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곡자 교양강의 - 강자를 이기는 약자의 정치 전략과 언어 기술 돌베개 동양고전강의 7
심의용 지음 / 돌베개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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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의 이미지는 노컷 뉴스(http://media.daum.net/society/affair/view.html?cateid=1010&newsid=20110906170026517&p=nocut)에서 가져온 것이다. 

  오세훈 시장이 구국 결사의 각오로 무상 급식 법안을 표결에 붙였다. 나경원 의원은 오시장을 계백을 만들 것이냐며 한나라당 지도부들을 질타했다. 조금은 미적지근하고 때 늦은 지원 사격이었지만 한나라당의 지원 사격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25.7%라는 아름다운 투표율은 법안의 개표조차 불가능하게 만들었고, 오시장은 약속했던대로 서울 시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를 두고 한나라당과 보수 일각에서는 그정도면 선전한 것이라고 평가한다. 투표율은 보수30%, 진보 30%, 중도 40%로 분석하는데 25.7%면 30%의 오시장 지지층들이 투표했다는 논리이다. 일견 맞는 논리 같아 보이지만 여기엔 한나라당의 오만과 식견없음이 드러난다. 25.7%의 투표자들이 모두 오시장의 정책에 쌍수를 들어 환영한 것일까? 분명히 아닐 것이다. 개중에는 오시장의 정책에 반대하는 의견도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존재할 것이다. 게다가 이번 투표율이 낮은 것은 주민 투표라는 한계도 있지만 오시장에 대한 반발감과 교체에 대한 열망이 담겨 있다는 사실 또한 무시해서는 안되는 일이다. 그럼에도 한나라당에서는 애써 이러한 점들을 외면하고 있다. 

  서울 시장 보권 선거 일정이 잡히면서 가장 먼저 후보군으로 이름이 오르내린 사람이 누구인가? 보통 지금까지는 한나라당에서 누구, 민주당에서 누구, 민노당에서 누구 하는 식으로 당소속 인사들의 이름이 거론되었다. 그렇게 이름이 거론되는 인사들 가운데에서도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양강 구도, 그리고 그 속에서 중소 정당들의 후보자들은 무시되기가 일쑤였다. 지난 서울 시장 선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한나라당의 오세훈, 민주당의 한명숙이 서울 시장 후보의 전부인양 보도가 되었었고, 언론은 초반부터 이 둘의 대결구도 몰아갔으며 시민들도 둘을 저울질하기에 바빴다. 그렇지만 이번 보궐 선거의 양상은 매우 흥미롭다. 가장 먼저 박원순 변호사가 언급되었다. 동생이 희망 제작소에서 일을 하는 관계로 동생에게 박변은 어떤다고 하더냐 물었다. 무슨 이야기를 들은 것이 아니라 이쯤에서 나올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호기심에서였다. 동생도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런데 며칠 뒤에 안철수 교수의 이름이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휴가 같이 가자고 동생에게 전화를 했더니 갑자기 바쁜 일이 생겨서 사무실에 출근했다고 한다. 뭔가 일이 생겼구나 싶었는데 마침 그날이 안철수 기자 회견 날이었다. 순간 느낌이 나오는구나 싶었다. 그날 저녁 안철수 교수의 불출마 선언과 박변의 지지 선언이 방송을 탔다. 질질끌지 않고 뒤퉁수 치는 통합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통합이요, 깔끔한 통합이었으며 안철수 교수의 이름값이 박변의 후광이 되는 순간이었다. 이후 박변은 강력한 서울 시장 후보로 거론되었고 각 당에서는 박변의 대항마를 찾기에 전전긍긍했다. 일부 보수 언론의 꼼수로 이석연 전 법제처장이 나왔지만 자연스럽게 사라졌고, 한나라당의 나경원과 민주당의 박영선, 무소속 박변이 서울 시장 후보군으로 좁혀졌으며, 10월 3일 박영선과 박변이 선거를 통해 후보 통합을 한다고 한다. 

  동생에게 선거인단에 참여하라는 문자가 와서 전화를 했다. 많이 바쁘냐는 말에 많이 바쁘다고 펀드가 모표치에 거의 다 달했다고 한다. 동생이 많이 심적으로 힘들어 하는 것 같아서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고 힘내라고 했다. 박변을 돕기 위해 희망 제작소를 그만 두고 팔자에도 없는 정치판에 뛰어든 막내다. 그날 신문에서 언론의 박변까기가 나왔다. 그런데 정말로, 정말로, 피식 웃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것까지 까대면 도대체 안깔 것이 무엇이냐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나꼼수에 푹 빠져 산다. 가카를 위한 헌정 방송, 가타를 위한 딸랑이! 지상렬 닮은 김총수, 노원구 공릉동 월계동을 지역 기반으로 하는 민주당 17대 정봉주 의원, 누나 전문 기자 시사 in 주진우 기자, 목사 아들 돼지 김용민 교수! 이들의 입담과 마구 휘갈겨 대는 소설은 방송을 들으며 혼자 길을 가다가도 키득대고 쓰러지게 만든다. 정치에 관심이 없을 것 같던 20대들이 열광한다. 단순히 열광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에 대한 민감도도 많이 높아진다. 어떤 분이 리뷰로 나꼼수가 최소한 투표율 5%는 올렸을 거라고 한다. 

  지금까지 10.26 서울 시장 선거를 앞두로 일어나는 일들을 하나둘씩 열거했다. 물론 나꼼수는 서울시장 보다는 가카를 위한 헌정방송으로 시작했지만 서울 시장 선거와 동일 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함께 적어본 것이다. 위의 일들을 보면서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본다. 과거에 이러한 현상을 본 적이 있는가? 지난 대선, 총성, 지역 단체장 선거에서 이런 현상들을 본 적이 있는가? 아니다. 전혀 본 적이 없다. 박영선 의원이 박변을 겨냥하여 말한대로 "무소속은 반짝 후 소멸"하였다. 문국현이 가장 대표적인 모습이 아니던가? 엄밀히 따지면 그도 무소속은 아니지만. 그런데 이번 박변의 돌풍은 반짝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다. 여기서 무엇을 읽고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서 향후 대한민국의 정치 판도가 일대 지각 변동을 일으킬지도 모른다. 그리고 언제 나꼼수와 같은 방송이 젊은이들의 귀를 사로 잡았던 적이 있던가? 최근이 젊은이들이 정치에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했던 적이 있는가? 없다. 젊은이들의 이러한 변화를 어떻게 이해할 것이냐 또한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한 일이다. 지금처럼 젊은이들을 개념없는 년놈들로 몰아간다면, 20대는 투표시 없는 사람으로 취급한다면 큰 코 다칠 것이다.

  왜 귀곡자에 대한 리뷰를 작성하면서 뜬금없이 10.26 보궐 선거를 언급하느냐? 귀곡자에서 말하는 매커니즘들이 이번 선거에서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귀곡자를 읽으면서 끊임없이 이번 선거에 대한 분석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과거에 한번이라도 이런 일을 본적이 있는가 물었다. 대답은 없다라고 했다. 이게 중요하다. 무슨 말이냐? 새로운 판이 벌어지고 있다는 기미가 보인다는 말이다.  

  결국 틈새로 새어나온 징후는 '어색한 차이'입니다. 그래서 뜻밖입니다. 이 미세한 기미는 평상시와는 다르게 느껴지는 낯섦이며 어색함이지요. 평소와 다른 차이이기도 합니다. 이 미세하지만 어색한 차이가 그것을 드러낸 사람과 상황을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과 상황으로 생각하도록 만듭니다. 미세한 징후며 동요지만 여기에서 앞으로 전개될 수도 있는, 실현되지 않은 잠재성의 갈래가 새롭게 배치되고 결합되어 재인식되는 것입니다...귀곡자에게 중요한 점은 이러한 틈새가 정치적 사건과 관련된다는 것입니다. 흙을 뭉쳐서 그릇을 만들었을 때 그릇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어느 순간 조그만 금이 가고 언젠가는 깨집니다. 세상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견고한 질서를 이룬 듯이 보이는 사회도 어느 순간 무질서로 혼란에 휩싸입니다...혼란의 틈이 벌어져 봉합의 조치를 취해 질서를 유지할 수 있으면 그렇게 하지만, 그렇지 못하고 조치할 수 없을 지경에까지 이르렀다면 혁명해야 한다는 말입니다...틈새는 의식하기가 매우 어렵고 강도고 미세하지만 원인과 조건만 형성되어 세를 이루면 현실로 구체화될 수 있습니다.(p196-199) 

  지금까지와는 매우 다른 징후들이 이번 선거를 통해 감지된다. 지금까지와는 무엇인지 모를 어색한 차이, 틈새, 낯섦이 느껴진다. 이 징후를 잘 포착하여 제어하는 것, 즉 민심을 정확하게 포착하여 그 마음을 얻는 것이 이번 선거는 물론이고, 앞으로의 선거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선거에서만큼은 무의미한 이들로, 그래서 심지어 어떤 분들은 20대에게 투표권을 줘서는 안된다고 말하기까지 하지만 이들의 마음이 향후 정국을 결정하는 캐스팅 보트가 될 가능성이 살짝 엿보인다.  

  또한 그 어느 때보다 기존 정당과 정치인에 대한 불신이 높다. 안철수 돌풍과 박변 돌풍이 그 반증이 아닌가? 나꼼수가 컬투와 손석희 박경철을 누르고 팟캐스트 1위에 등극한 것이 그 반증이 아닌가? 기존 정당과 정치인들은 왜 이러한 사태가 발생했는지 스스로를 점검해 보고 앞으로 자신들의 향보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새롭게 떠오를 무소속 야권 인사들 또한 왜 이러한 현상이 발생했는지 진지하게 점검해 보고 이러한 현상들을 어떻게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할 것인지 전략적인 사고를 해야 할 것이다.  

  모두 주관적인 이념으로 현실 조건을 부정하거나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 현실이 어떠한지 주도면밀한 숙고를 통해서 현실 자체의 조건을 역이용하는 방식으로 '因'을 설명합니다.(p115) 

  단순히 현실을 거부하거나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처럼 무시하거나 하는 구태의연한 모습이 아니라 현실을 깊이 그리고 주도면밀하게 숙고하여 이러한 현상, 정치에 대한 불신이 왜 일어났는지 생각해보고, 그러한 현실 자체를 역이용 하는 것이 가장 지혜로운 처신이 아니겠는가? 만약 박변이 기존 정치인들처럼 발목잡고, 까발리고 비난하면서 선거 후 망신창이가 된다면 가장 어리석은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다. 기존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이 상대방을 망신창이로 만드는 흑색선전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분명히 기억하고, 이런 구태의연함을 벗어버리고 순수함과 정책으로 어필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선거전략일 것이다. 물론 나경원 의원이나 한나라당, 박영선 의원이나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지금가지처럼 색깔론, 혹은 노무현 전대통령의 후광에 의존한다면 당선은 되더라도 오시장이나 이명박 대통령처럼 조롱의 대상이 되어버릴 것이다. 

  요즘 열심히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는데, 특히 내가 지지하는 박변은 경청 투어까지 하고 다니는데 대인관계에 대한 귀곡자의 다음 말을 명심했으면 좋겠다. 

  지혜를 가진 사람과 말할 때는 자신의 박학다식함을 드러내야 하고, 우둔한 사람과 말할 때는 상대가 분별하기 쉽게 해야 하며, 구별을 잘하는 사람과 말할 때는 간단히 핵심을 말해야 하고, 신분이 높은 사람과 말할 때는 기죽지 말고 기세등등해야 하며, 돈 많은 사람과 말할 때는 자신의 고상함을 드러내야 하고, 가난한 사람과 말할 때는 이득에 근거해 설명해야 하며, 신분이 낮은 사람과 말할 때는 깔보는 태도가 아니라 겸손한 태도여야 하고, 용맹한 자와 말할 때에는 과감한 결단을 드러내야 하며, 과실이 있는 사람과 말할 때는 예리한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 이것이 유세의 기술인데 사람들은 흔히 그 반대로 행한다.(p246-247) 

  박변도 정치인의 길로 들어선 이상 많은 사람들을 만날 것이고, 별별 사람들을 만날 것인데 각 사람을 만날 때마다 겸손하게, 그러나 단호하게, 자신의 생각을 간단 명료하게 전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물론 이것은 정치인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대인 관계를 맺을 때 명심해야할 금과옥조 같은 말이다.  

  마지막으로 여러가지 흑색선전에, 구태의연한 색깔론에 이리 채이고 저리채이는 박변과 그러한 박변을 옆에서 도우면서 자기도 상처를 받는 막내 동생에게 힘내라고 응원하면서 귀곡자의 결단편 마지막 구절을 적어본다.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쭉 성실하게 해내길 간절히 소원하고 기도한다.

  성인이 그 일을 이룰 수 있는 방법에는 다섯 가지가 있다. 하나는 공개적으로 드러나게 덕을 베푸는 것이다. 하나는 은밀하게 해치는 것이다. 하나는 신뢰로 상대와 진실한 관계를 갖는 것이다. 하나는 거짓된 정보를 가지고 상대를 미혹시키는 것이다. 하나는 평범하게 평소대로 대하는 것이다. 공개적인 방식으로 일을 처리할 때는 정직하고 일관되게 말하는 데에 힘써야 하고, 은밀하게 일을 처리할 때는 두 가지 말을 모호하게 말하는 데에 힘쓰되, 평범하게 평소대로 대하는 방식을 중심적인 태도로 사용하고, 나머지 네 가지는 이를 바탕으로 미묘하게 사용하면 좋다. 여기에 지나간 일을 헤아리고 앞으로 일에 증험해서 이것을 평상시의 일과 참조 비교해 이치에 적절하다 싶으면 결단을 내리다. 군주나 제후, 대신에 대한 일은 당당하고 아름다운 명성을 이룰 수 있는 것으로 이치에 적절하다 싶으면 결단을 내리고, 힘을 많이 쓸 필요가 없이 쉽게 이룰 수 있는 일로 이치에 적절하다 싶으면 결단을 내리고, 힘을 들이고 괴로움을 당하지마 부득이하게 해야만 할 일로 이치에 적절하다 싶으면 결단을 내리고, 환란을 없애는 일로 이치에 적절하다 싶으면 결단을 내리고, 행복을 좇는 일로 이치에 적절하다 싶으면 결단을 내린다. 그래서 정보를 파악하고 의심을 해소하는 것이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있는 기틀이다. 이로써 혼란한 세상에 질서를 세우고 성공과 실패가 결정되니, 매우 어려운 일이다.(p255-256) 

ps. 귀곡자 교양 강의 디자인이 참 훌륭하다. 정치 시즌을 맞이 하여 정치인들이, 그리고 젊은이들이 이 책을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어줍잖은 자기 계발서보다 훨씬 낫다. 돌베개의 다음 교양 강의 시리즈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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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ille Nacht! Heilige Nacht! Alles schläft; einsam wacht 
  Nur das traute heilige Paar. Holder Knab im lockigten Haar,
  Schlafe in himmlischer Ruh! Schlafe in himmlischer Ruh!  

  1914년 12월 독일군의 진격이 멈춘 마른 전투에도 어김없이 크리스마스는 찾아 왔다. 그러나 양측은 아군의 시신도 수습하지 못한채 적들을 향해 총을 겨누고 있었다. 갑자기 독일군 진영에서 "슈틸레 나흐트(고요한 밤)"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몇곡의 캐롤이 불려진 후에 양측의 장교들이 나와서 크리스마스에는 휴전을 하기로 했다. 서로 총을 겨누던 그들이 함게 어울려 가족들의 사진을 돌려보기도 하고 함께 축구도 했다. 지식 채널 e로도 널리 알려진 크리스마스의 휴전이다. 영화로도 제작되었는데 슈틸레 나흐트를 부르는 독일군 병사의 테너 목소리는 정말로 환상이다. 그런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저절로 마음에 평화가 깃들것만 같다.

  고지전의 마지막 씬은 비슷하게 시작한다. 12시간 후 휴전 협정이 효력을 발휘하기 전에 조금이라도 땅을 더 차지하려는 양측의 지도자들은 휴전에 들떠 있던 이들을 전선으로 몰아 넣는다. 안개가 걷히고 미군의 폭격이 끝난 후에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공격하려는 국군과 이를 저지하여 애록 고지 점령을 기정 사실화하며 전쟁을 마치고 싶은 인민군 사이에 마지막 전투가 벌어지기 직전! 자욱한 안개를 바라보며 그 누구도 안개가 걷히지 않기를, 그래서 전투가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지만 정말로 안개와 같이 스러져버릴 희망이다. 그 자욱한 안개를 뚫고 조용한 노래가 흘러 나온다.  

  가랑잎이 휘날리는 전선의 달밤
  소리 없이 내리는 이슬도 차가운데
  단잠을 못 이루고 돌아눕는 귓가에
  장부의 길 일러주신 어머님의 목소리
  아~~~~ 그 목소리 그리워 

  들려오는 종소리를 자장가 삼아
  꿈길 속을 달려간 내 고행 내 집에는
  정안수 떠놓고서 이 아들의 공비는
  어머님의 흰머리가 눈부시어 울었소
  아~~~~ 쓸어 안고 싶었소 

  인민군에서 먼저 시작된 이 노래는 누가 의도하지도 않았는데 자연스럽게 국군의 입에서도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 노래가 너무 애절하여 원곡을 찾아 보았지만 개인적으로는 고지전에서 불린 노래가 곡의 느낌을 훨씬 잘 살린 것 같다. 아마도 방송에서 불리는 것과 전쟁터에서 불리는 것의 차이가 아닐까 한다. 인민군과 국군의 입에서 모두 이 노래가 흘러 나오는 순간 곧이라도 이 사람들이 뛰어나가 부둥켜 안고 휴전이 되었는데 이 무슨 또라이 짓이냐며 상황에 저항할 것 같았지만 마른 전투에서 있었던 휴전은 없었다. 노래의 끝과 동시에 뛰어나가기는 하지만, 서로가 부둥켜 안지만 그것은 휴전을 위한 뛰어나감도, 평화의 부둥켜 안음도 아니다. 고지를 점령하고 사수하기 위한 돌격과 저지의 고지전이 시작됨을 알리는 뛰어나감이요, 총알이 떨어겨 빈총으로, 헬멧으로, 돌맹이와 칼로 상대방을 죽이기 위한 부둥켜 안음이다. 정종과 맥주를, 그리고 담배와 성냥을 교환하고 편지를 부탁하던 이들은 서로의 몸에 총알과 칼을 찔러 넣기 위하여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인다. 냉철했던 2초 차태경이 강은표 중위를 보고 놀라 허둥대며 총알을 교환하지 못하고 칼을 뽑아 든 것이나, 차태경의 몸에 칼을 찔러 넣으면서 차마 얼굴을 바로 보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는 강은표나 이 전쟁이 무엇을 위한, 그리고 누구를 위한 전쟁인지 진지하게 묻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전쟁이 종료되고 그들만의 작은 평화의 장소에 마주 앉은 강은표와 현정윤! 화랑 담배를 빼어든 현정윤에게 강은표는 북한제 성냥으로 불을 붙여준다. 이젠 성냥과 화랑 담배 외에는 그들의 교류와 그간의 정을 보여 주는 증표는 없다. 그렇게 끈끈할 것 같았던 정이지만 한 모금의 담배 연기 속에 사라져 버릴 화랑 담배처럼, 불꽅이 사그라지면 사라져버릴 성냥처럼 그들의 관계는 윗선의 명령과 폭격, 그리고 이유를 모를 전쟁 속에 한 순간에 사그라져 버린다. 강은표가 현정윤에게 묻는다. "일주일 만에 전쟁이 끝난다며. 왜 싸우는지 안다며? 싸우는 이유가 무엇이야?" 현정윤이 답한다. "내래 확실히 알고 있었는디, 오래 돼서 까먹었어."  

  6.25 전쟁이 왜 발발했는지, 어떤 이유로 발발했는지에 대하여 왈가왈부하지 않겠다. 나는 이승만 정부가 북침하였다는 말을 절대로 믿지 않으며, 북한의 남침에 의하여 전쟁이 시작되었다고 믿는 지극히 평범한 대한민국 국민이다. 그냥 내가 문제를 제기하고 싶은 것은 6.25 전쟁이 아니라 고지전이다. 휴전을 왜 굳이 12시간 후에 발휘하게 하였는지, 그리고 그 12시간을 전쟁의 상처를 보듬기 위하여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한뼘이라도 더 땅을 차지 하기 위하여 새로운 전투를 벌였는지 묻고 싶다. 왜 그 많은 사람들을 전투의 한 복판으로 몰아넣었는지, 전쟁이 너무 오래되어서 왜 싸우는지도 모르고 습관적으로 싸우는 사람들에게 왜 또 다른 싸움의 짐을 짊어 주었는지 묻고 싶다.  

  휴전마저도 전쟁으로 몰아 넣은 6.25! 휴전이 되었다고 좋아하던 남과 북의 모든 사람들을 전투로 밀어 넣고, 지금까지 살아남았던 모든 이들을 다 죽이고 나서야 휴전 협정이 효력을 발효하였다는 말은 넌센스요, 웃기는 짬뽕이 아닐 수가 없다. 서로를 향해 총을 겨누던 이들의 마음의 상처를 보듬기보다는 마지막까지 총을 겨누도록 강요받았던 전쟁의 결과가 어떤지 뻔하지 않은가? 문서상 휴전 협정은 맺어졌지만 그들의 마음은 여전히 전쟁터를 헤매고 있다. 전쟁 후 전쟁으로 상처받은 이들의 마음을 치유하기 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권력을 차지 하기 위해 전쟁터로 밀어 넣고, 긴장감을 조성하던 것이 역대 우리 정부의 모습이 아니었던가? 그 결과 휴전 후 수십년이 지난 지금에서도 보수와 진보로, 우파와 좌파로, 반공과 친북으로 나뉘어 아귀다툼을 벌이고 있지 않은가?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휴전은 없다. 고지전을 앞둔 우리 사회 속에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가 전선야곡처럼 공허하게 메아리쳐 울리고 있는 작금의 현실이 그저 가슴이 아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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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1-09-28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류승룡의 연기는 정말 또 다른 매력이다. 거룩한 계보의 정순탄에서 평양성의 남건을 거쳐 고지전의 현정윤까지 그의 거친 연기는 최민식과는 다른 카리스마이다. 다음에 나온 그의 말쑥한 사진은 그답지 않아서 낯설다.

2011-09-29 11: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int236 2011-09-29 11:15   좋아요 0 | URL
ㅎㅎ 감사드립니다. 예비군 훈련이 밀려진 관계로 아직 보내주신 영화 책은 못 읽었습니다. 조만간 예비군 훈련 들어가니 꼭 읽겠노라고 벼르고 있습니다. 10월 중에는 아렌트를 시작해 볼까 생각 중입니다. 도서 대방출 기대하겠습니다.
 
경제학 콘서트 Economic Discovery 시리즈 1
팀 하포드 지음, 김명철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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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꽤 오랫동안 베스트셀러로 이름을 올리던 책이다. 얼마나 괜찮은 책이길래하는 호기심에 책을 구매하게 되었다. 책의 겉 표지에는 "커피 한 잔의 가격부터 중고차 매매의 비밀까지, 복잡한 세상을 이해하는 명쾌한 경제학의 세계"라는 아주 환상적인 부제가 붙어 있었다. 이 정도의 포장이면 뭔가 있다는 느낌이 팍팍 왔고. 며칠 동안안 열심히 책을 팠다. 그런데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말이 진리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기대감을 가지고 시작한 독서는 한장한장 넘길수록 이건 뭐지하는 생각으로 옮겨갔고, 중반 이후부터는 "에휴"라는 한숨으로 넘어갔으면 책의 막판에는 "이뭐병(이건뭐 병신도 아니고)"라는 단계에 이르게 되었다. 만약 내가 순진한 중딩이나 고딩이었다면 몰랐을까, 가카때문에 경제에 대해서 싫어도 들은 풍월이 있는데 이런 말에 넘어가기에는 무리가 있다.  

  책은 희귀성이라는 단어로 시작한다. 우리가 다 비싸다고 생각하는 스타벅스의 커피 한잔이 왜 비싼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한 저자는 그 대답을 희귀성이라는 개념에서 찾는다. 물건의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그것이 얼마나 기술적인 진보를 이루었느냐, 얼마나 편리하냐가 아니라 얼마나 희귀성이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 희귀한 상품이라면 그것이 설령 빈 깡통이나 콜라병이라고 할지라도 고가에 판매가 될 것이요, 다이아몬드나 금같은 귀금속이라고 해도 그것이 넘쳐나면 길가에 널린 돌멩이와 같은 취급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희귀성을 기준으로 물건의 가격을 결정하고 유통하는 매커니즘이 무엇인가? 제한된 재화를 가지고 누가 이익을 누리도록 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 무엇인가? 이것이 시장이다. 시장이 가장 효율적으로 기능하도록 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최대한 시장을 자유롭게 놔두어야 한다. 

  경찰과 마찬가지로 비시장 시스템인 교육 역시 부자건 가난한 사람이건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다시 말하지만 비시장 시스템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가치, 비용, 그리고 이익에 관한 진실이 모두 사라진다......시장 시스템이 작동한다면 직접적으로 좋은 학교에 돈이 지불될 것이다.(p 105) 

  세금은 완전히 경쟁적이고 효율적인 시장에서 가격이 전하고 있는 정보를 파괴하기 때문이다.(p 107) 

  시장에 대한 어떠한 제재나 간섭도, 심지어는 국가에서 부과하는 정당한 세금도 시장을 왜곡하기 때문에 부당하다는 것이 저자의 기본적인 생각이다. 시장은 시장 자체로 움직이도록 내버려 두어야 한다. 모든 제재로 부터 자유로운 시장은 아주 효율적으로 공정하게 작동할 것이기 때문이다. 

  완전시장은 우리가 얻는 즐거움이 그것을 억디 위해 필요한 수고보다 크다면 우리가 자유롭게 이를 즐길 수 있게 해준다.(p 131)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보자. 과연 완전 시장이라는 것이 존재하는가?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운 시장이 존재하는가?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물론 저자도 여기에 대해 동의한다. 그러면서 최대한 완전 시장에 가깝도록 시장을 왜곡하는 장애물을 치워야 한다고 말한다. 그 중의 하나가 정보의 왜곡을 해결하는 것이다. 의료보험을 예로 들어 설명하는 저자의 논지는 이렇다. 정보의 부재는 보험 산업을 왜곡한다. 보험사에서는 가입자들의 건강 상태를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건강한 이들은 보험을 기피하게 하고 병약한 이들이 보험에 가입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보험료의 상승으로 이어지고, 보험료의 상승은 다시 리스크가 높은 보험 가입자들의 가입을 유도한다. 이러한 현상을 해결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환자와 보험사에게 이러한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어디서 많이 보던 논리가 아닌가? 얼마전 보험사에게 의료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던 정부의 논리와 너무나 닮아 있지 않은가? 

  저자는 책의 마지막에서 더 대담한 결론을 내린다. 가난한 나라가 가난한 것은 독재때문이라는 것이다. 독재는 사회적, 교육적 인프라의 부재를 낳는다. 또한 가난한 나라가 부유해지기 위해서는 자본의 이동을 막을 것이 아니라 최대한 해외 자본을 끌어들이도록 해야 한다. 해외자본을 끌어들임으로 유출되는 부보다 유입되는 기술과 부가 몇배 더 크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한국을 예로 들고 있다. 보호무역은 일부 특정인들의 이익을 보장하는 것이지 결코 국가 전체의 이익에는 불리하다. 또한 해외 자본에 의한 노동력 착취는 현실과는 매우 다르다. 노동자들은 다른 대안이 더 나쁘기 때문에 노동력 착취 공장에 자발적으로 간 것이다. 그들이 노동력을 착취 당하는 것은 다국적 기업의 책임이 아니다. 오히려 노동력 착취 공장을 잘 개선하고 이용하면 이들로 하여금 더 나은 단계로 올라가는 사다리가 되게 한다.  

  이렇게 장황한 이야기 끝에 저자는 다함께 잘 사는 방법을 제시한다. 그 방법이 무엇인가? 비교 우위에 의한 교환이다. 비교 우위란 간단하게 말해서 자기가 생산하는 것들 중에서 가장 효율적인 것에 집중에서 다른 이와 교환하는 것을 말한다. 이 개념에 의하면 가난한 나라는 괜히 중공업에 투자하지 말고 농산물이나 천연 자원을 수출하는 것이 현명하며 부유한 국가(주로 중공업이 발전한 국가)는 농업이라는 일차 산업을 버리고 중공업에 더 투자하고 필요한 식량은 외국에서 구입해 오는 것이 현명하다. 그렇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지 않은가? 이론은 그럴듯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여러가지 경제 개념을 현실에서 자주 만나게 되는 상황들을 가지고 설명한다. 그러한 설명은 어려운 경제적인 용어들과 개념에 대해 좀 더 쉽게 이해하게 한다. 이런 것들을 위해서 저자는 복잡한 경제적인 상황들을 희귀성이라는 개념으로 단순화시킨다. 그렇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경제라는 것이 그렇게 단순한 것이 아니다. 경제를 이렇게 단순화하여 설명하면 날이 갈수록 더 복잡해지는 경제는 제대로 이해할 수 없게 된다. 아무리 설명을 돕기 위해서라고 할지라도 너무 단순화 시켰다. 

  또한 그가 말하는 경제적인 개념이라든지 이해에 큰 문제가 있다. 그는 케인즈식 수정 자본주의도 잘못되었다고 하면 시장은 철저하게 자유롭게 놔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미 세계는 신자유주의가 실패했다고 보고 4세대 자본주의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 책은 철저하게 신자본주의를 선전하고 있다. 내가 받은 책이 110쇄고 야무님이 받은 책이 130쇄라고 하는데 이렇게 많이 찍힌 신자유주의 개념의 책이, 그것도 설익은 경제학 책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알게 모르게 영향을 끼쳤을까 생각하니 한편으론 두렵기도 하고, 한편으론 지금 한국 사회가 처한 경제 현실이 이해가 되기도 한다. 우석훈이 말한 육화된 신자유주의 세대들 또한 이 책을 보면서 경제개념을 배웠으리라. 경제학 콘서트라는 말 대신에 신자유주의 경제학 찌라시가 더 어울리지 않을까? 

  이 책과 장하준의 다시 발전을 요구한다를 비교하면서 읽어보는 것 또한 꽤 재미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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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아 멈추어라 - 불가능에 도전하는 믿음
스티븐 퍼틱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1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태양아, 멈추어라" 

  상당히 자극적인 제목이다. 왜 이렇게 신앙 서적의 제목들은 자극적인 것인지 모르겠다. 물론 왜 나는 이렇게 자극적인 제목에 혹 해서 책을 구매하는 것일까? 아마 나 같은 사람이 있기 때문에 내용이 더 자극적이 되어가는 것 같다. 

  자극적인 제목이지만 제목을 통하여 중요한 기도의 원칙에 대하여 생각해 보게 된다. 기도란 무엇인가? 크리스천만큼 기도에 열심인 사람들도 드문데, 의외로 기도에 대하여 무지한 경우가 많다. 특히 연령이 아래로 내려갈수록 이러한 현상은 더 하다. 기도에 무지하다 보니까 기도에 관한 오해가 두 가지 생긴다. 

  첫째, 기도는 만사 형동의 도깨비 방망이라는 사고이다. 언뜻 보면 맞는 말이다. 주로 강단에서는 이런 식으로 설교가 행해진다. 그렇지만 정말 맞을까? 언론이 생략을 통하여 사실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사람들을 현혹시키듯이 설교자 또한 마찬가지이다. 힘들고 어려운 말들, 사람들이 듣기 싫어하는 말들을 생략해 사람들로 하여금 기독교 신앙에 대하여 오해하게 만든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믿음이라는 말이 있다. 예수를 믿으면 모든 죄가 사함받고, 구원을 받는다는 것이 기독교에서 가르치는 교리이다. 맞는 말이다. 그렇지만 이 말은 예수를 믿는 사람들의 삶은 어떠해야 하는가라는 말이 생략되어 있는 것이다. 구원을 받는 믿음이란 예수를 믿는 사람의 삶은 전혀 새롭게 변화되어 과거로 회귀하지 않는다는 믿음의 실천이 전제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믿음의 실천이라는 것이 너무 어렵기 때문에 설교자는 종종 이 부분을 생략해 버린다. 가령 누가 "기독교를 믿는 것은 진짜로 어려운 것입니다."라고 말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마음에 부담을 느낄 것이다. 그런 이유로 자주 생략이 이루어지고 이런 과정을 통하여 믿음이 오해되는 것이다. 기도도 마찬가지다.  

  기도해도 안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다. 내 욕망을 위해 구하면 분명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성경은 말하지만 우리는 이 사실을 종종 잊어 버린다. 그래서 나의 욕망에 충실한 기도의 제목들을 끝도 없이 늘어 놓는다. 그리고 아무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기도가 모든 것을 변화 시킬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복권 당첨을 위해 기도했으면 최소한 복권은 사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이 책은 이러한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고 기도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는 기도에 대한 잘못된 생각들을 비판한다. 

  둘째 될만한 것들만 기도한다. 이 책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부분이 바로 이것인데, 우리는 기도의 능력을 제한하는 실수를 저지른다. 기도해도 나의 생각대로, 내가 생각한 시간에 이루어지지 않는 것들이 분명히 있다. 기도하는 것은 나의 몫이지만 그 기도에 어떤 형태로든 응답하는 것은 하나님의 몫이기 때문이다. 기도해도 이루어지지 않는 경험을 몇번 하다보면 기도자들도 나름대로 영악해지는데, 될법한 것들만 기도한다는 말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한달에 월급을 100만원 받는 사람이 이번달에도 100만원을 벌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기도도 필요하지만 기본적으로 그 사람이 열심히 직장 생활을 하면 100만원의 수입은 보장되어 있는 것이다. 만약 이 사람이 기도를 한다면 이번달에도 직장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건강을 달라고 기도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한 기도일 것이다. 

  무슨 말이냐? 내가 열심히 노력하면 기본적으로 이루어지는 것들만 가지고 기도하는 기도의 편식을 하고 있지 않는가 묻고 있는 것이다. 이런 기도는 왠만하면 응답받지 못하는 경우가 없다. 99% 기도의 응답을 받는다. 그렇지만 이런 기도만 하는 사람은 기도의 깊은 능력을 체험하지 못한다. 여호수아처럼 태양을 멈추는 것 같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것들이 이루어지는 기도의 참 맛을 이해하지 못한다. 불가능에 도전하라는 제목은 이러한 기도의 참맛을 체험해 보라는 말이다.  

  불가능해 보일 것 같은 상황, 도저히 어찌해 볼 수 없는 벽 앞에서,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깊은 웅덩이 가운데에서 진실하게 마음을 담아 기도해보라. 그 순간 기도의 참맛을 느낄 것이고, 그 순간 그 어느 때보다 하나님의 크심을 알게 될 것이다. 이것이 기도하는 이유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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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수아처럼 현실의 벽을 돌파하라
김서택 지음 / 홍성사 / 2004년 7월
평점 :
품절


철저히 김서택에 의한 김서택 방식의 설교집 굳이 리뷰를 쓸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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