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얼굴로 구워삶는 기술 - 세상에서 가장 짧고 쉬운 20가지 심리 법칙
로버트 치알디니.노아 골드스타인.스티브 마틴 지음, 박여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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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빌려 학교에 가져갔다가 연구실에 올려 두었더니 옆반 선생님이 보시고 이건 선생님이 이미 잘하고 계신 것 아닌가요?’하고 말씀하셨다그렇게 되고 싶긴 하지만 아직 부족함이 너무 많아 이 책을 빌린 것인데 어쨌든 기분이 좋았다누구든 자신이 바라는 대로 사람들이 따라와 준다면 싫어할 이가 없을 것이다나쁜 마음을 먹고 잘못된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어떻게 보면 가스 라이팅이라는 요즘 유행어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부정적인 의도가 아니라면 누구나 갖고 싶어 하는 것이 설득의 기술’ 이리라리뷰 쓰다가 알게 되었는데 이 책은 오래전 재미있게 읽었던 설득의 심리학의 저자가 함께 쓴 것이었다.

 

  설득의 기술이 부족한 사람은 다른 이의 거칠음을 탓할지도 모른다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오랜 교사 생활 속에서 아이들을 다그치고 나무라는 것보다는 아이들의 좋은 점을 일깨워주고내가 먼저 친절을 보이는 것이 아이들의 바른생활 태도와 긍정적인 자세에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을 깨달아가고 있다이 책에도 효율적인 설득은 위해 남이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될까보다 내가 다른 이를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를 생각하는 습관을 가지라고 하였다.

 

  책에 나오는 단편적인 방법들 중 공통점 찾기 부분이 재미있었다동향인 분을 만나면 반갑고나와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에게 친밀감을 느끼듯나와 작은 공통점 하나라도 있으면 의견을 모으기 쉽다는 걸 알게 되었다그래서 처음 만난 사람과 어떻게든 연결고리를 만들어 보려고 하나보다만난 지 얼마 안 되는 사람과 협력해야 할 일이 있을 때는 공통점 찾기를 먼저 해 보는 것잊지 말아야겠다치열한 전투 중 크리스마스이브 때 적군끼리 사격을 중지하고서로 연주와 노래를 하며풋볼 경기를 했다는 것이 정말 놀라웠다영국군과 독일군을 하나로 만든 것도 같이 아는 노래서로 좋아하는 풋볼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약속을 말로만 하는 것보다는 쓰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한다학급 운영을 할 때 앞으로의 각오 등을 글로 쓰도록 해야겠다붙여 놓고 스스로 볼 수 있으면 더 효과적일지도 모르겠다작년부터 칠판 옆 게시판에 영화 킹스맨에 나왔던 대사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문구를 써 붙여 놓아서 작년올해 아이들의 매너가 더 좋은지도 모른다하나가 되도록 하는 것으로 학급 이름 정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우리 반은 지금 뽀로로라는 이름으로 한 해를 보내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아이들끼리 더 끈끈하다신년에 한 해 계획을 적어보는 것도 생각만 하는 것보다는 효과적일지도 모른다. ‘왓칭이라는 책에서는 이루고자 하는 바를 그림으로 그려 책상이나 거울에 붙여 두고 계속 보라는 내용이 나온다같은 맥락일 것이다.

 

  책을 읽으며 학교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는 나는 아이들과의 관계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책 중에도 나오지만 이런 법칙들은 아이들에게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효과가 있다고 하니 누군가를 설득하고 싶은 분들은 얇지만 알찬 이 책을 읽으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 본문 내용 ---

 

효율적으로 설득을 잘하는 사람은 스스로에게 누가 내게 도움이 될까?’를 묻지 않는다그보다는 내가 먼저 도움을 줄 수 있는 이는 누구일까?’하고 묻는다설득하고 싶은 사람이나 뭔가를 받고 싶은 사람을 떠올려 보라그 사람을 위해 혹은 그 사람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먼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누가 나를 도울 수 있을까보다는 내가 누구를 도울 수 있을까를 습관적으로 생각하라. (20)

 

- 1914년 12유럽은 가장 처참했던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적군은 서부전선에 바짝 근접했다소리치면 들릴 정도로 가까이 침투한 지역도 많았다전투는 몇 주에서 몇 달로 늘어났고병사들은 반대편 참호에 적군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 점차 익숙해졌다점차 양측이 협력하는 상황이 잦아졌다적군은 일부러 사격을 중지해서 상대 진영이 밤에 전사한 전우를 수색할 수 있도록 도왔다발포를 중단함으로써 상대와 협력하는 일종의 협조 관계는 그 유명한 크리스마스 정전(1차 대전 중 100미터도 안 되는 전장에서 대치하던 영국과 독일군이 <고여한 밤 거룩한 밤>에 맞춰 각각 백파이프를 연주하고 노래로 화답하면서 풋볼 경기도 하고 카드 게임도 했던 일화를 이른다. -옮긴이)’의 토대가 되었다. 1914크리스마스이브에 양쪽 군대는 자발적으로 사격중지를 선언했다병사들은 참호에서 나와 적군과 함께 풋볼 경기를 했다. ... 협력은 설득의 중요한 수단이다. ‘와 로 가르기보다는 우리라고 생각하자. (46-47)

 

누군가에게 좋은 인상이나 영향력을 주고 싶어 하는 이에게 조언을 해주자면 작은 결점을 고백하는 사람이 되라는 것이다그렇게 하면 여러분도 다른 모든 사람처럼 사소한 흠이 있는 인간적인 사람으로 보인다작은 결점을 드러냄으로써 자연스럽게 인간관계를 시작할 수 있으며 상대는 나의 이야기를 들으며 내 진정성과 솔직함신뢰성을 더욱 높게 평가할 수 있다또한 상대는 더욱 편한 마음으로 내 말에 귀를 기울일 것이다. (79-80)

 

교실에서 손을 번쩍 들고어쩌면 한심해 보일지도 모르는 질문을 하는 학생은 두 가지 면에서 자신의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첫째그런 학생들은 학습 내용 외에 추가로 정보를 얻을 것이다둘째아마 다른 학생들도 그 질문에 고마워할지도 모른다어쩌면 다른 학생들도 몰랐던 내용이지만 질문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그랬다면 학급 친구들은 그 질문을 해준 친구에게 고마운 마음을 되돌려주겠다는 일종의 의무감을 갖게 될 수도 있다. (87)

 

정치 연설에서부터 TED 강연에 이르기까지설득에 능한 연사들은 정보와 사실만으로는 청중이 거의 반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청중은 이야기에 반응한다인류애가 담긴 메시지나 제안이 그 어떤 객관적인 정보와 자료보다도 훨씬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다. (99)

 

목표가 뚜렷하다면 그 목표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다른 사람도 같은 꿈을 꾸게 만들 수 있는 이야기를 찾아보라좋은 이야기를 만드는 법에 대해 생각해보라청중이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인물을 찾고그 인물의 동기와 바람을 청중에게 보여주라가능하다면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도표와 표를 사용하기보다는 사람들의 사진을 활용해보라. (103)

 

누군가의 동의를 이끌어내는 첫 번째 단계는 그 사람에게 호감을 사는 것이다그러기 위해서는 그 사람과의 공통점을 보여주면 가능성이 높아진다설득 전에 공통의 배경이나 관심사경험 등과 같은 공통분모를 찾는 준비를 하라설득이나 부탁을 하기 전에 먼저 상대방과 나와의 공통점을 부각시키도록 한다. (111)

 

누군가에게 어떤 부탁을 하기 전에 그 사람의 좋은 점을 생각해보자그리고 대화 중에 그 점을 언급하며 칭찬해보자늘 부탁할 때 칭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평소에도 긍정적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늘 칭찬하는 습관을 만들어보자그렇게 하면 다른 사람들도 여러분을 긍정적으로 보게 되며 여러분의 부탁에 예스라고 말할 가능성도 더욱 커진다. (118)

 

한 연구에서 참가자들에게 자신이 얼마나 다른 사람을 잘 도와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십니까?’하는 질문을 한 뒤 다른 사람을 돕는 과제를 하도록 했는데 이 질문을 하지 않았을 때는 다른 사람을 도운 사람이 29퍼센트였지만 질문에 대답을 한 후에는 77퍼센트로 증가했다때론 상대에게 무언가를 요청할 때상대가 그 요구와 일치하는 행동을 과거 어느 시점에 했다는 사실을 떠오르게 하는 질문을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이렇게 바람직한 행동을 유도하는 전략은 어른이건 아이건 다 통한다. (125)

 

어떤 약속 내용을 자발적이고 공개적으로 적으면 단순한 약속을 실제로 이행하게 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팀원들에게 목표를 종이에 적도록 하면 그 목표에 더욱 전념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함께 자취하는 친구에게 예전에 그 친구가 살던 집이 무척이나 깨끗하고 정돈이 잘 되어 있었음을 부드럽게 상기시켜 주는 것이 협박강요분노의 분출 같은 방식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다현재 같이 사는 집을 청결한 공간으로 만들 수 있는 더 나은 방법이다. (140)

 

저자가 참고한 문헌상식 밖의 경제학인간관계론설득의 심리학(1, 2), 초전 설득관례를 깨뜨리지 않고 원하는 것을 얻는 기술스틱! (174-175)


* 목소리 리뷰

https://youtu.be/rwrbmQaTCIU


https://m.podty.me/episode/16835670 





- 누군가의 동의를 이끌어내는 첫 번째 단계는 그 사람에게 호감을 사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사람과의 공통점을 보여주면 가능성이 높아진다. 설득 전에 공통의 배경이나 관심사, 경험 등과 같은 공통분모를 찾는 준비를 하라. 설득이나 부탁을 하기 전에 먼저 상대방과 나와의 공통점을 부각시키도록 한다. (111쪽)



- 누군가에게 어떤 부탁을 하기 전에 그 사람의 좋은 점을 생각해보자. 그리고 대화 중에 그 점을 언급하며 칭찬해보자. 늘 부탁할 때 칭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평소에도 긍정적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늘 칭찬하는 습관을 만들어보자. 그렇게 하면 다른 사람들도 여러분을 긍정적으로 보게 되며 여러분의 부탁에 ‘예스’라고 말할 가능성도 더욱 커진다. (1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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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만큼 살았다는 보통의 착각 - 나이가 들수록 세상이 두려워지는 당신에게
이근후 지음 / 가디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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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전 이근후 님의 책을 읽은 적이 있다.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라는 나이 듦에 대한 당차고 유쾌한 책이었다이 책에 보니 그 책이 엄청 인기가 있었나 보다익숙한 이름의 작가가 낸 책을 보내주신다고 해서 읽어보고 싶어졌다.

 

  계속 들고 다니며 틈틈이 읽었는데 지난 책에 비해 유머러스한 부분보다는 조금 더 진중함을 담은 느낌이었다. 80대의 시절을 보내고 계신 그의 글에서 나이 들어 약하다거나 자존감이 떨어지기보다는 오히려 더 혜안을 가진 여유가 느껴졌다정신과 전문의로 인생의 반 이상을 살아온 그는 모든 말과 행동에 의사 다운 면모가 숨어있을 것 같다나도 알게 모르게 교사 같은 사람이 되어 있는 것처럼 말이다때로는 종교인에게도 내담자에게 충고하듯 하는 당찬 모습이 너무 귀엽다.

 

  오랜 세월을 살아온 사람들은 짧은 생을 살았던 사람들보다 상대적으로 고난의 시간에 대한 기억이 많을 것 같다나는 왜 이런 험난한 생을 살았을까를 원망하기보다 그로 인해 더 단단한 지금의 자신이 있음에 감사해야 한다고 하였다고통은 인내를인내는 강함을 낳는다는 성경 속 한 구절 같은 말이다이번 책에서는 속담이나 격언도 많이 등장한다세월이 약이라거나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을 마음 깊이 이해하는 이유는 그 세월을 살아왔기 때문일 것이다.

 

  책의 내용 중 오래전 교장선생님의 훈화 말씀으로부터 갖게 된 등반의 꿈은 30년이 훌쩍 지난 후에 이루어지는데 그걸 생각하면 포기하지 않고 꿈을 꾸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꿈은 비단 어린이들이나 청소년만 꾸는 것이 아닐 것이다나이가 들어도 끊임없이 꿈을 꾸고 도전하는 것자신의 신체적 한계를 깨닫고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것그리고 할 수 없어진 것들에 좌절하지 않고나이가 들어 더 잘할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하는 것이야말로 노년의 생을 보람되게 살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자신에게는 찾아올 것처럼 생각하지 않고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노년의 삶과 죽음은 사고를 당하지 않는 한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과정이다무조건 두려워하거나 피하기보다 매 순간을 유쾌하게 상황을 관조할 수 있는 여유를 가져야겠다말처럼 쉽지는 않겠지만 말이다저자의 말처럼 결코 잔소리꾼은 되지 말자




* 위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 받은 책을 읽고 

본인의 솔직한 생각을 적은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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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쓰지 않을 수 있겠어요 - 이 불안하고 소란한 세상에서
이윤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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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쓰기에 관한 책이라면 무엇이든 반갑다이 책도 도서관에서 설레는 마음으로 빌려 와 읽었다국문학을 전공하고 고등학교에서 국어와 문학을 가르쳤다는 작가의 문장은 참 세련되었다읽고 있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문장들이 있는데 이 책이 그랬다교사 생활도회사 생활도 그만두고 지금은 글을 쓰는 사람이 되었다가끔은 과거가 그리울 때도 있을 테지만 넉넉지 않은 주머니에도 지금이 더 행복해 보인다하고 싶었던 글을 마음껏 쓸 수 있는 시간은 돈과 맞바꿀 만한 가치가 있으니까작가는 낮에 기분 나쁜 일이 있어도 걱정이 없다글로 쓸거리가 생긴 것이니그 마음을 나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특별한 일이 생겨 가끔은 몸이나 마음이 힘들 때가 있는데 그럴 때면 글 쓸 거리가 하나 생긴 것 같아 한편 설레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국어 교사로 아이들에게 문학을 가르치고출판사에서 책을 만들면서 그녀는 국어 문장과 뗄 수 없는 관계를 이어왔다그것이 지금의 그녀를 있게 했는지도 모른다힘든 중에도 글을 쓰는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아름다운 우리말로 이루어진 텍스트를 하루 종일 접할 수 있다는 것을 그녀는 지금도 다행이었다고 생각한다책으로 만들고 싶었던 이의 짧은 생을 안타까워할 정도로 누군가의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어내는 것에 애정이 있다자신이 쓴 책이 도서관에 오래도록 남겨진 걸 생각하며 한편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기도 했을 것이다.

 

  책의 앞부분은 감성적이고 활달하지 못했던 성격 때문에 우울감을 느꼈던 일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스스로를 바꾸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고그런 분투가 아마도 일찍 조직 생활을 그만두게 되었던 동기였는지도 모른다글을 쓰는 사람은 어느 정도는 슬픔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그녀의 논리다실제로 아픔을 글로 이겨낸 분들이 많다책에는 아들을 잃고 정신없이 써 내려갔던 박완서 님의 일기 한 말씀만 하소서가 예로 등장한다궁금하긴 한데 너무 슬플까 봐 걱정되어 감히 책을 못 펼 것 같다중간 이후는 정말 유쾌하다읽다가 키득거린 곳도 많다박막례 할머니의 팬이라니할머니와 손녀가 냈다는 책도 읽어보고 싶다. 10년 지기 주부임에도 고장 난 전기밥솥 앞에서 망연자실하는 그녀는 요리와는 덜 친하다인터넷에 검색하여 냄비밥을 오랫동안 지었다는 부분이 너무 재미있었다.

 

  다소 소심하고 내성적인 저자에게 혼자 글 쓰는 밤 시간이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꿀 같은 순간 이리라너무나 평범했던 그녀의 어린 시절 아파트 생활기가 이렇게 재미있게 쓰일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뛰어난 기억력은 어린 시절의 장면들을 고스란히 불러낸다원래 작가의 자질을 가졌던 사람이었을까나의 짧고 단편적인 어린 시절 기억들.

 

  이 책은 제목이 정말 좋다불안하고 소란한 세상에서 쓰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작가라는 숙명누군가는 그것을 그림으로 풀고누군가는 격렬한 운동으로 하겠지만 작가들의 방식은 글로 토해내는 것이리라그럼에도 자신의 운명을 행복으로 여기는 저자는 앞으로도 세상을 향해 수많은 배를 띄울 것이다말보다 글이 편한 이들의 행복 찾기


* 목소리 리뷰

https://www.youtube.com/watch?v=e7IfEeO74XQ

https://www.podty.me/episode/16809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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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두려워하는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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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받은 이유는 더글라스 케네디라는 유명 작가의 책을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제목을 많이 들었는데 왜 읽어볼 생각을 못했던 것일까책을 받아 보니 도심 배경으로 운전을 하는 사람의 그림이 멋졌다.

 

  앞부분은 우버 운전을 하는 전직 회사원의 암울한 하루하루 이야기이다꽤 높은 자리에 있었지만 회사에서 나온 후 적당한 직업을 찾지 못하고 결국 손님을 태우는 우버 기사가 되었다고객에 대한 배려는 있지만 기사들에 대한 배려는 없는 우버에 속한 그는 고객의 폭언을 참고 잠도 줄여 가며 생활비를 위해 운전대를 놓지 못한 채 살고 있다아내와 남처럼 지낸 지 오래인 그에게 유일한 희망은 아빠의 마음을 잘 알아주는 딸 클라라뿐이다.

 

  그런 그에게 새로운 인연이 찾아온다불의의 사고 혹은 또 다른 이유로 아이를 지우고자 하는 여성들을 돕는 엘리스를 만난 것이다그녀를 내려준 후 갑자기 생긴 큰 사건은 그의 마음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다임신중절 수술을 반대하는 단체에서 벌인 일이었고그 단체에는 아내와 친구 토드 신부도 관여되어 있다다시는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할 일이 또 생기고그는 완전히 다른 삶을 맞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불편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성인을 위한 소설이므로 담배나 술심지어 캘리포니아에서는 합법인 약물에 대한 이야기도 등장하여 청소년은 읽지 않았으면하는 생각을 하며 책을 읽었다그리고 이 책에서 자신만 옳다고 생각하는 종교를 바탕 한 단체의 폭력적인 일들도 마음에 걸렸다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미국도 좌우로 나뉘어 가족 간친구 간에 오해와 다툼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선을 빙자한 악약자를 옹호하는 선하지만 자신이 믿고 있는 것이 과연 모두 옳을까에 대한 질문을 작가는 던지고 있다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어떤 폭력 행위도 정당화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하지만 너무나 완벽하게 그려진 천사 같은 엘리스라는 인물도 소설 속에나 있을지도 모른다대화할 때 정치와 종교 이야기는 꺼내지 말라는 불문율에도 작가가 이 책을 쓴 것은 임신중절이라는 뜨거운 감자에 대해 화두를 꺼내기 위함일 것이다여러 생각을 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책이나 이 책 또한 어느 한 면만을 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작가가 쓴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다.


위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 받은 책을 읽고 

본인의 솔직한 생각을 적은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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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 비룡소 걸작선 13
미하엘 엔데 지음, 한미희 옮김 / 비룡소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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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아주 어렸을 때 부모님을 따라 시골 깡촌에서 3년 동안 살았는데 그 짧은 시간 동안 있었던 많은 일들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그중 하나가 어느 밤에 거대한 흰 막을 치고 영화를 상영했던 일이다영화 내용은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지만 영화가 시작되기 전 사람들을 불러 모으기 위한 노래가 생각난다모모는 철부지 모모는 무지개 모모는 생을 쫓아가는 시곗바늘이다하는 노래였다반복을 했던 것일까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 기억나는 이유가 궁금하다아마도 그 이후에 나도 모르게 계속 들어왔는지도 모른다실제로 그런 노래가 있나 검색해 보니 정말 똑같은 음과 가사로 노래하는 가수가 있었다그때 혹시 상영되었던 영화가 모모였나 찾아보니 그 영화는 그 이후에 만들어졌다어쨌든 모모에 대한 기억은 그 노래가 처음이다.

 

  그로부터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서 모모라는 책이 있다는 걸 알았다아마도 이번에 읽은 것이 세 번째 인 것 같다처음에 읽었을 때는 무슨 내용인지 잘 이해하지 못했다두 번째 읽었을 때 무언가 느껴지는 것이 있었다등에 글이 새겨지는 거북과 회색 신사에 맞서는 모모의 용기가 멋지다 여겼다이번에 다시 읽어 보니 그 전과는 또 다른 감동이 있었다어린 왕자라는 책을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나에게는 모모가 그렇다반 아이들에게도 모모 이야기를 자주 들려준다경청하는 사람이 되라는 말을 하고 싶을 때 꼭 생각난다.

 

  모모는 어느 대도시에 있는 허름한 원형 극장에 살고 있다 부모가 누군지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는 채 함께 살 자는 사람들의 제의를 거절하고 혼자 지낸다하지만 사람들이 모모를 수시로 찾는다그 이유는 모모가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기 때문이다싸우던 사람도 왔다 화해하게 된다언제부턴가 사람들은 회색 신사의 꼬임에 넘어가 다른 이를 위해 시간 내는 것을 아까워하며 무엇이든 빨리빨리 하려고 한다심지어 아이들까지 시간이 아까워 탁아소에 가 노는 것을 배운다비단 이 이야기의 배경인 대도시에서 일어나는 일만은 아닐 것이다우리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 남을 위한 시간을 줄인다하지만 모모에게는 그건 형벌이다그것은 회색 신사들의 타깃이 된 이유이기도 하다.

 

  나는 시간이 아까워 종종걸음 한 적은 없을까 돌아보게 된다사실 나의 모습이 회색 신사에 속아 넘어간 대도시 사람들의 그것과 다르지 않음을 알고 소스라치게 놀란다다른 이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관심을 갖자적어도 나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만이라도남들이 사는 대로 똑같이 살 것인가아니면 모모처럼 나만의 철학을 가지고 살 것인가오래전 이 책을 학급문고로 가지고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보이지 않아 이번에 다시 헌책으로 구입했다천 원도 안 되는 중고 책이 있었다모모반 아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들 중 하나이다.


 * 목소리 리뷰

https://www.youtube.com/watch?v=qLE-Rfn138Y

https://www.podty.me/episode/16775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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