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대회가 끝나고 남편 회사 직원들과 함께 삼계탕 한 그릇씩 먹고 헤어져서 근처에 있는 암사동 선사 주거지(국가사적 제267호)에 들렀다. 잠실 운동장에서 10분 거리. 역사책에서 볼 때마다 언젠가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원주로 오려고 잠실운동장을 나서자마자 이정표가 보이길래 무작정 들렀다.
암사동 선사 유적지는 6000여 년 전 우리의 신석기 조상들이 살았던 집터가 있는 곳이다.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신석기 시대 최대의 집단 취락지로, 1925년 홍수로 인해 한강변의 모래가 떠내려가면서 수많은 빗살무늬 토기가 발견되었고, 신석기 시대 유적지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하지만 발굴과 연구가 시작된 것은 1970년대 들어서라고 한다.
요즘은 어딜 가도 입장료가 무서운데 여기는 입장료가 정말 쌌다. 초중고생 300원에 어른 500원.
먼저 전시관에 들렀다. 지붕도 움집처럼 짚 같은 걸로 만들어놓았다.
역사 지식이 풍부한 남편은 언제나 준비된 해설사 선생님이다. 그래서 늘 남편과 함께 하는 여행은 즐겁다. 이 전시관에서는 구석기 시대부터 청동기 시대까지의 유물을 볼 수 있다.
전시관 중앙에 발굴 당시의 움집터 모양을 재현해놓아서 신석기 시대 사람들이 생활 모습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신석기 시대의 대표 유물인 빗살무늬토기다. 빗살무늬토기는 흙테를 반지 모양으로 하나씩 따로 빚어 위로 쌓아올린 후 겉을 흙으로 매끈하게 마무리했다. 이 토기는 크기가 상당히 큰 그릇이다.
빗살무늬토기는 그 무늬가 상당히 다양했다. 빗살 무늬, 생선뼈 무늬, 긴 무늬, 짧은 무늬 등 여러 가지가 있었다.
빗살무늬토기가 우리나라로 전해진 경로.
신석기인들의 가장 큰 특징은 불을 사용했다는 것. 불을 피우는 도구가 세 종류 전시되어 있었다.
직접 해볼 수 있어서 아이들이 재미있어 했다.
암사동 유적지에서는 여러 종류의 토기와 석기가 출토되었는데 돌화살촉, 돌도끼, 갈판, 갈돌 등이 많이 나왔다.
전시관을 둘러본 후 밖으로 나오니 맷돌과 돌절구가 보였다. 맷돌과 돌절구는 석기 시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져서 쓰이고 있는 도구인 셈. 저 두 가지는 우리 친정집에도 가면 있는 물건일세.
이젠 신석기인들이 살던 움집을 보러 가는 중.
역사책에서 사진으로만 보던 움집을 실제로 보니 무지하게 반가웠다. 역사 논술 교실에서 선생님이랑 단체로 온 아이들이 바글바글했다.
직접 움집에 들어가볼 수도 있었다. 움집은 구덩이를 살짝 파고 움집을 지어 올렸다.
안으로 들어갔더니 신석기 한 가족이 열심히 일을 하고 계셨다. 신석기인치고는 너무 잘 생긴 것 같다.
전시관하고 움집 빼면 볼 게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선사 시대는 우리 역사 공부의 시작이기에 한번쯤 다녀오면 좋을 것 같다. 우리 아이들도 그동안 책에서 봤던 것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좋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