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혁명
임현진 지음 / 지식과감성#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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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567369559


  변화에 적응하는 속도가 한없이 느린 편이라 혁명이나 변화가 두렵게 느껴지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지금까지 사용하던 종이로 된 돈의 뒷면에 이렇게 큰 국가 간의 알력이 숨어 있는지 이 소설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현직 세무 공무원이 썼다는 이 책은 전문 작가의 노련함은 조금 부족합니다대화가 너무 길게 이어진다거나 대사 속에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이 고스란히 들어있다거나 하는 것그리고 묘사보다는 설명이 많은 것 등이 그렇습니다하지만 이야기의 형식을 빌려 작가가 앞으로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에 대해 잘 알려주고 있습니다멀지 않은 미래에 정말 이런 일들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걱정되기도 하고기대되기도 했습니다.

 

  달러가 세계의 화폐가 되면서 미국은 오랫동안 패권을 장악해 왔습니다하지만 점점 커 가는 중국이 그대로 보고 있지만은 않을 것입니다.미국의 상황에 따라 돈을 많이 찍어내기도적게 찍어내기도 해 다른 나라에 손해를 끼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통해 처음 생각해 보았습니다.) 달러에 대한 대책으로 나온 유로화도 처음에는 서로를 견제하며 안정되어 가는가 했더니 오랜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 권지혁은 테미스라는 실물화폐를 유통하는 회사를 차려 점점 거대해져가고 있습니다중국이나 유럽에서 탐낼 만큼 달러에 대적할 대안으로 떠오릅니다달러에 대한 위협 때문에 미국은 군사적 압박을 가해 오기도 합니다가상 시나리오지만 급박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결국 자신의 지분을 포기하고 여러 나라에 힘을 나눈다는 행복한 이야기이지만 경제용어에 어두운 나에게는 쉬운 내용이 아니었습니다읽으면 읽을수록 정말 가능한 이야기일지실물이 화폐가 될 수 있을지보유하고 있어 가치가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점점 가치가 떨어진다면 불이익이 아닌지여러 가지 의문점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습니다.

 

  이 책을 읽은 후에 검색해 보니 실물화폐라는 개념이나 새로운 화폐에 대한 대안들이 공공연하게 오랫동안 논의되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새로운 화폐 개념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집니다.




- 가상화폐는 실제적인 가치 기반이 전혀 없이 사람들의 잘못된 믿음에 근거해 통용되고 있었습니다. 마치 폰지 사기처럼 먼저 산 사람들에게 나중에 산 사람이 원금과 이익을 지급하는 형태로 가격이 올라갔고 이후 가치를 의심받는 순간이 오자 가상 화폐는 그저 온라인에 떠도는 숫자 조각에 불과한 것이 됐죠. (33쪽)

- 신용화폐는 인플레이션 같은 화폐적 현상에 의한 실물경제의 왜곡을 일으킵니다. 중앙은행이 화폐를 찍어 내면 화폐가 많아지고 화폐가치는 하락하게 됩니다. 당연히 물건 값은 오르죠. 신용화폐를 발행하게 되면 자산 가치가 상승하기 때문에 자산을 가진 사람들은 더욱 부자가 되고, 가지지 못한 사람들은 임금으로 벌어들이는 화폐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에 더욱 가난해지게 되죠. (35-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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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르발 남작의 성
최제훈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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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561703499


  인문학 모임에서 지난 달 조금은 무겁고 어려운 책을 읽어서 이번 달에는 가벼운 소설집을 택했습니다한 분의 추천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우스꽝스러워 보이는 표지 그림과는 다르게 내용이 유머러스하면서도 괴기스럽기도 했습니다.

 

  퀴르발 남작이 어떤 사람인 줄 아십니까사람을 잡아먹는다는 소문이 도는 사람입니다이 이야기를 너무 사실적으로 하고 있어서 실존 인물인 줄 알고 깜박 속아 넘어가기도 했습니다그로부터 시작된 이야기는 식인을 했던 사람들에 대한 고찰로 넘어갑니다그뿐 아닙니다마녀에 대한 역사적 연구홈즈의 숨겨진 사건 등 작가의 상상력은 그칠 줄 모르고 이어집니다급기야 <<프랑켄쉬타인>>을 쓴 작가까지 불러냅니다.

 

  요즘 읽은 몇 권의 책에서 우리나라 작가들 속 주인공이 꼭 우리나라 사람일 필요는 없다는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인도네시아 소녀가 주인공이라거나중세 유럽의 인물이 등장한다거나 하는 등 생각을 넓게 가지면 꼭 무대는 우리나라시대는 현재가 아니어도 된다는 것입니다.

 

  과거 고전 작품들 속 주인공들은 작가의 상상을 통해 재해석되어 다시 태어납니다그것도 낱낱이 파헤쳐진 채 말이죠참 독특한 소설집입니다그나마 현실과 가장 비슷한 <<마리아그런데 말이야>>에서도 대화의 단절을 줄이기 위해 마리아라는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내기까지 합니다무료한 일상에 대한 해소를 위해 스스로 다중인격을 만들어낸 사람의 이야기자신을 창조한 작가의 죽음을 추리하는 홈즈 등 기발하고도 엉뚱한 이야기들을 통해 시대와 장소를 넘나들며 여행하는 기분이었습니다.하나의 주제를 정해서 파고들며 연구했던 작가의 고민과 노고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작품들입니다.




- 눈을 뜨면 시계 보며 샤워를 몇 분 안에 끝내야 하는지부터 계산하고, 접대 술자리에서는 재미도 없는 농담에 녹음기처럼 웃어주고, 퇴근하면 TV 채널이나 돌리다가 잠들고…… 가끔 지하철에서 사람들에 찡겨 검은 차창을 우두커니 마주할 때면, 저 휑한 표정의 남자가 누군가 싶을 때가 있어요. 취미라도 하나 필요했습니다. 밥벌이와 무관하게 내가 살아 꿈틀거린다는 느낌을 줄 수 있는. 그래서 제 안에 다른 사람을 만들어보기로 한 겁니다. 꽤 독특한 취미 아닙니까? (126-127쪽)

- 손쉬운 패스티시나 헐거운 패러디를 넘어서 새로운 탈주선을 격렬하게 혹은 유쾌하게 그리려 했다는 점에서, 그러면서도 매우 치밀한 논증적 서사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최제훈의 소설은 21세기 소설의 새로운 출구를 예감케 한다. (287쪽 해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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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티타 - 한 피아니스트의 음악과 사랑의 변주곡
로제 그르니에 지음, 윤은오 옮김 / 아테네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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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557751543


  언젠가부터 핸드폰 메모 읽어야 할 책 목록에 적혀 있던 로제 그르니에 작가의 책을 검색하다 헌책방에서 아주 저렴하게 팔고 있는 이 책을 보게 되었습니다그냥 보기에 만화책 표지같이 생겼는데 음악가의 이야기라는 설명을 보고 주문하게 되었습니다.

 

  이 소설은 1차 세계대전 즈음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나 평생 피아노를 치던 한 음악가의 인생 이야기입니다전쟁으로 아버지를 잃었던 미셸은2차 대전을 맞아 자신도 전쟁터로 가게 됩니다여러 가지 방법으로 변주 되는 악곡처럼 피아니스트의 인생에도 여러 종류의 사랑이 변주되어 등장합니다.

 

  음악가를 비롯한 예술가들은 왠지 사랑에 더 민감할 것 같습니다나이도 더디게 먹는 것 같기도 합니다머리가 하얗지만 젊어 보이는 예술가들도 많이 있습니다마음 속 열정 때문인가봅니다가끔은 이런 열정으로 인해 자신의 나이보다 훨씬 어린 연인을 만나기도 합니다미셸도 그런 경험을 합니다가장 이해되지 않은 건 조카손녀 엠마에게 느끼는 묘한 감정입니다.

 

  책 전반을 타고 음악이 흐르는 음악가의 잔잔한 일생 이야기입니다역사 속 음악가들도 간혹 만날 수 있습니다쉽진 않지만 여러 가지 사랑을 감정의 큰 동요 없이 들려주는 문체가 인상적인 소설입니다.

 


- 쥬느비에브 마이오크는 진부한 표현을 되풀이하는 것을 좋아했다. "제 1차 세계대전은 내 남편을 앗아가더니 이젠 제 2차 대전이 내 아들들을 데려가려 하는군!" (29쪽)

- 아르드류는 근시안은 아니었지만 순진함이 그를 맹목적인 사람으로 만들었다. 평생 유혹할 궁리를 했던 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거부는 할 줄 모르는 돈 쥬앙이었던 것이다.(35쪽)

- 두 명의 증인과 함께 조심스럽게 결혼식장에 들어섰다. 쥬느비에브 마이오크는 이 예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대체로 지나치게 자기 아들들을 사랑하는 어머니들과 마찬가지로, 플로랑스는 그의 어머니에게서 이중으로 경쟁자였던 것이다. (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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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위의 고래 모노동화 1
김경주 지음, 유지원 디자인 / 허밍버드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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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555739243


  '동화'라고 하면 어린이의 전유물로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어른들을 위해 씌어진 동화도 있습니다얼마 전에 읽은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도 어린이보다 어른에게 어쩌면 더 큰 감동을 주는 책입니다. <<어린 왕자>>는 말할 것도 없지요이 책도 어린이들이 보아서는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치료 받느라 멀리 떠나있는 동안에 쓰나미가 몰려와 동생을 잃은 소녀에게 그 상처는 어마어마할 것입니다다시 올 쓰나미가 무서워서일까요?어느 날 그녀는 나무 위에 있는 보트(쓰나미에 밀려왔다 나무에 걸린 것)에서 생활하기 시작합니다그냥 재미로만 사는 게 아니라 나무 밑에는 내려오지 않고 아버지로부터 가끔 필수품을 공급 받으며 나무 위에서만 삽니다너무 외로울 것 같은데 오히려 그녀는 마음의 문을 열고 여러 등장인물과 대화를 나누기 시작합니다편지를 전해주는 우체부갑자기 나타난 낙하병가끔 들르는 아버지윤리선생님형이상학자벌목꾼 등 정말 다양합니다심지어 동물이나 나이테와도 이야기를 합니다.

 

  이상한 것은 제가 알기로 인도네시아에 눈이 없는데 이 소녀는 겨울이 되어 너무 춥다고 하고눈도 온다고 하는 것입니다작가적 상상력인지 오류인지 궁금합니다보통 이런 우화적인 소설을 알레고리라고도 하는데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의미심장한 대사들이 계속 등장합니다.

 

  가장 인상적인 인물은 선생님입니다윤리교사라고 자처하는 그는 나무를 회초리로 때리며 잘못된 걸 고치는 것을 자신의 의무로 알고 있습니다하지만 우리가 보기에 너무 우스꽝스러운 모습이지요교육을 풍자하고자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낙하병은 자신이 누구와 싸우는지도 모르고 전쟁터로 향하던 중 뛰어내립니다목적 없는 전쟁싸움을 위한 싸움을 비꼬는 의미이겠지요이 책 속에는 그런 이야기가 수없이 많이 등장합니다이건 무슨 의미일까하고 계속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인도네시아에 있었던 쓰나미 이후 정말 나무 위의 보트에서 사는 아이들이 있었다고 합니다작가는 그 아이들을 보면서 이 이야기를 떠올렸겠지요작은 것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그 속에서 의미를 발견한다면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것 같습니다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항상 눈과 귀를 열어 두어야겠습니다.

 

- "전쟁은 모두를 죄인으로 만들지." … "전쟁은 왜 하는 거죠?" "더 이상 서로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야." (98쪽)

- 전 바지를 무릎까지 걷어 올렸어요. 선생님은 제가 사는 나무의 허리를 회초리로 때리기 시작했어요. "어서 내려오지 못해, 이것아! 선생님 말을 안 들으면 평생 빌어먹을 팔자가 된다고." "선생님, 나무는 왜 때리세요?" "이 나무가 문제니까. 원인을 찾아서 치료하는 게 교육이다." (138쪽)

- "선생님은 안에 무얼 숨기셨죠?" "죄책감" (1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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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빛 2015-12-12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혜씨? 반가워요. 오늘 쫑 모임에서~^^초등 선생님이셨을 줄이야..깜짝 놀랐어요. 음악 좋아하고 책 좋아하고 공감되는 부분 많을듯요. 자주 놀러?올것 같아요.좋은 정보,글 풍족하네요...^^

2015-12-13 23: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1
J.M 바스콘셀로스 지음, 박동원 옮김 / 동녘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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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539798259


  오래 전부터 제목을 숱하게 들었지만 아직 읽지 않았던 책을 드디어 읽었습니다초등학교 필독 도서로 꼽히기도 하는 이 책은 말썽꾸러기인 제제가 주인공입니다그는 부모님과 두 명의 누이와 형그리고 남동생과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실직한 아버지는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무슨 일만 있으면 제제를 때리고 그는 답답한 마을을 떠나 수도로 가고 싶습니다.

 

  제제는 아버지의 폭력과 또또까 형의 무시누나의 구박을 참으면서 스트레스를 말썽을 피우며 해소하고 있습니다하지만 그건 또 하나의 악순환을 부를 뿐이지요급기야 살던 집에서 쫓겨나 새 집으로 이사를 오게 됩니다그곳에서 새로 만난 라임 오렌지나무는 외로운 그에게 친구가 되어 줍니다가지에 오르면 말처럼 어디든 데려다 주고고민도 잘 들어주는 작지만 소중한 나무입니다.

 

  온 몸이 멍투성이인 제제는 어느 날 멋진 신사를 만납니다차 뒤에 올라탔다 원수가 되었던 뽀르뚜가는 다친 제제를 병원에 데리고 가고 맛있는 것도 사 줍니다비밀 친구가 된 그들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줍니다가난한 제제는 그가 제공하는 음식과 자동차 드라이브, 그리고 따스한 사랑을가족이 없는 뽀르뚜가는 아들 같은 친구를 얻었으니 서로 좋은 셈이지요하지만 그들의 우정은 오래 가지 않습니다작고 가녀린 라임 오렌지 나무처럼 여리고상처받기 쉬운 제제는 가난과 구박그리고 이별로 인해 너무 빨리 철이 듭니다.

 

  책이 너무 재미있어서 VOD를 검색했더니 영화가 올라와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보게 되었습니다땟국물 졸졸 흐르는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귀여웠습니다구두를 닦아 아빠 담배를 사 드리는 제제가 천사 같았지만 마음이 뒤틀린 아버지의 눈에 찰 리가 없습니다험한 욕을 하고야한 노래를 알지도 못한 채 부르는 제제가 못마땅하기만 합니다책에 충실하게 만든 영화였습니다조금 다른 부분들도 있지만 많은 부분이 대사까지도 같았습니다영화를 통해 새롭게 태어난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오래 오래 기억에 남을 만한 책과 영화입니다영화를 다 본 후 감동의 눈물을 흘렸습니다사랑스러운 제제와 친절을 베풀 줄 알았던 뽀르뚜까의 우정을 오래오래 기억할 것 같습니다.




- "밍기뉴는 슈르르까예요." "그러니까 슈르르까가 밍기뉴고, 밍기뉴가 슈르르까란 말이지? 난 아직도 모르겠다." "밍기뉴는 제 라임오렌지나무예요. 그 애가 굉장히 마음에 들면 슈르르까라고 불러요." (198쪽)

- 나는 그의 곁으로 바짝 다가가 팔에 머리를 기댔다. "뽀르뚜가!" "음……." "난 절대로 당신 곁을 떠나고 싶지 않아요. 당신도 알지요?" "왜?" "당신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사람이니까요. 당신이랑 같이 있으면 아무도 저를 괴롭히지 않아요. 그리고 내 가슴속에 행복의 태양이 빛나는 것 같아요." (202쪽)

- 나는 아주 조용히 지냈다. 아무 의욕 없이 밍기뉴 곁에 멍하니 앉아 무관심하게 삶을 바라보았다. 밍기뉴와 말을 주고받는 것도 싫었고 그가 하는 이야기들도 시시했다. (2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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