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알라딘 굿즈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어 사은품 안 받고 적립금 받는데, 이상하게 알라딘 머그는 연말되면 기다려져요. 사진 왼측의 위에 있는, 좋은 책을 고르는 방법이라고 쓰여져 있는 머그가 알라딘 2006년도 첫 머그입니다. 이 머그을 시작으로 매년 모았습니다. 2016년 올해 도라에몽컵까지 알라딘에서 열개의 머그를 매해 다른 디자인으로 선 보였으니깐요. 그래서 어쩜 더 혹했을 수도 !

 

2006~7년에는 머그모델이 하나여서 선택하고 뭐할 자시고도 없었는데, 그 후에는 여러 모델을 선보이고 랜덤 발송하다 요 몇년 간은 구매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점차 열려 있는 마케팅을 하는 것 같아요. 머그 나열해 놓으니,십년간 알라딘과 함께한 시간이 실물처럼 구체적으로 보이네요.

여튼 2006년부터 2016년까지, 열개여야 맞는데....2007년도 머그는 이사할 때 주방 정리하는 아주머니께서 주방 정리하다가 깨뜨려서 없고, 하나는 며칠 전에만해도 사용했는데 오늘 찾아보니 어디다 두었는지 못 찾겠더라구요. 빨간 머그컵이었는데....다음 십년은 어떤 머그로 장식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제가 매년 머그를 구입하기 위해 오만원어치 책을 구입하는데, 해마다 구입할만한 이벤트 책의 선택 폭이 좁아져 고민 아닌 고민을.... 예전히 소설을 읽긴 하는데 예전처럼 그렇게 읽지 않고 무엇보다 소설쪽보다는 과학책을 더 사서 읽자란 생각이 들어서요.

 

올해의 알라딘 머그컵을 위해 선택한 책은, 안상현의 뉴턴의 프린키피아와 마커스 초운의 만물의 과학을 선택했어요. 뉴턴의 프린키피아는 나중에 부연설명하겠지만, 제 능력밖의 책이라 아마 못 읽을 것 같습니다. 저자의 서문에서도 과학고 학생이 먼저 읽었으면 한다고 썼을 정도니, 일반인들은 접근 자체가 쉽지 않는 책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저 문구를 굳이 써야했는지? 그냥 일반인들을 위한 책이라고 하지란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요즘 아마존에서 이종필 교수가 시도한 일반인을 위해,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을 수학적으로 해제한 책이나 안상현 저자가 뉴턴의 프린키피아를 기하학으로 해제한 책을 찾고 있는데(찾으면서 나도 참 미친년이지... 이러면서 검색하고 앉아있다는), 지금까지는 없는 것 같더라구요. 일반인들을 위해서 저런 수학적 해제 시도를 한 분들이. 대학교재는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종필교수나 안상현 저자가 일반인들을 위해 현대 물리학의 거인들이라 할 수 있는 뉴턴이나 아인슈타인의 작업을  일반인들을 위해 수학적으로 해제한 책은 지금까지 없는 것 같아요. 혹 일반인을 위해 저런 시도를 한 책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그래서 이종필 교수의 일반상대성이론이나 안상현 저자의 뉴턴의 프린키피아는 독자로서, 메마르고 황량한 기초과학의 틈속에서 이런 책들이 나왔다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책이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안상현저자가 그냥 일반인들을 위한 책이다라고 했더라면 더 큰 의의를 가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더라구요.  어파치 이해는 독자의 몫이거든요. 비록 일반 독자인 저도 이종필 교수나 안상현 저자의 책들이 독자 한계를 넘는 책이라, 아마 못 읽고 가지고만 있을 것 같기는 합니다만, 다른 누군가에는 과학 거인이 될 수 있는 디딤돌같은 책일 수 있거든요. 정말이지 이런 거 보면, 기초과학의 전파를 위해 출판사와 저자들만 열심히 현장에서 뛰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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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16-01-21 06:49   좋아요 1 | URL
알라딘 머그 컬렉션을 왜 진즉 생각하지 못했을까요~ ^^

기억의집 2016-01-21 09:34   좋아요 2 | URL
컬렉션 하려고 한 게 아니고 알라딘 머그는 우연히... 모으게 된 것 같아요. 매년 머그 행사가 다르다보니 기대하고 사고 그렇게 되네요!

책방꽃방 2016-01-21 09:31   좋아요 2 | URL
저는 머그가 그냥 짐만 된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모아놓으니 이쁘네요. 처박아둔 머그 꺼내봐야겠어요!^^

기억의집 2016-01-21 09:37   좋아요 2 | URL
전 알라딘 머그 다 사용해요. 제가 설거지할때마다 나쁜 손인데, 알라딘 머그는 설거지하면서 깨지진 않더라구요. 워낙 튼튼한 가 봐요. 머그 모으니 알라딘과 함께한 십년의 세월을 모아놓은 것 같아요~

붉은돼지 2016-01-21 09:29   좋아요 2 | URL
저하고 같은 컵이 다섯 개 ㅎㅎㅎㅎ

기억의집 2016-01-21 09:39   좋아요 1 | URL
붉은 돼지님은 알라딘 초기 머그 있을 것 같은데요. 제가 서재란 거 처음 알고 들어왔을 때 붉은 돼지님 글 자주 읽었어요. 실제로 가지고 있는 건 더 많은데, 나중에 빨간 머그 찾으면 사진 찍어 올려 볼까 봐요.

책읽는나무 2016-01-21 10:30   좋아요 1 | URL
저도 찬장에 있는 컵들을 세어 보니 보틀까지 합쳐 9개가 되더라구요
저기 컵안이 빨간 컵 있잖습니까!
저게 파랑이랑 빨강 두 개가 있었는데 파랑이를 울신랑이 설거지하다가 깨먹었어요ㅜ 다른컵이 깨지는 것보다 정말 맘 아팠어요ㅜ
이젠 사려해도 살 수가 없잖아요~~몇 년전의 골동품이 된 컵인데ㅜ
오래된 컵은 무겁고 커다래도 또 그만큼의 옛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더라구요^^

저도 기억님과 겹치는 컵이 다섯 개나 되네요^^
그리고 늘 기억님 집이 반들반들 깨끗하네요 깔끔한 성격이 보이십니다^^
서울은 지금 엄청나게 추워졌죠?
춥기전에 얼른 내려와 다행이다~~하면서 `헌데 여기도 춥군!`그러고 있어요
울애들은 되려 울집 와서 어제부터 감기기운들이 느껴지네요ㅜ
기억님도 감기 조심하시고 방학 막판까지 화이팅!입니다^^

기억의집 2016-01-21 11:01   좋아요 1 | URL
아니, 안에 빨갛게 칠해진 거 말고 겉이 빨간 컵이 있어요. 그 때 스타벅스컵도 연말에 비슷한 컵이 나왔는데, 스벅 비슷하게 출시되었는데, 저는 빨간색 골라거든요.

저는 책이 많은데 집까지 어질러져 있으면 정신 사나워 못 살겠더라구요. 게다가 성격이 버리는 거 엄청 좋아해요~ 책 빼고요 ^^

저도 요 며칠 감기로 두통때문에 고생했어요. 두통이 오니 눈이 삐질듯이 아파서 나흘 동안 애들도 밥 어떻게 챙겨주었는지 모르겠어요. 머리 아프니 드러누워만 있었네요. 심지어 그 좋아하는 프렌즈팝도 이틀간 안 하고....하하^^

stella.K 2016-01-21 12:15   좋아요 0 | URL
엇, 제가 가지고 있는 알라딘 머그잔은 없네요.
알라딘에 서재가 생기고 그해 머그잔 하나 받은 걸 여태 가지고 있습니다.
그게 2001년인가 2년쯤 된 것도 같은데...
배트맨 머그잔은 이번에 또 받았네요.
색깔이 좋기는 한데 잔이 좀 크다 싶어요. 조그만 줄이면 좋았을텐데...
저희집엔 컵이 너무 많아 별로더군요.

기억의집 2016-01-21 15:07   좋아요 1 | URL
저는 예스는 알아도 알라딘은 몰랐던 시절이에요. 한참 지나서 알라딘 알았고 서재 존재는 더 늦게 알았는데.... 활발하게 활동하셨죠!

저도 큰 머그보다 작은 머그를 더 선호해요. 저는 에드먼드 윌슨의 글을 읽고 종이컵 되도록이면 안 쓰려고 노력하다보니 알라딘 머그 아주 유용하게 잘 써요~

서니데이 2016-01-21 17:47   좋아요 0 | URL
기억의집님, 감기는 괜찮으세요.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기억의집 2016-01-21 19:38   좋아요 0 | URL
식사하셨어요? 저는 빨리 밥 먹고 설거지도 다 끝냈어요. 어제 보다 풀리긴했지만 여전히 춥네요.,아직도 머리는 띵해요. 낼은 오늘보다 좋지 않을까 싶어요!
 

  

 

 

 

 

 

 

  

어제 페북에 쓴 이종필 교수의 2015년을 되돌아 본 글을 읽고 울컥했다. 담담하게 쓴 짦은 글이었지만, 대한민국에서 과학 전문지식인이 어떻게 홀대 받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준 글이었기 때문이었다. 적어도 나에겐 그렇게 읽혔다. 마음 한 켠이 착잡해지면서, 며칠 전에 갔던 용산의 전자 랜드가 왜 그렇게 한순간에 무너졌는지, 그리고 이교수의 글을 읽으면서 우리의 미래 전자산업이 저 용산 전자랜드의 빈점포마냥 텅 비어버릴지도 모른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컴퓨터 산업이 한창 뜰때, 나는 용산 근처의 회사에서 근무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땐 정말이지 용산만큼 활발한 곳이 없었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 뭔가 바쁘고 활기 찬 공기가 그 주변을 떠 돌고 있었던 곳이었다. 그러다가 컴퓨터 사업이 사양길에 접어들면서, 용산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한 해 한해 갈수록 빈 점포가 줄고 이제는 전자 랜드 건물은 그나마 대기업의 전자 제품이나 as 센터로 전락하지 한참 되었다.

 

이건 어느 나라나 다 똑같다라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미국의 실리콘 밸리가 우리처럼 되지 않는 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물론 미국이야 흔히 말하는 천재비자가 있어, 전세계 천재들을 끌어모은다고 하지만, 미국내의 기초과학자나 전문과학자들 그리고 공학자들에 대한 대우나 미국내 출판되는 과학서적의 양이나 질을 보면 그렇게 미국을 우습게 볼 만한 나라는 아니다.

 

미국의 과학 기술은 공학 기술만이 전부가 아니다. 애시당초 큰 돈 벌 수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조차 프로그래머들에 의해 오픈화 하였고, 국가나 돈 많은 후원자들의 든든한 돈줄이 컴퓨터 이외의 다른 부가적인 과학 기술을 만들어 낸 것이 때문이다. 용산의 몰락은 컴퓨터 공학만 있고 그 공학을 떠받드는 컴퓨터 이외의 부가적으로 뭔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튼튼한 기초과학의 뼈대가 없었기 때문이다.

 

독일이 히틀러 시대에 수많은 천재 과학자들이 미국으로 보낼 때, (적어도 내가 읽은 과학사에 의하면) 미국에서 그들을 홀대했다는 기록은 거의 없다. 미국 교육이 형편 없다고는 해도, 기초 과학이나 전문과학자들에 대해서는 그 어느 나라보다 우대했고 지원했을 정도였으니깐. 이게 수십년 전 미국에서 과학자들을 대했던 그들의 방식이었다.

 

우리 나라의 과학지식인들은 21세기에 어떤 대우를 받을까? 내가 보기엔 홀대와 수모라는 두 단어가 제일 적절하다.

 

기초과학과 전문과학지식을  홀대하는 나라에서, 오버 퀄리티라는 이유로 교수 면접에서 탈락되는 나라에서, 무슨 산업이 발전할 수 있을까? 아침 기사에 휘어지는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는 기업이 있고 반으로 접을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만들어 올 하반기에는 판매한다는데, 이것이야 말로 기술적인 혁신인데, 무슨 기초과학 타령을 하고 있느냐고 누군가는 말 할 지도 모르겠다.

 

아닌게 아니라, 휘어지는 디스플레이어 만들어지는 시대에 맞춰 기판이나 내부회로도 휘어질 수 있는 소재를 만들고 밧데리도 더 작고 더 많은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화면이 휘어지면서 그 휠 수 있는 내부 material들을 부가적으로 만들 수 있다면, 혁신이 맞고 그 부가적인 material 소재로 인해 다른 전자산업들도 덩달아 발전할 수 있다.

 

그런데 과연 우리나라에서 저게 가능할까? 기초 과학과 전문과학 지식인들이 홀대 받는 나라에서? 과연 삼성이나 엘쥐같은 대기업이 돈을 쏟아 부으면 신소재들이 뚝딱하고 만들어 질 수 있을까? 공학 기술이 그렇게 쉽게 도깨비 방망이처럼 한번 두들긴다고 뚝딱 만들어지는 것이었던가? (음, 혹 고무를 사용하려나?)

 

수년 간 과학책을 읽으면서 깨달은 게 있다면, 현대 테크놀로지의 바탕에는 이론이 있었다라는 것이다. led를 발명한 나카무라 슈지는 이론은 필요없다,고 오로지 실험을 끈기있게 해내는 힘이야말로 신소재를 발명할 수 있다고 본인의 저서에서 강력하게 주장하지만, 사실 이 양반도 어느 정도는 기초과학은 배울만큼 배운 사람이었다. 물론 양자역학에 대해 잘 몰랐고 그 분야를 알아야 led를 발명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주변 조언이 있었지만, led 소재에 몰두해 있었던 만큼 논문을 읽을 시간이 많지 않아 이론 대신 실험을 택한 것이 운 좋게도 led 발명을 이끌었던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론은 필요없다고 주장한 나카무라 슈지도  led를 발명하자 마자 논문을 써서 외국학계에 보냈다.

 

지금까지 차곡차곡 쌓여있는 기초과학과 전문과학 지식을 다른 누군가에게 전달한다는 것은 중요하다. maker를 만들 수 있는 것이 지식전달자이기 때문이다. 빌 브라이슨이 미국의 1927년 여름을 기록한, 한 대목에서 티비 발명에 관한 글은 이론의 중요성과 지식 전달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

 

나는 티비와 아인슈타인은 전혀 관련이 없는 줄 알았는데, 이 책을 보고 티비 또한 아인슈타인의 이론이 바탕이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티비 발명자(이 책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는데, 발명자 이름을 까 먹음)는 아인슈타인이 1905년 발표한 논문중 하나인 복사와 빛의 에너지적 속성을 다룬 광자 이론인 첫 번째 논문을 어렵게 구해, 읽고 되풀이해서 읽고 만든 텔레비젼이 바로 20세기 초 최초의 텔레비젼이라고 인정받았다는 것이다.

 

하나의 이론이 정립되고, 그 이론이 기술적인 공학으로 발전되기까지는 수 많은 아이디어와 연결되어야 하고 그 연결이 성공할 수도 혹은 실패할 수도 있다고 본다. 아인슈타인의 이론은 100년이 지난 21세기에도 여전히 활용되고 있다. 핵분열이나 핵융합으로, 인공위성으로, 우리가 쓰는 가전제품의 로렌츠공식으로, 이론이 기술로 나아가는 과정은 수많은 시간을 요구하며, 그나마 그 시간을 단축시켜주는 것이 바로 기초과학의 정립이고 전문과학 지식의 확립 아닐까.

 

그 과학 지식을 전문적으로 전달하는 giver를 홀대하는 사회에서, 우리는 기판이나 내부 material까지 휠 수 있는 기본적인 과학지식을 가지고 있을까? 우리가 매일 이용하는 지하철 게이트조차 내부의 material은 외국제품이고 껍데기만 한국제인 세상에서, 우리나라에서 영업이익 최고를 자랑하는 삼성 또한 엄청난 로열티를 내고 있는 마당에 ! 

 

우리 사회 내부 심지어 그게 좁은 범위의 교육 시스템이라 할지라도,  뭔가 잘 못 되어 돌아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강바닥에, 도로에, 지하고속도로 터널 만든다고 수십조의 돈을 건설업에 뿌리면서, 기초 과학이나 전문 과학 지식인들에게 이렇게 옹색해도 되는 것인가.

 

과학 이론은 당장은 이익을 낼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아인슈타인의 이론이 나왔을 때 당장 써 먹지 못했지만, 이걸 지금 100년 넘게 우려먹고 있다는 점을 확실하게 하고 싶다. 언제까지 우려먹을지 모르겠지만, 그의 이론이나 다른 과학 이론을 전달하는데 있어서 기초 과학의 정립이나 전문과학 지식인들의 양산은 필수여야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을 전공하겠다고 하니, 지도교수가 밥벌어 먹기 힘들다고 적극적으로 말렸다 하고, 다른 산업체에서 일하며 느 정도 지위를 얻은 사람들 조차 일반상대성 이론으론 밥 먹기 힘들어 다른 일을 하면서, 일반상대성 이론을 공부한다고 자신을 소개한다는 글을 썼지만, 그나마 유럽은 기초과학의 볼모지는 아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 기초 과학은 전무하고 전문 과학지식조차 상위권 대학에 한정되어 있는데, 그 인원만으론 기술력을 확대하기는 어렵다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기초과학이나 전문과학지식이 어느 정도 바탕이 깔려 있어야 하고, 그 바탕에서 많은 사람들의 아이디어로 여러 갈래의 부가적인 이론이나 기술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강바닥이나 길가에 쏟아부을 돈으로, 기초과학자나 전문과학지식인들을 양산하는 게 차라리 직업의 범위를 더 넓게 만들 수 있을지 모른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들의 홀대와 수모는 게속되어야하는지 모르겠다. 그나마 안 팔리는 과학책을 꾸준히 내주는 출판사가 오히려 기초과학에 기여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정말이지 착잡한 맘 금할 길이 없다. 왜 국가는 많은 일자리가 생기길 바라면서, 진득하게 기다리고 투자하면 수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기초 과학을, 전문과학지식인들을 방치하면서 직무유기하는지 모르겠다.

 

휴....

 

인문도 어렵지만, 과학지식인조차 이 땅에서 살기 어려운 것 매한가지 인가 보다. 이 땅의 수 많은 기초과학자들과 전문과학지인들이 기를 펴고 살 수 있는 날이 빨리 올 수 있도록...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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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01-08 20:23   좋아요 0 | URL
기억의집님, 좋은 금요일 저녁 되세요.^^

기억의집 2016-01-08 20:30   좋아요 1 | URL
네, 서니님도 주말 잘 보내세요. 날씨가 생각보다 안 추워서 괜찮은 것 같아요!

살리미 2016-01-08 21:12   좋아요 1 | URL
아... 저도 어제 이종필 교수의 페북글 보고 울컥했어요. 최고의 과학자라고 할 수 있는 분인데 그런 상황인줄 누가 생각이나 했겠어요... 한쪽에선 끊임없이 스펙을 요구하고 또 한쪽에선 오버퀄리티라고 채용을 거부하고... 인문학자들만 어려운줄 알았더니 기초과학분야도 홀대가 너무 심하네요 ㅠㅠ

기억의집 2016-01-08 22:30   좋아요 1 | URL
식사 하셨어요? 전 설거지 끝내고 들아왔네요.
그쵸! 어제 그 글 읽는데 속상하더라구요. 그래서 차마 좋아요 버튼 누르기가 그랬어요 페북은 왜 좋아요 버튼일까요? 하긴 알라딘도 그렇긴 하네요. 전 그 어느때보다 직업의 종류는 많아진 시대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우린 나라 칠팔십대 사고를 가지고 있는지 온리 건설!! 하아~ 제가 그 글 읽고 얼마나 열 받았으면 이렇게 글도 올리겠어요. 과학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껴야하고 많은 지원과 개방이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서니데이 2016-01-20 17:43   좋아요 0 | URL
기억의집님, 오늘도 편안하고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기억의집 2016-01-20 22:19   좋아요 1 | URL
서니님도요~ 날씨가 추워서 돌아다니기 힘든 나날 같아요. 집에만 있으니갑갑하네요!

오거서 2016-02-13 10:03   좋아요 0 | URL
엊그제 뉴스 보면서 다시 분노했지요. 우주의 중력파를 발견하는 실험에 한국인 과학자가 참여했음을 알고 반가웠지만 그 소식을 전하는 기사 끝에 그 실험을 2 년 전에 국내에서도 신청하였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거에요. 창조 경제를 내세우고 과학 인재 육성을 외치고 있는 이 정권과 정부에서 일어난 일이라서 어찌나 화가 나던지요. ㅠ

기억의집 2016-02-13 11:40   좋아요 0 | URL
강바닥에 22조 쳐 박아두면서 저런 거 아까워하는 나라미... 며칠 전에 미국에 사는 친구랑 통화했는데 그 친구가 그러더라구요. 한국은 이명박근혜 에후 it도 더 이상 강국이 아니고 후진하고 있다고... 저는 궁금해요. 기초과학을 위해 정부가 얼마나 투자하는지.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나 발표하는 나라에서 뭘 기대할까 싶습니다
 

나는 읽을 책이 산더미처럼 쌓여 sns 하는건 시간 낭비라 생각해서, 페북은 계정만 만들어 놓고 수년째 방치하고 있다가, 몇달 전에 알라디너 흔적님의 페이퍼 읽다, 이강영 교수와 이종필교수가 페북한다는 걸 알고, 부랴부랴 페북 계정 찾아 들어가 봤다. 대체로 일상적인 짧은 글들이 올라오는데, 유용한 자료 또한 올라 와 하루에 한번 이상 방문하는 것 같다.

생각보다 많은 물리학 관련분들이 페북을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강영 교수나 이종필 교수의 페북을 보다보니, 몇 달 전에 읽은 과학하고 앉아 있네의 저자인 원정우님과 김상욱 교수도 페북을 하고 있더라는!

개인적으로 나는 일본 기초과학책인 Newton은 절대 권하지 않는다. 과학책을 처음 접했을 때는 몇권 읽었는데, 뭐랄까, 기초과학의 정리가 뒤죽박죽이라는 느낌을 받았고 가격에 비해 내용이 너무 부실해서이다. 내가 과학책을 읽기 시작했던 2007년쯤엔 제대로 된 과학책이 없었던 터라 어쩔 수 없이 뉴톤을 사서 읽었지만, 요즘은 기초과학책이 제법 나와 뉴톤보다는 과학하고 앉아있네 같은 책을 권하고 있다!

나는 양자역학에 관한 책을 몇권 읽어서 그런지, 원종우님과 김상욱 교수가 쓴 과학하고 앉아있네3 는 하루만에 다 읽었는데, 처음 책을 주문해서 받았을 때, 이런 양자역학의 기초쯤이야~라는 가벼운 기분으로 페이지를 넘겼는데, 다른 양자역학책에서 다루지 않았던 기술적인 부분도 다뤄 색다르게 읽은 기억이 난다(읽은지 꽤 되서....).

올 한 해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 책들을 읽어보자 했던 독서의 해라서, 이종필 교수의 일반상대성이론 또한 읽고 있는데, 이 책은 정말이지 내 능력밖의 책이었다. 하~ 어려워도 너무 어려워 포기하고 있었던 찰나에, kmooc란 사이버 교육기관(?)에서 이종필 교수가 이 책을 강의한다길래, 수강 신청하고 보고 듣고 있다.

이 책은 아인슈타인의 중력장방정식을 수학적으로 해제한 책이다. 예전에도 썼지만, 아인슈타인의 중력은 질량 주변에 둥근 굴곡을 만들고 그 굴곡을 계산하는 거라서, 그래서 리만의 기하학 수학이 중요하고 아인슈타인이 리만 수학을 공부하게 괸 이유임, 미적분 등이 아인슈타인의 중력장 방정식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수학이 뭔지도 모르는 나로선, 난공불락의 책이었던 것이다. 포기하고 책을 가지고 있다는 소유감만으로 만족하자 했는데 , /kmooc에서 강의를 준비한다해서 이게 왠 횡재냐 싶었다.

물론 동영상 강의를 듣고 있지만 그다지 잘 알아듣지는 못한다, 그러나 여러 책에서만 보고 어떻게 읽는지 몰랐던 중력장 방정식을 소리내어 읽을 수 있다는 것만도 큰 수확이었다.

( Gμv=8πGTμv)

내 주변에는 아무도 이 중력장 방정식을 어떻게 읽는지 몰라해서, 그냥 눈으로만 보고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종필 교수의 강의 들으면서 저 방정식뿐만 아니라 여러 수학기호들을 어떻게 읽는지 알게 되었다.

역시 유투브의 힘! 유투브 아니였다면, 내가 무슨 수로 이종필교수의 강의를 들을 수 있겠냐 말이다! 총 15회 강의를 한다는데, 아직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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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5-12-10 10:33   좋아요 0 | URL
덕분에 지금 바로 가입했습니다.

기억의집 2015-12-11 00:04   좋아요 0 | URL
진작에 올릴 걸 그랬어요.booo님도 kmooc관련 페이퍼 올리셨는데.. 혹 오늘 강의 들으셨어요?

마립간 2015-12-11 07:29   좋아요 0 | URL
네, 어제 `일반인을 위한 일반상대성이론` 4강까지 들었습니다.

고등학교 친구 2명도 제가 알려 어제 오전에 가입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살리미 2015-12-10 15:21   좋아요 0 | URL
아, 저도 kmooc 강의 들어보려 했는데... 이종필교수 강의도 있군요^^ 저도 얼른 찾아보러 가야겠네요!!

기억의집 2015-12-11 00:07   좋아요 0 | URL
저는 사실 kmooc도 도움이 되지만, 페북이 물리학전공분들의 소통의 장이라는 걸 처음 알았어요. 이종필 교수하고 이강영교수님 페북 친구분들 눌러 들어가면 다들 물리학 관련분들...내용도 알차고 그러네요. 제가 참 좁게 사나 봐요ㅠㅠ

scott 2015-12-10 18:15   좋아요 0 | URL
이렇게 좋은 강의가 있었다니, 기억의 집님 감사^.^해요.

기억의집 2015-12-11 00:10   좋아요 0 | URL
강의는 11월초부터 했는데, 지금 가입하면 되는 것 같더라구요. 저는 5차까지 들었고 잘 못 알아들어 여러번 듣고 있어요. 강의는 짧아 부담 없어요~ 오로라님에게도 썼지만, 페북의 놀라운 발견이었어요!

2015-12-22 09: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23 09: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23 15: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6-01-01 00:25   좋아요 0 | URL
기억의집님, 연말이 지나 새해 인사를 드리러 왔어요.
지난해에 좋은 시간을 함께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올해도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 되시기를 기원할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괴수전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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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백 페이지가 넘는 오르부아르에 이은 또 다른 육백페이지짜리 책 미야베 미유키의 괴수전, 월요일에 주문해서 그 날 저녁부터 읽고 있는데, 오늘 아침에 잠깐 시간 투자하면 마무리가 될 것 같다. 오르부아르나 괴수전 모두, 내가 싫어하는 시대 배경(1차 대전과 일본의 에도시대)임에도 불구하고, 흡입력이 대단하다.

책을 들면 내가 작가의 최면에 걸릴 듯 술술 읽힌다. 지루할 틈이 없다. 어제 괴수전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이, 이 정도의 흡입력 있는 필력은 물론 타고나야 하지만, 타고난 글쓰기 이외에 어떤 요소가 두꺼운 이 책속에 독자를 가둬둘 수 있을까? 이들은 어떻게 작품을 쓰길래, 독자인 나를 비호감인 시대 배경임에도 이야기 속으로 계속 끌고 들어갈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심지어 나는 물리적인 세계관( 신이나 미신을 믿지 않는)을 가진 사람이라, 괴수전은 나의 세계관과 반대편에 서 있는 작품임에도, 작품의 전반적인 주제에 어리석다란 생각이 들지 않는다. 미야베 미유키의 특유의 여리고 인간적인 접근에 맘을 푹 놓아서 그런가!

아침에 일어나 출근하는 남편 아침밥을 준비하면서, 어쩜 저렇게 긴 호흡을 독자인 내가 지루해하지 않고 견딜 수 있는 건, 사건이나 인물의 배열이 적당할 때 바껴서 그런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두 작품 모두 충격적이거나, 특히나 르메트로는 본인의 다른 작품에 비하면 오르부아르는 덜 충격적이고 덜 자극적이다, 자극적이지 않음에도 재밌는 건 장면전환의 적절할 때 이뤄져서 그런 것은 아닐까 싶다.

미야베 미유키의 우리 나라에 나온 에도 미스터리책들은 다 읽었다. 아직까지 읽지 않은 그녀의 솔로몬의 위증을 읽어야할까보다. 솔로몬의 위증까지 다 읽으면, 우리 나라에서 출간된 미미여사의 책은 다 읽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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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5-12-10 10:18   좋아요 0 | URL
화차 읽고 나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나네요. 뭐, 이런 괴물 작가가 있나 했습니다.

기억의집 2015-12-11 00:13   좋아요 0 | URL
괴물은 괴물이죠! 저는 킹은 스탠드하고 요 근래 나온 작품 빼곤 거의 다 읽었어요. 그러지 않아도 곰곰님이 킹의 롱워크 읽아보라 권하신 댓글 읽었는데, 전 그 책 영어로 몇달간에 걸쳐 읽었어요. 페이퍼도 올린 적이 있는데 이건 나중에 재탕해서 올릴려고요~ 제가 예전에 댓글에도 썼지만 원어는 번역본처럼 싼티 않나요!!!!

기억의집 2015-12-11 00:17   좋아요 0 | URL
미미여사글에 킹 이야긴 왜 썼을까요???

살리미 2015-12-10 15:24   좋아요 0 | URL
대단하세요^^ 미미여사 책은 점점 더 길어지는 경향이... ㅠㅠ 물론 금방 읽히는 장점은 있지만 분량을 보면 일단 엄두가 안나요.

기억의집 2015-12-11 00:17   좋아요 0 | URL
저는 이 작가의 모방범을 시작으로 멈출 수 없었어요. 나오는대로 다 읽었는데, 에도물은 시대배경때문에 첨엔 낯설었는데, 외딴방 읽고 감동 받아 에도물(에로물인줄 알겠어요!)도 읽게 된 경우에요! 워낙 다작이라 작품의 질적 편차는 있지만, 왠간한 작가의 작품 보다 나은 것 같아요!

scott 2015-12-10 18:18   좋아요 0 | URL
이책이 재밌다면 읽어볼래요. ㅎ
미미여사의 시대물 안사본지 오래되었는데 ....
일본인들 세계관이 그쪽이래요. 요괴 세계, 이야기 좋아하는정도가 아니라 창작 스토리를 쓰는 클럽에 가입할정도래요. ^.^

기억의집 2015-12-11 00:27   좋아요 1 | URL
저는 요괴 이야기는 저랑 안 맞더라구요. 오죽하면 미미여사랑 같은 사무실에 있는 작가 ??? 의 작품을 읽다 때려쳤겠어요. 도저히, 도.저.히 못 읽겠더라구요. 결국 진짜 책을 던져버렸어요~
저는 미미 여사의 인간을 따스하게 보면서도 어떤 상황의 통찰력이 대단하다는 걸 느껴요. 지난 번에 마술피리인지, 벚꽃 다시 벚꽃인지 기억이 안 나지만, 참혹한 상황에서 살아남은 자에 대한 단편이 있었는데, 문득 세월호에서 살아남은 아이들의 고통이 연상되더라구요 그 아이들은 얼마나 힘들고 고통 받고 있을까 싶은 게.... 살아남은 자의 고통을 부주제로 건드리는데, 통찰력이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동시대를 살면서 같이 늙어가는 작가를 가진 독자로서 그녀나 킹이나 하루키나 르메트르나 대단함을 느껴요. 나이 들면 필력이 사라진다는데, 이들은 뭘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12-11 20:57   좋아요 0 | URL
괴물 하면 킹 아닙니까. ㅎㅎㅎㅎㅎㅎㅎ

아영엄마 2015-12-14 21:19   좋아요 0 | URL
미미 여사랑 같은 사무실 쓰는 작가라면 <우부메의 여름>을 쓴 교고쿠 나쓰히코 일까요?
작가의 장광설은 작품마다 한결같이 징하다 싶을 정도로 질리게 하는 면이
있음에도 또 사게 되고, 하나 잡으면 꾸역꾸역 읽게 되네요. ^^;;

저는 이번에 부록으로 ˝요괴 도감˝ 준다는 이벤트에 혹해서 <도불의 연회> 셋트도
미미여사의 <괴수전>이랑 함께 질러 버렸어요! (부록은 받아보니 정말 얇팍한 책자.)
제가 저에게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이랄까~..^^*
<괴수전>은 아껴두고 있는데 <오베라는..> 읽고 나서 조만간 읽으려구요~~.

기억의집 2015-12-14 22:03   좋아요 0 | URL
맞아요. 나쓰히코~ 저는 두 권 읽고 질려서 못 읽겠더라구요. 코드가 너무 안 맞아서 ....오베는 무난하게 읽을만 하죠! 좀 뻔한데 이번에 파리 테러와 맞물려 생각해 보면, 유럽이 이슬람에 관대하구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이번에 프랑스 국민전선이 1차 투표에 완승했다가 2차 진 거보면.... 아직도 프랑스는 톨레랑스가 살아있구나 싶었어요. 괴수전 술술 읽혀요. 인간미 풀풀 풍기는 캐릭터들이라 따스하구요!

도불의 연회는 무슨 책인지 찾아봐야겠어요.

기억의집 2015-12-14 22:04   좋아요 0 | URL
ㅋㅋ 나츠히코 작품이네요~
 

방금 열린책들 페이스북 들어갔다가 피에르 르메트로가 우리나라에 지난 11월 2주에 방문해서 광장 시장에서 순대 먹는 사진 올린 것을 발견했다. 아, 나 어제 이 작가의 600페이지가 넘는 소설인 오르부아르 다 읽고, 마지막장 넘기면서 이 작가 정말 멋진 괴물 작가구나! 하고 감탄해 마지 않았는데, 오르부아르신간 홍보하러 온 건가? 강연해 했다면 한번 가서 보고 싶은 열혈 독자인데, 아쉽다

페북 잘 안하고 잘 들어가지 않다가, 어제 오르부아르 끝내고 궁금한 게 있어 열린책들 홈피 들어갔다가 페북에서 질문하면 답을 더 빨리 줄 것 같아 질문댓글달고, 지금 들어가 확인해보고 찬찬히 열린책들 페북 보는데, 르메트로의 한국방문 사진 발견!!!! 내 질문댓글에 달려 있지 않는 답글보다 이 사진 보니, 강연해 했을텐데 못 가 본 아쉬움과 서운함이 더 크다.

 

열린책들 페북에 한 질문은 오르부아르, 이 책 읽다보면 검둥이나 계집이라는 단어가 간혹 등장하는데, 과연 작가가 원문에 그렇게 썼는지 궁금하다는 것이었다. 이 작품 읽어보면 알겠지만, 루이즈란 여자아이를 알베르 시점에서 말할 때 계집애란 단어로 표현해 놨는데, 루이즈란 여자아이가 사건에 동참하는 주요 인물은 아니지만, 에두아르와 연결된 친근한 캐릭터이기 때문에 과연 루이즈를 계집아이란 표현을 했을까 하고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지난 번에 오역가들이란 페이퍼 올린 적이 있는데, 한 번역하시는 분이 번역시스템을 몰라서 그런 글을 쓴 것 같다고 번역자들은 번역만 할 뿐 그 이상은 간여하지 못한다는 댓글이 올라 와, 내가 잘 모르는 출판시스템에 대해 이런저런 글을 쓰는 건 번역자들에게 상처를 주는것 같아 , 그 페이퍼를 지운 적이 있었다.

계집이나 검둥이란 표현이 이상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묘하게 그 단어들이 거북했다. 검둥이란 표현도 그렇고, 특히나 루이즈란 여자아이에 대해 단 한번도 여자아이라는 표현를 쓰지 않고 계집애란 단어를 써서.... 위에 말했듯이 에두아르랑 밀접한 캐릭터라 비하해서 들리는 계집애란 단어는 내 머리속에서 자꾸 겉돌았다. 혹자는 계집이란 말이 더 친근하게 들릴 수 있겠다.

 

하지만,  난 내가 여자이고 아줌마여서 그런가, 내 딸한테도 계집애가 뭐 어쩌니 저쩌니란 절대 쓰지 않아서 그런지, 아무래도 게집애란 단어가 경멸과 비하의 의미가 강하다보니, 책에서 등장하는 계집애란 단어가 떨떠름하다.

 

이 작품이 영화로 만들어진다는데, 에두아르와 알베르 못지 않게 루이즈 또한 에두아르의 중요 관계인물로 설정 되지 않을까 싶다. 작품 끝머리에는 루이즈를 다룬 작가의 작품도 나올 것 같은데,,,, 그래서 열린 책들 페북에 물어 본 것이다. 작가가 루이즈를 계집애라는 표현을 했는지 ? 말이다. 물론 그 시대상에 맞는 단어여서 르메트르가 그 단어들로 표현했을 수 있는데, 단어라는 게 내가 살고 있는 시대의 흐름을 피할 수 없어서..... 독자인 내가 검둥이니, 계집애란 단어를 읽을 때마다 거북스러웠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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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5-12-03 13:19   좋아요 0 | URL
오르부아르가 그렇게 좋은가요 ? 알라딘에 킵해놓아야게군요..

기억의집 2015-12-03 13:39   좋아요 0 | URL
이 작가 글 끝내줍니다! 노인의 나이임에도 굉장히 하드해서, 왠간한 영미쟝르소설가들하곤 게임이 안 돼요. 요 일년간 읽었던 영미쟝르소설가들 책 던져버리고 싶을 정도 였는데, 킹도 전 별로였고, 허즈번드 시크릿은 작품도 아닐 정도로, 저 작가 필력과 끝까지 가는 상상력 엄청 납니다.

akardo 2015-12-03 13:35   좋아요 0 | URL
순대 먹을 줄 아는 프랑스 남자라니 왠지 끌리네요. 하하.

기억의집 2015-12-03 13:48   좋아요 0 | URL
저는 프랑스인 하면 우아한 이미지가 있어서, 저 사진 보고 아니 순대라니, 비위가 안 상할려나 싶었어요. 저의 친정집은 순대 못 먹거든요. 저만 약간 먹고... 광장시장 할머니집순대집 가서 녹두전이랑 순대 먹어 보려고요. 아, 며칠 전에 이불 사러 동대문 시장 갔다가 광장 시장 들려 마약 김밥 먹고 왔는데... 아쉬워요.

살리미 2015-12-03 13:49   좋아요 0 | URL
저도 생각만하고 있었는데, 기억의집님 글 읽다보니 너무 궁금해지는군요. 게다가 순대먹는 사진이 불을 확~ 당깁니다^^

기억의집 2015-12-03 14:06   좋아요 0 | URL
그쵸! 순대가 비위가 약한 사람은 절대 못 먹는데, 저의 엄마는 순대 냄새만 맡아도 비위 상해 하셔서 헛구역질 하시거든요. 저는 최근 유럽의 쟝르소설가들 중에서 이 작가가 최고 같아요. 사건이 잔인하고 기상천외하긴 한데, 문장력과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 탁월한 사건 전개, 순수문학의 주류인 고장에서 이 작가가 이런 멋진 추리 소설을 쓰다니, 쟝르문학 매니아라면 이 작가 절대 놓쳐선 안 될 정도에요. 멋진 작가인데, 도대체 왜 이 작가가 왔다고 대대적으로 홍보를 안 했을까요? 아, 진짜~~~~

다락방 2015-12-03 14:28   좋아요 0 | URL
저도 읽어봐야겠어요.

기억의집 2015-12-03 19:06   좋아요 0 | URL
저는 좋았는데 다락방님은 어떨지... 그 왜 노르웨이 작가,,,,, 아 기억이 안 나요. 최근에 다락방님 글 올린 아들 쓴 작가보다 저는 이 작가 문체가 좋더라구요~

다락방 2015-12-04 08:31   좋아요 0 | URL
요 네스뵈! ㅎㅎ

붉은돼지 2015-12-03 15:54   좋아요 0 | URL
아아아 기억의 집 님께서 이리 말씀하시니...안 읽어볼 수가 없군요 ^^

기억의집 2015-12-03 19:09   좋아요 0 | URL
육백 페이지가 넘어 울 딸이 엄마 이거 언제 다 읽어? 이랬는데 중간에 사기치는 것때문에 잠시 주춤한 거 빼고 흡입력 엄청나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12-03 15:59   좋아요 0 | URL
당장 읽어야겠군요. 장바구니에 담왔슴돠.

기억의집 2015-12-03 19:12   좋아요 0 | URL
저는 최근에 킹 소설 신간 나오면 다 읽었는데, 킹이 늙었는지 전체적으로 한풀 꺽인 느낌이 들더라구요. 최근에 제대로된 쟝르소설이 안 나온다고 생각한 찰나에 나온 기대흡족한 작품입니다

scott 2015-12-03 18:17   좋아요 0 | URL
읽어볼래요. 기억의 집님~

기억의집 2015-12-03 19:15   좋아요 0 | URL
진짜 권하고 싶은 작가에요. 이렇게까지 쓸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젊었을 때부터 농축된 실력이 나이 들어 드러내는 작가 같더라구요.

stella.K 2015-12-03 18:44   좋아요 1 | URL
어쩐지 이름이 낮설지가 않다했더니...!

기억의집 2015-12-03 19:18   좋아요 0 | URL
저는 이 작가 좋아해서 제 페이퍼에 자주 올렸는데,,,, 알렉스도 그녀의웨딩드레스도!!상상력이 잔인하긴 하지만 우리나라도 이런 작가 하나 나왔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