는 아직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많아 마음에 와닿지 않던 곳도 많았는데 이 책은 소크라테스가 다시 살아 와서 강의를 들려주는 느낌이라 너무 생생하고 이해도 잘 되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어투와 요즘 사용하는 용어들(멘붕, 자뻑 등)이 들어 있어 한편으로 재미있기도 하고 살짝 방해가 되기도 했답니다.

 

  이 책에는 성경이 많이 인용되어 있네요. 저는 괜찮은데 혹시 꺼리시는 분들이 계시면 넘어가라는 저자의 말도 씌어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두 성인이 비슷한 데가 있어서 인용한 모양입니다. 어쨌든 이 책을 읽으면서 철학은 퀘퀘한 냄새 나는 옛날 이야기 정도로 생각했던 제 오해가 많이 풀렸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에도 철학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우리 삶 깊숙히 철학이 자리잡고 있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알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소크라테스 말처럼 내가 모르는 게 너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어 기쁩니다.

 

 

----본문 내용----

 

<시인들의 나르시시즘>

시인, 넓게는 문인. 일상에서 느끼고 겪는 크고 작은 일을 담백한 시어로 감칠맛 나게 표현하는 언어의 귀재, 언어의 마술사다. 독자를 웃기고 울릴 뿐 아니라, 적의를 다지게 만들기도 하고 꽉 닫힌 마음의 빗장을 풀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 정도가 전부다.

  시 잘 쓴다고 국회의원 노릇까지 잘하는 건 아니다. 잘 팔리는 작품집을 펴냈다고 TV 프로그램 MC까지 잘하라는 법 없다. 분수를 알아야 한다. 재주만 믿고 촐랑대서는 안 된다. 물론 국회의원 역할, MC 역할을 잘 하는 시인도 없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좀 남다른 구석이 있어서이지 시인이기 때문은 아니다.

 

<장인들의 거짓된 완전무결>

장인. '마이스터' 혹은 기술자라고 해서 정치가나 시인과 다르냐 하면 그렇지 않다. 인간이 모두 거기에서 거기다. 좀 하네 싶은 기술자 가운데는 다른 영역의 일에도 전문가인 양 거드름을 피우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기술의 영역에서 탁월하다고 다른 영역까지 탁월하다는 보장은 없다. 그럴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자기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다. 완전무결한 앎이란 없다. 앎을 얻은 부분, 그러니까 왜 그런지 원인이 파악된 부분도 많지만 아직 그렇지 못한 부분이 훨씬 많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알면 알수록 겸손해져야 한다. 모르는 게 없는 양 건방을 떨어서는 안 된다. 아는 게 얼마 되지 않는 사람일수록 전문가입네 하는 데서도 전문가다. 진짜 기술자라면 '기술(손재주)'뿐만 아니라  '원리(이론)'도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들이 미처 갖추지 못한 것은 바로 그것이다. 손재주만 있다고 기술자인가.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소리다.

 

<철학은 래디컬>

철학은 일종의 뒤집어보기다. 멀쩡한 상식의 세계를 뒤집어보기도 하고, 완전히 갈아엎기도 한다. 상식은 현실에 긍정적이고 현상 유지를 바라는 속성이 있다. 그러기에 우리 주변 어디에나 깔린 문제를 문제로 알아차리지 못한다. 상식에 찌든 사람은 문제가 크게 벌어지지 않으면 삶에 문제가 없다고 여기고, 정작 문제가 터지면 그 해결 방법을 찾지 못해 허둥댄다. 그러나 철학은 멀쩡한 상식의 텃밭을 갈아엎는다. 객토하는 것이다. 비옥하게 만들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철학은 이처럼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이기도 하지만, 더 크게는 문제가 없는 듯 여겨지는 삶의 현장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확산시키는 작읍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철학은 둘도 없이 귀중한 일이지만, 우리를 성가시게 한다.

  철학에 공격성이 없으면 '향기 없는 꽃' '팥소 없는 찐빵'이다. 철학은 사람의 마음에 꽂혀야 한다. 임팩트가 있어야 한다. 임팩트가 없으면 철학이 아니다.

 

<무지의 지는 지적 비움>

스티브 잡스의 "Stay hungry, stay foolish"는 내 철학의 브랜드 '무지의 지'의 잡스 버전이다. 잡스는 그런 의미에서 철학자, 애지자다.

 

<'의견'의 종잡을 수 없음과 오류 가능성>

감각은 종종 우리를 기만한다. 의견이 사실 세계와 대응 내지 부합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의견에 오류 가능성이 상존하는 것 역시 사실이다. 항상 거짓이라는 말이 아니라 거짓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말이다. 의견에는 참된 의견도 있고 거짓 의견도 있다.

 

<아고라>

시장이면서 정치 집회 장소였습니다. 시장으로서 아고라는 아테네인이 경제활동을 하는 중심지였습니다. 아테네 시민의 여론이 형성되는 공론의 장이기도 했지요. 아테네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아크로폴리스는 신들의 거주지라 함부로 다가갈 수 없는 경건한 곳이었습니다. 그에 반해 아고라는 떠들썩하고 자유분방했습니다. 한마디로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곳이었습니다.

  아테네 민주정은 아고라의 자유분방한 분위기에서 태어났다고 하겠습니다. 아테네 민주정의 상징은 아크로폴리스가 아니라 아고라지요. 아테네인은 자신이 도시적 정치 공동체인 폴리스에 귀속된 존재라는 걸 일상생활에서 저절로 체득했습니다. 아고라가 공공 모임 장소 역할을 한 것은 기원전 6세기 초 솔론시대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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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에 빠지다 ㅣ 나의 문화 교과서 1
허영한 지음 / 미래엔아이세움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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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페라에 관심을 있지만 쉽게 관람 기회를 잡기 어려웠는데 오페라 음악에 대해 작년에 강의를 들으면서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페라를 지금까지 두 편정도 봤는데 미리 공부하고 가지 않았기 때문에 그 감동이 크지 않았던 것 같아 앞으로 오페라를 볼 기회가 있으면 미리 그 오페라와 작곡가에 대해 알아보고 가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학교 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했다. 청소년을 위한 책이긴 하지만 오페라 초보인 나에겐 아주 유익한 책이었다. 이 책은 오페라 감상의 기초, 오페라 감상법, 그리고 명작 오페라에 대한 소개가 나온다. 내가 봤던 오페라 카르멘도 소개되어 있어 반가웠고 내가 미리 이 책을 읽고 갔다면 그 감동이 더 컸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는 오페라의 장면과 대사의 일부 그리고 줄거리가 친절하게 소개되어 있어 이해가 쉽다. 여기에 소개된 오페라에서 사용되는 음악도 들어보고 싶다.

 

  이 책을 읽으며 천재 모차르트가 작곡한 <<요술피리>>가 보고싶어졌다. 그 음악과 극의 어우러짐을 느껴보고 싶어서이다. 그리고 <<나비부인>>도 너무 보고 싶다. 예전에 본 뮤지컬 미스 사이공과 비슷한 내용이라고 하는데 오페라에서는 그 애절한 사랑이 일본을 배경으로 어떻게 표현해 냈는지 궁금해서이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꼭 보고싶다.

 

 

---이 책에 소개된 작품들---

1. 어린 사랑 <<사랑의 묘약>> -가에타노 도니체티

2. 젊은 사랑 <<라 보엠>> -지아코모 푸치니

3. 사랑과 미움의 대결 <<마술피리>>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4. 순수한 사랑의 승리 <<시빌리아의 이발사>> -조아키노 로시니

5. 사랑과 희생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가에타노 도니체티

6. 아버지와 딸 <<리골레토>> -주세페 베르디

7. 아버지와 아들 <<라 트라비아타>> -주세페 베르디

8. 동양 여인의 사랑 <<나비부인>> -지아코모 푸치니

9. 치명적인 사랑 <<카르멘>> -조르쥬 비제

10. 사랑을 모르는 여인 <<투란도트>> -지아코모 푸치니

 

---본문 내용---

-브라보! 브라보!

 오페라에서 성악가의 노래 끝에 외치는 '브라보(bravo)'는 이탈리아어로 우리말의 '멋지다'에 해당한다. 여자 성악가에게는 '브라바(brava)'라고 해야 한다. 둘 이상의 성악가에게는 '브라비(bravi)'라고 한다. 단 노래가 끝나기도 전에 브라보를 외치는 일은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노래가 끝나면 잠시 감동의 여운을 음미한 다음 열광적친 박수를 보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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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키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오근영 옮김 / 창해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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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이웃 테츠쇼님의 추천으로 읽게 된 <<도키오>>. 3월의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하게 해 준 소설이다. 따뜻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나에게 딱 맞는 책이었다. 세상에도 없는 병명을 만든 작가의 발상처럼 병에 걸려 죽음을 맞이하기 직전의 아들의 영혼이 20년 전 아버지의 청년시절에 가사상태의 다른 사람의 몸을 입고 찾아가 한탕주의에 빠진 아버지의 출생에 얽힌 상처를 치유하고 함께 다니며 아버지의 사라진 애인을 찾기 위해 온갖 모험을 한다는 황당하기까지 한 이야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은 읽는 동안 모든 게 실제 상황인양 그들의 모험 여행을 따라 가슴 졸이며 읽어나가게 되는 흡인력을 가지고 있다.

 

  아버지를 변화시키는 아들. 너무 멋진 도키오. 실제로는 몸이 점점 굳어져 죽어가는 유전병에 걸렸지만 과거로 간 그는 너무 완벽하고 착한 아들이다. '이런 아들이 있으면 얼마나 든든할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 책을 통해 내가 갖고 있었던 일본 작가에 대한 편견을 살짝 깨게 되었다. 소설 중간중간에 나오는 일본사회의 퇴폐문화와 평범하고 바른 일반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일본의 사회상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는 것도 재미있었다. 그리고 시간여행의 앞뒤를 맞춰 나가면서 예전에 보았던 '백 투더 퓨처'를 떠올려 비교해 보기도 했다. 이 소설의 작가가 사회의 병든 부분을 치유하고자 하는 생각을 거부감 들지 않게 작품 속에 녹여 놓았다는 것을 느끼고 참 근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 번 주장하는 것을 듣는 것보다 소설을 통해 접하는 밝은 사회 만들기는 훨씬 설득력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읽은 건 처음인데 앞으로 다른 작품들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도 이런 작품을 써 보고 싶다.

 

 

 

 

 

----본문 내용----

 

  "지금 시대는 궁상을 떨어봐야 나만 손해야. 허풍이든 뭐든 좋으니까 큰 건수에 승부를 거는 놈이 이기는 거야."

  "하지만 인생은 돈이 다가 아니잖아요."

  "무슨 소리야? 마지막에는 돈이라고. 그래서 일본이 전쟁 뒤에도 밑바닥에서 다시 일어선 거 아냐? 외국 놈들은 일본인을 갖고 토끼장 같은 집에 산다느니, 일벌레라느니 지껄인다지만 그거야 단순히 패자의 시샘이지. 그런 놈들은 돈다발로 따귀를 갈겨주면 돼."

  다쿠미의 말에 도키오는 시선을 떨어뜨렸다. 그러고 나서 다시 창을 내다보면서 입을 열었다.

  "그런 기세로 일본인은 전 세계를 상대로 돈을 벌어들일 거예요. 적어도 앞으로 10년 동안은. 경기가 좋아져서 모두들 다투듯 사치를 부리게 될 거라고요. 축제 분위기로 들뜨겠지요. 하지만 그 뒤에는 뭐가 남을 것 같아요?"

  "뭐가 남느냐고? 그렇게만 되면 만만세 아냐?"

  도키오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꿈이라는 건 항상 어느 순간 갑자기 깨어나는 법이거든요. 거품이 꺼지듯이 말이죠. 부풀대로 부풀었다가 툭, 하고 터지면 그걸로 끝. 그 뒤에는 허무함 외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아요. 성실하게 소박하게 쌓아올린 것이 없기 때문에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나 의지가 되어주는 게 없어요. 그때 일본인은 깨달을 거예요."

  "뭘 말이야?"

  "자신들이 잃은 것들에 대해. 앞으로 10년 남짓 지나면 누구나 소중한 것을 잃어버릴 거예요. 그중에는 아까 다쿠미 씨가 말한 '인정'이라는 것도 포함될 거고요."

.

.

.

 

  언젠가 도키오가 그렇게 말한 적이 있다. 미래에서 왔다고.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지만 어쩌면 그게 가장 적절한 대답 같다는 생각도 든다. 미래에서, 형편없는 아버지를 도와주러 나타났다... 참 그럴 듯한 이야기다. 그게 사실이라면 얼마나 멋질까 하고 생각했다.

  뭐, 어때, 이 녀석이 누구인지는 언젠가 본인의 입으로 털어놓게 될 것이다. 초조해할 필요는 없다. 분명한 건 이 녀석과 같이 있으면 자신이 조금씩 변해간다는 사실이다. 물론 바람직한 방향으로.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은가. 다쿠미는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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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로 산다는 것 - 우리 시대 작가 17인이 말하는 나의 삶 나의 글
김훈 외 지음 / 문학사상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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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블로그 이웃의 추천을 보고 도서관에 가서 검색했을 때의 기쁨이란.. 그런데 제목도 눈의 띄지 않는 이 책의 겉표지를 보라. 추천 받지 않았다면 내가 10년을 이 도서관을 다닌들 발견할 수 있었으랴? 새삼 이웃분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이 책에는 17명의 내로라는 소설가들의 짧은 글이 들어있다.

 

  작품들이 낯익은 김경욱씨는 작자, 화자, 주인공 그리고 독자의 관계를 썼고, 역시 청소년 소설로 익숙한 김애란씨는 대학시절 처음으로 제대로 된 책을 접한 이야기로부터 발전하는 책읽기와 그녀의 사고의 자람을 엿볼 수 있게 썼다. 내겐 익숙하지 않은 김연수씨는 그의 인생에서의 음악의 비중과 음악에서의 접었던 꿈을 소설을 통해 펼친 이야기를 적었다. 김인숙씨는 북경에서 신채호 선생의 흔적을 찾아다니는 근대문학 연구학자들과 함께 다니며 퍼즐을 맞추듯 그녀의 생각의 조각들을 맞춰보려 한다. 너무 생소한 김종광씨는 겸손하게 그의 소설을 발췌해 가며 자신의 부족함을 스스로 비평하며 더 나은 소설을 쓰기 위해 몸부림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다 '김훈'에서 잠깐 멈췄다. 그 역시 겸손한데다 3인칭으로 세상에 없는 인물을 창작하는 어색함과 두려움을 잘 나타냈다. 나도 그부분이 참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을 늘 했는데 이렇게 유명한 작가도 그런 생각을 한다는 걸 알고 위안이 되었다. 개구쟁이같은 박민규씨는 심심하고 무료한 일상을 다양한 소재를 엮어 이야기하다가 결국 소설을 쓰기로 결론을 내린다. 참 싱겁기도 한데 웃음을 자아내는 그의 핑퐁같은 소재 건너뛰기가 재미있다. 서하진씨는 평범한 일상 가운데서 심하게 두려웠던 기억같은 홀로 있었던 일들이 소설을 쓰는 힘이었다고 고백한다.

 

  생물학을 포기하고 글을 쓰게 된 심윤경씨는 그녀의 늦깎이 작가의 인정받기까지의 오랜 기다림을 적었다. 어떻게 보면 그녀가 말한 것처럼 헤어나올 수 없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글짓기의 마력에 빠진 중독된 사람들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갑자기 두려운 생각도 들었다. 윤성희씨는 자신이 쓴 소설을 쓸 당시의 생각들을 적었는데 늘 '만약에', '왜?', '과연?'이란 질문을 쓰는 내내 스스로에게 한다는 아이디어를 적었다. 윤영수씨는 소설가로서 작품을 낸 뒤에 느끼는 후회와 자책감 등 실제적인 소설가의 애환을 잘 드러내 주었고, 이순원씨는 그간 자신이 써 온 소설의 배경이나 당시의 생각들을 쭉 적었다.

 

  이혜경씨는 학창시절 책읽기에 몰입할 수밖에 없었던 사건을 떠올리며 책 읽기가 그녀의 삶을 알차게 만든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전경린은 소설을 시작하기까지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하며 1/3을 넘기기 시작하면 뭘 하든 그 소설 생각만 하며 어떤 때는 누웠다가도 몇 번이고 일어나 쓴다는 말이 인상깊었다. 그녀가 한 '소설은 자신이 잘 아는 것으로부터 모르는 것을 향해 간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시작은 내가 하지만 인물들이 살아 움직이며 나를 이끄는 그 느낌을 나도 가져보고 싶다.

 

  허성란씨는 어린시절 한글을 막 뗄 무렵 한때 출판사를 전전했던 아버지를 통해 당시에는 귀한 올컬러 <<세계어린이명화>>를 접하면서 그 그림 속의 인물들에 관심을 갖게 되고 그걸 통해 그녀의 사고와 생각을 깊고 넓게 펼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음을 알려준다. 그 책 하나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그녀의 능력이 참 대단해 보였다.

 

  한창운씨는 자신이 살고 있는 섬에 잠깐 머물다 남편을 두고 섬을 떠나기로 결정하는 동네 주민의 대화를 시작으로 이야기를 들려준다. 작은 세상의 축소판인 섬에서의 생활과 주민이 한 명 줄어드는 데 대한 아쉬움과 그리움으로 그녀의 여정을 상상하는 면이 재미있다. 섬에서의 단순한 삶과 그 속에서 묻어 나오는 외로움 등을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함정임씨는 그녀에게 소설을 위한 영감을 주는 것들을 기록하며 사소하게 지나는 모든 것들이 글감이 됨을 알려준다.

 

  이 책을 읽으며 작가들은 크든 작든 자신을 글쟁이로 만든 계기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어린시절 책방을 하시던 부모님으로 인해 책과 함께 자라거나 바닷가에서 외로움을 달래거나 책 하나가 계기가 되거나.. 그들의 공통점은 자신만의 고독을 글로 승화시킨다는 것이다. 이상하게도 소설가나 작가 자신에 대한 글을 읽으면 고독이 느껴진다. 철저히 혼자만의 창작의 시간.. 물론 글을 쓰기까지 누구를 만나거나 어딜 갈 수는 있겠지만 글을 쓰는 동안은 철저히 혼자가 된다는 사실..

 

 

---본문 내용---

 

김훈: 나는 3인칭 주어를 거의 쓰지 못한다. 나는 그것이 무섭고 낯설다. 가끔씩 3인칭 주어를 끌어다놓고 문장을 만들기도 하지만 그 3인칭 주어를 뒷받침할 만한 술어를 찾아내기란 대체로 불가능하다. 그래서 내가 쓴 3인칭 문당은 그 허우대만 3인칭일 뿐 결국은 1인칭에 불과하다.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하면서, 하는 수 없이 원고를 편집자에게 넘긴다. 이게 아니라는 것은 알겠는데, 그렇다면 무엇인지는 알기어렵다. 가장 절망적인 장벽은 그 3인칭 인물의 이름을 지어야 하는 일이다. 허구의 고유명사를 지어내는 일은 그 인물의 모든 것을 책임지고 감당해내야 하는 일일 터인데, 내 언어의 힘으로 그 일을 감당해낸다는 것은 말짱 개수작이라고 느껴진다. 갑이라고 인물의 이름을 지었다고 할 때, 그 갑이 누구인지 어찌 내가 설명하거나 묘사해낼 수 있겠는가. 인간이 언어로 3인칭을 진술할 수 있는 것인지에 관하여 누구에게 물어보고 싶지만, 그 누구가 대체 누구일 것인가.

 

박민규: 심심하다. 정말 할 일이 없다. 아무리 생각해도 할 일을 떠올리지 못하다 나는 문득 '소설'을 떠올린다. 맞다 참, 그러고 보니 소설이란 게 있었지. 얼마나 심심했던지 나는 그때부터 부랴부랴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문득 그런 게 있어서 다행이란 생각도 드는데, 그런 게 없어도 또 다행 아니겠냐고 나는 비로소 생각하는 것이다. 점점점

 

이혜경: 한동안 책 읽기를 소홀히 했다. 책을 열심히 읽는 시기와 책을 덜 읽는 시기는 삶의 모양새가 조금 다르다. 책 읽기에 소홀한 기간이 길어지면, 나는 농활 나온 도시 학생들이 심은 뜬 모처럼 느껴진다. 시간은 어영부영 잘도 흐르고, 시간을 흘려보낸다는 사실을 잊기 위해 난데없이 부지런해지기도 한다. 부지런히 사람을 만나고 부지런히 수다를 떨고, 부지런히 이것저것을 만들고, 그리고 부지런히 수면 시간을 챙긴다. 다행히 나의 부실한체력은 그런 부지런함이 길어지지 못하도록 발을 건다. 땅에 엎어졌다 일어나서 뒤돌아보면, 내가 저지른 크고 작은 실수들이 파쇄석을 밟는 것처럼 자그락거린다. 책을 비교적 성실하게 읽는 시기엔 숙련딘 농부가 심은 모처럼 뿌리를 내린다. 이대로 여름을 나고 가을이 되면 태풍을 만나 결국 쭉정이가 될 때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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