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보이 - 전면개정판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1
팀 보울러 지음, 정해영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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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판 120쇄를 돌파했다는 리버보이를 만났다. 오래전 아이들 책장에 내가 어딘가에서 구입해 꽂아 둔 이 책을 읽지 않고 있었던 기억이 난다. 책 정리하면서 헌책방, 혹은 재활용으로 버려졌을 이 책을 그때 만났더라면 어땠을까?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이제라도 읽게 된 게 다행스럽다. 선생님들이 권하는 청소년 분야 베스트셀러인 이유를 알 것 같다.

부모님은 아픈 할아버지와 제스(제시카)를 데리고 할아버지의 고향으로 온다. 집이 불타는 비극을 뒤로하고 고향을 떠났던 할아버지가 인생 말년에 다시 고향을 찾고 싶어진 것이다. 강변에서 살았던 소년은 노인이 되었다. 할아버지의 모습만 기억하는 제스는 할아버지에게도 어린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떠올릴 수 있을까? 

내가 자라는 동안 ‘할아버지’라는 존재를 만난 적이 없다. 친할아버지는 태어나기 전 돌아가셨고, 외할아버지는 일본에서 다른 가족과 산다고 들었다. 대신 친할머니, 외할머니, 외증조할머니, 이렇게 세 분의 할머니가 계셨다. 외증조할머니는 내가 어렸을 때, 친할머니도 학창 시절에 돌아가셨고, 외할머니는 내가 아이들을 키울 때 돌아가셨다. 멀리 떨어져 있어 세 분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 언제나 젊을 것 같던 나도 나이가 들어 엄마의 나이가 되고, 할머니의 나이가 된다. 강물이 흘러 바다로 가는 것처럼 말이다.

강을 다시 찾은 수영 잘하는 제스는 강을 바라보기만 해도 좋다. 그곳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까만 머리의 키 큰 소년, 그녀는 그를 리버보이라 부른다. 할아버지가 아픈 몸으로 그리고 있는 그림의 제목 말이다. 괴팍한 할아버지는 자신을 지극 정성으로 돌보는 아들을 함부로 대하기도 하고, 찾아온 친구 알프레드 할아버지를 무시하기도 하며 몸이 아픈 것을 불친절로 표현하지만 제스에게만은 따뜻하다. 그럴수록 제스는 할아버지에게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 때문에 힘들다.

자극적이지 않은 아름다운 문장으로 이루어진 청소년 소설이라 읽는 동안 행복했다. 아이들에게도 그럴 거라 믿는다. 아이들에게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언젠가는 바다(훌륭한 어른)에 도착한다는 생각으로 이겨낼 수 있기를 바란다. 청소년뿐 아니라 어른 독자에게도 위로와 울림을 주는 책이다. ​

​* 위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지급받은 책을 읽고 솔직한 마음을 기록한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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