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눈

마침내 그대 편지가 오고 천천히 밖으로 나선다 

하늘이 낮고 흐리고 어둑하니 자꾸 뒤돌아본다 
무엇을 하고 싶은대로 다했고 무엇을 못했을까 
뱀의 머리위를 지나듯 살라 했건만 낙엽밟듯 살아왔을까 
선한 눈빛이 가장 깊은 것인줄 이제야 알겠거니 
너무 많이 화를 내거나 울어왔던가 
생각할수록 시간이여 미안하다 미안하다는데 

창밖으로 문득 첫눈 쏟아지네 
희디 흰 형광가루들 순간 점등되는 지상 
낮고 흐린 하늘이 떨어지면서 저리 환한 눈송이 
되는 이치를 아무래도 그대와 걸으며 생각하노라면 

첫눈 밟듯 살다보면 
삶은 거저 내준 게 처음부터 
너무 많았다고 따뜻한 눈물 글썽여지리라.


설거지하고 청소기 돌리려던 순간 밖을 보니, 첫 눈다운 눈이 내리네요.
하얗게 내리는 눈 보니, 김경미 시인의 말대로 삶은 거저 내준 게 처음부터 많았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아침부터 검색해 오랜만에 읽어보는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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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5-12-03 10:41   좋아요 1 | URL
깜짝 놀랐어요!
여긴 지금 햇볕이 쨍쨍하여 햇살이 많이 들어오는쪽 거실 한 켠에 앉아 빨래를 개키다가가 북플에 올라오는 첫 눈 소식에 멍하니 이곳 땅덩어리가 참 넓구나!생각되어지네요?
첫 눈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도 참 좋을 것같아요!
잘지내시죠?^^

기억의집 2015-12-03 11:54   좋아요 0 | URL
나무님, 그 쪽은 눈 안 와요? 여긴 방금 전까지 쏟아질 듯 내렸어요. 지금 잠깐 멈췄는데, 멈췄다 내렸다를 반복하네요.

그러니 미국이나 중국은 뭐... 말 할 것도 없을 것 같아요.

그러지 않아도 경남도지사 소환주민투표를 위한 서명 운동 마쳤다길래 나무님 생각 났네요. 전 소환투표 안 하기로 했나보다 했어요. 하도 뒷소식이 없어서... 나무님도 잘 지내시고, 어머님은 좀 어떠세요?

2015-12-04 09: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영엄마 2015-12-03 10:47   좋아요 0 | URL
새벽에 밖에 볼 때는 어두워서 눈 내리는 줄도 모르고 둘째는 우산도 안 들려보냈네요. -.- (밤에는 눈이 그쳐야 할텐데...)
기억님 글 눈에 띄어서 지금 창 내다보는데 눈이 정말 펑펑 옵니다~

기억의집 2015-12-03 11:59   좋아요 0 | URL
저도요. 애들 모두 우산 안 가져 갔는데, 둘째와 학교가 코 앞이니 걱정없는데, 아들애가 문제네요. 그나마 비가 아니라 눈이여서... 눈 맞고 와야지요. 요즘 염증때문에 신경 많이 쓰고 있긴 한데, 요거 맞는다고 감기 걸리지 않겠죠?!

거리는 눈이 안 쌓이고 차위에만 눈이 쌓이네요. 나주엥 저 차들 어쩌면 좋을까 싶네요...

blanca 2015-12-03 11:09   좋아요 0 | URL
아, 너무 좋네요.

기억의집 2015-12-03 12:00   좋아요 0 | URL
그쵸! 저는 한국 소설은 아예 안 읽는데(요 몇년 이게 더 심해서 아예 안 읽어요), 시는 아무래도 감성적인 부문이 있어서 그런가, 읽게 되더라구요. 예전에 비하면 지금 많이 읽지는 않지만, 그래도 시가 좋긴 하네요.
 

YouTube에서 `히사이시 조 / 마녀 배달부 키키 / 바다가 보이는 마을 Kiki`s Delivery Service` 보기
https://youtu.be/q7x6fwhrewg


무거운 겨울비가 내리는 아침에 어울리지 않는 곡이긴 하지만 밝게 하루를 시작하고 싶어 유투브 뒤적거려 들어본다.

장안의 화제라는 원펀맨 만화책을 주문하고 어제 본 그림책중 한권을 주문하려고 유아 카테고리에 들어갔다가, 연말이라 혹 어린이달력 주는 곳이 있을까 싶어, 숲속 호텔이라는 그림책 발견! 이 작가 그림책은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겨울난로처럼 따스함이 스며드는 좋은 느낌의 그림책 작가라 장바구니에 덜컹 집어넣었는데, 결국 결제금액에 걸려 한참을 피에르 르메트르의 오르부아르와 고민하다가 결국 그림책과 몇 권 고른 과학책은 11월에 카드로 결제하기로 했다(요즘은 되도록 현금 결제하려고 노력중!).

르메트르의 작품이 우리 나라에서 어느 정도 판매부수를 올리는지 잘 모르겠다만, 난 이 늦깍이 작가의 문체를 좋아해서, 아이러닉하게도 내용은 어둡고 절망적, 언제나 이 작가의 작품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주로 이 작가는 전자책으로 사서 읽는데, 나중에는 서울시 전자책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 그의 작품중 이렌과 실업자는 읽다 내가 너무 비참해져서 그만두었지만...아니 비참해졌다기보다 작가가 그려내는 사건적 상황과 맞설 용기가 안 났다는 게 더 정확하겠다.

이번에 열린책들에서 이 작가의 신간이 나왔길래 전자책 살까하다 종이책을 사서 읽기로 했는데, 리뷰는 호평일색이라(충분히 그럴만한 작가이다. 젊은 시절 취미로 읽은 책읽기나 글작성이 나이 들어 충분히 농익어 나온 작가기 때문이다), 기대하고 있긴 한데, 아, 얼마나 또 진하고 어둡게 썼을까! 그가 들려주는 그 어두운 이야기에서 나오는 어두운 문체가 이 작가의 진짜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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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5-11-23 11:27   좋아요 0 | URL
오르부아르 일단 표지가 제 취향인데 오호. 숲속호텔도 궁금하고 살펴보러 가야겠습니다.

기억의집 2015-11-24 08:29   좋아요 0 | URL
휘모리님~ 꼭 아이에게 저 작가의 그림책들 보여주세요. 제가 그림책을 많이 갖다 주는데, 그래도 많이 쌓여있지만, 저 작가 그림책은 절대 못 주게 해요. 읽으면 따스해지는 작가에요.

오르부아르는 어제 받자마자 읽고 있는데, 와우~ 그 시대 배경을 비호감인 저조차 책에 흡인 되어 다른 걸 하고 싶지 않을 정도에요~

무해한모리군 2015-11-27 08:54   좋아요 0 | URL
땡투 누르러 다시왔습니다... 그렇게 멋진 작가군요.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책방꽃방 2015-11-23 14:13   좋아요 0 | URL
오르부아르는 저도 관심갖고 있는 책이에요, 피에르 르메트르 책 두권 읽었는데 괜찮더라구요^^

기억의집 2015-11-24 08:31   좋아요 0 | URL
르메트르가 사실 개미의 작가보다 저는 더 잘 맞듯더라구요. 어두운데, 묘하게 매력있는 작가에요. 55세인가 데뷔했는데, 보통의 작가들이 저 나이되면 필력이 떨어지는데, 이 작가 뭐지 싶어요. 어제부터 오르부아르 읽고 있는데, 재밌네요. 제가 프렌즈팝이란 게임을 엄청 좋아하는데, 그걸 제껴놓고 읽고 있어요~

붉은돼지 2015-11-23 14:43   좋아요 0 | URL
히사이시 조하면 역시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인생의 회전목마`죠..^^

기억의집 2015-11-24 08:33   좋아요 0 | URL
그렇죠~ 저는 아들애가 피아노를 쳐서 히사이시 조의 작품을 듣게 되었는데, 저 곡하고 섬머가 좋더라구요~ 애들이 크면 집에 없는데, 간혹 아들애하고 저랑 집에 있을때. 저 히사이시 조의 피아노 연주할 때 편안해져요!

곰곰생각하는발 2015-11-23 16:40   좋아요 0 | URL
저는 그림 많은 책을 선호합니다만, 그림책을 읽은 적은 별로 없네요...

기억의집 2015-11-24 08:33   좋아요 0 | URL
만화책? 아무래도 그림책은 아이들 전유라는 생각이 깊으니깐요. 애들한테 그림책을 읽어주지 않았다면 저도 그림책의 매력을 몰랐을 겁니다~

숲노래 2015-11-24 07:37   좋아요 0 | URL
숲속 곰 이야기 새로운 그림책이 나왔군요!
숲속 호텔도 멋진 그림책일 테지요.

(그림책 안 보시기로 하셨다면서... ^^;;)

기억의집 2015-11-24 08:35   좋아요 0 | URL
그니깐요. 숲속 호텔이 나와 지금 살까말까 고민중입니다. 저 작가 그림책이 좋아서 사고 싶기는 한데, 사면 딱 한번 보고 책장 속에 묵혀 있어서, 예전같으면 애들하고 숱하게 읽고 보고 할텐데, 참 저도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ㅠㅠ

icaru 2015-11-24 16:09   좋아요 0 | URL
아앙,, 기억님은 섭렵 안 하신 장르가 없어라,,, ㅎㅎ
늦깍이 작가라면, 데뷔 이전... 전직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어요~ 하다못해 굉장한 독서가였다거나 ...

기억의집 2015-11-25 23:03   좋아요 0 | URL
아니예요. 제가 얼마나 편협한 사람인데.... 요~ 이 작가 전직이 지역공무원이나 사서들을 위한 문학강사였대요. 문학종사자인데, 나이 들어 작가데뷔한 사람치곤 작품 자체가 엄청난 사람인 것 같아요. 후덜덜해요. 그제부터 읽는데, 흡입력이 굉장해요~

2015-11-24 22: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25 22: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25 23: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28 14: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영엄마 2015-12-03 10:51   좋아요 0 | URL
아~ 르메트르 작품이 출간되었군요. 살 책들은 자꾸 생기는데 자중 모드입니다. ^^
전에 사둔 <로지와 존>을 아직 안 읽고 미뤄두고 있는지라 그 책부터 읽어야겠네요. 이제 막내도 2학년으로 접어드니 그림책 욕심은 더 이상 부리지 말아야지 하고 있답니다. 이제 책 꽂을 자리도 없어요.ㅠㅠ

기억의집 2015-12-03 13:14   좋아요 0 | URL
그러실 것 같아요. 근데 저 어제 그림책 한권 샀어요. 그림책 달력 하나 구해볼까 해서 유아그림책 들어갔다가...... 여우의 정원이란 글자 없는 그림책 샀어요. 어제 책 사면서 고민 좀 했죠. 하 살까말까하다가 그림이 멋져서... 숲속 호텔도 사고 싶어요.

르메트르, 재밌어요 딸애가 엄마 600페이지가 없는데, 이걸 다 읽을 수 있어? 할 정도로 책이 두꺼운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어요. 근데 400페이지 넘어 정체기는 있었어요. 재미가 없어서가 아니라 사기 치는 대상이... 걸려서 읽기가 주저하더라구요. 여기 들어오지 않으면 안 사는데..흑흑
 

작년에 이 집에 이사오면서 결심한 게 딱 한가지 있었다. 집이 책에 점령당하게 하지 말자, 적어도 집 어딘가에는 , 어느 곳이든 빈 공간이 존재하도록 하자! 물론 이사오자마자 집을 정리할때만 해도 사방팔방 사면의 벽과 수납장에는 책들로 가득 차 있었다(지금은 많이 줄이고 있다). 우리 집은 가구라고 해야 변변한 것도 없이 죄다 책장 아니면 책장 대용 가구이다 보니, 살림하는 사람이 이래서 되나? 하는 자조적인 질문을 끊임없이 해대곤 했는데, 이런 나에 대한 자조가 드디어 일년 만에 결실을 맺기 시작하고 있다.

빈 공간이 생긴 것이다.

일주일전만 해도 저 거실장엔 그림책이 누워져 가득 차 있었다. 드러누워 아무도 찾지 않던 그림책을 동네 아기 도우미 아주머니에게 드렸다. 아파트 재활용때 폐지더미에서 그림책을 찾고 계시기에, 혹 그림책 필요하시냐고 여쭸더니, 본인이 아기돌보미인데 돌보는 아기집에 그림책이 없어서 이런 재활용때 그림책이 나오곤 해서 찾고 있는 중이란 말을 듣고, 아줌마에게 우리집 그림책 가져가시라고 하였더니, 그 날 오후에 유모차 끌고 오셔서 가져가셨다.

그림책들이 떠나니, 저 텅빈 공간을 보며 시원섭섭함을 느낀다. 저 텅 빈 공간을 만끽해야지, 더 이상 책으로 저 곳을 채우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저 비워있는 공간이 어색하기는 하다. 이 어색함이 언제쯤 익숙함으로 바뀔 수 있을런지!

그나저나 작가 최윤이 한 에세이에서 자기 집은 사면의 벽이 책으로 가득 차 있다고 쓴 것을 이십 년전쯤 읽었는데,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다. 여전히 책으로 벽지를 대신 하고 살고 있을려나? 아니면 나처럼 서서히 집에 빈 공간을 늘릴려고 애쓰고 있을려나?

그런데 참 사람이 간사한 게 책 대신 빈공간을 결심하면서도, 심지어 동네 아줌마에게 그림책을 드렸음에도, 더 이상 그림책을 볼 아이도 없으니 사서 쟁겨두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어제 북플 들어와 뉴스피드 보니, 관심가는 아니 사고 싶은 그림책들이 몇 권 보인다. 그림책은 겉표지가 이야기의 핵심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기에, 겉표지가 그 어떤 책보다 중요한데, 그만 겉표지의 구애에 확 걸려들었다. 아, 진짜 고민된다. 낼 애들한테 원펀맨 6권을 다 사 주기로 했는데, 산 김에 한권이라도 구매할까?


덧, 이 페이퍼 북플로 처음 작성한 것인데 글 쓰는 게 생각보다 괜찮다. 자판이 큰 타블릿이라 편했던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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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5-11-22 13:53   좋아요 0 | URL
참말 집 한쪽은 책이고 무엇이고 아무것도 없이,
그저 벽만 있고 바닥과 천장만 있는
그런 자리가 있어야겠더군요.

그런 자리를 꿈꾸며 집을 꾸미자고... 생각하면서
아직 그러한 방을 이루지는 못합니다...

기억의집 2015-11-22 16:45   좋아요 0 | URL
살다보니 비어있는 뭔가가 사람에겐 꼭 있어야하더라구요. 공간이든 사람욕심이든.... ㅎㅎ 애들 어느 정도 크면 빈 공간이 생기실 겁니다^^

2015-11-22 14: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22 16: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scott 2015-11-22 15:00   좋아요 0 | URL
기억의 집님 공기 청청하게 하는 초록잎 화초를 두시면 어떨까요.
제방은 이미 책이 점령(천장까지)해버렸고 누울자리만 있어요. ㅎㅎ
버릴것은 버리고 팔것은 팔았는데 도저히 못버리는 책이 이정도라니 ㅜ.ㅜ

기억의집 2015-11-22 17:04   좋아요 0 | URL
그러지 않아도 화초 키우고 싶어 뭘할까 고민중이에뇨. 벵갈고무나무가 이쁘던데, 그걸로할까 아니면 벤자민, 스투키, 센세베리아할까 고민중이에요. 생각보다 가격대가 쎄더라구요. 화분도 만만치않고..저는 고무나무쪽으로 기울긴하는데, 고무나무 이쁘죠?

저도 아주 옛날 건 재활용때 버렸어요. 너무 오래된 책들은 기증해도 안 받더라구요. 지인들 주고 그래도 여전히 책이 쌓였어요. 울 딸은 자기방에는 책 있는 거 싫다고 해서 겨우겨우 작은 책장에 꽂았어요. 팔자겠죠. 이것도~

scott 2015-11-22 20:26   좋아요 0 | URL
벵갈고무나무 이뻐요.^0^
화초 값의 반이상은 화분값!
일본어 그림책은 저얼대 팔지 마세요.
팔면 후회하는 책도 있으니 미련없이 버리시라는 말 못하겠어요. ^.~

붉은돼지 2015-11-23 10:40   좋아요 0 | URL
사실 책은 지금도 충분히 많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욕심이 끝이 없는 것 같습니다.

어릴 때는 책이 가득 채워진 책장 하나 갖고 싶었는데...
책장을 가지게 되니 서재를 꾸미고 싶고 서재를 가지게 되니
이제는 어디 시골에 작은 개인 도서관 같은 걸 하나 장만하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허허....

저희 집의 경우, 아내는 책이 서재의 경계를 넘어 거실로 범람하는 것은 절대 금지여서
제 책은 오로지 제 서재에서만 치고박고 복닥거리고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거실을 서재로 꾸미고 싶은 생각이 굴뚝이었는데....
지금은 아내의 아내에 의견에 어느정도 공감을 하고 있습니다. 온 집구석이 책으로 점령당하는
것도 그리 좋은 것은 아닌 것 같아요...^^

기억의집 2015-11-23 10:43   좋아요 1 | URL
저도 읽을 책이 산더미인데 여전히 신간보면 탐나고 사들이네요. 그나마 위안인 건 예전보다 덜하다는 것이요. 전 가방도 옷도 변변한 게 없어요. 책 사들이냐고.... 어휴 팔자려니 해도 책이 뭔지요.

책방꽃방 2015-11-23 14:15   좋아요 1 | URL
그림책 유혹은 정말 뿌리치기 힘들어요,
저도 책쌓지 말자고 치워보지만 금새 또 차고 차니 난감해요,
사랑의 도서기증 어쩌고가 있길래 기증이나 할까하구요^^

기억의집 2015-11-24 08:37   좋아요 1 | URL
게다가 그림책은 사 놓아도 한번 보고 말더라구요. 경험상~ 애들이 어리면 같이 계속 보니깐 본전 생각이 안 나는데, 이건 한번 보고 쳐 박아 두니깐 언제나 망설여져요. 심지어 저는 그림책 가게 하나 낼까, 이런 생각도 해 봤어요. 자본도 없으면서...ㅠㅠ

책읽는나무 2015-11-24 06:40   좋아요 1 | URL
집 깨끗하고 좋으네요^^
저는 정리정돈을 할줄모르는 성격인데 책 때문에 더 엉망이어 우리집에 놀러다녀간 이웃지인들은 다들 한 마디씩 합니다^^
가구가 없어 책으로 대신할 속셈도 없지않아 사들였었는데 언제부턴가 이건 아니다~~싶어 책을 많이 정리중이고 더이상 사들이지 않으려 노력중이에요ㅜ
빈공간이 많고 정리정돈이 잘되어있는 그런집이 요즘은 부럽답니다 책 또한 양이 적더라도 책제목이 훤히 보이고, 눈길가는 제목으로 채워진 그래서 `읽고 싶다`라고 생각되는 그런서재를 가진 집이 부럽다죠?^^
나이숫자가 변할수록 생각들도 참 많이 변해가는 것같아요

기억의집 2015-11-24 08:42   좋아요 0 | URL
저는 책이 많으니깐 언제나 너저분해서 정리정돈 칼같이 해요~ 안 그럴 것 같죠? 저희 애들이 다들 뱀과라 옷도 오면 홀러덩 벗고 그 자리에 그대로 둬서 옷과 책과 여러가지 것들이 쌓이면 집이 난리도 아니더라구요. 그래서 보는 즉시 치우고, 가구나 탁자 위에 뭐 안 둘려고요. 저는 집에 장식품이 없어요. 아예! 그것마저 있으면 저의집은 뭐.... 말 안 해도 아시죠? ㅋㅋ
그나마 저도 책을 치워서.... 저의 시어머님이 저번에 오셔서 아니 그 많던 책들 어디갔냐고 놀래시더라구요. 예전에 벽만 있으면 책장 사서 책을 꽂아두었는데, 이젠 그마저도 버거워요.....

나이가 드니 저는 버릴려고 하는 것도 많고 웬간해선 안 사려고 노력해요. 그릇 대신 책, 옷 대신 책, 가방 대신 책 이런 인생도 참 흔하지 않을 것 같아요.

icaru 2015-11-24 16:12   좋아요 0 | URL
그릇 대신 책, 옷 대신 책, 가방 대신 책 이런 인생,,, 진짜 멋진 인생이라고 봐요 ㅎㅎㅎ
책을 보관하고 함께 숨쉬며 살아가는 일은 음 정말,,, 정말 아직도 저는 뭐라 정의내리지 못하고 혼돈한 가운데 먹고자고 하며 살고 있네요 ㅋㅋ

기억의집 2015-11-25 23:09   좋아요 0 | URL
이카루님댁이 상상이 가요. 저의집은 이제 애들이 다 커서 정리도 아침에 하면 저녁까지 그 상태에요. 애들도 학원 갔다오면 어떨땐 아홉시 이러거든요. 애들하고 많은 시간 보내세요. 애들 크면 집에 있는 시간도 없더라구요. 편하긴 해요. 애들 어리면 장난감에 책에... 휴!!!!

이카루님 불금도 얼마 안 남았네요!

아영엄마 2015-12-03 10:55   좋아요 0 | URL
방금 그림책 욕심 그만 부린다고 해놓고는 이 글 보면서,
` 그 그림책들 저도 좀 나눠주시지.. 아쉬워라..` 하고 있답니다. 이 눔이 책욕심은.. 흐흐~ ^^*
요즘 그림책 대신 막내가 즐겨보는 만화책이 꾸준히 늘고 있답니다.
만화책만 줄창 보려 하고 동화책은 훠이훠이~. ^^;;
 

 1.에잇, 남편도 오늘 월요일부터 한잔하고 들어온다고 했으니, 며칠 전에 읽은 디턴에 관해 생각한 짦은 글이나 올려본다.

 

며칠 전 포털 다음에서 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디턴의 위대한 탈출이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왜곡되었나하는 글을 우연히 접했고, 아주 흥미롭게 읽었다. 글의 요지는 이랬다. 디턴은 경제 성장의 한 결과로써 부의 불평등이 일어났다고 주장했지, 절대로 불평등이 경제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라고 말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출판사측에서는 그의 이러한 경제적 관점을, 아주 있는 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불평등은 어떻게 성장을 촉진시키나,란 부제까지 달며 불평등이 경제 성장을 주도한 주요한 경제요인인 것처럼 왜곡하여 출판한 것이다. 결국 저 책의 저자는 디턴이 아니고,  번역자와 편집자의  공동합작품이자, 한국의 경제 비젼책이 되었다.

 

디턴의 왜곡된 저서는 김공회 한겨례연구위원의 글(http://socialmaterial.net/?p=33921)로 인해 밝혀졌는데, 나는 이 발각 과정을 보면서, 제일 먼저 떠오른 생각이, 편집자야 디턴의 저서를 처음부터 왜곡할 의도가 있다손쳐도(본인은 아니라도 우기지만), 도대체 번역가들은 왜 이 저서를 편집자의 의도에 맞춰 왜곡, 오역할 생각을 했을까? 정말 저렇에 오역을 하고도 아무도 모르고 지나치길 바랬던 것일까?  저자의 주장이나 관점과는 다른 오역을 하고도 떡하니 본인들 이름을 저서에 번역가들이라고 새길 수 있을까? 정말 그들은 이 책이 오역투성이라고 지적할 사람이 대한민국에 단 한사람도 없을 것이라고 굳게 믿었을까? 

 

서울에서 파리까지 지리학적으로 8천킬로미터지만, 이멜로 송수신했을 땐 일초면 서신이 오갈 수 있는 거리다. 빛의 속도가 299,792,458km 이므로, 지구내 모든 대륙, 심지어 지구 밖 우주 정거장까지(우주정거장이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라고 함)는 빛의 속도 안에 있는 거리므로, 즉각적인 송수신이 가능한 세상이 21세기다. 덴버에 사는 내 친구와 실시간 카톡으로 서로의 안부를 묻고 깔깔거리며 수다 떨 수 있는, 아주 편편하고(플랫하고) 전기(일렉트로릭)적인 세계를 살고 있다는 말이다. 

 

빛의 속도로 모든 정보와 지식이 하루에도 수천만건의 지적자료가 오가는 지구에 살면서, IT  강국이라고 떠들어 대는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중에서, 저 오류를 정말 모를것이라고 생각했을까?  확실한 것은 그들이 대한민국에 자신들의 오역을 알아 챌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김광회한겨레 연구위원이 오역을 지적을 했고, 위대한 탈출의 번역가들은 평생 발해석을 한 오역가들이란 꼬리표가 평생 따라다닌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 말을 우리나라 말로 번역한다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니다. 문화가 다르고 삶의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그들의 글을 정확하게 이해 못 할 수도 있다고 본다. 한두문장 정도의 틀린 번역이라면 눈감아 줄 수 있지만, 이 책의 경우는 너무 광범위하게 왜곡된 경우이다. 이 책을 소화해낼만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없고 본인들 능력밖의 번역작업이라면 다른 사람을 맡겼어야 한다. 

 

이게 아니라면, 번역가들 또한 이 책의 왜곡에 한 몫 거둔 셈이 된 것이다. 이 책의 번역가들은 오역가들로 남느냐 아니면 웹툰 제목처럼 내부자들인지 둘 중 하나란 결론이 나온다.

 

가뜩이나 작은 한국출판시장에서 평생 짐이 될 오역가들이란 꼬리표를 얻은 그들이 이 사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전공분야도 아니였던 것 같은데....

 

내가 가장 안타까운 것은, 전공분야도 아닌 번역가들이 저 책을 번역했고, 오역과 왜곡된 책이라고 드러나면서, 정말 책이 좋아 번역을 직업으로 삼는 좋은 번역가들에게 누가 되었다는 점이다. 나는 일류대를 나온 사람이 번역을 잘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지만, 문장도 타고 나는 사람들이 있다. 일류대 아니여도 지방대를 나왔던, 전문대를 나왔던, 미친듯이 글이 좋아 번역을 직업으로 삼고 평생직으로 삼으려는 번역가들에게 저들의 오역은 커다란 타격을 주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상대성이론을 읽기 전에, 아니 구매전에 이유경 번역가의 이력을 보고 살까 고민 했었다. 전공자가 아니였고, 과학이론을 처음 접했던 번역가였던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구매해서 읽었다. 과학이론을 처음 접했을 번역가였을텐데, 매끄럽게 잘 되었다. 감수도 없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번역가의 노력이 없었더라면 아마 무슨말인지 모를 글이, 아주 단단하게 여며져 나왔다.

 

제노사이드도 마찬가지, 일류대를 나오지 않았지만, 숨 막힐듯한 이야기의 진행을 번역가가 놓치지 않고 유연하게 번역했다. 문장도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정도로, 글을 많이 읽은 번역가의 모습이었다. 이런 가장자리의 번역가들이 우리 출판계에 많이 배출되어 출판사나 독자가 믿고 읽을 수 있는 출판문화가 형성되고 있는 마당에, 그리고 일반 독자들에게 번역가의 이력의 편견을 깨고 지평이 넓혀지고 있는 순간에, 자본과 합세한 오역가들이 나온 것이다.

 

뭐라 말할 수 없이, 착잡하다. 번역가들도 본인들의 입장에 대해 한마디라도 해야하는 것 아닌가?

 

2. 대부분의 있는 나라에서는 어떡하면 국민들이 더 평등하게 잘 살 있을까? 근무 시간을 단축해 더 많은 사람을 고용해볼까? 아니면 시급을 올려볼까? 이런 저런 고민을 하건만, 우리 나란 어떡하면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을까? 어떡하면 부자들을 더 부자로 만들어 줄 수 있을까? 이런 고민으로 정책을 만드는 듯 하다. 누가 만든 말인지 모르겠지만, 세계적인 경제 정책과 반대로 가는 우리 나라가 헬조선이란 말이 딱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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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미 2015-10-27 00:05   좋아요 0 | URL
속 시원한 글 잘 읽었습니다. 정말 국민들을 바보로 아는 건지, 저딴식으로 번역을 해도 아무 일이 없을 거라고 믿는 번역가나 충판사나 서문 썼다는 한국 경제학자가 바보인건지... 진짜 국제적 망신이 따로 없어요 ㅠㅠ

기억의집 2015-10-27 21:19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우리가 지금 80년대를 살고 있다고 생각하나 봐요. 박근혜나 새누리당 하는 거 보면, 70년대에 갇혀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전 박근혜가 컴퓨터는 할 줄 알까? 싶더라구요. 본인 젊은 시절이 호시절인 줄 알고, 그 시대에서 단 한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잖아요. 이 정권에 아부떠는 사람들도 그렇고, 아 진짜 대한민국의 미래가 어찌될지....

다락방 2015-10-27 08:23   좋아요 0 | URL
마지막 2번에 쓰신 `헬조선`이란 단어를 보니 어제 읽었던 김무성 관련 기사가 떠오르네요. 요지만 따자면 이렇습니다.

˝편협한 역사의식 가르치다보니 우리 청소년들이 패배의식... 세계 모든 나라가 대한민국 부러워하는데 정작 나라 안에선 ‘헬조선’ ‘망할대한민국’이란 단어 유행”

(기사전문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10260935241&code=910100)

하아- 당신에겐 살기 좋은 나라이겠지, 싶더라고요.

기억의집 2015-10-27 21:59   좋아요 0 | URL
저도 이 기사 읽고 하~ 어이가 없더라구요. 헬조선 맞아요. 다른 나라들은 국민의 복지나 평등에 정책적으로 나아가려고 하는데, 우린 어떻하면 더 쥐어짤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잖아요. 그것도 있는 사람들이요. 미국이 자본주의의 천국이지만, 신자유주의가 불평등을 더 심화 시키고 있다고 시급도 그렇고 오바마 케어도 그렇고 정책적으로 파란불인데, 김무성이 하는 거 보니, 우린 더 더 후퇴해서 살아야하나봐요. 헬조선..이 말 처음엔 싫었는데, 집권당 의원들 발언이나 박근혜보면 헬 조선이 맞아요.....

2015-10-28 12: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끝까지 해내는 힘 - 세상의 상식을 거부한 2014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나카무라 슈지 이야기
나카무라 슈지 지음, 김윤경 옮김, 문수영 감수 / 비즈니스북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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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이런 성공적인 사람들의 자전적 에세이는 성공한 사람답게 유쾌한 문장이 주를 이루는데, 이 책은 분에 못 이긴 저자의 독기와 오기가 고스란히 독자에게 전달된다. 어휴, 남부러울 게 없는 사람이 뭘 그리 독기에 받쳐 이렇게까지 썼나 했더니, 이 자전에세이가 씌여진 해가 2001년이다. 14년전에 출간한 책을 2015년 그가 노벨상을 받고 나서 다시 재출간 된 것이다. 어쩐지 읽은데  90년대만 치우쳐진 낡은 이야기 같더라니... 과거와 현재의 교차적인 내용(예를 들어,90년대 본인이 연구할 때와 현재의 LED 연구가 어떠하다든가 하는)이 전혀 없어 15년이 지난 지금 다시 쓰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드는 자기계발류의 자전 에세이였는데,

 

2014년 노벨 물리학상은 청색LED 개발한 나카무라 슈지가 수상했다. 지난 과거의 책속에  저자의 독기와 오기가  베인 이면에는, 청색 LED을 나카무라 슈지 단독으로 개발했다는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놀랍게도 직장동료 그 누구 도움없이 혼.자.서 이 놀라운 제품을 개발해냈다. 제품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저자 특유의 끈기와 집념이 별난 사람으로 비쳐지면서, 직장동료들의 멸시와 비웃음을 당한 것이다. 지방 소도시의 작은 기업인 니치아화학에서 동료들과의 교류없는 조직생활이 녹록치 않았을 것인데, 개발 도중 용접을 하다 터져도 그 누구도 그에게 관심을 두지 않을 정도로, 혼자였던 것 같았다. 나중엔 그게 차라리 편했다라고 쓴 것을 보면, 그가 이 제품을 개발하는 동안의 심적인 부담감과 두고 보자, 뭔가 해 낼 것이다라는 승부수의 감정이 교차한 것처럼 보인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많이 쓰고 있는 전구가 바로 LED전구이다.  LED전구를 만들기 위해서는 빛의 삼원색 즉 빨강, 녹색, 청색의 LED가 있어야 모든 빛의 색깔을 만들 수 있는데, 적색이나 녹색LED는 스탠리전기나 휴랫팩커드에서 이미 만들어졌지만, 청색LED는 나카무라 슈지가 만들기전까지 개발이 불가능한 제품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전 세계 과학자나 기술자들이 연구를 해도 성과를 전혀 내지 못한 분야였다. 

 

거의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청색LED 개발에 그는 남들과 다른 아이디어와 재료(질화갈륨)를 가지고 접근했고, 무수한 실패속에서도 끈질긴 집념으로 마침내 청색LED를 개발한 것이다.그가 청색 LED를 개발함으로써, LED 산업은 급격히 성장하기 시작하는데, LED 개발이 중요한 이유는 전력소비가 적다는 것이었다. 그의 개발로 니치아화학은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고, 슈지가 개발한 청색LED에 대한 특허권을 가지게 되었다.

 

지방도시의 중소기업에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음한 니치아 화학에서 나카무라 슈지에게 준 보상은 2만엔과 과장승진(사실 이것만 봐도 이 사람이 얼마나 회사에서 무시 당했는지 알 수 있다. 그가 이 회사에 근무한 게 20년, 대학 졸업하고 들어가 청색 LED 개발 하는데 십년 이상의 세월을 그 회사에서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승진 누락이 된 상태였고, 사무실에서도 다른 동료들이 그와 일하기 싫어해 혼자 근무했다고 한다. 철저히 혼자서 청색 LED 개발을 주도한 것이다)이었다. 본인도 이 자전 에세이에 이런한 대우에 화가 부글부글 끓어올랐다라고 쓰는데, 결국 그는 미국의 캘리포니아 대학으로 옮기기로 결정한다.

 

현재 그는 여전히 실험 연구에 몰두해 있고, LED 개발로 레이저, 디스플레이(티비 브라운관을 몰아냈듯이 지금은 티비뿐만 아니라 휴대폰이나 노트북등에서 사용되는) 등등 여러 곳에 상용되고 있다. 전구는 말할 것도 없이,  전 세계 도시의 가로수등을 LED로 교체하고 있을 정도로 LED의 상용화는 엄청난 것이다. 현재 슈지와 니치아 화학의 특허권 전쟁은 2006년 니치아화학이 특허권을 포기한 것으로 결론이 났지만, LED개발 이후,니치아 화학은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을 뿐만 아니라 매출 또한 엄청난 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일본의 기업구조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미국이나 유럽같았으면 어림도 없는 일 아닌가. 개인이 개발한 제품을 회사가 뺏어 특허를 내 이익을 취하고 개인 이익면에는 제로).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아인슈타인의 빛에 관심을 가지게 된 후, 21세기에는 빛의 연구가 어디까지 왔는가에 대한 호기심이었다. 1905년 아인슈타인이 움직이는 물체에 대한 전기역학에 대하여란 논문 이후, 우리는 지금 빛의 속성을 이용하여 스마트폰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시대에 살아간다는 게 참 신기하게 느껴진다. 무수히 많은 이론과 실험 연구자들이 이루어낸 세상. 한낱 태양이 있어 따스하고 세상을  개발된 제품을 이용하고 편리하게 사는 나로서는, 이런 집념과 끈기의 공학자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나카무라 슈지는 회사내에서 투명인간 취급당한 사람이라 그의 제품 개발 성공으로 인생의 반전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시원했다고 해야 하나 다행이라 해야하나, 조직생활의 설욕을 개발 성공으로 복수한 것 같아 통쾌하기도 했다.

 

덧: 이 책을 독기와 오기가 서려 있다고 했지만, 저자만의 확고한 신념을 독자인 나는 독기와 오기로 읽었을 수도 있고, 무엇보다 이 책속에 청색LED개발 과정의 언급이 이 사람이 참 외롭웠겠구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직장동료들의 냉대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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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17 2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0-17 2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scott 2015-10-19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연구 토양 한국에서는 불가능ㅜ

이런 집념이 일본인들이 갖고 있는 강점인것 같아요.
목표를 세웠으면 쭈욱 목표를 향해 달리는
하루키 신간 에세이 읽다보면 이런 성향이 확 드러나요.
주변의 시선에 기대거나 쫒지 않고 오타쿠스럽게 자신만의 스타일을 추구하는

기억의 집님 이런 리뷰 넘좋아서 여러번 읽고가요.~*

기억의집 2015-10-21 23:29   좋아요 0 | URL
감사해요~ 제가 요즘 프렌즈팝 게임에 빠져서 알라딘을 또 안 들어오다보니, 스컷님 댓글도 늦게 다네요.

저도 이거 읽으면서 눈앞에 보이는 성과주의와 결과만 보는 우리 기업에선 불가능한 일이구나 싶었어요. 더군다나 새누리당의 노동개혁이 통과되면, 더 적은 임금, 더 쉬운 해고, 더 많은 비정규직 세상이 오는데, 이런 오타구적 인물은 힘들지 싶어요. 정확하게 지적해주셨어요. 오타쿠스럽게 자신만을 추구하는 사람을 조직사회에서 살아나는 게 불가능할 거에요. 저는 과학이나 수학관련책들 읽으면 일본인들 꼭 끼여서 짜증나요!!!! 얘네들이 이런 실력을 가지고 있었어? 이런 생각이 드네요!!

수퍼남매맘 2015-10-23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한테는 생소한 내용이었지만
저자의 집념과 끈기가 리뷰만으로도 잘 전달되네요.
직장에서 투명 인간 취급 당했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놀라운 성과를 이룩해내다니
멘탈이 정말 강한 사람이네요.

기억의집 2015-10-26 21:52   좋아요 0 | URL
성격이 단호하고 불독같은 면이 있어요. 물고 늘어지는 오기라고 할까. 오타구적 기질이 강해 한우물만 파는 사람이고,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사람이더라구요. 본인의 심정을 묘사는 안 했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고 따 당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는데, 읽으면서도 모든 걸 혼자 감내해야하는 것 같아 안스러웠어요. 그나마 보란듯이 성공해서 다행인 과학기술자였어요!

군자란 2015-11-11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들어와 보니 리뷰가 반갑네요. 이런 리뷰에 나도 모르게 웃음짓는 것은 나도 외골수라 그런갑네요^^ 밑에 있는 리뷰도 잘 읽었습니다. 마션을 아주 즐겁게 봤거든요.^^

기억의집 2015-11-16 10:48   좋아요 0 | URL
군자란님, 진짜 오랜만이에요. 잘 지내시는지요???? 저도 오랜만에 컴에 들어와 서재에 노닐고 있습니다. 외골수 되는 건 참으로 힘든 일이지요. 군자라님도 외골수에 가깝나요?! 이 책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외골수가 외로움을 견딜 수 있는 왠간한 뚝심 아니면 힘들지 않을까 싶었어요. 월요일인데, 이제 주의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