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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시사인 만화 - 신세기 시사 전설 굽시니스트의 본격 시사인 만화 1
굽시니스트 지음 / 시사IN북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표지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 사실 나는 책을 표지만 보고 고르거나 표지 디자인이 좀 감각이 떨어진다고 해도 작가와 상관없이 생각하고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지만 이 책은 그렇지 않았다. 내가 정말로 싫어하는 정치인들이 표지로 나오는 이 표지에 어떻게 거부감을 안 가질 수 있을까. 게다가 그 사람이 손으로 하트까지 하고 있는 이 표지가 그려진 책을 받는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앉고 말았다. 사실 일부러 이 책은 절대 선정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책이었는데 나와 생각이 많은 분들이 계셨는지 내 품으로 들어와 버렸다. 덜컥 겁을 먹으면서 읽을 수밖에 없었다.

 

굽시니스트라는 시사만화를 그리고 있는 작가의 이력을 살피면서 그도 참 다양한 삶을 살았으니 남들이 보지 못한 현명한 풍자를 그려주겠다고 생각하며 안심하며 책장을 열었다.나름 통찰력이 있다고 하시니 그의 통찰력을 믿으며 책을 볼 수밖에. 시사 주간지 <시사IN>에 <본격 사가인 만화>를 연재했던 약 3년 정도의 만화가 한권의 책으로 나왔다.

 

2009년이라면 참 나라가 다사다난했던 한해였다. 국장을 두 번이나 한 나라가 있을까? 그것도 한 사람은 자살을 한 대통령이라니. 시대에 가장 악독한 행위를 저지르고 정치범아닌 정치범이 되어 모든 국민 앞에 청문회까지 열고도 수백억의 돈이 있으면서도 돈이 없다며 세금도 내지 않는 뻔뻔한 전대통령 잘 살고 있는 마당에, 자살을 한 대통령이 있었던 한해의 풍자는 솔직히 마음에 들지 않는 얘기들이 많았다.

 

정치를 풍자한 만화를 그러거나 그것을 보는 사람들은 객관적인 시각을 가져야 할 것 같다. 나조차도 내가 싫어하는 정치인들은 무조건 좌파로 생각을 할 만큼 꼬일 대로 꼬여있고 그들의 행적이 아무리 옳은 일은 한다고 한들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이런 시각으로 볼 때 굽시니스트의 시사만화가 내게는 전혀 맞지 않는 양념을 뿌려댄 음식과 같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책을 다 읽고 나의 이런 시각을 바꿔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던 부분은 우리나라 공주님의 얘기였다. 그녀의 얘기에 솔직히 수긍가지 않는 부분도 많지만 미쳐 내가 생각하지 못한 공주님의 논리에 허를 찔렀다고 할까.

 

2010년 5월 15일자에 연재한 <중국, 중원에서 답을 얻다>편은 작가의 지식을 한눈에 볼 수 있었던 회였다. 물론 이런 사자성어식의 풍자가 많이 있기는 했지만 그간 본 연재 중에서 읽으면서 세상에를 몇 번씩 외치며 읽었던 회였었다. 그래서였는지 그 다음 편부터 읽는 굽시니스트의 시사만화가 표지에 있었던 비호감이 슬슬 사라져가는 것이다.

 

책장을 덮고 내가 싫다고만 생각했던 정치가 절대로 멀리해서는 안 되는 것임을 또 한 번 느낀다. 우리가 바뀌지 않으면 그들도 절대 바뀌지 않는 것일 테고 의식을 키우기 위해서는 절대로 싫다고 떠나면 안 되는 것이었다. 옛 속담에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한다고 하지만 떠나면 안 되는 절도 있는 것이다.

사실 어떤 화에서는 전혀 몰랐던 얘기라서 너무 정치에 무지한 내가 부끄럽기까지 했다. 분명 잘 알았다면 나도 웃으면서 넘어갔을 얘기였는데 너무도 심각하게 몰랐는걸 이라며 나의 무지를 탓하기만 했다고 할까. 그렇게 넘어가면 되었던 지난날의 정치가 그랬던 것 같다.

 

선거일 때만 반짝이는 그들의 시민 사랑도 구역질나게 싫었지만, 그들을 못 믿어하며 강 건너 불구경하며 있던 나의 국민적 의식도 그들과 다르지 않을 것 같다.

대통령 선거가 있었던 몇 년 전 나는 북유럽으로 이민을 가고 싶었다. 그들의 나라가 부러웠기 때문도 있었지만 부끄러운 대통령의 나라에 국민으로 세금 내며 살고 싶지 않았다. 한 어플에는 대통령 임기를 알려주는 어플도 있는걸 보았다. 간혹 임기가 며칠 남았는지도 확인을 해 보았는데 그게 다 무슨 소용일까 싶다. 무지한 백성이 무지한 임금을 섬기고 사는 것 같은 날들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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