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절하지 않는 한 꿈은 이루어진다 - 열정의 승부사, 이나모리 가즈오의 삶과 경영 이야기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 홍성민 옮김 / 더난출판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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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느덧 나는 꿈을 얘기하기엔 너무 늦은 나이가 되어버렸다고 생각했다. 마치 꿈이라는 단어는 십대와 이십대를 위한 청춘에게만 어울리는 단어들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꿈, 그 단어 하나만 들어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그 말은 피 끓는 청춘의 한 이면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얼마 전 뭔가 배우며 살아가는 도전이 인생에 많은 에너지를 주고, 그 에너지를 통해 삶의 방향이 얼마나 밝아질 수 있는 것인지 느끼게 된 몇 번의 기회를 통해 우리가 말하는 꿈이라는 것이 단지 청춘에 국한된 것이 아님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던 기회였다.

 

대부분의 석세스 스토리에 나오는 인물들은 가난한 가정환경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성공이라는 단어와 어울릴 수밖에 없는 국한된 상황에서 오는 희열을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좋은 집안에서 좋은 가정환경의 배경으로 높은 자리까지 올라가는 것이 인생의 성공을 이뤘다고 할 수 없겠지만, 그들도 나름의 지위를 지키는 성공의 의미는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여튼 <좌절하지 않는 한 꿈은 이루어진다.>의 저자 이나모리 가즈오라는 일본인인 이 사람의 가정환경 역시 남다르지 않다. 어려운 집안 환경, 많은 가족 구성원의 하나. 시대의 우울한 접점에 있었던 인물이다. 하지만 늘 그런 사람들이 뭔가를 이루기 위해 투지를 불사르는 얘기는 드라마에서 보았던 성공의 히스토리와 틀리지 않다. 간혹 나는 이런 사람들은 어쩌면 세상에 얼마 없을 그런 인물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대부분 보통의 사람들과 다른 투지가 대체 어떤 것이기에 그런 환경 속에서도 저렇게 멋지게 살아남아 있는 것일까.

 

그가 인공보석을 만들기 위해 투자한 시간과 노력은 정말 눈물겨웠다. 그리고 그것으로 끝이 아닌 또 다른 연구들은 또 다른 열심히 사는 사람들의 부지런한 움직임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세라믹을 재결정 보석으로 개발한 것도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것을 인공 관절을 만들어 아픈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단계까지 갈 수 있다는 것이 그저 놀라울 뿐이다. 하지만 그가 만든 인공 보석에 대한 찬반 의견에 사실 나는 반대의 의견보다 찬성의 의견에 더 많은 공감을 가지고 있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부의 의미를 타파시키는 것중에 하나인 인공 보석은 악용도지 않는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지만 그에게도 시련이라는 것이 오지 않을 수 없다. 주인공은 늘 시련을 만나고 그 시련을 극복하기 위해서 또 다른 문제를 만들어 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훨씬 많다. 인공 세라믹 관절을 만들고 그것이 약사법 위반 혐의를 받아 마음고생과 연구한 사람들의 노력이 범죄로 치부되는 현실에 좌절하지 않는 것, 그것이 주공인공의 당연한 운명이 아닐까.

그런 시련을 기회라고 말하고 있다. 저자의 말에 일어서야 할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시련 앞에 일어서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얼마 전 노래 참 잘하는 가수가 또 세상을 떠났다. 스스로 세상을 떠나는 일이 너무 자주 일어나고 있다. 그가 앓았다는 우울증을 앓아보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젊은 가수들에게 대선배가 한 말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지치지 말고 싸워, 죽을 때까지 싸워. 세상을 포기하지 말라는 말. 시련 앞에 기회가 저기 있으니 넘어져서 일어설 때 기회라는 녀석의 한쪽 손을 잡고 일어서라고 얘기하고 싶다. 물론 그 얘기는 나에게도 포함되는 얘기일 것이다.

좌절하지 않은 한 지금이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꿈을 이뤄질 것이라고 하지 않는가. 그러니 세상을 포기하지 않고 제발, 세상을 견디며 살아가줬으면 좋겠다. 많은 사람들도 나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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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명의 화가 - 2page로 보는 畵家 이야기 디자인 그림책 3
하야사카 유코 지음, 염혜은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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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열아홉 살, 그때 내가 가장 가지고 싶었던 것은 타자기와 뭉크 화질과 카세트 라디오에 연결된 레코드를 들을 수 있게 하는 턴테이블이었다. 단지, 그것들만이 열아홉 살 때 내가 이 세상으로부터 얻고자 원하는, 전부의 것이었다.

- 장정일 <보트 하우스> 중

 

 

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책의 구절인데 이 부분을 읽으면서 깜짝 놀랐던 것은 소설속의 중인공이 가지고 싶던 그 뭉크 화질이 내가 가지고 싶었던 나이와 똑같았기 때문이다. 미술책에 소개된 뭉크의 그림을 보면서 나는 그의 그림이 소개된 화질이 너무 가지고 싶어서 한동안 수능을 앞두고도 도서관을 다녔던 적이 있었다. 그의 불안한 그 모습에 불길하게만 뻗어나가는 내 청춘의 마침표를 알고 싶었다. 하지만 끝내 나는 뭉크의 화질을 가질 수 없었고 나의 우울했던 십대는 사라졌다. 내가 그토록 알고 싶었던 뭉크의 이야기가 어떤 것이었는지 지금은 생각나질 않는다. 다만 그때 내가 알고 싶었던 것은 그림속에 표현된 불안과 절망이 나와 닮아 있을지 터무니없는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

고흐의 그림보다 고흐의 일생 때문에 고흐의 그림을 좋아하게 되었고, 클림트의 황금빛 때문에 클림트의 일생이 궁금해졌었다. 마네와 모네의 차이를 알기위해 두 그림들을 비교 해가며 보았던 적이 있었는데 작가를 알게 되면 그림을 알게 되고, 그림을 알게 되면 작가의 모든 것을 알고 싶은 것으로 차츰 그림에 대한 애정을 가지게 되는 것 같다.

고흐와 동생 태오의 편지가 수록된 책을 읽으면서 나는 고흐의 지난 일생이 더 애잔했고 그의 말 때문에 용기도 얻기도 했다. 그림은 또 다른 사람을 만나게 하는 일인 것도 같다.

 

작년에 우연치 않게 아동도서 전시관에서 획득한 화가 전집이 있었는데 10권짜리 전집을 읽으면서 작가들의 생애를 살피는 것은 또 다른 역사공부가 되어서 즐거웠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101명의 화가의 얘기를 다 볼 수 있는 앙증맞은 책을 받아들고 살피면서 10권짜리 전집보다 더 알차게 준비되어 있는 짜임이 괜찮게 느껴진다.

처음에는 101명의 화가라는 것에 101마리의 달마시안도 아니고 제목이 왜 이럴까 했는데 다소 아쉬운 101명의 선택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사실 에곤 실레의 얘기가 빠져 있어서 아쉬웠다. 워홀이나 후지타같은 작가들 빼면 서양미술사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괜찮은 역사책같은 느낌이다. 다만 궁금했던 몇몇이 빠져있어서 아쉽기는 하지만.

 

작가가 선별해 놓은 작가들중 사실 절반은 들어는 봤지만 대표작을 모르겠는 작가들도 많았는데 작가의 대표작을 표시해 놓은 부분에 간혹 그에 따른 그림이 없어서 인터넷으로 찾아보는 수고가 있었기는 했지만 그렇게 또 수고를 한번 하므로 그림을 감상하는 시간이 되었다. 두 페이지로 작가의 일대기를 모두 담아내는 것이 어찌 보면 작가의 욕심일 수 있지만 괜찮은 읽을거리인 듯하다.

 

가장 눈에 담아 두었던 두 화가가 있었다.

한명은 프리다 칼로다. 그녀의 얘기는 아주 오래전에 영화로 본적이 있었다. 그래서 그녀의 그림과 그녀의 일대기에 이미 많이 알고는 있었는데 다시 그녀의 그림을 보는 순간 마음이 허전했다. 언젠가 읽은 책에 체코의 체 게바라가 프리다 칼로를 만났다면 근사한 예술가가 되었을 것 같다는 얘기에 수긍이 가는 부분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그녀의 불운한 몸을 사랑해주며 더 오래 그림을 그리지 않았을까 생각되는 부분이다.

그리고 내게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화가, 피카소. 나는 화가 중에 피카소를 제일 싫어했다. 이유는 참 간단하다. 보통의 화가들은 살아생전에 예술가의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죽은 경우가 허다하고 혹은 인정을 받았다고 한들 모두 요절하였다. 고흐는 평생 그림 한편 팔아 본 것이 전부였고 가난하게 살았으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런데 피카소는 살면서 가장 많은 부를 축적하며 살았던 화가였다. 그 이유가 내가 피카소가 싫었던 아주 간단한 허접한 이유였다. 그런데 그의 절친 카사헤마스의 죽음으로 그의 그림이 바뀌게 된 것과 파리 생활이 그에게 화려하지만은 않았다는 것. 잠잘 수 있는 침대가 한 개라 친구와 밤낮을 바꿔가며 그림을 그렸다는 얘기에 천재였고, 너무도 쉽게 인정을 받은 화가라는 고정관념이 좀 사라졌다. 하지만 그는 80세에도 결혼을 하고 91세까지 살다간 정말 화려한 노후가 있었으니 젊은 시절의 고생이 나쁘지는 않았다고 생각된다.

내게 이런 저런 고정관념을 조금 깨준 이 작고 귀여운 책은 아마도 오랫동안 책상 위에 머무를 것 같다. 다 읽고도 화가가 생각나면 다시 들쳐보게 되는 책이 되고 말았다. 그런데 에곤 쉴레의 얘기가 빠진 것이 영 섭섭해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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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시사인 만화 - 신세기 시사 전설 굽시니스트의 본격 시사인 만화 1
굽시니스트 지음 / 시사IN북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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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 사실 나는 책을 표지만 보고 고르거나 표지 디자인이 좀 감각이 떨어진다고 해도 작가와 상관없이 생각하고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지만 이 책은 그렇지 않았다. 내가 정말로 싫어하는 정치인들이 표지로 나오는 이 표지에 어떻게 거부감을 안 가질 수 있을까. 게다가 그 사람이 손으로 하트까지 하고 있는 이 표지가 그려진 책을 받는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앉고 말았다. 사실 일부러 이 책은 절대 선정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책이었는데 나와 생각이 많은 분들이 계셨는지 내 품으로 들어와 버렸다. 덜컥 겁을 먹으면서 읽을 수밖에 없었다.

 

굽시니스트라는 시사만화를 그리고 있는 작가의 이력을 살피면서 그도 참 다양한 삶을 살았으니 남들이 보지 못한 현명한 풍자를 그려주겠다고 생각하며 안심하며 책장을 열었다.나름 통찰력이 있다고 하시니 그의 통찰력을 믿으며 책을 볼 수밖에. 시사 주간지 <시사IN>에 <본격 사가인 만화>를 연재했던 약 3년 정도의 만화가 한권의 책으로 나왔다.

 

2009년이라면 참 나라가 다사다난했던 한해였다. 국장을 두 번이나 한 나라가 있을까? 그것도 한 사람은 자살을 한 대통령이라니. 시대에 가장 악독한 행위를 저지르고 정치범아닌 정치범이 되어 모든 국민 앞에 청문회까지 열고도 수백억의 돈이 있으면서도 돈이 없다며 세금도 내지 않는 뻔뻔한 전대통령 잘 살고 있는 마당에, 자살을 한 대통령이 있었던 한해의 풍자는 솔직히 마음에 들지 않는 얘기들이 많았다.

 

정치를 풍자한 만화를 그러거나 그것을 보는 사람들은 객관적인 시각을 가져야 할 것 같다. 나조차도 내가 싫어하는 정치인들은 무조건 좌파로 생각을 할 만큼 꼬일 대로 꼬여있고 그들의 행적이 아무리 옳은 일은 한다고 한들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이런 시각으로 볼 때 굽시니스트의 시사만화가 내게는 전혀 맞지 않는 양념을 뿌려댄 음식과 같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책을 다 읽고 나의 이런 시각을 바꿔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던 부분은 우리나라 공주님의 얘기였다. 그녀의 얘기에 솔직히 수긍가지 않는 부분도 많지만 미쳐 내가 생각하지 못한 공주님의 논리에 허를 찔렀다고 할까.

 

2010년 5월 15일자에 연재한 <중국, 중원에서 답을 얻다>편은 작가의 지식을 한눈에 볼 수 있었던 회였다. 물론 이런 사자성어식의 풍자가 많이 있기는 했지만 그간 본 연재 중에서 읽으면서 세상에를 몇 번씩 외치며 읽었던 회였었다. 그래서였는지 그 다음 편부터 읽는 굽시니스트의 시사만화가 표지에 있었던 비호감이 슬슬 사라져가는 것이다.

 

책장을 덮고 내가 싫다고만 생각했던 정치가 절대로 멀리해서는 안 되는 것임을 또 한 번 느낀다. 우리가 바뀌지 않으면 그들도 절대 바뀌지 않는 것일 테고 의식을 키우기 위해서는 절대로 싫다고 떠나면 안 되는 것이었다. 옛 속담에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한다고 하지만 떠나면 안 되는 절도 있는 것이다.

사실 어떤 화에서는 전혀 몰랐던 얘기라서 너무 정치에 무지한 내가 부끄럽기까지 했다. 분명 잘 알았다면 나도 웃으면서 넘어갔을 얘기였는데 너무도 심각하게 몰랐는걸 이라며 나의 무지를 탓하기만 했다고 할까. 그렇게 넘어가면 되었던 지난날의 정치가 그랬던 것 같다.

 

선거일 때만 반짝이는 그들의 시민 사랑도 구역질나게 싫었지만, 그들을 못 믿어하며 강 건너 불구경하며 있던 나의 국민적 의식도 그들과 다르지 않을 것 같다.

대통령 선거가 있었던 몇 년 전 나는 북유럽으로 이민을 가고 싶었다. 그들의 나라가 부러웠기 때문도 있었지만 부끄러운 대통령의 나라에 국민으로 세금 내며 살고 싶지 않았다. 한 어플에는 대통령 임기를 알려주는 어플도 있는걸 보았다. 간혹 임기가 며칠 남았는지도 확인을 해 보았는데 그게 다 무슨 소용일까 싶다. 무지한 백성이 무지한 임금을 섬기고 사는 것 같은 날들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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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 컴퍼니 스토리콜렉터 3
하라 코이치 지음, 윤성원 옮김 / 북로드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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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동안 마음 한편이 싸한 울림이 왔다가 사라지는 것이 여러 번이었다. 어찌나 그들의 모습이 이제 앞으로 다가올, 앞이라고 해봐야 아직 몇십년은 더 남았지만 어쩌면 그 시간이 더 빨리 다가 올 것만 같아 우울해졌던 소설이었다.

지금은 자주 다닐 수 없는 나의 회사 경로가 되었지만 일주일에 한번은 꼭 가야했던 종로의 탑골 공원을 지날 때마다 보았던 나이드신 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참 쓸쓸했었다. 젊은 나도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날은 참 무료하던데, 오랜 시간을 저렇게 보내시다가 가야할 노인분들을 보니까 앞으로 우리의 모습과 오버랩 되어서 더 쓸쓸했다고 할까. 비라도 오는 날은 탑골 공원이 더 적막해 보이기까지 했다. 주인을 잃어버린 가방처럼 덩그러니 도시 안에 버려진 것만 같았다. 그런 기분은 공원뿐이었을까.

 

실직을 하였거나 정년퇴직을 한 사람들이 모여들었던 도서관, 그곳에 만난 스고우치와 기리미네는 한때 뜨겁게 일했던 회사의 모습을 떠올린다. 열심히 일하고 잔업을 하고, 상사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회식자리에서 무리하며 놀고 쓰린 속을 달래며 집으로 갔다가 다시 정신없이 출근을 했던 지난날의 모습에 현재의 쓸쓸함을 달래다가 우연치 않게 그 둘은 회사를 다니는 놀이를 한번 해 보자고 한다. 정말로 회사를 다니기 위해 아침 일찍 출근하고 업무 성과를 올리기 위해 서류를 작성하고 미팅을 하고 출장도 가는 그런 회사 일을 하기 시작한 그들은 어느덧 자신들과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모두가 일을 할 수 있지만 기회를 얻지 못한 사람들이라는 것이 맘 아프게 다가온다. 점점 늘어나는 실직과 퇴직으로 사람들은 없는 병까지 생기고 있으니 말이다. 그 모습이 어디 일본뿐이겠는가. 전 세계는 점점 올드화 되어 가고 있지 않는가. (얼마 전에 읽은 영월드 라이징이라는 책이 떠오른다.)

 

그들의 놀이가 정말로 회사를 움직이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놀이에 동참하면서 자회사까지 가지게 되었다. 그런 모습을 보는 스고우치의 아들 신페이는 젊은 시절 한방을 통해 멋지게 자신만의 회사를 차려 나가려고 한다. 아들이 다니고 있는 그 회사라는 공간을 그렇게 다니고 싶어 했던 아버지의 모습은 신페이는 전혀 알지 못한다.

무기력한 일상이었던 그들의 모습에 활력을 넣어주었던 ‘주식회사’놀이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것은 소설의 구성상 조금 뻔 하게 보이긴 한다. 그렇다고 소설이 맥없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클라이맥스로 흘러가는 동안의 소설의 구성은 읽는 동안 엔딩에서 주어질 감동을 많이 가지고 있다. 작가의 노련한 인물 구성도 참 마음에 드는 소설이었다.

무엇보다 이 소설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덕목은 읽는 동안 지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산뜻하게 짜인 인물 구성이 적절하게 어우러진 감동의 잔상이 오래가면서 앞으로 나의 미래의 모습까지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었다.

 

신페이의 패기가 이해가 되면서 아들을 걱정하는 아버지의 모습도 이해가 되는 그런 따뜻한 소설이다. 그리고 매일 출근을 하면서 하루에 몇 번씩 사표를 쓸 것인가 말 것인가를 고민하게 했던 나를 위한 반성의 소설이라고 생각되었다. 직장 상사와의 트러블과 일과 사람 사이에서 겪게 되는 지루한 모습에 매번 오늘까지만 다니고 그만 둘 것이라고 마음속으로 몇 번씩 외치며 책상 앞에 앉았던 나를 반성했다. 사람은 일을 할 수 있을 때 가장 행복해 보인다는 누군가의 말처럼 내가 느끼는 권태와 무료함, 지루함도 일을 하기 때문에 느끼는 것일 테고 내가 있어야 할 자리에 있기 때문에 그런 투정도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그런 투정이 스트레스로 쌓여 위경련을 낳고 있기는 하지만. 스고우치가 회사에 대한 믿음을 얘기하는 부분에서는 정말로 가슴이 울렸다. 나는 한번도 내가 다녔던 직장에 대한 어떤 프라이드도 없었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부끄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앞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스고우치같은 미래가 없다고 장담하지 못할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 현재를 더 치열하게 즐겁게 일해야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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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대중문화 분야의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인상파 그림은 왜 비쌀까?> _ 필립후크 / 현암사 

그림에 대한 지식이 얼마 없는 나에게 인상파라는 그림 하나만 생각하면 고흐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가 얼마나 불후한 시대를 살고 갔고, 그의 열정이 어떠했는지 동생 태오와의 편지를 기록한 책과 그의 서적을 통해 알게되면서 그의 그림들이 더 각인되어 고흐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것 같기도 하다. 생전에 단 한점의 그림을 팔아 보았던 그의 그림들이 이제와서 비싸게 팔리는게 좋은 일일까? 생각해 봤다. 물론 그의 가치를 이제서야 인정해 주는 것이니 참 다행스럽다 생각하지만 그의 가치가 높게 평가되면서 그의 그림이 비싸게 팔리면 대체 누구에게 이득이 된달 말일까? 그는 자식도 없고, 그를 그렇게 도와 주었던 태오마저 세상에 없는데 말이다.  

인상파 그림들이 비싸게 팔리는 이유를 알고 싶다기 보다 당시에 인정받지 못했던 고흐의 그림들이 어떻게 해서 가치있게 평가가 되었는지 그 흐름을 알고 싶게 하는 책이다.  

 

 

<결국, 음악>_ 나도원/ 북노마드 

<나는 가수다>라는 예능 프로그램때문에 술렁이는 음원 사이트들은 대박을 치고 있다. 그곳에서 발표된 음악들은 음원 사이트에서 상위권을 치고 있다. 얼마전에 나온 임재범의 <너를 위해>는 한주간 계속 1위를 하고 있다. 그의 노래가 나온지 십년이 지난 노래인데도 우리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새로 나온 신곡이 아닌 십년이 지난 노래가 사람들의 가슴을 울려대는 것은 그의 가창력과 무대 연출, 진심도 있었겠지만 우리와 함께했던 그 시대의 향수가 더 크게 다가온것 같다. 그때 그 노래를 불렀었던 그때의 추억들이 살아나고, 그 노래를 불러주었던 그 사람이 떠 오르고, 누군가와 헤어지면서 노래방에서 불렀던 그 음악이 떠오르는 그 시간들때문에 더욱 가슴을 애절하게 울렸던것은 아닐까.  

결국, 우리에게 가슴을 움직이는 것들은 어쩜 이런 향수 있는 음악들 인것 같다. 나와 시간을 함께 한 음악들은 추억의 공간을 파고 들어 마음을 적져 놓는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우리에게 위로가 되었던 음악들의 얘기에 나의 추억까지 함께 한다면 이보다 근사한 그리움이 어디있을까?  

 

 

<디자이너 열전> _ 현실문화 

 

한때 나의 꿈은 디자이너 였다. 그것도 의상 디자이너. 언젠가 텔레비젼에서 나온 앙드레김의 드레스를 입고 노래를 불렀던 가수의 무대를 보고 나서 나도 저런 드레스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무작정 생각해 보았던 그런 꿈이었다. 그 꿈때문에 한동안 정말 열심히 방산 시장의 원단 가게가 어디있는지도 모르고 흰 에이포지에 무작장 그림만 그려댔던 그런 추억이 있다.  

간혼 케이블에서 보여주는 패션쇼의 무대들을 볼때마다 그들의 상상력에 매료 되기도 한다. 저런 생각을 어떻게 만들어 내는 것일까? 그들도 예술가의 한 범위내에 들고 있으며 그들의 펼쳐내는 이상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 참 멋지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들을 만날 수 있는 책이 나왔다. 그것도 내가 꿈꾸었던 의상 디자이너가 아닌 다른 분야속의 다자이너들의 만남이라니 그들의 아이디어들에 자극을 받을 것 같다.  

예술만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것이 아니다. 단조로운 나의 삶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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