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택 선생님이 챙겨 주신 5학년 책가방동화 - 섬진강 작은 학교 파랑새 사과문고 24
김향이 외 지음, 김용택 엮음, 김민선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4년 10월
평점 :
절판


요즘 학년이 올라가면서 선생님도 바뀌고 친구들도 낯설어서 가뜩이나 부끄러움이 많은 우리 선우가 조금 힘들지? 빨리 선생님이랑 친구 이야기를 하면서 씩씩해지는 선우가 되었으면 좋겠구나. 학교 갈 때도 꼭 책 한 권씩 챙기고 집에서도 책을 늘 끼고 사는 선우를 보면 엄마도 책이 읽고 싶어진단다.
 
김용택 선생님, 그 이름만 들어도 엄마는 참 정겹구나. 이 선생님은 엄마가 결혼하기 전부터 정말 좋아했던 시인이란다. 언젠가 텔레비전에서 초등 학교 선생님인 그가 아이들과 함께 학교 생활하는 모습이 나오는 것을 너랑 같이 본 적이 있는데 기억 나니? 이 선생님 반 아이들은 정말 좋겠다며 부러워했는데, 바로 그 선생님이 너와 같은 어린이들이 꼭 읽었으면 좋을 동화들을 가려서 책으로 내셨구나. 정말 선생님이 챙겨주신 책가방을 손에 들고 있는 듯해서 엄마는 기분이 좋았단다.
 
사실 '5학년 책가방 동화'라는 말 때문에 2학년인 네가 읽을 수 없는 책이라는 생각을 했단다. 엄마가 쭉 읽다 보니 이 책은 가슴이 찡하고 그리움이 물씬 묻어나는 이야기들을 모아 놓았더구나. 한 편 한 편 짧은 이야기들은 네가 읽기에도 충분할 것 같았어. 밝고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그림들을 보면서 한 편씩 그림 동화집으로 나왔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았단다. 그랬으면 우리 선우가 훨씬 쉽게 볼 수 있었을 텐데 그치?
 
선우야, 너는 아직 어려서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건지 잘 모를 거야. 그냥 살다 보면 알게 되는 부분도 있지만 그건 아주 일부에 불과하단다. '어느 술항아리의 꿈'에 나오는 항아리 중 대나무 항아리를 보면서 엄마는 안타까웠단다. 세상은 혼자 사는 게 아니거든. 이웃과 더불어 어울려 살아야 나의 삶이 더 빛날 수 있다는 사실을 그 대나무 항아리는 몰랐던 거야. 들꽃 항아리처럼 이웃을 위해 베풀면 또 베풀 수 있는 무언가가 채워지게 마련이란다.
 
선우는 옆집 친구에게 왜 아빠가 없는지 궁금하다고 했지? 사람은 생각하는 것이 다를 수도 있고, 처음엔 같았는데 살다 보니 달라지는 경우도 있단다. 문선이네가 바로 그래서 엄마 아빠가 헤어져 사는 경우야. 요즘엔 그런 가정들이 많기 때문에 그런 친구를 놀리거나 속상하게 하면 안 되는 거 알고 있지? '아빠 좀 빌려 주세요'에 나오는 종우도 캠프에 같이 갈 아빠가 없어서 아이들의 놀림을 받고 속상해하잖아. 엄마나 아빠가 없어도 훌륭하게 잘 자라는 아이들이 정말 많단다. 선우는 엄마 아빠가 사이 좋게 잘 살고 있어서 행복하지?
 
강아지나 토끼를 키우고 싶어하는 선우의 소원을 들어주지 못해 엄마가 항상  미안해하고 있단다. 그래서 할머니댁에 가서 선우가 좋아하는 강아지랑 닭이랑 오리를 보기로 했는데 이번 달엔 못 가게 되어 속상하지? 엄마 어린 시절엔 집집마다 서너 가지 동물들은 다 키웠단다. 마당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사람을 맞이하는 게 동물들이었지. 강아지나 닭, 돼지, 소 등이 멍멍, 음머, 꼬꼬댁, 꿀꿀거리며 요란을 떨었는데 지금은 시골에서도 동물을 키우는 집들이 흔하지 않단다. '아파트에 사는 수탉'에 나오는 할머니도 시골에서 살다 오셨기 때문에  떠돌이 수탉을 보고는 고향 생각이 나셨나 봐. 처음엔 싫어하던 아파트 사람들도 새벽을 알리는 수탉의 울음 소리를 좋아하게 되어 정말 다행이야.
 
세상엔 완벽한 사람이 있을까? 엄마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어. 단 한 사람도 없다고 말이야. 그렇기 때문에 언젠가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도 있는 거지. 꼭 장애가 있는 사람만이 도움을 받고 사는 건 아니란다. 신체적인 장애보다 더 큰 장애는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에 장애가 있는 사람이야. 선우네 반에도 '분홍 웃음'에 나오는 명주처럼 신체적인 장애가 있는 친구가 있다고 했지? 몸이 불편한 것도 속상한데 친구들이 놀려대면 그 친구가 정말 슬플 거야. 너도 기욱이처럼 그 친구의 보호자가 되어 못 되게 구는 친구들을 혼내 주기 바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