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열린책들 페이스북 들어갔다가 피에르 르메트로가 우리나라에 지난 11월 2주에 방문해서 광장 시장에서 순대 먹는 사진 올린 것을 발견했다. 아, 나 어제 이 작가의 600페이지가 넘는 소설인 오르부아르 다 읽고, 마지막장 넘기면서 이 작가 정말 멋진 괴물 작가구나! 하고 감탄해 마지 않았는데, 오르부아르신간 홍보하러 온 건가? 강연해 했다면 한번 가서 보고 싶은 열혈 독자인데, 아쉽다

페북 잘 안하고 잘 들어가지 않다가, 어제 오르부아르 끝내고 궁금한 게 있어 열린책들 홈피 들어갔다가 페북에서 질문하면 답을 더 빨리 줄 것 같아 질문댓글달고, 지금 들어가 확인해보고 찬찬히 열린책들 페북 보는데, 르메트로의 한국방문 사진 발견!!!! 내 질문댓글에 달려 있지 않는 답글보다 이 사진 보니, 강연해 했을텐데 못 가 본 아쉬움과 서운함이 더 크다.

 

열린책들 페북에 한 질문은 오르부아르, 이 책 읽다보면 검둥이나 계집이라는 단어가 간혹 등장하는데, 과연 작가가 원문에 그렇게 썼는지 궁금하다는 것이었다. 이 작품 읽어보면 알겠지만, 루이즈란 여자아이를 알베르 시점에서 말할 때 계집애란 단어로 표현해 놨는데, 루이즈란 여자아이가 사건에 동참하는 주요 인물은 아니지만, 에두아르와 연결된 친근한 캐릭터이기 때문에 과연 루이즈를 계집아이란 표현을 했을까 하고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지난 번에 오역가들이란 페이퍼 올린 적이 있는데, 한 번역하시는 분이 번역시스템을 몰라서 그런 글을 쓴 것 같다고 번역자들은 번역만 할 뿐 그 이상은 간여하지 못한다는 댓글이 올라 와, 내가 잘 모르는 출판시스템에 대해 이런저런 글을 쓰는 건 번역자들에게 상처를 주는것 같아 , 그 페이퍼를 지운 적이 있었다.

계집이나 검둥이란 표현이 이상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묘하게 그 단어들이 거북했다. 검둥이란 표현도 그렇고, 특히나 루이즈란 여자아이에 대해 단 한번도 여자아이라는 표현를 쓰지 않고 계집애란 단어를 써서.... 위에 말했듯이 에두아르랑 밀접한 캐릭터라 비하해서 들리는 계집애란 단어는 내 머리속에서 자꾸 겉돌았다. 혹자는 계집이란 말이 더 친근하게 들릴 수 있겠다.

 

하지만,  난 내가 여자이고 아줌마여서 그런가, 내 딸한테도 계집애가 뭐 어쩌니 저쩌니란 절대 쓰지 않아서 그런지, 아무래도 게집애란 단어가 경멸과 비하의 의미가 강하다보니, 책에서 등장하는 계집애란 단어가 떨떠름하다.

 

이 작품이 영화로 만들어진다는데, 에두아르와 알베르 못지 않게 루이즈 또한 에두아르의 중요 관계인물로 설정 되지 않을까 싶다. 작품 끝머리에는 루이즈를 다룬 작가의 작품도 나올 것 같은데,,,, 그래서 열린 책들 페북에 물어 본 것이다. 작가가 루이즈를 계집애라는 표현을 했는지 ? 말이다. 물론 그 시대상에 맞는 단어여서 르메트르가 그 단어들로 표현했을 수 있는데, 단어라는 게 내가 살고 있는 시대의 흐름을 피할 수 없어서..... 독자인 내가 검둥이니, 계집애란 단어를 읽을 때마다 거북스러웠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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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5-12-03 13:19   좋아요 0 | URL
오르부아르가 그렇게 좋은가요 ? 알라딘에 킵해놓아야게군요..

기억의집 2015-12-03 13:39   좋아요 0 | URL
이 작가 글 끝내줍니다! 노인의 나이임에도 굉장히 하드해서, 왠간한 영미쟝르소설가들하곤 게임이 안 돼요. 요 일년간 읽었던 영미쟝르소설가들 책 던져버리고 싶을 정도 였는데, 킹도 전 별로였고, 허즈번드 시크릿은 작품도 아닐 정도로, 저 작가 필력과 끝까지 가는 상상력 엄청 납니다.

akardo 2015-12-03 13:35   좋아요 0 | URL
순대 먹을 줄 아는 프랑스 남자라니 왠지 끌리네요. 하하.

기억의집 2015-12-03 13:48   좋아요 0 | URL
저는 프랑스인 하면 우아한 이미지가 있어서, 저 사진 보고 아니 순대라니, 비위가 안 상할려나 싶었어요. 저의 친정집은 순대 못 먹거든요. 저만 약간 먹고... 광장시장 할머니집순대집 가서 녹두전이랑 순대 먹어 보려고요. 아, 며칠 전에 이불 사러 동대문 시장 갔다가 광장 시장 들려 마약 김밥 먹고 왔는데... 아쉬워요.

살리미 2015-12-03 13:49   좋아요 0 | URL
저도 생각만하고 있었는데, 기억의집님 글 읽다보니 너무 궁금해지는군요. 게다가 순대먹는 사진이 불을 확~ 당깁니다^^

기억의집 2015-12-03 14:06   좋아요 0 | URL
그쵸! 순대가 비위가 약한 사람은 절대 못 먹는데, 저의 엄마는 순대 냄새만 맡아도 비위 상해 하셔서 헛구역질 하시거든요. 저는 최근 유럽의 쟝르소설가들 중에서 이 작가가 최고 같아요. 사건이 잔인하고 기상천외하긴 한데, 문장력과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 탁월한 사건 전개, 순수문학의 주류인 고장에서 이 작가가 이런 멋진 추리 소설을 쓰다니, 쟝르문학 매니아라면 이 작가 절대 놓쳐선 안 될 정도에요. 멋진 작가인데, 도대체 왜 이 작가가 왔다고 대대적으로 홍보를 안 했을까요? 아, 진짜~~~~

다락방 2015-12-03 14:28   좋아요 0 | URL
저도 읽어봐야겠어요.

기억의집 2015-12-03 19:06   좋아요 0 | URL
저는 좋았는데 다락방님은 어떨지... 그 왜 노르웨이 작가,,,,, 아 기억이 안 나요. 최근에 다락방님 글 올린 아들 쓴 작가보다 저는 이 작가 문체가 좋더라구요~

다락방 2015-12-04 08:31   좋아요 0 | URL
요 네스뵈! ㅎㅎ

붉은돼지 2015-12-03 15:54   좋아요 0 | URL
아아아 기억의 집 님께서 이리 말씀하시니...안 읽어볼 수가 없군요 ^^

기억의집 2015-12-03 19:09   좋아요 0 | URL
육백 페이지가 넘어 울 딸이 엄마 이거 언제 다 읽어? 이랬는데 중간에 사기치는 것때문에 잠시 주춤한 거 빼고 흡입력 엄청나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12-03 15:59   좋아요 0 | URL
당장 읽어야겠군요. 장바구니에 담왔슴돠.

기억의집 2015-12-03 19:12   좋아요 0 | URL
저는 최근에 킹 소설 신간 나오면 다 읽었는데, 킹이 늙었는지 전체적으로 한풀 꺽인 느낌이 들더라구요. 최근에 제대로된 쟝르소설이 안 나온다고 생각한 찰나에 나온 기대흡족한 작품입니다

scott 2015-12-03 18:17   좋아요 0 | URL
읽어볼래요. 기억의 집님~

기억의집 2015-12-03 19:15   좋아요 0 | URL
진짜 권하고 싶은 작가에요. 이렇게까지 쓸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젊었을 때부터 농축된 실력이 나이 들어 드러내는 작가 같더라구요.

stella.K 2015-12-03 18:44   좋아요 1 | URL
어쩐지 이름이 낮설지가 않다했더니...!

기억의집 2015-12-03 19:18   좋아요 0 | URL
저는 이 작가 좋아해서 제 페이퍼에 자주 올렸는데,,,, 알렉스도 그녀의웨딩드레스도!!상상력이 잔인하긴 하지만 우리나라도 이런 작가 하나 나왔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