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n Table's 샐러드 수업 - 자연주의 쿠킹클래스 ‘그린테이블’의 시크릿 레시피 그린테이블 1
김윤정 지음 / 비타북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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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354723082


 

요리에 그다지 재능도 관심도 없었는데 얼마전 아이들 덕분에 알게 된 ‘냉장고를 부탁해’라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요리가 거창하거나 어려운 게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냉장고 속 재료로 15분 만에 뚝딱 근사한 요리들을 탄생시키는 쉐프들이 정말 멋있었습니다. 그 후 우리집 냉장고 속 재료들로 새로운 배합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차에 좋은 선물을 받았습니다. 요리책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라 색다른 기분이었습니다. 다음 주에 손님들이 집에 오실 예정이라 무슨 요리를 할까 고민하던 것들이 이 책을 통해 해결되었습니다. 그동안 가장 잘 만들고 싶은데도 자신 없는 요리가 바로 샐러드였거든요.

 

  책에는 재료 손질부터 조리 방법, 그리고 각 샐러드에 맞는 소스 배합까지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돼지고기나 소고기, 닭, 오리, 연어 등 야채뿐 아니라 다양한 재료들이 들어간 샐러드가 그렇게나 종류가 많은지 처음 알았습니다.

 

  요리책을 쭉 읽으며 만들어 보고 싶은 요리마다 포스트잇을 붙였습니다. 그러고 나니 갑자기 요리가 하고 싶어졌습니다. 가까운 마트에 가 필요한 것들을 사 왔습니다. 나와 있는 샐러드 중 저장해 두고 먹을 수 있는 몇 가지를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콘샐러드, 몸에 좋은 무&비트 샐러드 그리고 당근 초절임을 했습니다. 모두 새콤달콤한 요리입니다. 초절임을 좋아하지만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만드는 것마다 생각보다 맛이 좋아 신기했습니다. 


  낮에는 집에서 키우던 상추 화분에서 치커리랑 상추랑 겨자 잎을 뜯어 냉장고에 있던 대추토마토와 오일드레싱을 얹어 먹었습니다. 간만에 먹는 신선한 야채들 덕분에 한결 건강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책을 보니 조그마한 밭이 딸린 전원주택에 살고 싶은 마음이 더 간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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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손홍규 장편소설
손홍규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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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350021061


 이 소설을 읽는 동안 이전에 읽은 두 책이 떠올랐다. 첫째는 <<고도를 기다리며>>인데 말장난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도 철학을 담고 있는 재미난 대화글 때문이다. 두 번째는 <<더 로드>>이다. 그 이유는 가까운 미래에 핵폭탄으로 인해 인류가 망한 이후 살아남은 사람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비슷한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이 책에는 그 어떤 책에서도 볼 수 없는 묘한 분위기와 스토리가 있다. 섬뜩한데도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힘을 지니고 있다고나 할까?

 

  이 책을 읽는 동안 궁금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왜 등장인물들에 이름이 없을까? 심지어 주인공도 '소년'과 그 '동생'으로 그려진다. 함께 다니는 할아버지는 그냥 '노인', 그리고 아주머니는 '여자'로 표현되어 있다. 그리고 동생이 왜 헬멧을 쓰고 있는 건지 궁금했다. 뒤쪽에 어렴풋이 짐작할 수는 있지만 구체적인 이유를 꼬집어 설명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이렇게 많은 사람이 살고 있는 서울이 왜 파괴되었는지에 대한 내용이 나오지 않는다. 폭격으로 인함이라는 말은 있지만 왜 폭격을 당했는지가 명확하지 않았다. 대낮에 돌아다니는 짐승과 괴물들은 도대체 무엇일까? 소설의 마지막에 이르도록 이런 물음들에 명확한 답이 나오지 않아 답답했지만 그래서 더 책을 놓을 수 없기도 했다. 마지막 글쓴이의 말에서 이들의 존재를 '좀비라 불러도 좋고 무어라 불러도 좋다'(282쪽) 라고 하는 걸 보니 정상이던 사람들이 무언가 다른 존재로 변화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소년은 변해버린 사람들을 지켜보지만 자신은 그렇지 않음을 절망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한다. 하지만 세상은 이미 다른 존재들로 인해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 적인지 친구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세상, 가족마저도 변해버리는 세상이 온다면 정말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세상으로부터 철저하게 버림받은 소년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소설의 초반부에 비해 뒤로 갈수록 무섭고 암울하기까지 하다. 이 이야기가 단지 괴물 이야기로만 여겨지지 않고 다른 의미로 다가오기도 했다. 멀쩡해 보이지만 인간성을 상실한 현대인들 속에서 시를 쓰는 사람이 남아 있다면 그가 보는 세상은 아마도 소설 속 세상과 비슷하지 않을까? 살아남기 위해 서로를 물어뜯는 일부 정치인들을 보면서 평범한 사람들이 느끼듯이 말이다. 너무나 깔끔한 문장과 철학이 있는 통통 튀는 대화문, 그리고 기발한 상상에 대해 진심으로 박수를 보내고 싶다.

- 야행성 맹금류의 울음이 들려왔다. 노인은 소년에게 담뱃갑을 내밀었다.
"피울래?"
"괜찮아요."
"괜찮지 않아. 세상이 변했으니까."
"어르신이 제게 담배를 권할 만큼이겠죠."
"담배를 거절할 만큼 무례해진 것도 변한 거란다."
"변하지 않는 것도 있어요."
"넌 원래부터 세상 따위와는 상관없이 살았다는 듯이 말하는구나."
"세상이 저를 상관하지 않았죠."
"그게 그거다."
"그건 그게 아니에요."
"그게 그것이 아닌 것도 그거다." (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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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경사 바틀비 클래식 보물창고 24
허먼 멜빌 지음, 한지윤 옮김 / 보물창고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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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제를 위해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렸습니다. 흔치 않은 책인데 다른 도서관 책을 내가 다니는 도서관에서 빌릴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뀌어 얼마나 편한지 모릅니다. 시 전체 도서관의 책을 검색해서 집 근처 도서관에서 빌릴 수 있는 건 예전에 꿈도 못 꾸던 일이니까요.

 

  모비딕을 쓴 허먼 멜빌은 살아생전에는 큰 인기를 누리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너새니얼 호손을 동경하여 그의 집 근처 농장에서 살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바틀비는 어쩌면 작가 자신의 단면일지 모릅니다.

 

  화자인 변호사는 터키와 니퍼즈라는 별명을 가진 두 명의 필경사를 고용하고 있었습니다. 일이 많아지면서 한 명을 더 고용할 필요를 느끼게 되는데 이때 바틀비를 채용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아주 일을 꼼꼼하게 해 화자를 만족시킵니다. 하지만 점차 자신이 하기 싫은 서류검토 작업을 거부하면서 화자를 곤경에 빠트리기 시작합니다. 그의 기이한 행동은 갈수록 정도가 심해져 심지어 화자는 자신의 책상에서 꿈쩍 않는 바틀비를 피해 사무실을 옮기기까지 합니다. 그런데도 건물을 나가지 않고 배회하던 바틀비는 건물 주인의 신고로 경찰에 잡혀가게 됩니다. 감옥에서 그는 적응할 수 있을까요?

 

  이 책을 읽으며 화자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너무나 고집 세고 무기력한 바틀비를 보며 끝까지 인내하고 도우려 했던 화자였지만 어떻게 보면 바틀비가 망가지도록 한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물론 자의가 아니었지요. 바틀비가 하기 싫은 일을 거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심지어 먹는 것마저 포기한 그는 어떤 생각으로 지냈을지 정말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유가 명확히 나오지 않습니다. 단지 화자의 짐작에 주인을 잃은 편지를 태우는 일을 하던 것으로 인한 정신적 상처 때문이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수업하다 보면 하고 싶은 일만 하고, 하기 싫은 일은 마지못해 하거나 거부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아마도 화자를 잘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은 그런 입장이 되어 보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화자처럼 그런 아이들을 인내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늘 필요합니다. 


  결국 먹기도 거부하고 죽음에 이른 바틀비는 마음의 병이 든 것이었을까요? 자신이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은 동안 행복했을까요? 공교롭게도 다음에 빌린 책이 <<아무 것도 하지 않을 권리>>입니다. 바틀비는 아마도 이 권리를 강력히 행사했던 사람이 아닌가 합니다. 어쩌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바램일 수도 있습니다. 바틀비의 최후를 비참하게 그린 허먼 멜빌이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한 것은 무엇일까요?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작품을 쓰기보다는 자신이 쓰고 싶은 내용만 쓰고자 했던 외로운 그의 삶을 반영하고자 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



- 나에 대해 말할 것 같으면 오래전부터 평탄한 삶이 최고라는 확신을 갖고 살아온 사람이다. 비록 격정적인 순간들도 많고 늘 긴장해야 하며 때로는 여러 크고 작은 소동에 휘말리게 되는 직업을 갖고 있지만 아직까지 나는 그런 것들 때문에 내 평화를 깬 적은 없다. (8쪽)

- 그의 필사는 빠르고 깔끔했으며 행동거지 또한 신사다웠다. 게다가 옷도 언제나 멀끔하게 차려입고 다녔다. 이런 것들은 알게 모르게 나의 변호사 사무소에 대한 평판을 좋게 만들었다. (16쪽)

- 그날 아침에 본 것으로 인해 나는 그 필경사가 불치의 병을 앓고 있는 희생자라고 인정하게 되었다. 나는 그의 육신에게 자선을 베풀 수 있었다. 하지만 그를 괴롭게 하는 것은 육체가 아니었다. 그는 영혼이 아픈 사람이었다. 나는 그의 영혼에까지는 닿을 수 없었다. (4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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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하루
마르탱 파주 지음, 이승재 옮김, 정택영 그림 / 문이당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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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책방에서 제목만 보고 이 책을 구입했다하루의 이야기를 가지고 한 권의 책을 쓰다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오래 전에 ‘One Fine Day’라는 기분 좋은 로맨틱 영화를 본 적이 있어서인지 그 영화처럼 달콤한 내용일 거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책을 펼쳤다하지만 내용이 정 반대였다.

 

  암울했던 작가의 젊은 시절 실제로 생각했던 것들을 글로 쓴 자전적 소설인 이 책은 온통 거짓말투성이라고 여겨질 만큼 불안한 심리상태에서 기인한 상상을 사실인 것처럼 기록해 두었다특히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상상한 것을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다는 듯이 표현한 것을 읽으며 당시의 불안정한 심리적 상황을 짐작할 수 있었다.

 

  뱃속에 큰 상어가 살고거리의 사람들이 죽어 가고자신의 아파트는 온통 무시무시한 도구들로 가득하다고 천연덕스럽게 말한 그는 몇 번을 죽은 후에 출근을 한다출근길 역시 그의 무한한 상상의 나래 아래 황당한 일들이 벌어진다회사에서는 회의 기피 증세를 보이고퇴근 후에는 그동안 소원했던 친구들의 가짜 장례식도 치른다다시 잠자리에 들어가려는 그는 승강기에 숨어 행인을 사진으로 찍는 자신의 휴가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기도 한다.

 

  황당하고 무섭고 한편으로 우스꽝스럽기도 한 그의 하루는 어쩌면 현대인들이 늘 겪는 일들을 과장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하루에도 몇 번씩 하기 싫은 일보기 싫은 사람과 마주해야 하고내면의 진실한 영혼의 만남은 점점 줄어들고대신 공적인 관계들로만 뭉친 외로운 현대인그는 심지어 다복한 가정으로 보이기 위해 가짜 아내가짜 자녀와 함께 사진을 찍어 책상에 올려 두는 맹랑함도 보여준다.

 

  작가가 이 소설에서 들려주는 이야기 중 몇 퍼센트가 정말 있을 법한 내용일까이런 이야기를 읽으면서 눈살을 찌푸리지만은 않는 이유는 이런 사람도 있는데 나 정도면 정말 행복하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기 때문일까장난꾸러기 같은 곱슬머리 프랑스 청년(지금은 장년이 되었겠지만)의 기발한 이야기였다.


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340978146



-"휴스턴? 사회적 공허 속으로 뛰어들 준비가 다 되었다." (32쪽)

- 나는 담배를 끊기로 결심했다. 담배를 피워 본 일이 없으니 끊는 게 문제가 될 리 없다. 무엇보다 사내에서 금연 의지를 보여주는 것은 높은 점수를 따는 데 유리하다. (133쪽)

- 난 월급을 받으면 무조건 에밀리 디킨슨의 전집을 사 모은다. (153쪽)

- 난 튼튼하고 질긴 재질로 만들어진 옷만 골라 입는다. 왜냐하면 그 옷들과 함께 늙고 싶기 때문이다. (1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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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개 행진곡
김종광 지음 / 뿔(웅진)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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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네에 동물병원이 생겼습니다. 누가 갈까 했는데 지나가면서 볼 때마다 사람들이 사랑하는 강아지를 한 마리씩 안고 대기실에 앉거나 서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어릴 때 강아지 두 마리를 키운 일이 있습니다. 친구가 주었던 그 강아지를 데리고 집에 온 첫 날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흰 털이 예뻤던 그 조그마하던 강아지들을 무릎에 하나씩 앉히고 안고 있기도 하고, 우유를 그릇에 부어 입 가 털에 우유를 하얗게 묻히며 먹는 모습을 지켜보기도 했습니다. 언제부턴가 너무나 덩치가 커져버린 데다 변을 여기저기에 누는 바람에 할머니께서 마당에 묶어놓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곤 나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버렸습니다. 급기야 덩치가 산만해진 그 아이들 곁을 지날 때면 나에게 달려드는 게 무섭기까지 했습니다. 그 아이들의 최후가 너무나 비참해 글로 쓸 수가 없습니다.

 

  이후로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한 일이 한 번도 없습니다. 그런 내가 디지털 대학교 교수님이 쓰신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다작하신 그분은 어린 시절 강아지를 무척이나 사랑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을 쓰시게 되었을 것입니다. 이 책에는 개가 똥개라고 무시당하지 않고 천연기념물로 보호 받기를 간절히 원하는 바람이 담겨 있습니다. 개의 입장에서 인간들의 사회를 욕하기도 하고, 우스꽝스럽게 풍자하가도 합니다. 욕이 많이 등장하기도 해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지만 이 책을 통해 여름 한 철 지나기 어려운 개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이 책에는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등장합니다. 사람이나 개의 이름은 그들의 성품을 본 따 '혁명이', '빡사', '방황이', '백두녀' 등 듣기만 해도 어떤 성향을 가졌을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초개'라는 '초인' 비슷한 개는 책을 읽기도 하고, 인터넷으로 사람들을 선동하기도 합니다. 그들이 바라는 대로 사람과 개가 모두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이 올까요? 혁명에는 엄청난 희생이 따릅니다. 우리와 가장 가까이 있는 동물 중 하나인 개. 그런 개를 사랑하는 사람, 개를 먹고자 하는 사람, 개에게 관심 없는 사람 모두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 같은 책입니다.


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329828058

- 그녀는 서재에서 보름 동안 잠만 잤다. 20,000권의 책 중, 아무 거나 뽑아도 딱 5분만 보면 잠이 왔다. 문학도로서는 치명적이게도, 책만 보면 잠이 오는 체질이었던 것이다. 잠만 오면 좋은데 악몽도 꾸었다. 책장이 무너지고 그 책장에서 쏟아져 나온 책에 깔려 죽는 꿈이었다. 3층 작업실에서도 거의 잠만 잤다. 인터넷을 조금 한 뒤에, 글을 쓰기 전에 잠깐만 쉬어야지 하고 침대에 엉덩이를 붙였는데, 눈을 떠보면 대여섯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시간이 부족할 때는 읽기는 안 되더라도 조금이나마 써지기는 했던 글인데, 가진 게 시간밖에 없는 여인이 되자 모니터만 봐도 잠이 왔던 것이다. (109쪽)

- 인간들은 사이버를 개인의 자유를 만끽하는 장으로 생각하지요. 그런데 생각해 보세요. 인간들은 사이버를 통해서 그 많은 사람들이 똑같은 것을 통해서 거의 똑같은 생각을 하며 거의 똑같은 일을 하고 있잔ㅎ아요? 그것도 하루의 대부분을! 사이버는 텔레비전을 1억 대 합친 것보다 더 위력적으로 인간을 통제하고 있어요. 그런데 인간들은 그걸 자유라고 착각한단 말이지요! 참으로 아이러니해요! (1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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