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살리는 건강습관 65 - 빠르게 쉽게 즐겁게 읽는 국민건강 가이드
데이빗 에이거스 지음, 권기대 옮김, 노동영 감수 / 베가북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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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변에서 고령에도 건강하신 분들을 보면 대부분 부지런하시다.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가지고 있다거나 걷는 것을 즐기시는 분들은 같은 연세의 다른 분들에 비해 훨씬 활동적이고 겉으로 보기에도 건강해 보인다. 그 이유가 이 책에 담겨 있었다. 좋은 습관들을 마음에 새기고 생활에서 실천하는 것이 병원에 가거나 약을 먹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이 책은 건강하게 살기 위한 작은 습관들에 대해 짤막짤막하게 65가지로 이야기하고 있다. 평소에 자주 들었던 내용들도 있지만 새로운 것들도 많았다. 생활을 자동화하고, 의료 데이터를 스스로 정리하고 관리하며, 위생적인 생활습관을 갖는 등 널리 알려진 사실들 이외에도 이를 제대로 닦지 않아 입 안에 염증이 생기면 몸 속 다른 어느 부위에도 잘 생길 수 있다는 것, 독감 예방주사는 꼭 맞아야 한다는 것, '스타틴'이라는 약이 암도 예방할 수 있다는 것, 비타민 섭취가 오히려 건강에 나쁠 수도 있다는 것 등 미처 생각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알게 되었다. 염증을 예방한다는 스타틴, 여러 가지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아스피린(저자는 순한 베이비 아스피린을 먹기를 권했다.), 그리고 초기 감기에 비타민보다 좋다는 아연 등 내가 미처 몰랐던 제품의 효능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건 좋지만 무조건 따라 하기보다는 의사와 먼저 상담하고 나에게 맞는지를 따져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저자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하는 것은 가짜 음식을 치우고 진짜 음식을 먹으라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가공식품들로 넘쳐난다. 그런 식품들은 '건강식'으로 둔갑하여 우리의 눈과 마음을 속이고 있다. 방부제나 첨가물이 들어간 음료부터 건강하게 만들었다는 햄, 건강과자 등에 현혹되지 말고 신선한 야채나 과일, 그리고 살코기 등으로 건강한 식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의 습관에 하나 더 보충할 것은 생각을 긍정적으로 가지고 도전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도전하는 일은 우리에게 활력을 주고 보다 젊게 살게 해 준다고 한다. 하지만 모든 도전이 다 좋은 건 아니다. 무모하고 위험한 도전은 오히려 수명을 단축시킬 수도 있다.

 

  이 책에 소개된 간단한 습관들이 몸에 배도록 해야겠다. 반복되는 작은 습관이 우리의 건강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잊지 말아야겠다. 한 번 잃으면 다시 회복하기 어려운 건강을 잘 지켜 사는 동안 늘 즐겁고 활기차게 지내고 싶다. 

- 일주일에 한 번은 뜨거운 물로 시트를 빨고, 어수선한 잡동사니와 전기용품들은 침대에 들이지 말자. 이러한 습관은 건강한 수면 위생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75쪽)

- 이런 이유 때문에(밖에서 받은 스트레스에 최소한 반응을 해주는 공명판 같은 사람이 있는 것) 혈압 검사를 해보면 함께 사는 커플들이 독신으로 사는 이들보다 언제나 결과가 더 좋은지도 모르겠다. (77쪽)

- 심혈관계에 생기는 문제의 밑바닥에 깔린 진짜 원인이 모두 콜레스테롤인 것은 아니다. 어쩌면 만성적인 염증이 그 원인일 수 있다. … 2012년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발표된 어느 연구에서는 무려 3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해본 결과, 스타틴을 복용한 사람들이 암으로 사망할 확률이 현저하게 떨어진다고 했다. (109쪽)

- 몸이 아픈 것에 대처하는 `예술`의 하나는 가능한 한 일상생활의 리듬을 지켜나가는 것이다. (1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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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약 끊기 3개월 프로그램 - 당뇨병 이긴 한의사 신동진의 혈당 관리 비결
신동진 지음 / 비타북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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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 중에 당뇨병이 있지 않는 한 그 병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입니다저도 가까운 분 중에 당뇨를 앓고 계신 분이 있습니다그런데 생각보다 건강하시고 겉으로 봐서는 전혀 그런 병이 있는지 모르게 지내십니다이 책을 읽으며 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당뇨 합병증이 무시무시하다는 말을 들었습니다당뇨로 고생하시는 분들을 많이 접하지 않아 그 심각성을 체험한 바는 아니지만 이 책을 통해 알게 되니 정말 다양한 방법으로 신체를 파괴해 나간다는 것을 알 것 같습니다무조건 양약에 의존하는 보통의 사람들은 점점 내성이 생겨 결국에는 인슐린 주사 없이는 생활이 어려울 정도라고 하니 발병했을 때 잘 관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겠습니다.

 

  이 책의 저자 자신이 당뇨 판정을 받고 높은 당 수치를 기록한 적이 있었습니다청천벽력 같았을 한 가정의 가장이자 한의사인 저자는 약을 먹기보다 다른 방법을 선택하기로 결심합니다바로 음식 조절입니다하루에도 몇 번씩 손가락을 찔러 가며 먹은 음식에 대해 검사를 시작했습니다그 결과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당뇨에 좋은 식품들이 결코 모든 사람에게 좋지만은 않음을 발견하게 됩니다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식습관을 개선하지 않고 몸에 좋다는 것만 먹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고 오히려 해를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식생활을 돌아보아 육류 중독인지 야채 중독인지를 판별하고 반대되는 음식을 주로 섭취하려고 노력하며맞는 음식을 찾기 위해 단일 식품을 먹고 혈당을 재어 리스트를 만드는 일이 가장 중요합니다만약 당뇨 약을 복용하는 사람이라면 바로 끊기보다는 서서히 줄여 나가는 것이 지혜롭겠지요?

 

  이 책을 읽으며 건강은 정말 건강할 때 지키는 것이 중요함을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한번 발병하면 죽을 때까지 함께 가야 한다는 당뇨병에 걸리지 않도록 운동을 해야겠습니다학교가 가까운데도 차를 타던 습관을 버리고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도록 해야겠습니다음식이 바로 우리 몸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고음식을 즐기되 과하지 않게 자신에게 맞는 음식을 골라내는 일들은 건강한 사람에게도 꼭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몸속에 포도당이 남아돌면 세포도 활력을 잃습니다. 서양의학에서는 포도당을 ‘세포의 먹을거리’혹은 ‘영양분’이라고 말하지만, 저는 ‘일감’이라고 표현합니다. 포도당이 넘쳐나면 세포들은 쉬지 못하고 계속 일을 해야 합니다. … 소식을 함 우리 몸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세포의 일감이 줄어 포도당이 쌓이지 않습니다. 혈당도 자연히 떨어지지요. (181쪽)

- 잘 조절되다가도 잠간 마음을 놓으면 다시금 고혈당이 되는 병이 바로 당뇨병입니다. 그만큼 평생 노력하고 관리해야 하는 병이지요. 스스로의 치료 의지가 필요하고, 또 중요합니다. … ‘이제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예전의 식습관과 생활습관으로 돌아가면 혈당은 언제든 다시 치솟을 수 있습니다. 절대 방심해선 안 됩니다. (212쪽)

- 여러 가지 당뇨병 관련 유전자가 밝혀지긴 했으나 당뇨병의 유전 위험도는 비교적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즉, 유전적인 영향보다는 후천적이고 환경적인 요인이 당뇨병 발생에 더 크게 작용한다는 뜻입니다. (2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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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플러스 원 - 가족이라는 기적
조조 모예스 지음, 오정아 옮김 / 살림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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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203588331


  우리나라에서 가족의 개념이 점점 바뀌기 시작합니다. 영국이 배경인 이 책에서도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말하고 있습니다. 전남편의 전 여자친구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를 아들로 키우는 여자 주인공 제스는 전남편과 자신의 딸인 텐지와 자신들이 기르는 개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청소부와 바텐더 일을 함께 하면서 혼자 근근이 아이 둘과 개를 키우는 제스는 하루하루 빚 없이 살아가기가 힘에 부칩니다. 요금 내는 날은 쉼 없이 다가오고 전남편에게 아무 것도 받지 못하는 그녀의 지갑은 늘 말라 있습니다.

 

  이런 그녀에게도 행운이 찾아올까요? 지금까지의 로멘스는 주로 예쁘고 가난하고 어린 여자주인공이 돈 많은 남자를 만나 신데렐라로 산다는 내용이었던 것 같은데 이 책은 독특하게도 아이 둘을 키우는 싱글맘이 원래 부유했지만 감옥에 갈 일을 앞둔 남자를 만납니다. 그들의 만남은 정말 우연이었습니다. 수학 귀신인 딸 텐지의 사립학교 입학을 위해 수학 시험을 치르러 영국의 반대편까지 오래 된 차를 끌고 나가는 초보 운전 엄마. 그들의 시작이 순탄할 리가 없습니다. 버스비가 없어 오랫동안 움직인 적 없던 차를 끌고 나간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그녀가 경찰에게 걸려 차를 뺏기고 엄청난 벌금을 부과 받고 있는 모습을 회사 내부 기밀을 우연히 발설해서 경찰 조사를 받게 된 에드가 본 것입니다. 회사 일로 심난한 데다 아버지를 만나러 가기를 망설이던 에드는 그전날 그녀에게 도움 받았던 것이 기억나 그녀 가족을 태우고 시험장으로 향합니다. 고급 차에 거대한 개까지 태운 그 여정 속에서 그들은 서로의 아픔을 알게 되고 의지하게 됩니다. 

 

  단순한 이야기이지만 저자의 재미난 대사들과 상황 설정으로 웃으며 읽었습니다. 두껍긴 했지만 책을 놓을 수가 없어서 토요일 하루 종일 이 책과 함께 보냈습니다. 저자가 쓴 안락사를 다룬 지난 번 책 <<미 비포 유>>도 한달음에 읽었는데 이 책도 영화 한 편 보듯 상상하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두 편 모두 영화화 된다고 하네요. 전편은 이미 찍고 있고, 이번 것은 준비 중인가봅니다. 영화가 나오면 책과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며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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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감정 - 아무리 노력해도 당신이 행복하지 못한 이유
김용태 지음 / 덴스토리(Denstory)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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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다른 사람의 장점과 단점을 잘 따지고 사람을 판단하기도 하지만 우리 자신을 거울 들여다보듯 바라볼 기회가 많지 않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른 사람들의 예를 통해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었다.

 

  어린 시절의 아픔이나 쓰라린 기억은 자신도 모르게 내면화되어 있다가 어른이 되었을 때 부정적인 방향으로 드러날 때가 있다. 특히 가족에게 받은 상처들은 마음 속 쓴뿌리가 되어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을 찌르게 되기도 한다. 자신의 아픔과 상처를 묻어 둔 채 다른 것으로 부족을 채우려 한다는 것은 근본적인 치유가 되지 않음이 명백하다. 자신에 대해 바르게 알고, 쓴뿌리를 제거하는 것이 화내는 사람으로부터 탈출하기 위한 첫 단계임을 말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화를 내는 경우가 있다. 아마도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어떤 이는 그 정도가 지나쳐 후회할 일을 저지르기도 하고, 어떤 이는 화를 냈는지도 모를 정도로 금방 삭이고,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단순히 그 사람의 인성 때문일까?

 

  불같이 화를 잘 내는 사람이 변해 순한 양처럼 되는 경우를 꽤 많이 보았다. 교회 제자훈련을 받은 후에 부부관계가 회복된 분들을 많이 보았는데 훈련의 과정 중 자신을 들여다보고, 어린 시절의 상처를 들추어내어 해결했다는 것이 그 이유 중 하나라고 믿는다. 이 책에 등장하는 기독교인 부부들도 모두 갈등을 겪는다. 오히려 ‘교회 다니는 사람이 그래?’하는 말을 들을까 겉으로 노심초사 하느라 자신의 감정을 숨긴 채 점점 병들어 가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화난 감정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것인데 어떤 경우 자신이 화를 내는 이유를 모르기도 하고, 심하게는 화를 낸다는 사실 자체도 인식하지 못할 때가 있다. 화가 날 때 그것을 직시하고,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어 어루만질 줄 알아야 한다. 저자가 표현한 감정의 억압(결국 폭발한다)이 아닌 감정의 소화(밝은 데로 드러내어 사라지게 하는 것)를 하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이 책에서는 느낌 알아차리기, 느낌 표현하기, 내 인생의 주제 찾기, 나를 깊이 이해하기, 원치 않는 내 모습 수용하기, 나를 성장시키는 긴 싸움, 새로운 가치관의 탄생의 7단계로 설명하고 있다.

 

  우월감과 열등감은 같은 맥락에서 나오는 감정이라고 한다. 자신을 남과 비교해서 생기는 현상이다. 그런 것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면 인간관계에서 트러블이 생기기 쉽고, 화를 다스리기도 어렵다. 먼저 자신을 남과 비교하고, 쓸모있는 존재가 되어야만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자신의 존재 자체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가짜 감정을 내세우고 뒤에 숨기보다는,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되, 그 표현에 책임을 질 줄 아는 진짜 어른이 되어야겠다.

-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는 정신분석 과정에서 무의식과 억압이라는 중요한 개념을 찾아냈다. 사람은 어렸을 때부터 불안이나 두려움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감정을 억압한다. 화, 슬픔, 수치심 같은 부정적 감정을 표현하면 위험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무의식 속에 꾹꾹 눌러 놓는다. 즉, 불편하고 위험한 ‘진짜 감정’은 속으로 꾹꾹 눌러놓고 비교적 안전한 ‘가짜 감정’을 표현한다. (46-47쪽)

- 미성숙한 부모들은 아이들을 통해서 자신의 감정적 욕구를 충족하려 한다. 이런 현상을 심리적 착취라고 부른다. 부모의 사랑을 잃고 싶지 않은 아이들은 부모를 위해서 살아가는 존재가 된다. 즉, 부모의 할 일을 대신 해주는 역할 외에 부모의 기분을 맞춰주는 정서적 위로자 역할까지 떠안게 된다. 이렇게 부모를 돌보면서 살아가는 아이들을 ‘부모화 아이’라고 한다. 부모화 아이들은 모두 감정노예라고 할 수 있다. 부모의 기분이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안정된 마음을 갖기 어렵다. 늘 불안하고 그래서 눈치가 발달한다. 부모가 원하는 게 뭔지 알아야 혼이 나거나 버려지는 운명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149-1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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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균 쇠 (무선 제작) - 무기.병균.금속은 인류의 운명을 어떻게 바꿨는가, 개정증보판
제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사상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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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퓰리처상 수상작이라는 것 때문인지, 아니면 일본이 우리의 후예라는 주장 때문인지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 한동안 불티나게 팔렸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서평을 올린 것을 보고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은 했지만 두께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 달 인문학모임 도서로 선정되는 바람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중고 도서를 구입하게 되었다.

 

  진화생물학자인 저자는 4부로 나뉘어 있는 이 책의 가장 첫 부분을 인류의 문명이 시작되던 시기의 이야기를 진화론적으로 들려주는 데 할애했다. 크리스찬인 나에게 생소하기도 하고 믿기지 않는 부분들도 있어 첫 장을 읽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두 번째 장에서는 식량 생산이 인류 문명의 발달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말하고 있다. 자세한 곡류의 분류에서부터 왜 농작물화 시키지 못했는지까지 지리적 여건에 따라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도 많았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수렵채집 생활을 하던 사람들이 식물을 농작물화 하는 것에 성공함으로 정착 생활이 가능해졌고,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엄청난 발달을 가져오게 되었다는 것이다.

 

  세 번째 장에서부터는 조금 더 흥미로운 내용이 전개된다. 다른 세계를 정복하기 위해 다니던 유럽인들은 무기와 발전된 기술은 물론 치명적인 세균을 동반한다. 물론 그들이 의도한 바는 아니었을 수도 있지만 어느 지역에서는 무기에 쓰러진 사람보다 세균 감염에 의해 죽어간 사람이 훨씬 많았다고 하니 그 위력이 정말 놀라웠다. 게다가 세균에 감염되어 죽은 사람의 담요를 인디언에게 선물로 주었다는 것을 보고 유럽인의 간교함마저 느낄 수 있었다. 정착생활이 오래 되고, 정복을 하게 됨으로 점점 권력이 생겨나게 되는데 이렇게 생긴 정치 집단은 그들의 힘 이용해 세력을 더욱 확장하게 된다. 발명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오래 전 이미 활자 인쇄의 초기 기술이 발명되었음에도 사람들의 요구가 없음으로 인해 오랜 시간 묻혀버린 사건이 있었다. (크레타의 파이스토스 원판)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말이 정말 잘 어울리는 일이다. 인구밀도가 점점 높아지고 사람들의 요구가 다양해지면서 발명은 날개를 달게 되었다.

 

  네 번째 장에서는 인류사의 발전적 연구 과제를 제시하는데 지역에 따라 왜 발전이 불균형적으로 이루어졌는지 조목조목 들려준다.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인류는 지능의 차이는 별로 없는 데 비해 환경에 따라 사람들의 생활방식이나 사고 구조가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언급한다. 발전된 사회나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지나친 통제도, 지나친 분열도 도움이 되지 않으며, 그 예는 우리가 아는 유수의 회사들로부터 나라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증명된다.

 

  개정판에 심혈을 기울여 담은 일본의 뿌리에 대한 ‘일본은 어디에서 왔는가’라는 논문도 흥미로웠다. 일본의 역사상 큰 줄기인 조몬 문화와 야요이 문화 중 일본 본토인들에 가까운 조몬 문화는 지금 홋카이도 주변에 남아 있는 아이누족의 문화와 비슷했으나 그 후에 발생한 야요이 문화는 지금까지 이어지며 한국의 문화와 유사한 점이 많음이 밝혀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고구려 시대에 많은 사람들이 일본으로 건너갔으며 당시 일본인의 선망의 대상이었다는 것은 몇 년 전 오사카 역사 여행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작은 예: 해태를 닮은 코마이누-고구려의 개) 일본은 인정하기 싫겠지만 지금까지도 고분을 비밀리에 발굴해 훼손을 우려한다는 핑계로 발표하지 않고 있는 것은 그러한 증거들이 속속 발견되기 때문이 아닐까하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저자가 역사를 과학적 바탕에서 이렇게 자세히 전 세계를 아우르며 방대한 양의 저서를 남긴 이유가 무엇일까? 자신의 지식을 자랑하기 위함은 아닐 것이다. 역사는 끊임없이 되풀이 되며, 환경에 따라, 외부 조건에 따라 흥망성쇠를 거듭한다. 역사의 흐름을 읽지 못한다면 그 사회는 오래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다. 그것은 비단 대륙이나 나라를 이르는 것만은 아니다. 소규모 사회에서도 충분히 적용 가능한 일이다. 폐쇄적으로 닫아두기보다는 열린 마음을 가지는 것, 그리고 무질서한 혼돈보다는 질서정연하면서도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는 사회가 가장 발전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 피사로가 성공을 거두게 한 직접적 원인에는 총기, 쇠 무기, 말 등을 중심으로 한 군사 기술, 유라시아 고유의 전염병, 유럽의 해양 기술, 유럽 국가들의 중앙 집권적 정치 조직, 문자 등이 있다. (112쪽)

- 가축화된 대형 포유류는 19세기에 철도가 개발될 때까지 육상 운송의 주요 수단으로 이용됨으로써 인간 사회를 더욱 혁신시켰다. (125쪽)

- 1540년 에르난도 데 소토는 미국 동남부에 진출한 최초의 유럽인 정복자가 되었다. 당시 그가 지나간 인디언 마을들은 주민들이 유행병으로 전멸하여 이미 2년 전부터 텅 비어 있었다. 그 유행병은 해안에 찾아온 스페인인들에게서 전염된 해안 지방의 인디언들로부터 퍼진 것들이었다. 스페인인들의 세균이 오히려 스페인인들보다 먼저 내륙으로 진출했던 것이다. (3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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