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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ㅣ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1
J.M 바스콘셀로스 지음, 박동원 옮김 / 동녘 / 2003년 9월
평점 :
원문: http://blog.naver.com/kelly110/220539798259
오래 전부터 제목을 숱하게 들었지만 아직 읽지 않았던 책을 드디어 읽었습니다. 초등학교 필독 도서로 꼽히기도 하는 이 책은 말썽꾸러기인 제제가 주인공입니다. 그는 부모님과 두 명의 누이와 형, 그리고 남동생과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실직한 아버지는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무슨 일만 있으면 제제를 때리고 그는 답답한 마을을 떠나 수도로 가고 싶습니다.
제제는 아버지의 폭력과 또또까 형의 무시, 누나의 구박을 참으면서 스트레스를 말썽을 피우며 해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또 하나의 악순환을 부를 뿐이지요. 급기야 살던 집에서 쫓겨나 새 집으로 이사를 오게 됩니다. 그곳에서 새로 만난 라임 오렌지나무는 외로운 그에게 친구가 되어 줍니다. 가지에 오르면 말처럼 어디든 데려다 주고, 고민도 잘 들어주는 작지만 소중한 나무입니다.
온 몸이 멍투성이인 제제는 어느 날 멋진 신사를 만납니다. 차 뒤에 올라탔다 원수가 되었던 뽀르뚜가는 다친 제제를 병원에 데리고 가고 맛있는 것도 사 줍니다. 비밀 친구가 된 그들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줍니다. 가난한 제제는 그가 제공하는 음식과 자동차 드라이브, 그리고 따스한 사랑을, 가족이 없는 뽀르뚜가는 아들 같은 친구를 얻었으니 서로 좋은 셈이지요. 하지만 그들의 우정은 오래 가지 않습니다. 작고 가녀린 라임 오렌지 나무처럼 여리고, 상처받기 쉬운 제제는 가난과 구박, 그리고 이별로 인해 너무 빨리 철이 듭니다.
책이 너무 재미있어서 VOD를 검색했더니 영화가 올라와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보게 되었습니다. 땟국물 졸졸 흐르는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귀여웠습니다. 구두를 닦아 아빠 담배를 사 드리는 제제가 천사 같았지만 마음이 뒤틀린 아버지의 눈에 찰 리가 없습니다. 험한 욕을 하고, 야한 노래를 알지도 못한 채 부르는 제제가 못마땅하기만 합니다. 책에 충실하게 만든 영화였습니다. 조금 다른 부분들도 있지만 많은 부분이 대사까지도 같았습니다. 영화를 통해 새롭게 태어난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오래 오래 기억에 남을 만한 책과 영화입니다. 영화를 다 본 후 감동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사랑스러운 제제와 친절을 베풀 줄 알았던 뽀르뚜까의 우정을 오래오래 기억할 것 같습니다.
- "밍기뉴는 슈르르까예요." "그러니까 슈르르까가 밍기뉴고, 밍기뉴가 슈르르까란 말이지? 난 아직도 모르겠다." "밍기뉴는 제 라임오렌지나무예요. 그 애가 굉장히 마음에 들면 슈르르까라고 불러요." (198쪽) - 나는 그의 곁으로 바짝 다가가 팔에 머리를 기댔다. "뽀르뚜가!" "음……." "난 절대로 당신 곁을 떠나고 싶지 않아요. 당신도 알지요?" "왜?" "당신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사람이니까요. 당신이랑 같이 있으면 아무도 저를 괴롭히지 않아요. 그리고 내 가슴속에 행복의 태양이 빛나는 것 같아요." (202쪽) - 나는 아주 조용히 지냈다. 아무 의욕 없이 밍기뉴 곁에 멍하니 앉아 무관심하게 삶을 바라보았다. 밍기뉴와 말을 주고받는 것도 싫었고 그가 하는 이야기들도 시시했다. (2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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