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되어 주실래요? - 감동 휴먼 다큐 '울지마 톤즈' 주인공 이태석 신부의 아프리카 이야기, 증보판
이태석 지음 / 생활성서사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친구가 되어 주실래요? 

  참 촌스러운 제목이다. 그래서일까 이미 알고 있음에도 선뜻 손이 가지 않았던 책이다. "그저 그런 책이 하나 더 나왔군!"이라는 생각과 함께 이 책은 내 머릿 속에서 잊혀졌다. 그러다 작년 이상하게 "울지마, 톤즈"라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거참 희한한 일이다 생각하면서 넘어가다가 크리스마스 근처에 KBS에서 하던 "울지마, 톤즈"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아마도 울지마 톤즈 이후로 그것이 왜 인기를 끄는지, 그리고 그것을 보면서 사람들이 어떻게 변화가 되어 가는지 집어보는 울지마 톤즈 후속편인 것 같았다. 아내와 함께 앉아서 그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었는데 중반쯤 넘어갔을 때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지는 것이다. 목이 답답해지고,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다큐멘터리는 그냥 이태석 신부가 생전에 살았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줄 뿐이었고, 그의 주위에 살았던 많은 사람들이 그를 그이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가감없이 보여줄 뿐이다. 그런데 왜 그것을 보는 내 눈에서는 나도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나는 것일까? 나는 이태석 신부의 모습에서 예수님의 모습을 보았다. 

  소록도 한센병 환자들에게 울지마 톤즈 영화를 보여준 후 그들의 인터뷰를 쭉 보여주다가 마지막에 책상에 엎드려 우느라 자리를 떠나지 못했던 한 의사에게 카메라가 멈추었다. 다 큰 어른이 큰 소리를 낼 수도 없어서 소리를 죽이고 흐느껴 우는 모습이 어찌나 서글프던지? 왜 그러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 사람이 이렇게 말했던 것 같다. 

  "종교는 다르지만(아마도 개신교 신자였던 것 같다.) 저렇게 열악한 곳에서 한센병 환자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신부님의 모습을 보니까, 여기에서 의사 안보내준다고, 힘들다고 불평했던 것들이 너무나 부끄러워서 그럽니다." 

  분명 그 사람도 아픈 이들과 함께 하며 봉사하는 마음으로 그곳에서 어려움을 견디고 있었을 것인데 그런 그의 마음에 부끄러움을 가르쳐 준 이태석 신부의 삶은 과연 어떤 것일까? 

  "친구" 

  언젠가 영화에서 "오래두고 사귀어 가까운 벗"이라는 뜻풀이를 보았다. 이태석 신부는 자신의 삶을 통하여 사람들에게 톤즈의 친구가 되어 줄 것을 요청한다. 처음에는 많은 계획을 가지고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중요한 것은 같이 있어주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이신부의 말이 마음에 깊이 담겨진다. 그게 바로 예수님의 삶이 아니었던가?  그런 삶이 톤즈 사람들의 마음 속에 깊은 그리움을 남긴 것이 아니겠는가? 자기가 말기암이라는 판정을 받으면서도 톤즈를 떠올린 이태석 신부의 삶은 톤즈과 우리를 하나로 엮는 귀한 사랑의 고리가 되어 우리에게 기억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울지마 톤즈 중에 나온 "사람이 깊으면 그리움도 아픔이 된다"는 구절이 담긴 시로 그를 그리워해본다.   


아직도 사랑하고 있음에 

김경훈[石香]

만날 수 없다고
그리움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사랑이 깊으면
그리움도 아픔이 된다 하지만
그 아픔 마저도
밤하늘의 별처럼 아름다울 수 있다
보이지 않는다고
사랑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들리지 않는다고
그 목소리를 잊어버리는 것은 아니다

만날 수 없고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아도
사랑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저만의 색깔과 향기로
우리에게 말을 걸어온다

아직도 사랑하고 있음에..
                               (詩와 그리움에서) 

  아직도 사랑하고 있음에 그리움으로 인한 아픔마저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고 이태석 신부에게 감사한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1-03-31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지마 톤즈>의 이태석 신부 이야기 정말 감동적으로 봤는데 저는 반대로
책 제목이 인상 깊고 좋아요. 그리고 마지막에 소개된 시도 좋구요, ^^

saint236 2011-03-31 11:36   좋아요 0 | URL
저도 눈물흘리면서 봤습니다.

느린산책 2011-04-04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영화 개봉 전에 KBS스페셜로 故이태석 신부님의 이야기를 접했어요. 그때 이 책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구요. 수단 아이들이 눈물을 흘리며 악기를 연주했던 장면이 떠오르네요.. 가슴 아픕니다.

saint236 2011-04-05 10:15   좋아요 0 | URL
저도 영화는 보지 못하고 kbs 스페셜로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