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조금만 더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21
존 레이놀즈 가디너 글, 마샤 슈얼 그림, 김경연 옮김 / 시공주니어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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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눈물이 잘 나오는지 모르겠다. 조금만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으면 금세 핑그르르 눈물이 맺힌다. 요즘 내 눈에서 눈물이 나오게 한 책이 바로 <조금만 더 조금만 더>이다. 마지막 페이지를 읽으며 눈물이 나와 옆에 있는 아이들 눈치를 살펴야 했다. 

작가가 우연히 전해 들은 미국 로키 산의 전설을 바탕으로 쓴 아름답고도 슬픈 이야기이다.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했다. 할아버지와 함께 감자 농장을 일구며 사는 열 살 소년 윌리, 어느 날부터인가 할아버지는 병석에 눕고 만다. 세금을 내지 못한 할아버지가 마음의 병을 얻어 말도 못하고 누워버린 것이다.

500달러의 세금을 내기 위해 윌리는 개가 끄는 얼음 썰매 경주에 참가하기로 한다. 얼음 썰매 경주에서 1등을 해야만 할아버지의 병도 낫게 하고 하나뿐인 농장도 되찾을 수 있기 때문에 윌리는 최선을 다해 달린다. 형제 같은 개 번개의 도움으로 결승선을 눈앞에 두고 번개는 심장이 터져 죽고 만다. 이를 어쩌나 싶은 안타까운 마음에 가슴이 뛰었다. 하지만 강력한 우승 후보자였던 얼음 거인의 도움으로 윌리는 마침내 1등을 한다.

윌리가 처음 썰매 경주에 나간다고 했을 때 우승을 점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모두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윌리는 희망을 잃지 않고 자신의 미래를 위해 할아버지가 저축한 돈을 참가비로 낸다. 열 살 난 소년 윌리에게 닥친 어려움은 어른도 감당하기 힘들어 보인다. 그러나 윌리는 피하지 않았다. 용기를 갖고 도전하여 마침내 할아버지의 얼굴에서 웃음을 찾게 하고, 농장도 잃지 않게 되었다.

얼음 거인과의 아슬아슬한 순간들, 그리고 자신을 단지 열 살 어린 아이로만 바라보는 시선들 속에서 윌리는 일어섰다. 자신의 용기와 노력으로 어려움을 극복한 윌리는 앞으로 닥쳐 올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2학년 딸아이와 함께 읽고 윌리의 용기와 믿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쉽게 포기하고 부모에게 기댈 생각 먼저 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꼭 읽히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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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07-05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예전에 4학년 아이들과 수업했던 것 같아요. 2학년 아이와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다니, 아이가 독서력이 좋은 것 같아요^^ 참 감동적이었죠..

소나무집 2006-07-06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가 그 깊은 뜻을 다 이해는 못했겠지만 그래도 용기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였어요.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15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롤프 레티시 그림 / 시공주니어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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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위해 책을 샀으면서 엄마가 더 먼저 읽었다.

말괄량이 삐삐, 어린 시절 텔레비전에서 보았던 그 기억 때문에.

얼마나 그 날을 기다리며 일주일을 살았던가!

단정한 것하고는 상관없이 꼭꼭 땋아 양쪽으로 쫙 펼친 빨간 머리,

얼굴 가득한 주근깨와 짝짝이로 신은 긴 양말.

내 기억 속의 삐삐가 이 책 속에선 그대로 나온다.

말괄량이 삐삐는 뒤죽박죽 별장에 혼자 살면서 하루하루 즐겁고 신나는 모험을 벌인다.

어른도 없이 혼자 사는 삐삐는 어른들이 싫어하는 점은 모두 갖추고 있다.

굉장히 못 생겼지만 신나게 노는 데 그게 무슨 상관이랴.

학교 가라고 잔소리하는 어른이 없으니 따분한 학교 같은 데는 안 가도 되고

동네 어른들 말도 안 듣고 모든 게 제멋대로이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삐삐는 동경의 세계이다.

옆집 사는 아니카 남매와 친구가 되어 뒤죽박죽 별장의 재산을 노리는 어른들과 벌이는 모험은

읽으면 읽을수록 신나고 재미있다.

요즘 구구단 외우느라 머리가 아픈 우리 딸은 삐삐의 맹렬 당원이 되었다.

삐삐처럼 어른을 골탕도 먹이고 싶고, 엉뚱한 이야기를 지어보고도 싶은지 책을 읽고 또 읽는다.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그들이 만들어놓은 가치 기준을 들이대며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강요한다.

그리고 하면 안 되는 것들을 늘어놓기 일쑤다.

말괄량이 삐삐는 이런 우리 아이들에게 가슴이 뻥 뚫리게 해주는 책이 될 것이다.

좀 길지만 내용이 재미있어 2학년만 되어도 충분히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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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5-30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적 너무나 좋아했던 삐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네버랜드 클래식 1
루이스 캐럴 지음, 존 테니엘 그림, 손영미 옮김 / 시공주니어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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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노는 것을 보면 잠깐 사이에 별별 상상을 다 한다. 종이와 연필만 있으면 순식간에 우주 비행사가 되어 우주를 여행하고, 공룡 세계에 다녀오기도 하고, 인어 공주가 되어 마녀에게 목소리를 빼앗기기도 한다.

아이들에게 교훈만 들이대야 직성이 풀리던 시대에 이렇게 상상하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읽은 이가 바로 루이스 캐럴이다. 그는 마음껏 상상하며 모험을 즐길 수 있는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아이들 품에 안겨 주었다.

어느 출판사를 막론하고 애니메이션 세계 명작 동화 시리즈에 꼭 끼어 있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알록달록 예쁜 그림의 주인공은 앨리스나 신데렐라나 백설 공주나 별반 다를 게 없다. 내용도 흥미 위주의 에피소드 몇 개를 늘어놓는 데 그쳤을 뿐이다.

간단한 내용만 전달해 주는 그런 류의 책은 좋은 책이 아니라는 생각에 선뜻 아이들에게  내밀지 못했는데 참 잘한 일인 것 같다. 차라리 좀더 자라 읽기 능력이 될 때 제대로 번역된 이 책을 읽히는 것이 아이들의 상상과 모험 세계를 넓히는 데 더 도움이 되겠기 때문이다.

원전에 가깝게 번역된 이 책은 존 테니얼의 그림을 빼놓고는 이야기를 할 수가 없다. 존 테니얼은 밝고 명랑하지만 변신할 때마다 어딘지 모르게 괴기스럽게 느껴지는 앨리스와 동물원에 가면 언제라도 만날 수 있을 듯 실감나게 상상의 동물들을 표현하고 있다. 그저 그런 애니메이션 속의 캐릭터들에선 상상의 여지가 많지 않지만 존 테니얼의 그림은 그림만으로도 아이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꿈은 대단하다. 누구나 꿀 수 있고, 내용도 꾸는 사람 마음대로이다. 루이스 캐럴의 상상력은 앨리스라는 소녀의 꿈속으로 들어가 펼쳐진다. 앨리스가 조끼를 입고 '바쁘다 바빠'를 외치고 다니는 토끼를 따라 내려간 세계는 정말 이상하다.

몸이 순식간에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가 하면, 기이하게 생긴 동물들이 나타나 말장난을 벌이기도 한다.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등장하는 동물들, 여왕이나 공작 부인 같은 인물도 보통 상식을 가진 어른의 눈에는 이상하게 비칠 뿐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이 모든 것에 열광하며 앨리스와의 모험에 동참하고 싶어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원문에 대한 호기심이 인다. 계속되는 등장 인물들의 말장난에 원문 표현이 궁금해지기 때문이다. 영어로 발음은 비슷하지만 뜻이 전혀 다른 단어들을 가지고 벌이는 말장난은 그저 단순한 장난에 그치지 않는다. 그 속에는 당시 영국 사회에 대한 신랄한 풍자가 숨어 있다. 하지만 원전에 가깝게 번역된 이 책에서도 옮긴이의 친절한 해석이 있음에도 이런 언어 유희를 즐기기엔 아쉬움이 남는다.

앨리스와 함께 진짜 이상한 나라를 여행하고 돌아온 아이들의 일상은 더이상 지루하지 않을 것이다. 책장을 덮고 나서도 신나고 재미있는 상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다지 모험을 좋아하지 않는 엄마 대신 훌륭한 이야기꾼이 되어 아이들을 행복한 모험 세계로 이끌어 주는 작가에게 정말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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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선생님이 챙겨 주신 5학년 책가방동화 - 섬진강 작은 학교 파랑새 사과문고 24
김향이 외 지음, 김용택 엮음, 김민선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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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학년이 올라가면서 선생님도 바뀌고 친구들도 낯설어서 가뜩이나 부끄러움이 많은 우리 선우가 조금 힘들지? 빨리 선생님이랑 친구 이야기를 하면서 씩씩해지는 선우가 되었으면 좋겠구나. 학교 갈 때도 꼭 책 한 권씩 챙기고 집에서도 책을 늘 끼고 사는 선우를 보면 엄마도 책이 읽고 싶어진단다.
 
김용택 선생님, 그 이름만 들어도 엄마는 참 정겹구나. 이 선생님은 엄마가 결혼하기 전부터 정말 좋아했던 시인이란다. 언젠가 텔레비전에서 초등 학교 선생님인 그가 아이들과 함께 학교 생활하는 모습이 나오는 것을 너랑 같이 본 적이 있는데 기억 나니? 이 선생님 반 아이들은 정말 좋겠다며 부러워했는데, 바로 그 선생님이 너와 같은 어린이들이 꼭 읽었으면 좋을 동화들을 가려서 책으로 내셨구나. 정말 선생님이 챙겨주신 책가방을 손에 들고 있는 듯해서 엄마는 기분이 좋았단다.
 
사실 '5학년 책가방 동화'라는 말 때문에 2학년인 네가 읽을 수 없는 책이라는 생각을 했단다. 엄마가 쭉 읽다 보니 이 책은 가슴이 찡하고 그리움이 물씬 묻어나는 이야기들을 모아 놓았더구나. 한 편 한 편 짧은 이야기들은 네가 읽기에도 충분할 것 같았어. 밝고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그림들을 보면서 한 편씩 그림 동화집으로 나왔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았단다. 그랬으면 우리 선우가 훨씬 쉽게 볼 수 있었을 텐데 그치?
 
선우야, 너는 아직 어려서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건지 잘 모를 거야. 그냥 살다 보면 알게 되는 부분도 있지만 그건 아주 일부에 불과하단다. '어느 술항아리의 꿈'에 나오는 항아리 중 대나무 항아리를 보면서 엄마는 안타까웠단다. 세상은 혼자 사는 게 아니거든. 이웃과 더불어 어울려 살아야 나의 삶이 더 빛날 수 있다는 사실을 그 대나무 항아리는 몰랐던 거야. 들꽃 항아리처럼 이웃을 위해 베풀면 또 베풀 수 있는 무언가가 채워지게 마련이란다.
 
선우는 옆집 친구에게 왜 아빠가 없는지 궁금하다고 했지? 사람은 생각하는 것이 다를 수도 있고, 처음엔 같았는데 살다 보니 달라지는 경우도 있단다. 문선이네가 바로 그래서 엄마 아빠가 헤어져 사는 경우야. 요즘엔 그런 가정들이 많기 때문에 그런 친구를 놀리거나 속상하게 하면 안 되는 거 알고 있지? '아빠 좀 빌려 주세요'에 나오는 종우도 캠프에 같이 갈 아빠가 없어서 아이들의 놀림을 받고 속상해하잖아. 엄마나 아빠가 없어도 훌륭하게 잘 자라는 아이들이 정말 많단다. 선우는 엄마 아빠가 사이 좋게 잘 살고 있어서 행복하지?
 
강아지나 토끼를 키우고 싶어하는 선우의 소원을 들어주지 못해 엄마가 항상  미안해하고 있단다. 그래서 할머니댁에 가서 선우가 좋아하는 강아지랑 닭이랑 오리를 보기로 했는데 이번 달엔 못 가게 되어 속상하지? 엄마 어린 시절엔 집집마다 서너 가지 동물들은 다 키웠단다. 마당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사람을 맞이하는 게 동물들이었지. 강아지나 닭, 돼지, 소 등이 멍멍, 음머, 꼬꼬댁, 꿀꿀거리며 요란을 떨었는데 지금은 시골에서도 동물을 키우는 집들이 흔하지 않단다. '아파트에 사는 수탉'에 나오는 할머니도 시골에서 살다 오셨기 때문에  떠돌이 수탉을 보고는 고향 생각이 나셨나 봐. 처음엔 싫어하던 아파트 사람들도 새벽을 알리는 수탉의 울음 소리를 좋아하게 되어 정말 다행이야.
 
세상엔 완벽한 사람이 있을까? 엄마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어. 단 한 사람도 없다고 말이야. 그렇기 때문에 언젠가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도 있는 거지. 꼭 장애가 있는 사람만이 도움을 받고 사는 건 아니란다. 신체적인 장애보다 더 큰 장애는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에 장애가 있는 사람이야. 선우네 반에도 '분홍 웃음'에 나오는 명주처럼 신체적인 장애가 있는 친구가 있다고 했지? 몸이 불편한 것도 속상한데 친구들이 놀려대면 그 친구가 정말 슬플 거야. 너도 기욱이처럼 그 친구의 보호자가 되어 못 되게 구는 친구들을 혼내 주기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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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낌없이 주는 나무 (어린이용) 생각하는 숲 1
셸 실버스타인 지음 / 시공주니어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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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다닐 때 친구로부터 선물 받아 감동 깊게 읽었던 책을

이젠 내 아이를 위해 또 한 권 사게 되었습니다. 

이십 몇 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건만 그 감동은 아직도 변함이 없습니다.

아직 어린 딸내미 또한 감동을 한 게 확실합니다.

읽고 읽고 또 읽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나무의 한없는 사랑이 느껴집니다.

자신을 너무 아낄 줄 모르는 나무가 바보스럽기까지 합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주었지만 나무는 행복합니다.

별로 가진 것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까지 사랑하는 이의 쉼터가 되어 줄 수 있었으니까요.

나무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이건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아낌없이 주는 부모와 자식에 관한.

저는 이렇게까지 희생하는 나무가 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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