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수전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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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백 페이지가 넘는 오르부아르에 이은 또 다른 육백페이지짜리 책 미야베 미유키의 괴수전, 월요일에 주문해서 그 날 저녁부터 읽고 있는데, 오늘 아침에 잠깐 시간 투자하면 마무리가 될 것 같다. 오르부아르나 괴수전 모두, 내가 싫어하는 시대 배경(1차 대전과 일본의 에도시대)임에도 불구하고, 흡입력이 대단하다.

책을 들면 내가 작가의 최면에 걸릴 듯 술술 읽힌다. 지루할 틈이 없다. 어제 괴수전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이, 이 정도의 흡입력 있는 필력은 물론 타고나야 하지만, 타고난 글쓰기 이외에 어떤 요소가 두꺼운 이 책속에 독자를 가둬둘 수 있을까? 이들은 어떻게 작품을 쓰길래, 독자인 나를 비호감인 시대 배경임에도 이야기 속으로 계속 끌고 들어갈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심지어 나는 물리적인 세계관( 신이나 미신을 믿지 않는)을 가진 사람이라, 괴수전은 나의 세계관과 반대편에 서 있는 작품임에도, 작품의 전반적인 주제에 어리석다란 생각이 들지 않는다. 미야베 미유키의 특유의 여리고 인간적인 접근에 맘을 푹 놓아서 그런가!

아침에 일어나 출근하는 남편 아침밥을 준비하면서, 어쩜 저렇게 긴 호흡을 독자인 내가 지루해하지 않고 견딜 수 있는 건, 사건이나 인물의 배열이 적당할 때 바껴서 그런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두 작품 모두 충격적이거나, 특히나 르메트로는 본인의 다른 작품에 비하면 오르부아르는 덜 충격적이고 덜 자극적이다, 자극적이지 않음에도 재밌는 건 장면전환의 적절할 때 이뤄져서 그런 것은 아닐까 싶다.

미야베 미유키의 우리 나라에 나온 에도 미스터리책들은 다 읽었다. 아직까지 읽지 않은 그녀의 솔로몬의 위증을 읽어야할까보다. 솔로몬의 위증까지 다 읽으면, 우리 나라에서 출간된 미미여사의 책은 다 읽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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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5-12-10 10:18   좋아요 0 | URL
화차 읽고 나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나네요. 뭐, 이런 괴물 작가가 있나 했습니다.

기억의집 2015-12-11 00:13   좋아요 0 | URL
괴물은 괴물이죠! 저는 킹은 스탠드하고 요 근래 나온 작품 빼곤 거의 다 읽었어요. 그러지 않아도 곰곰님이 킹의 롱워크 읽아보라 권하신 댓글 읽었는데, 전 그 책 영어로 몇달간에 걸쳐 읽었어요. 페이퍼도 올린 적이 있는데 이건 나중에 재탕해서 올릴려고요~ 제가 예전에 댓글에도 썼지만 원어는 번역본처럼 싼티 않나요!!!!

기억의집 2015-12-11 00:17   좋아요 0 | URL
미미여사글에 킹 이야긴 왜 썼을까요???

살리미 2015-12-10 15:24   좋아요 0 | URL
대단하세요^^ 미미여사 책은 점점 더 길어지는 경향이... ㅠㅠ 물론 금방 읽히는 장점은 있지만 분량을 보면 일단 엄두가 안나요.

기억의집 2015-12-11 00:17   좋아요 0 | URL
저는 이 작가의 모방범을 시작으로 멈출 수 없었어요. 나오는대로 다 읽었는데, 에도물은 시대배경때문에 첨엔 낯설었는데, 외딴방 읽고 감동 받아 에도물(에로물인줄 알겠어요!)도 읽게 된 경우에요! 워낙 다작이라 작품의 질적 편차는 있지만, 왠간한 작가의 작품 보다 나은 것 같아요!

scott 2015-12-10 18:18   좋아요 0 | URL
이책이 재밌다면 읽어볼래요. ㅎ
미미여사의 시대물 안사본지 오래되었는데 ....
일본인들 세계관이 그쪽이래요. 요괴 세계, 이야기 좋아하는정도가 아니라 창작 스토리를 쓰는 클럽에 가입할정도래요. ^.^

기억의집 2015-12-11 00:27   좋아요 1 | URL
저는 요괴 이야기는 저랑 안 맞더라구요. 오죽하면 미미여사랑 같은 사무실에 있는 작가 ??? 의 작품을 읽다 때려쳤겠어요. 도저히, 도.저.히 못 읽겠더라구요. 결국 진짜 책을 던져버렸어요~
저는 미미 여사의 인간을 따스하게 보면서도 어떤 상황의 통찰력이 대단하다는 걸 느껴요. 지난 번에 마술피리인지, 벚꽃 다시 벚꽃인지 기억이 안 나지만, 참혹한 상황에서 살아남은 자에 대한 단편이 있었는데, 문득 세월호에서 살아남은 아이들의 고통이 연상되더라구요 그 아이들은 얼마나 힘들고 고통 받고 있을까 싶은 게.... 살아남은 자의 고통을 부주제로 건드리는데, 통찰력이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동시대를 살면서 같이 늙어가는 작가를 가진 독자로서 그녀나 킹이나 하루키나 르메트르나 대단함을 느껴요. 나이 들면 필력이 사라진다는데, 이들은 뭘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12-11 20:57   좋아요 0 | URL
괴물 하면 킹 아닙니까. ㅎㅎㅎㅎㅎㅎㅎ

아영엄마 2015-12-14 21:19   좋아요 0 | URL
미미 여사랑 같은 사무실 쓰는 작가라면 <우부메의 여름>을 쓴 교고쿠 나쓰히코 일까요?
작가의 장광설은 작품마다 한결같이 징하다 싶을 정도로 질리게 하는 면이
있음에도 또 사게 되고, 하나 잡으면 꾸역꾸역 읽게 되네요. ^^;;

저는 이번에 부록으로 ˝요괴 도감˝ 준다는 이벤트에 혹해서 <도불의 연회> 셋트도
미미여사의 <괴수전>이랑 함께 질러 버렸어요! (부록은 받아보니 정말 얇팍한 책자.)
제가 저에게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이랄까~..^^*
<괴수전>은 아껴두고 있는데 <오베라는..> 읽고 나서 조만간 읽으려구요~~.

기억의집 2015-12-14 22:03   좋아요 0 | URL
맞아요. 나쓰히코~ 저는 두 권 읽고 질려서 못 읽겠더라구요. 코드가 너무 안 맞아서 ....오베는 무난하게 읽을만 하죠! 좀 뻔한데 이번에 파리 테러와 맞물려 생각해 보면, 유럽이 이슬람에 관대하구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이번에 프랑스 국민전선이 1차 투표에 완승했다가 2차 진 거보면.... 아직도 프랑스는 톨레랑스가 살아있구나 싶었어요. 괴수전 술술 읽혀요. 인간미 풀풀 풍기는 캐릭터들이라 따스하구요!

도불의 연회는 무슨 책인지 찾아봐야겠어요.

기억의집 2015-12-14 22:04   좋아요 0 | URL
ㅋㅋ 나츠히코 작품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