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다 - 가발공장에서 하버드까지
서진규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눈물로 씻은 눈만이 세상을 볼 수 있다.”

-그리스 속담 (311)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갔던 분들 중 정말 많은 분들이 고생을 했습니다. 슈퍼나 세탁소로 어렵게 자리를 잡아 키워낸 이민 2, 3세 중에는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가난 속에서 고학을 해 고등학교를 졸업하지만 여건이 허락되지 않아 대학을 못 가고 가발 공장에서 일을 하게 됩니다. 그러던 중 가정부로 미국에 갈 기회를 얻고 오랜 기다림 끝에 달랑 가는 비행기 표만 끊어 미국 땅을 밟습니다.

 

  언어의 장벽과 수많은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그녀는 성실과 정직으로 사람들의 인정을 받게 됩니다. 사랑에 빠진 채 결혼하게 된 그녀는 곧 환상에서 깨어납니다. 남편의 손찌검이 시작된 것입니다. 끔찍한 결혼생활의 돌파구로 미군에 입대한 그녀는 사병으로의 생활을 시작합니다. 이후 천성적인 낙천성과 성실함으로 장교가 되어 군에서도 인정받고 못다 이룬 학업의 꿈도 이루게 됩니다.

 

  하버드 박사가 되기까지 얼마나 큰 노력이 있었을까요? 늦깎이 대학원생으로 주경야독하는 그녀의 모습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늦은 나이에도 일본어 공부 도전해 일본에서 군 생활을 하기도 하는 그녀의 학구열이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도전에 나이가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많은 사람들이 너무 이른 나이에 포기하는 걸 보면 아마도 그녀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 것입니다. 그녀가 맞닥뜨렸던 수많은 난관들은 아마도 그녀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을 것입니다. 어려움을 통해 나약해지기보다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대들보가 되고자 했던 그녀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남편이 받아온 저자의 싸인이 들어간 이 책을 보며 곧바로 집어든 이유가 아마도 제복 입은 저자의 표지사진 때문일 것입니다. 어린 시절 꿈 중의 하나가 여군이었습니다. 힘든 훈련을 통과하고, 빛나는 제복을 입은 나의 모습을 상상해 보기만 해도 가슴이 뛰었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이룰 수 없는 꿈이 되었지만 그녀를 통해 대리만족하고 싶었나봅니다.

- 영어에 대한 열등의식에 시달리던 나에게 훈련소에서 받은 두 차례의 영광은 자신감을 불어넣어주었고 군생활에도 활력소가 되었다. 앞으로 펼쳐질 나의 새로운 도전을 위한 축포였다. 군에는 어떠한 차별도 없다는 것은 내게 희망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인종과 성별, 나이 따위에 관계없이 우수한 사람은 그에 걸맞는 대우를 받을 수 있었다. 자신감이 생겼다. 더 큰 도전을 해보겠다는 의욕으로 가득 찼다.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차별을 받아야 했던 나에게 미국 군대는 꿈의 무대였다. 여자도 하면 된다! 나는 한껏 내 꿈을 펼쳐보리라 다짐했다. (140-141쪽)



- 놀랍게도 귀신 생각을 쫓느라고 매일 밤 봤던 텔레비전이 내 영어 실력을 늘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텔레비전에 빠져 있다 보면 한 마디 두 마디 아는 단어들이 귀에 들어왔고, 어느 사이 문장이 들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프로그램의 내용을 대충이나마 이해하게 되었다. (2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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