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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유진 피터슨 지음, 권연경 옮김 / 청림출판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군대 있을 때의 일이다. 고신대를 나오신 사단 목사님께서 이런 말을 해주셨다.
"교회는 부활절을 제대호 지켜야 합니다. 이미 크리스마스는 세상에 빼앗겨 버렸고, 교회가 세상을 따라가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부활절만큼은 세상에서 관심을 보이지 않아 순수하게 교회만의 절기로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부활의 감격을 회복하는 것이 신앙의 출발점입니다."
이 책을 열어보면서 깜짝 놀랐다. 예전에 들었던 말이 여기에 써 있기 때문이다. 벌써 5~6년된 일이니 그 목사님께서 이 책을 보고 그런 말을 하신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거의 똑같은 말을 하신 것으로 보아 생각있는 기독교인들이라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고민이 바로 이것이 아닐까 한다. 부활의 신앙을 회복하는 것! 이것이 교회가 본질로 돌아갈 수 있는 힘이요, 교회가 능력을 회복하는 길이며, 자기 정체성에서 벗어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것이 부활 신앙을 회복하는 것일까?
유진 피터슨은 십자가와 부활과 우리의 삶이 결코 떨어져서는 안된다고 한다. 삶을 practice하라고 말하면서 practice는 전문적인 연습이 아니라 실천하는 것이 일상을 살아가는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부활은 실천하는 것이라는 그의 말은 부활이 교리로 딱딱하게 포장된 것이 아니며, 전문가들이 주석을 달아서 우리에게 설명해 줘야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어려운 것도 아니며, 누구나가 식탁과 같은 실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쉬운 것들임을 의미한다.
교회가 부활 신앙을 잃어버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부활은 왠지 비과학적인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소홀히 하기 일쑤이다. 혹은 세상의 공격으로부터 부활을 방어하기 위하여 온갖 어려운 교리와 논리들을 가져다가 설명한다. 그러나 그것들이 부활신앙을 보호하기는 커녕 부활에서 감동을 제거하여 버리고 딱딱한 것으로 만들어 박제화시켜 버렸다. 그러니 기독교인들에게 부활은 성경에서 나오는 황당한 이야기 혹은 교리로 포장된 딱딱한 이야기, 그것도 아니면 삶은 달걀을 먹는 특별한 절기 정도로 격하되어 버렸다. 예수님의 십자가의 대가가 고작 이정도라면 무엇인가 대단히 잘못된 것이다.
이제 교회는 부활 신앙을 회복해야 한다. 부활이 삶에서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 삶이 위협받고 살아가는 산 자의 땅에서 삶의 고귀함과 죽음의 두려움, 그리고 부활의 승리를 매일 간직하고 느끼면서 살아야 한다. 순간순간 다가오는 부활을 싼 것으로 매도하는 사탄의 세력으로부터 부활의 감동을 지켜야 한다. 십자가를 지고 자신을 부인하는 예수님의 뒤를 따라 우리도 자신을 부인하는 삶을 살며 골고다의 언덕을 올라야 한다. 이것만이 부활을 실천하는 삶을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