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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샹떼 - 세계 영화사의 걸작 25편, 두 개의 시선, 또 하나의 미래
강신주.이상용 지음 / 민음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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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라딘 서평단의 어느 분께서 "영화는 보는 것이 아니라 읽는 것"이라고 쓰셨다. 난 이 제목을 살짝 비틀어서 영화는 읽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이라고 적어 본다. 내가 그 분에 대해 어떤 감정이나 불순한 의도가 있어서 그러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밝혀둔다.

 

  가끔 책을 읽을 때마다 호불호가 갈린다 생각을 한다. 다른 서평단 분들은 이 책에 대해서 좋았다고 말씀하고 계시는데 솔직하게 내게는 별로였다. 일단 나는 이런 류의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인터뷰가 주를 이루는 책이라든지, 혹은 대담형식의 강의를 책으로 옮겨놓은 것이라든지 하는 형식의 책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게다가 난 강신주라는 철학자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철학적 책읽기와 춘추전국 시대를 배경으로 한 책에 대해서는 꽤나 재미있게 읽었지만 팟캐스트를 통하여 그의 강의를 들으면서 상당히 불편하게 느꼈었다. 김어준하고 친해서일까? 그의 말투와 화법은 지극히 마초적이며, 자신이 얼마나 잘났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니 이 책이 재미가 있겠는가?

 

  무엇보다도 내가 이 책에 몰입하지 못한 이유는 분명하다. 내가 고전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이야기한 걸작선 25가지 중 내가 본 것은 채 5편이 되지 않는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밀리언달러 베이비를 포함해서 말이다. 그러니 아무리 영화의 내용에 대해서 철학적으로 떠들어댄다고 해도 내가 몰입하기 어려운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다른 사람들은 다 좋다고 말하는 책에 몰입하지 못하는 나를 보면서 영화는 확실히 읽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만약 내가 이 책에 나오는 영화들을 봤다면 그리고 누군가와 마주 앉아서 토론을 한다면 재미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내가 보지도 않은 영화를, 그것도 자기들이 잘 났다고 온갖 현학적인 말들로 기록하고 있는 책을 보고 있으면서 도대체 내가 왜 이 책을 읽고 있는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장담컨대 난 이 책을 앞으로 펴보지 않을 것이다. 설령 내가 이 책에 나오는 영화들을 봤을지라도 말이다.

 

  영화에 대해서 플롯을 이야기하고, 철학적으로 해석하고, 남들에게 무엇인가 나의 유식함을 알려주려고 하는 것이 영화를 제대로 보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냥 재미있게 보고, 돈이 아깝지 않다, 혹은 이 영화는 잘못 택한 것 같아 정말 돈이 아까워 이 정도의 평가만 내린다고 할지라도 영화를 즐기는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지 않을까?

 

  굳이 재미도 없는 고전 영화를 걸작이라고 굳해서 보고 싶지도 않고, 자기들끼리 잘났다고 떠드는 말을 듣고 싶지도 않다. 그저 의무이기 때문에 읽었을 뿐이고, 이 서평을 마무리한 후에 신나는 코미디 영화나 봐야겠다.

 

  영화를 읽으려고 하지 않고 보려고 노력하면서 말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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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6-29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영화서평을 쓰기 위해서 영화를 보게 되면, ‘영화를 읽게’ 됩니다. 한 번 본 장면을 다시 봐야 영화 내용이나 감독의 의도를 알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영화서평을 작성할 때가 제일 어렵습니다.

saint236 2015-06-29 22:38   좋아요 0 | URL
영화를 보고 좋아서 감상을 적어야 하는데 감상을 적기 위해 영화를 보니 재미보다는 부담감만 남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