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인희의 북유럽 신화 3 - 욕망하는 영웅들의 이야기
안인희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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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일을 맞이하여 스스로에게 선물을 줬다. 지금까지 사고 싶었던 책들을 거금 10만원이 넘게 구입을 한 것이다. 그래도 권수는 얼마 되지 않는 것 같지만.(아마 펠레폰네소스 전쟁사가 3만이 넘는 거금을 들인 책이라 그런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책을 받아보니 그 분량이 만만치 않다.) 스스로에게 선물을 주었던지라 최선까지는 아니지만 열심히 읽었다. 2주만에 4권이 넘는 책을 읽었디면 열심히 읽었다고 할 수 있으려나?  

  이렇게 열심히 읽는 중에 우선적으로 관심을 기울였던 것은 안인희의 북유럽 신화이다. 권당 2~3일씩 8일만에 3권을 전부 읽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나름대로 공을 들였건만 아무리 많이 쳐줘야 별 3개를 넘지 못한다. 별 3개가 책이 나쁘다는 말은 아니지만 기대했던 것만큼 감동과 재미를 주지 못했다는 것또한 사실일 것이다. 1권과 2권은 사실 가격을 조금 더 올려서라도 2권이 아니라 1권으로 내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실제로 읽어보면 알겠지만 겹치는 부분들이 꽤 많다. 그리스 로마 신화처럼 분량 자체가 방대하다던가, 혹은 이윤기 선생처럼 주제에 맞추어 책 내용을 열거하여 주제를 가지고 읽어가는 재미가 있다면 모르겠지만, 안인희의 북유럽 신화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비하여 이렇다할 재미도 없다. 그렇다고 해서 저자가 정말 재미있게 글쓰는 솜씨가 탁월하여 이윤기 선생처럼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빠져들게 하지도 못한다. 개인적인 평가를 내리자면 신선하다는 것 외에는 그다지 소득이 없다. 냉정한 이야기이지만 돈을 주고 책을 사서 보는 입장에서 이윤기 선생의 책은 몇번이나 읽어도 물리지 않겠지만 안인희의 북유럽 신화는 딱 한번이다. 몇번을 두고 이 책을 다시 읽고 싶은 마음은 솔직하게 들지 않는다. 나에게 이 책은 소장보다는 도서관에서 빌려봐도 그다지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책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기대했던 만큼 아쉬움이 남는달까? 만약 저자가 북유럽 신화를 일반 대중들에게 그리스 로마 신화처럼 재미있게 읽히고 싶다면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 이윤기 선생의 말을 빌리자면 저자는 이제 막 저자의 쉼플리가데스를 떠났다고 할까? 앞으로 저자가 어떤 글을 쓰게 될지는 관심을 가지겠지만 현재로서는 그의 책에 대한 호감도가 그렇게 높지 않다. 

  1~3권까지의 내용이 전부다 그렇겠지만 특히 더 아쉬움이 남는 것은 3권이다. 북유럽 신화라는 세트로 책을 엮었고, 3권의 주제는 북유럽 영웅들의 이야기이지만 40%는 북유럽 신화의 영웅이야기이지만(그것도 바그너의 오페라와 비교하다 보니 쓸데 없이 분량이 늘어났고, 집중도를 떨어뜨린다는 느김을 받는다.) 60%는 북유럽 신화의 영웅이 아니라 중세 시대의 영웅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저자가 아무리 변명을 한다고 할지라도 이 두 부류의 이야기를 북유럽 신화라는 타이틀로 묶는 것은 무리가 있지 않았는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차라리 1~2권을 약간 두껍게 해서 한 권으로 묶더라도 3권은 둘로 나누는 것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만약 그렇게 구분을 짓는더라도 바그너의 오베라나 혹은 다른 오페라와 신화의 내용을 비교하고, 거기에 더하여 이 오페라들이 씌여진 시기와 상황에 대하여 살펴보는 것이 훨씬 더 재미있는 구성이 되지 않았을까? 그리고 후반 중세 시대 영웅과 기사들의 이야기는 다른 이야기를 더 첨가하여 다른 권으로 묶는 것이 더 좋았을 것 같다. 북유럽 신화의 영웅들과 중세 시대 영웅들의 사고 방식과 가치관, 그리고 그 이야기를 통하여 전하고자 하는 원저자의 구성 의도가 너무 맞지 않기 때문이다. 

  참신한 이야기, 그리고 재미있을 법한 이야기를 빈약한 구성으로 끼워 맞추는 것 같아서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저자가 보면 쓴 소리겠지만(어지 보면 비방으로까지 받아들일 법한 이야기일지 모르겠지만) 그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내공과 구성력으로 보건대 책 값이 과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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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1-07-02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곧 구판 1권을 읽어보려고 하는데,, 저도 그리스 로마 신화을 많이 읽어서
북유럽 신화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이전에 <반지의 제왕>을
즐겨 읽은 독자들은 몰라도 저 같은 처음 북유럽 신화를 접하게 되는 독자들은
생소한 신화 속 인물과 내용들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을거 같네요.

saint236 2011-07-03 00:19   좋아요 0 | URL
생각보다 쉽습니다. 영화로, 만화로, 곳곳에서 북유럽 신화를 욹어 먹은 것들이 많거든요.

마녀고양이 2011-07-08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ㅠㅠ, 역시나 이런 평을 주시네요.
다른 분들도 비슷한 말씀을 하셔서, 북유럽 신화 구매하지 못 하고 있었는데...

리뷰 감사드려요~ 다시 쿨럭~~~

saint236 2011-07-10 14:18   좋아요 0 | URL
신화는 상당히 매니악한 부분인지라 보는 눈들이 꽤 높습니다. 저도 쿨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