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적뒤적 끼적끼적 : 김탁환의 독서열전 - 내 영혼을 뜨겁게 한 100권의 책에 관한 기록
김탁환 지음 / 민음사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465062920


 지혜의 숲에 갔다가 다른 방에 있어서 읽지 못했던 이 책을 도서관에 검색해서 빌렸습니다책에 대해 소개하는 책들을 가끔 읽습니다내가 모르던 책을 새롭게 알게 되기도 하고읽었던 책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의 생각과 비교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김탁환님의 책을 몇 권 읽어 보았기에 책에 얼마나 넓고 깊게 접하는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 정말 다양한 방면의 책을 읽었음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문예창작과 학생들을 가르치는 입장에 있다는 저자는 폴 오스터의 <<빵굽는 타자기>>와 아니 에르노의 <<아버지의 자리>>를 학생들이 꼭 읽을 수 있도록 권한다고 합니다전자는 읽었는데 후자를 아직 읽지 못했습니다자신이 경험한 것만 쓴다는 아니 에르노의 책들을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미래에 관한 책을 비롯한 여러 책들은 너무나 생소해서 앞으로도 읽을 것 같지 않은 것도 많았습니다하지만 이런 책을 읽으면 읽고 싶은 책들이 많아져서 기분 좋습니다그리고 제목을 몇 번 들으면 서가를 지나다 우연히 마주쳤을 때 행복하지요이 책을 읽으며 읽고 싶은 책들의 제목을 여러 개 적어 두었습니다. 부자가 된 느낌입니다

 


- 이야기를 만들 때 가장 먼저 하는 것은 시간의 조작이다. 작가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에 따라 자연의 시간을 인위적으로 자르고 합치고 오리고 붙이는 것이다. 100년이 단 한 문장으로 요약되기도 하고, 1초가 원고지 100매의 이야기로 탄생할 수도 있다. 시간의 조작은 엇박자가 기분이다. 매끈하고 규칙적으로 시간을 잘라 붙이는 것은 안정감 있고 보기 좋을는지는 몰라도 지루하기 십상이다. 영화도 그렇겠지만 소설에서 독자가 지루해하거나 다음 장면을 예상할 수 있다면 그 작품은 엉성하다는 비판을 면하기 힘들다. 중요한 곳과 중요하지 ㅇ낳은 곳을 미리 선점하여 서로 어긋나게 이어 붙여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누구나 끊을 곳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한 호흡 더 가고, 설마 이런 곳에서 끊으랴 하는 대목에선 과감히 장면 전환을 시도하는 용기다. (54-55쪽)

- 내게 침묵하는 법을 가르쳐 준 책이 아니 에르노라는 낯선 프랑스 작자의 <<아버지의 자리>>였다. 직접 체험한 것이 아니고는 단 한 줄도 쓰지 않는다는 이 프랑스 작가의 소설을 나는 50여 차례 읽었으며 지금도 소설을 처음으로 배우기 시작하는 제자들의 강독 교재로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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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 일상의 황홀
구본형 지음 / 을유문화사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458225600


이 세상에서 부족한 것은 기적이 아니다부족한 것은 감탄이다.”

영국 작가 G.K.체스터턴 (269)

 

  어린 시절 일기 안 써 보신 분들은 아마도 없을 것입니다지금이야 인권 침해다 뭐다 해서 학교에서 일기 검사를 하는 일이 줄었지만 과거 일기쓰기는 최고의 숙제 중 하나였습니다저도 어린 시절 일기를 참 열심히 썼던 기억이 납니다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 6년 동안은 부모님과 선생님의 권유 때문에 썼지만 중학교 때는 나만의 감수성으로 썼습니다.물론 강제력이 사라진 후 일기는 주기가 되기도 했지만 지금 당시의 일기장을 꺼내 보면 닭살이 돋기도 하고 스스로가 대견하기도 합니다.

 

  어른이 되고첫 아이 낳고 잠깐 육아일기를 쓴 것 외에는 일기를 거의 쓰지 않았습니다물론 지금은 블로그에 매일 글 한 편씩을 올리고는 있지만 일기보다는 책이나 영화 본 것 위주로 씁니다평소에 존경하던 구본형님의 일기를 지혜의 숲에 왔다가 발견했습니다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생전에 매년 책 한 권씩 낼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하셨습니다그의 글은 기존의 자기계발서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멋스러움이 있습니다시인이 쓴 것 같은 글들이라고나 할까요아마도 책만큼이나 멋진 삶을 살았기에 글에 녹아들어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있었던 일로생각한 것들로 매일 채워나갔을 그의 일기장을 한 장 한 장 들추는 내내 설렘이 가득했습니다젊은이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눈이 빛나는 사람들 앞에서 강연을 하고남는 시간에는 뒹굴며 책을 읽고북한산을 올랐을 그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느낌이었습니다북한산 자락에서 텃밭에 농사지으며 여유롭게 사색하며 지냈던 그의 삶이 나의 꿈이기 때문입니다조금만 더 오래 살다 가셨으면 얼마나 좋은 책들을 더 세상에 내놓았을까참 아쉬운 마음입니다.

 

  저자는 하루의 시작을 노트북을 켜는 것으로 시작한다고 합니다새벽에 글쓰기를 오랜 기간 계속해 온 그에게 하루의 시작이 글쓰기인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올빼미라 새벽시간에 가장 취약한 상태인 나로서는 참 따라 하기 어려운 일입니다좀 더 나이가 들어 아침잠이 없어진다면 가능할까요하지만 일기쓰기는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블로그에만이 아니라 개인일기를 써야겠습니다나만의 개인 역사가 될 테니까요.



- 누군가가 "신의 선물은 늘 어려움과 문제라는 포장지에 싸여 있다"라고 말한 것을 기억합니다. 그 사람이 누군지는 잘 생각나지 않아요. 선물이 클수록 그 선물을 싼 고통과 문제라는 포장지도 그만큼 더 크답니다. (19쪽)

- 잊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 것, 시작했던 그때로 돌아갈 것. 아무 것도 아니었던 때, 신인이었던 때로 돌아갈 것. 늘 신인이라는 것을 명심할 것. 단지 자신이 되어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하는 것을 슬퍼할 것. (40쪽)

- 글쓰기와 관련하여 가지고 있는 내 생각을 몇 개 나누었습니다.
첫째는 우선 마음속에 간절히 쓰고 싶은 것이 있어야 표현에 힘이 실립니다. …
둘째는 많이 읽어야 합니다. 많이 읽어야 많이 생각하게 되고, 자신의 언어와 자신만의 표현 방식이 형성됩니다. …
셋째는 많이 써보아야 합니다. 매년 책을 한 권씩 낼 수 있었던 것은 책 자체가 실험이고 배움의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러니컬하지만 불완전한 책을 내는 것이 바로 내가 가장 잘 배우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넷째는 영원히 초보의 자세를 견지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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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에서 일어나라 - 일찍 죽고 싶지 않으면
앤드류 커란 지음, 김지수 옮김 / 좋은책만들기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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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검진할 때 염증 수치가 높은 항목이 있어 몇 달에 한 번씩 검사를 하러 간다오늘 아침에도 아침을 먹기 전에 검사를 하러 갔다검사가 끝나고 지혜의 숲에 와서 이 책을 가장 먼저 뽑아든 건 아마도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소파에서 일어나라!>>라는 제목만큼이나 위트 넘치는 책이다건강 책 하면 딱딱할 것이라 생각하기 쉬운데 이 책은 당뇨병에 걸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하고 그 비결을 알려 주니 얼마나 우습고 재미있는지.

 

  운동이 좋다는 건 알지만 실천이 어렵다이 책에서도 역시 여러 가지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몸에 이로운 음식을 적당히 섭취하고술이나 담배그리고 스트레스를 줄여야 한다는 당연한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하지만 이 책은 실천 의지를 부추긴다왜냐그렇게 하지 않았을 때 다가올 최악의 시나리오들을 유머러스한 그림과 함께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장병대장췌장당뇨병정신병에 이르기까지 살면서 늘 걸릴까 두려워하는 질병들에 어떻게 하면 잘 걸릴 수 있는지 설명되어 있다.가장 좋은 방법이 흡연이라는 말이 계속 반복된다그만큼 흡연은 백해무익만병의 근원이라는 말일 것이다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그 부분을 보여주고 싶어졌다.

 

  우리는 누구나 오래 살고 싶어 한다하지만 중요한 건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다건강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습관을 통해 지속되는 것 같다몸에 좋은 음식을 적당히 먹고자주 걸으며나쁜 음식이나 기호품약물 등은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좋겠다그리고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저마다의 방법을 고안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다.



- 담배를 피우고 있다면 제발 끊어라. 당장! 내일도 아니고 잠시 후도 아니고 지금 당장 말이다! 그러면 6주 내로 폐 기능이 회복되기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10년 정도 지나면 폐가 담배를 처음 피우기 이전의 상태로 돌아갈 것이다. 얼마나 고맙고 바람직한 일인가! (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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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소여의 모험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56
마크 트웨인 지음, 강미경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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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도 많이 들어 읽은 듯한 착각이 드는 책이 있다아마도 고전이 그럴 것이다이 책도 그런 책 중 하나이다어린 시절 만화나 영화로 접한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하지만 기억나는 거라고는 페인트칠 하는 톰과 어린 마음에 무시무시했던 인디언 조의 얼굴뿐이다책으로 다시 읽으면서 장난꾸러기이지만 사랑스러운 톰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부모님 없이 이모에게 자라는 톰은 심한 장난꾸러기이지만 일요일에는 옷을 빼입고 교회에 가 설교를 듣는다요즘 우리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아이들과 닮았다물론 톰처럼 자연을 누비며 온갖 말썽을 부리지는 않지만 장난스러움과 의젓함을 동시에 지녔다는 의미에서 그렇다는 말이다.학교 선생님이나 이모 입장에서는 톰이 참 못마땅할 것 같기도 하다걸핏하면 아프다는 핑계로 학교를 빼먹고집을 나가 며칠씩 들어오지 않는 그를 보며 얼마나 걱정하겠는가하지만 이런 그에게도 순정을 바칠 상대가 나타난다마을에 이사 온 판사 딸 베키이다좋은 집안에서 곱게 자랐을 법한 그녀가 톰을 따라다니면 장난에 장단을 맞추는 걸 보면서 많이 웃었다그녀도 아이는 아이였던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건들은 소년이 경험하기에는 좀 험하다살인사건을 목격하기도 하고살인자에 대해 증언을 하고, 그 두려움에 시달리기도 한다도둑들 돈을 훔칠 계획을 세우기도 하는 용의주도함도 보인다.게다가 실제로 돈을 발견했을 때 공공기관에 그 돈을 갖다주지 않고동네 사람들까지 그들의 돈으로 인정해 주며 심지어 이자를 붙여 돈을 굴려 주기까지 하는 걸 보면서 웃었다.

  그렇게 돈이 많고키워주기까지 한다는 것도 마다하고 다시 자연을 돌아가는 허크의 모습은 어쩌면 문명사회의 잡다한 구속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던 작가의 마음이 아닐까? 누명을 벗고 마을의 영웅이 되기까지 톰이 겪은 모험담을 읽으며 나의 어린 시절도 떠올려 보았다크게 사고치고 다니진 않았지만 언제나 즐거운 일들을 찾았던 그 때를 떠올리면 아이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텐데... 어린 시절의 나를 잊고 순수함마저 잃어버린 채 어느새 사회의 때가 묻은 어른이 되었음을 새삼 깨닫고 몸서리쳤다. 

- 막 잠의 문턱에 이르러 헤매고 있는데 이제 여간해서는 ‘물러날’ 의사가 없는 듯한 침입자가 나타났다. 바로 양심이었다. 둘은 가출한 것은 나쁜 짓이라는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143쪽)

- 흐름이 바뀐 물살 때문인지 밤사이 불어난 강물 때문인지 뗏목이 떠내려가고 없었지만 아이들은 이 사실을 오히려 기쁘게 받아들였다. 말하자면 문명 세계와 이어주던 다리가 불타버린 셈이었기 때문이다. (1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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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다 - 가발공장에서 하버드까지
서진규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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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로 씻은 눈만이 세상을 볼 수 있다.”

-그리스 속담 (311)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갔던 분들 중 정말 많은 분들이 고생을 했습니다. 슈퍼나 세탁소로 어렵게 자리를 잡아 키워낸 이민 2, 3세 중에는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가난 속에서 고학을 해 고등학교를 졸업하지만 여건이 허락되지 않아 대학을 못 가고 가발 공장에서 일을 하게 됩니다. 그러던 중 가정부로 미국에 갈 기회를 얻고 오랜 기다림 끝에 달랑 가는 비행기 표만 끊어 미국 땅을 밟습니다.

 

  언어의 장벽과 수많은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그녀는 성실과 정직으로 사람들의 인정을 받게 됩니다. 사랑에 빠진 채 결혼하게 된 그녀는 곧 환상에서 깨어납니다. 남편의 손찌검이 시작된 것입니다. 끔찍한 결혼생활의 돌파구로 미군에 입대한 그녀는 사병으로의 생활을 시작합니다. 이후 천성적인 낙천성과 성실함으로 장교가 되어 군에서도 인정받고 못다 이룬 학업의 꿈도 이루게 됩니다.

 

  하버드 박사가 되기까지 얼마나 큰 노력이 있었을까요? 늦깎이 대학원생으로 주경야독하는 그녀의 모습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늦은 나이에도 일본어 공부 도전해 일본에서 군 생활을 하기도 하는 그녀의 학구열이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도전에 나이가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많은 사람들이 너무 이른 나이에 포기하는 걸 보면 아마도 그녀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 것입니다. 그녀가 맞닥뜨렸던 수많은 난관들은 아마도 그녀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을 것입니다. 어려움을 통해 나약해지기보다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대들보가 되고자 했던 그녀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남편이 받아온 저자의 싸인이 들어간 이 책을 보며 곧바로 집어든 이유가 아마도 제복 입은 저자의 표지사진 때문일 것입니다. 어린 시절 꿈 중의 하나가 여군이었습니다. 힘든 훈련을 통과하고, 빛나는 제복을 입은 나의 모습을 상상해 보기만 해도 가슴이 뛰었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이룰 수 없는 꿈이 되었지만 그녀를 통해 대리만족하고 싶었나봅니다.

- 영어에 대한 열등의식에 시달리던 나에게 훈련소에서 받은 두 차례의 영광은 자신감을 불어넣어주었고 군생활에도 활력소가 되었다. 앞으로 펼쳐질 나의 새로운 도전을 위한 축포였다. 군에는 어떠한 차별도 없다는 것은 내게 희망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인종과 성별, 나이 따위에 관계없이 우수한 사람은 그에 걸맞는 대우를 받을 수 있었다. 자신감이 생겼다. 더 큰 도전을 해보겠다는 의욕으로 가득 찼다.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차별을 받아야 했던 나에게 미국 군대는 꿈의 무대였다. 여자도 하면 된다! 나는 한껏 내 꿈을 펼쳐보리라 다짐했다. (140-141쪽)



- 놀랍게도 귀신 생각을 쫓느라고 매일 밤 봤던 텔레비전이 내 영어 실력을 늘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텔레비전에 빠져 있다 보면 한 마디 두 마디 아는 단어들이 귀에 들어왔고, 어느 사이 문장이 들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프로그램의 내용을 대충이나마 이해하게 되었다. (2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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