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 단편선 2 - Classic Letter Book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권희정 옮김 / 인디북(인디아이)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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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톨스토이 단편선1에 수록되어 있는 이야기들은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들이지만 이 책에 수록되어 있는 이야기들은 꽤나 생소한 이야기들이다. 16개의 글 중에 내가 알고 있는 글이라고 해봐야 가장 처음에 기록되어 있는 "두 형제와 황금"뿐이다. 어느 것은 생소하기도 하고 어느 것은 이해하기가 힘들기도 하고, 어느 것은 너무 철학적이라 읽으면서도 그 깊은 속을 알 수 없다. 그럼에도 일단 읽고나면 무엇인가 깊은 깨달음이 남는다. 명확하게 이것이다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 여운의 끝자락을 잡아가다보면 어느샌가 나도 모르게 인새의 깊은 지혜에 도달하게 된다. 아마도 이것이 톨스토이라는 대문호가 가지는 힘이 아닐까? 

  처음 이 책을 접하게 된 것은 꽤 오래전이다. 학생 때 아르바이트 하던 서전에 갔더니 1권이 나와 있었다. 톨스토이 단편선을 워낙 좋아했기 때문에 바로 사다가 집에서 읽기 시작했다. 책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내 마음과 눈을 잡아 끈 것은 책이 정말 예쁘게 편집되어 있다는 것이다. 중간 중간에 들어간 삽화도 신경을 많이 썼고 책의 크기라든가, 종이질이라던가 어느 것 하나 빠지는 것이 없었다. 그 후로 수십권은 샀던 것 같다. 친구들에게, 군대 있을 때에는 제대하는 아이들에게 꾸준하게 선물로 건네주던 책 가운데 이 책이 끼어 있었다. 어느날 2권이 나왔다는 말에 주문을 했지만 처음 몇 장을 읽다가 포기를 했다. 내용이 너무 생소하고 어려워서 오랫동안 책꽂이에 방치해 두다가 몇 년만에 읽기 시작했다. 오늘 아침에 읽기 시작하여 업무를 하는 중간 중간 읽었는데 벌써 마지막 장을 넘기고 이렇게 서평을 쓰게 된다. 

  톨스토이의 연보를 넘겨보다가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두 형제와 황금"을 제외하고는 모든 글들이 1884년 이후에 씌여졌다는 것이다. 1884년운 막내아들 알료쉬아가 죽은 해이다. "기도"라는 단편은 아마도 톨스토이 본인의 경험을 근거로 씌여진 이야기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식을 잃은 부모의 슬픔과 아픔이, 그리고 신에 대한 분노와 원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또한 1884년 이후로 발생한 굵직굵직한 역사적인 사건들이 그의 문학 세계를 형성하는데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나 한다.  

  개개인이 마주치는 일상들, 그 안에서 희노애락을 느끼고 오욕칠정에 파묻혀 살아가는 사람들의 실제적인 이야기를 통하여 톨스토이는 우리에게 신의 자비하심에 대하여, 인생의 깊은 의미에 대하여, 사랑에 대하여, 노동의 신성함과 약자에 대한 배려에 대하여 진지하지만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이야기들을 던진다. 아직은 그의 깊은 통찰력을 따라갈 수는 없는 나의 얄팍함이 아쉬울 따름이다. 

ps. 55p 밑에서 3번째 줄 우리의 아내=>우리아의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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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09-16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톨스토이 단편은 정말 예전에 읽고,
그 이후 한번도 접해보지 못 했네요....
어제두 톨스토이 평전을 장바구니에 넣었다 뺐다 넣었다 뺐다 하다가...
결국 당분간 못 읽을듯 하여 빼버렸어요.

깊은 통찰력을 따라갈 수는 없는 나의 얄팍함이 아쉬울 따름이다 => 저도 공감합니다.

saint236 2010-09-16 09:50   좋아요 0 | URL
개인적으로 인디북에서 나온 톨스토이 단편선이 제일 맘에 듭니다. 책이 정말 예쁘게 나왔어요. 물론 간혹 불성실한 번역이 눈에 띄긴하지만요.

G.Ego 2010-09-17 0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7

saint236 2010-09-17 09:53   좋아요 0 | URL
님의 댓글 왠지 반가운데요.

saint236 2010-09-18 11:48   좋아요 0 | URL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