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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박정희를 용서했는가 - ‘동굴’ 속의 권력 ‘더러운 전쟁’
김재홍 지음 / 책으로보는세상(책보세)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역대 대통령 중에 누가 최악인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각자의 정치적인 견해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다. 그렇지만 "역대 대통령 중에 누가 가장 영향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우리는 한 사람의 이름을 떠올릴 수밖에 업없다.
"박! 정! 희!"
멀리갈 것도 없다. 몇년 전 이정희 의원이 대선후보로 나왔던 시절 박근혜 당시 후보를 바라보면서 그 이름은 "다카키 마사오!"라는 한 마디가 대선판을 얼마나 크게 흔들었는지를 생각해 본다면 그 이름 석자가 가진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그의 이름이 가지는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보여주는 글이 있다.
혹 시간이 되는 사람들은 네이버에 "다카키 마사오의 뜻"이라는 검색어를 치면 블로그 가운데 가장 위에 아주 재미있는 글이 뜬다. "박정희 다카키 마사오의 숨은 뜻"이라는 글이다. 혹 시간이 안되는 사람들을 위하여 아주 친절하게 링크를 건다. 링크가 안되면 주소를 복사해서 넣으면 쉽게 그 글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http://blog.naver.com/kilnomu?Redirect=Log&logNo=60203552260)
내용인즉 박정희의 일본식 이름 다카키 마사오는 고목정옹(高木正雄)으로 고령박씨인 자신의 이름을 지킨다는 뜻, 즉 일본의 창씨개명에 반대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그러면서 김대중의 일본식 이름과 비교하면서 박정희는 역시 민족의 영웅이다, 뚝심이 있다, 당시 박정희만 창씨 개명했냐는 아주 복잡한 의미를 담긴 짧은 글을 남기고 있다. 박정희라는 이름이 얼마나 대단한 영향력이 있는지 오랫동안 논란이 되어 왔고,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친일청산의 문제를 단 몇줄로 해결해 버리냐는 말이다. 그 이름 앞에 서면 왜 그렇게 작아지는 사람들이 많은지? 박정희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를 민족의 영웅, 혹은 먹고 살게 해준 사람이라고 말한다. 최소한 공부를 하고나서 그렇게 말한다면 이해는 가겠는데, 전혀 알지도 못하고, 주워 들은 풍월로 그렇게 확신한다는 것은 무지한 것인지 순수한 것인지, 무식한 것인지 용감한 것인지 도통 모르겠다.
이 책의 저자는 일명 박정희 통으로 불리는 몇 사람 가운데 하나다. 박정희에 대해서 야부리를 풀 시간만 준다면 3박 4일 동안 쉬지않고 떠들어댈만한 내공이 있는 사람이다. 실제로 그알싫에서 김재홍과 정운현은 몇 회에 걸쳐서 쉬지 않고 떠들어댄 전력이 있는데(그 전력은 박정희소백과 사전이라는 책으로 출간되었다.) 그 팟방들이 대본을 가지고 온 것이 아니라 "오늘은 뭐할까?"라면서 이야기하다가 떠들어댄 것이라는 후문이 있다. 그런 실력자가 박정희에 대해서 아주 솔직하게 까발렸다. 그것도 감정을 싫어서 한 것이 아니라 역사적인 내용들을 토대로 해서 말이다.
박정희의 야망, 변신, 도덕적인 타락, 권력욕, 용인술 등에 대해서 말하면서 그가 어떤 사람인지 정치인 박정희는 물론, 개인 박정희까지 점검해 본다. 그 과정을 통하여 저자는 박정희라는 신화와 우상을 깨뜨리고 역사적인 현실을 직시하라고 우리에게 주문한다. 반인반신으로 승격된 박정희를 다시 이 땅으로 끌어내리는 과정을 통하여 도대체 누가 이러한 일들을 획책했는가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도대체 누구에 의해서 어떤 과정으로 박정희라는 인간이 신의 반열에 올라갔는지, 민족의 영웅이 되었는지 생각해 본다.
창조경제를 말하고, 비와 구름을 헤치고 햇빛을 볼고오신 박근혜 대통령을 찬양하는 사람들이 배후가 아닐까 의심만 가져본다. 절대로 박근혜 대통령은 그러실 분이 아니다. 그냥 추측이다. 아는 사람은 안다. 느낌 아니까...
김재홍은 분명하게 묻는다. "누가 박정희를 용서 했는가?" 그리고 분명하게 대답한다. "나는 안했어!" 그의 책을 읽으면서 나도 대답한다. "나도 아직 용서 안했어." 아마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대답을 할 것이다. 용서를 하든 안하든 일단 뒤로 미루어 두고 공부나 제대로 해보자면서 몇자 끄적여 본다.
PS.책을 읽다보니 화려한 이름들이 많이 등장한다. 오늘날 신문을 장식하는 여러 이름들이 등장하는데, 역시 "왕의 귀환"이라는 타이틀이 어울릴 법한 현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