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남은 언제나 옳다고 하기에.
떠나봅니다.
더워서 도망치듯 가는데 더 더운 나라로 갑니다.

보통은 여행 계획을 몇달씩 세우는데 비행기 끊고, 호텔 예약하고 그리고 아무것도 안하고 이렇게 떠나는 것도 첨이라서 무지 당황스럽지만 뭐 어떻게든 되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오랜만에 저녁 비행기 기다립니다.
마음은 참 블링블링한 이윤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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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08-01 20: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행 잘 다녀오세요. 오후즈음님^^

[그장소] 2016-08-02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다녀오시길~^^
 

매일 수업이 시작 되기 전 시를 읽는 시간을 갖기위해 선택해서 온 이 책은 일주일째 5페이지를 넘기지 못한다.

그래도 참 이상한 것이 시집이 책상에 있다는 것 만으로 위안이 되고 있다.

오늘도 한 페이지만 읽자고 다짐을 해 보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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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16-07-07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짐한대로 이루어지소서 ^^
 

무작정 떠난 하동
서울에서 새벽 6시에 출발
쌍계사에 도착하니 12시였다.

우리의 소란스러움을 잠재우기 위해 내린것 같은 비가 오후 내내 내렸다. 쌍계사에서 마주보는 비 오는 소리의 고즈넉함이 이렇게 즐겁다니.

박경리 문학관에서 맞이한 그분의 이 사진은 보는 내내 그 어떤 예술 사진보다 아름답더라. 토지를 절반 읽다 말았는데. 최참판댁을 거닐면서 읽다만 토지를 읽어 보리라 다짐도 하는 하동의 하루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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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6-05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 오는 날에 듣는 풍경소리. 들어본 적은 없지만, 듣는 순간 마음이 편해질 것 같습니다. ^^

오후즈음 2016-06-05 22:28   좋아요 0 | URL
소란스러움이 사그라드는 순간이라고 할까요? 상당히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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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 보고서
폴 오스터 지음, 송은주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에세이를 읽는 동안 머릿속에는 나의 일상이 글처럼 흐를 때가 있다. 나도 책을 쓴 저자처럼 이런 유형의 글을 잘 쓸 것만 같은 거만한 생각이 들다가도 이런 책을 만나면 잠시 그런 어쭙잖은 마음을 내려놓기도 한다. 너무도 유명한 폴 오스터의 책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실상은 깊게 읽은 책이 몇권 되지 않는다. 그의 소설이 매력적이었기 때문에 에세이는 또 어떨까 참 궁금했다. 그의 <겨울 일기>를 읽지 못했다. <내면 보고서>는 그 책의 연장선에 있다고 하니 아무래도 같이 읽어줘야 폴 오스터의 삶을 더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을 것 같다.

 

 

 

사람은 자신의 인생을 몇 살부터 기억하고 있을까? 내가 생각나는 나의 유년시절은 일곱 살 정도부터 였던것 같다. 집으로 들어서기 전에 언덕이 하나 있었는데 밤에 넘어져서 굴러 양쪽 무릎이 까져서 오랫동안 빨간약을 바르고 다녔었다. 여자 애가 큰 상처를 입었다고 속상한 엄마의 잔소리는 하루로 끝이 났지만 그날의 상처는 아직도 남아 있어서 간혹 짧은 바지를 입고 나가면 사람들이 어디서 다친 것이냐고 물으면 그때서야 나의 철없던 일곱의 나이가 생각이 나고, 그때 우리 가족이 옹기종이 모여 살았던 작은 양옥집이 떠오르며 그리고 그 집을 돌아 다녔던 어느 여름날의 추억과 함께 그때의 소꿉놀이 했던 친구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이정도가 나의 유년 시절의 처음일 것 같다. 이렇게 사소한 일들만 생각이 나고 더 이상의 아름답거나 우울했던 일이 없었던 아주 평범한 아이의 나날에 비해 폴 오스터의 유년 시절은 특별하다.

 

 

 

왜 자신의 유년시절과 자신의 과거를 2인칭으로 서술 했을까 생각해보니 나름의 객관화를 가지려고 하지 않았을까. 자신의 미화 시키려고 하지 않고 그저 내가 나를 관찰하며 지켜보았고 그것을 더 담담하게 풀어 놓기 위한 그의 선택이었겠지만, 읽는 동안 2인칭 시점이 익숙하게 다가오지 않아서 사실 책을 읽는 동안 답답했다.

 

 

 

그가 기록한 그의 유년기와 청소년기, 그리고 청년기를 맞이하는 이 [내면 보고서]속에서 그는 자신을 또 하나의 화자로 만들어 놓고 자기 자신의 모습을 기록하고 있다. 간혹 자신의 어두웠던 과거를 끄집어내서 기록한다는 것은 참 쓸쓸한 일이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폴 오스터의 이 기록들은 냉철한 부분도 있다.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우울한 부분을 아버지를 더 나쁘게도 그려 낼 수 있을 텐데 그는 그의 아버지를 그저 먼발치에서 관찰해서 말하는 것처럼 쓰고 있다.

 

 

 

그의 유년기와 청소년기가 다소 길게 지루한 부분이 있는 반명, 대학시절의 얘기는 다이나믹하다. 그의 [빵 굽는 타자기]를 재미있게 읽는 독자로서 그가 타자기로 글을 썼다는 부분들이 나오면서 그의 일상이 기록된 부분이 있다. 이런 기록들은 반가웠다. 아, 내가 읽은 그의 책이 이렇게 탄생했구나, 하는 나름의 탄식이 쏟아져 나오면서 마치 그의 미지의 글 세계에 빠져 아무도 찾지 못한 보물을 나 혼자 건져 온 것 같은 기분이라고 할까.

 

 

 

사실 작가들이 에세이를 모두 다 잘 쓰는 것은 아닐 것이다. 소설이 훨씬 더 매력적인 사람이 있고 에세이를 통해 몰랐던 작가의 매력을 찾아내는 사람도 있는데 내게는 에세이보다 소설이 훨씬 매력적인 폴 오스터로 더 기억이 될 것 같은 책이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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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하지 않습니다 - 격하게 솔직한 사노 요코의 근심 소멸 에세이
사노 요코 지음, 서혜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1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예전에 있었던 직장으로 다시 복직을 하면서 나는 그때처럼 일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을 했었다. 어영부영 인생을 살아왔다는 생각에 이번만큼은 정말로 열심히 일해서 그만 뒀을 때 나 자신을 터득시킬 그런 성과를 얻고야 말겠다는 야망을 가지고 갔지만 그런 야망 따위는 첫 출근을 하고 팀장과 한판 싸우고 나서는 사라져 버렸다. 이렇게 지내다가 또 어영부영 세월이 흘러 갈 것이라는 생각에 읽은 이 책은 울고 싶은 내 촉수를 건드렸고 어디쯤 부분에서는 혼자 눈물을 흘렸다. 그렇다고 이 책이 슬프다는 것이 아니다. 그냥, 참 사노 요코 할머니의 수다가 좋았던 것뿐이다. 그녀가 열심히 하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사실 그녀의 삶은 누구에게나 있는 소소한 일상이 모여 그녀의 나이를 만들어 냈고, 그녀의 삶이 즐거워 보였던 것뿐이다. 이렇게 아기자기한 그녀의 일상이 내게는 있었나 생각해 보게 되었다.

 

 

 

요즘 한창 빠져 있는 드라마 [또! 오해영]을 보면서 감정이입에 빠져 드라마 주인공 에릭에 홀릭 되었다. 대체로 텔레비전에 몰입하지 않고 조용히 보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참을 수 없이 감정이입이 되는 것이다. 이유는 단 하나다. 나도 그녀처럼 너무 평범했고 그녀처럼 비교되었던 친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이유로 평범한 여자 주인공(하지만 그녀는 너무 예쁘고)과 나를 일치 시키는 억지도 만들면서 남자 주인공의 행동에 설렘을 갖게 되었다. 간혹 주변 사람들에게 이런 얘기를 하면 주책없는 사람으로 여기거나 때로는 같은 공감대를 갖은 사람들끼리 만났을 때의 그 반짝거리는 순간을 사노 요코의 글에서 찾았다.

 

이런 나의 요즘 생활은 사노 요코의 일화를 읽으면서 나 같은 사람이 또 있다는 생각에 반가웠다. 사노 요코가 삼촌과 함께 [노트르담의 꼽추]를 보러가서 삼촌이 주교를 욕할 때 그녀는 자신의 평범함을 함께 생각하며 주교의 사랑을 이해했다고 한다. 나를 주인공으로 두지 않고 그저 주변 인물로 생각했던 부분들이 훨씬 많았던 그녀의 얘기들에 나는 그것에 감정이입을 하고 말았다.

 

 

 

“나에겐 드라마란 것이 일어날 수 없다. 드라마는 뛰어나게 아름다운 사람에게만 일어나는 것이며, 연애는 미남 미녀만이 하는 것이다. 그때 나는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P133

 

 

자신이 미녀가 아니기 때문에 드라마속의 연애 같은 사랑은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드라마속의 또 평범한 인물에게는 자신의 감정을 오버랩 시켜 안쓰러워하는 그녀의 그 마음이 또 얼마나 귀여운지. 자신의 고양이에게 생선을 주면서 행복은 현실 생활 속에 어쩌다 등장해야 하는 거라며 고양이의 행동에 뿌듯해 하는 그녀의 표정이 눈에 보이는 것 같다. 이런 부분은 또 익살스럽다.

 

 

사노 요코는 개를 키우고 있는데 그 개의 품종도 범상치 않다. 그 개는 시바견인줄 알고 키웠더니 얼굴만 시바견이고 몸은 닥스훈트처럼 길고 다리가 짧아 얼굴과 모습만 보기만 해도 우스꽝스러워서 매번 비웃듯이 식구들이 대했다. 누가 저런 개와 짝이 되겠냐며 점차 불러오는 배를 의심했다. 사실 배가 불러도 다리가 짧아 늘 땅과 배의 공간이 없어 그냥 좀 뭘좀 많이 먹었나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개가 글쎄, 새끼를 낳은 것이다. 그 우스꽝스러운 개가 새끼를 낳고 누워 있는 모습에 그녀는 자신이 예외로 여겼던 인생의 다른 단면을 느꼈다고 했다. 새끼를 낳고 누워 있는 모습에도 인생이 있다.

 

 

 

“ 부산스럽고 어수선해서 몇 년이 지나도 이 어린 것아 했던 개가, 졸지에 인생의 슬픔과 체념을 받아들인 무섭게 고요한 눈을 하고 있었다. 운명은 개척하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것인가. 이 눈을 보고 누가 웃을 수 있을까. 게다가 훌륭하기까지 하다. 남자 없이 홀로 아이를 키우면서도 아무 불평하지 않으니” P199

 

 

2급주를 마시며 자신과 형제들에게 훈시를 했던 아버지의 그 말들이 아버지와 함께 사라져 버렸다고 생각했지만 그 훈시가 아버지 술안주로 함께 얻어먹었던 그 톳조림과 함께 자신의 살 속에 녹아 있었다는 얘기가 이 에세이 중에 가장 오래 기억이 남는 부분이다. 아버지의 저녁시간에 옹기종이 앉아 아버지의 반찬을 탐하였던 네 명의 남매들에게 들려줬던 얘기들은 이 에세이 속에 가득 담겨 있다. “인쇄된 글로 된 것을 의심해라” 라는 아버지의 얘기에 그녀는 남의 얘기를 듣고 섣불리 믿지 않게 되었고, 정보의 바다에서 쏟아지는 얘기에 휩쓸리지 않고 나름의 소신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그녀는 1938년에 중국 베이징에서 태어나 전쟁이 끝난 후 보모의 고향인 일본으로 건너왔다. 그때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은 가난했고 힘들었다. 이렇게 보면 그녀의 삶은 처음부터 평탄한 일반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가 그냥 일본에서만 살았던 것이 아니라 독일 조형대학에서 공부하고 스페인과 다른 나라들을 다니며 살았던 생활들을 보면 또 작가로 살아가기 위한 토대를 걸어 다녔던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된다. 그림을 그렸던 그녀가 작가로 살아가기까지의 삶은 사실 아직 잘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그녀의 이 소소한 글이 때로는 밋밋하다가도 갑자기 눈물이 차오를 순간을 만들어줬다는 것이다. 때로는 옆집 아줌마처럼, 때로는 전화로 서너 시간을 떠들고 나서도 만나서 다시 얘기하자고 하는 친구 같은 기분이다. 이런 그녀의 재미있는 얘기를 더 많이 들을 수 없다는 것이 아쉽기도 하다. 그녀가 말했던 것처럼 오래 살았다면 70세의 할머니가 들려주는 주책없는 얘기라도 좋을 텐데 말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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