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태양의 후예>가 난린데, 난 이 드라마가 송중기 하나빼면 볼게 뭐가 있나 싶다. 한마디로 이 드라마는 너무 부풀려져 있다는 느낌이 든다. 지금까지는 송중기 때문에 본다는 주의였는데, 어제는 이젠 송중기도 안 되겠구나 싶다. 

 

                              

                               

무엇보다 드라마는 시청자와의 교감이라고 생각하는데, 역할상 등장인물이 울 때 시청자도 울컥하고, 등장인물이 웃을 때 시청자도 웃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시작 때부터도 그랬지만 지금도 보면 등장인물과 시청자가 따로 논다는 느낌이다. 말하자면 감정이입이 안된다는 말이다. 괜히 진지하고, 괜히 엄숙해지려고 하고. 뭐 대단한 정의의 사도, 휴머니스트인 양하고 있는데 이건 송중기 하나로 면죄받을 수 있는 사항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더구나 드라마 초반 때 강모연이 매스컴에서 뜨자 병원 이사장이란 놈이 잠깐 보자고 하곤 이사장 방에서 강모연의 옷을 벗기려고 하는 장면은 지금 생각해도 웃긴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걸 똑똑한 강모연이 보기 좋게 차버리긴 했지만 드라마에 그런 에피소드를 넣으려 했다는 게 제작진이 시청자의 수준을 너무 낫게 보는 것이 아닌가 싶어 씁쓸했다. 무엇보다 등장인물을 울리면 시청자들도 울거라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뭔가 희롱당하는 느낌이랄까?  

 

군대 파견부대를 배경으로 했다는 건 뭐 나름 신선하긴 하지만 이런 작품도 냉전 시대와는 격세지감이다. 예전같으면 적군과 아군의 구도였겠지만 지금은 악당과 싸우는 전사의 이미지다. 전쟁은 재난으로 바뀌고 그속에서 피어나는 전우애를 그렸다.

 

나름 연출력은 인정할만한데 중간중간 보여지는 송송 커풀을 비롯한 연애씬은 오히려 재미나 감동 보단 극의 흐름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아마 모르긴 해도 두 작가가 엄청 싸우면서 이 드라마를 쓰지 않았을까 싶기도 한다.

 

드라마가 보통 16부작이고 보면 앞으로 4회 정도가 남은 것 같은데 무엇을 가지고 채우고 마무리할 건지 오히려 한숨이 나온다. 잘 키운 배우 하나 열 드라마 부럽지 않다는 걸 송중기가 몸소 보여주는 것 같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2016-04-01 14: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6-04-01 15:00   좋아요 1 | URL
그럴 것 같아요. 솔직히 대삿발 하나로 이끌어 가려고 한 것 같은데
그 나머지는 정말 대충 설정한 느낌을 지울수가 없더군요.
이걸 한류상품이라고 과대포장하는 건 좀 심하다 싶더군요.
송중기 생각하면 아쉽긴 하지만 이쯤에서 접어야하지 않을까
해요. 정 아쉬우면 후에 인터넷으로 볼까 합니다.ㅠㅋ

페크pek0501 2016-04-04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젊은 여성들이 열광하며, 송중기가 잘 생겨서 그 드라마가 재밌다고 하더라고요...ㅋ

stella.K 2016-04-04 16:47   좋아요 0 | URL
아유, 전 그게 참 그렇더라구요.
이야기는 문제가 많은데 이름값으로 그 드라마가 인기를 끄는 거요.
송중기도 송중기지만 김은숙 작가가 좀 유명한데
솔직히 이 드라마는 좀 그래요.
연출이나 송중기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구요,
작가 둘이 말아 먹었다는 생각밖엔 안 들어요.
우리끼리야 그럴수있다고 쳐도 한류상품이라고 수출하는 건
좀 거시기하더군요.

yamoo 2016-04-05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사를 듣가 보면 그냥 티브를 꺼버리게 되더라구요...
이 은숙 작가는 정말 저와는 맞지 않는 거 같아요...대사를 어케 그따구로 쓰는지...아오~

stella.K 2016-04-06 10:54   좋아요 0 | URL
앗, 오랜만에 오셨습니다. 그동안 뭐하다 이제 오셨습니까?
이런 글 써 놓고 기다렸는데...ㅋㅋ
저도 김은숙 작가는 소화하기가 쉽지 않더군요.
끝까지 본 건 몇편 되지 않아요.
그래서 오늘부턴 안 보려구요.
비가 나온다는 `돌아와요 아저씨`를 다시보기 서비스로 볼까 생각중입니다.
비를 좋아하는 건 아니고 이게 원작 드라마라서.
철도원 쓴 일본 작가...
영상은 우리나라 드라마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내용이 좀 그렇기도 하죠?ㅋ

참, 시간되시면 <베이비 시터>함 보세요.
물론 내용은 야무님이 그다지 좋아하실 것 같지는 않은데
연출이 정말 장난아니더군요. 조여정 때문에도 볼만하고.
조여정은 정말 연기를 잘하는 것 같아요.^^
 

http://blog.aladin.co.kr/minumsa/8361795

 

안녕하세요. 민음사입니다.

신간 도서 『공부할 권리』의 서평단을 모집합니다.


진정한 자존감을 지키는 공부의 힘

삶의 가치를 발견하는 인문학 강의


헤세는 『나르치스와 골드문트』에서 진짜 내가 원하는 걸 찾는 여정이 삶의 공부라고 말한다. 『안티고네』는 인간이 목숨을 걸고라도 지켜야 할 가치가 있음을 깨닫게 한다.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가치들, 이것들을 위대한 작가들은 모두 공부를 통해 실천했다. 공부는 읽기와 글쓰기를 넘어서 삶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공부는 시인 네루다의 질문에서 시작하기도 하고, 마르크스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하기도 한다. 우리는 사회학자들의 관찰과 인문학자들의 감수성을 통해 이 공부를 실천해야 한다. 『공부할 권리』는 이제 진짜 공부를 시작하려는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프레임을 제공하는 인문학 선언이 될 것이다.

긴 이력서는 진짜 나를 가리는 분장이 아니었을까? 인생의 문제 해결을 학벌에서만 찾으려고 한 것은 아닐까? 지금도 돈(실용성)과 가치(품위)라는 선택지에서 흔들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인생의 갈림길마다 때로는 처절하게 인생의 의미를 찾고, 때로는 아프게 삶의 가치를 고민하면서 그 해답을 책에서 찾아 온 작가의 혜안을 집약한 우리 시대 인문학자의 대표작!




"제게 공부란 ‘과거와 현재의 내 문제를 깨닫고, 미래의 내 삶을 설계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좋은 책들을 만나면 꼭 ‘과거의 자신’에게 선물해 주고 싶어지지요. 그때 이 책을 읽었더라면, 나는 좀 더 힘을 내서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었을 텐데. 좋은 책을 읽을 때마다 저는 ‘문제가 주는 고통에 짓눌려 문제의 핵심을 발견하지 못한 나약한 나’를 발견합니다. 그리고 타임머신을 타고 그때 당시의 나에게로 다가가 ‘지금의 나에게 용기를 주는 이 책’을 선물해 주고 싶어집니다."

 


======================================




<이벤트 참여방법>

 

1. 이벤트 기간  :  3월 25일(금) ~ 3월 31일(목)

   당첨자 발표  :  4월 1일(금)

   발송  :  4월 4일(월)

 

2. 모집인원  :  5명 

 

3. 참여방법

- 이벤트 페이지를 스크랩하세요. (필수)

- 스크랩한 이벤트 페이지를 홍보해주세요. (SNS필수)

책을 읽고 싶은 이유와 함께 스크랩 주소를 댓글로 남겨주세요.

 

4. 당첨되신 분은 꼭 지켜주세요.

- 도서 수령 후, 10일 이내에 '개인블로그'와 '알라딘' 에 도서 리뷰를 꼭 올려주세요



 


댓글(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페크pek0501 2016-03-31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품위 있는 삶.
바로 그거예요. 요즘 제가 바람직한 인간 모습으로 생각한 게 품위를 지키고 사는 모습이에요.
언제나 그래야 한다는 게 참 어려운 문제지만요...

이 이벤트는 오늘까지네요...

stella.K 2016-03-31 15:24   좋아요 0 | URL
아, 언니! 그렇지 않아도 조금 아까 쓰신 글 읽고 왔는데
추천만 하고 댓글은 못 썼어요.ㅠ
뭐 이런 책 한 권 읽는다고 얼마나 품위가 있어지겠어요?
그렇게 언니처럼 평소 역지사지로 생각해 보고는 삶에서
품위 있는 삶은 나오는 것 아니겠습니까?

네. 오늘까진데 언니는 이벤트 응모 한하시죠?
제가 잘 가는 이벤트 전문 사이트가 있는데 요즘 굉장한 책들
이벤트 하고 있는데 응모할 자신이 없더군요.
바쁘기도 하고, 책이 워낙에 어마무시해서 기한내 읽고 리뷰할 것
같지가 않아서...이거라도 되면 좋겠어요.ㅠ
 

드라마 <무림학교>가 너무 재미가 없어 조기종영했단다.

원래는 그 드라마가 끝나면 박신양이 나오는 <동네 변호사 조들호>를 방영할 모양인가 본데, 두 주 정도 비게 되었나 보다. 

 

단막극으로 유명한 KBS가 그 시간 4부작 <베이비 시터>란 드라마를 내보내고 있다. 난 원래 드라마를 쓴 작가가 누구냐를 보고 시청 여부를 판단하곤 하는데, 이 작품의 작가가 누군지 잘 모르겠는 거다. 최효비 작가라고 하는데 알고 봤더니 재작년 단막 드라마 공모에서 당선한 신예다.

                                             

 

처음엔 조금 보다가 마음에 안 들면 1회에서 끝내거나 그도 아니면 아예 중간에서 안 보거나 하려고 했다. 오, 그런데 웬걸, 의외로 재밌고 흥미로웠다.

 

도대체 얼마만에 본 치정 드라마인가? 그것도 KBS에서 19금을 달고 하는 것이다. 치정 드라마가 다 그렇듯, 내용은 간단하다. 굴러 들어 온 돌이 박힌 돌을 빼려다가 (점잖은 용어는 아니지만) 피박 쓴다는 뭐 그런 내용. 여자 그것도 조강지처가 한을 품으면 어떻게 되는지를 연기 잘하는 조여정을 통해 재대로 보여 줄 모양인가 보다. (지금까지는 2회를 했고, 다음 주에 마지막 2회를 할 거다.)

 

치정 자체는 추잡하긴 하지만 치정 드라마는 정말 볼만하다. 인간의 오욕칠정을 재대로 건드려주지 않는가? 이런 드라마 근래에 잘 보지 못했다.내 기억엔 몇 년 전, 김수현 작가가 쓰고, 김상중과 김희애가 나왔던 무슨 드라마가 있었는데 그 이후 처음은 아닌가 싶다. 치정 드라마에 여자끼리 따귀 오고가고, 머리끄덩이 잡는 거야 일종의 법칙이긴 하지만, 그래서 보지 않겠다면 선택은 존중은 해 주겠다만 그건 좀 드라마를 볼 줄 모르는 거라고 생각한다. 

 

사실 난 김수현 드라마를 딱히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그때 본 드라마는 정말 잘 만든 연극을 보는 것 같아 끝까지 봤다. 바로 그때의 그 흥분이 이 드라마에서도 살아나는 것이다.

 

19금 영화라면 남녀가 홀라당 다 벗고 침대에서 구르는 장면이 나왔겠지만, TV는 역시 좀 다르긴 하다. 그런 것 없이 상상으로만 가능하다. 더구나 공영 방송이고 보면. 난 그저 공영 방송에 비약적인 발전에 박수를 쳐 주고 싶은데 사정은 또 그렇지 않은가 보다. 시청자 소감 보니 난리도 아니다.

 

나 같이 드라마가 흥미롭고 좋다는 반응도 없지는 않지만, 공영 방송의 타락을 개탄하면 이게 뭐냐고 호통을 치는 시청자도 적지 않았다. 그런 걸 보면서 사람의 의식은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안 변하려면 안 변하는 거구나 싶다. 솔직히 나도 30년 전에 이런 드라마를 했다면 개탄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사랑과 전쟁>은 20년 전부터 방영했으면서, 이 정도 수위 가지고 골든 타임 시간에 편성했다고 난리를 치는 거 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렇다고 진짜 벌가벗고 침대를 구르는 장면이 한 장면이라도 나왔으면 말을 안한다. 원래 상상이 실제로 보는 것 보다 강렬할 때가 있다. 그들은 상상하는 게 실제로 보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는가 보다. 요는 청소년의 정서를 해친다는 거겠지. 그런데 요즘 청소년들이 뭘 보고 지내는지 알고나 그러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자기가 안 보면 내 자식도 안 보는 줄 아는가 보다. 오히려 보지 못하도록 하는 게 더 문제라는 걸 모르는 걸까?

 

그게 아니면 스토리가 개 같다는 둥, 배우의 연기가 발이라는 둥. 솔직히 난 드라마가 아무리 좋아도 시청자 소감 같은 건 보지도 않는데, 이번에 보고 깜짝 놀랐다. 이건 어떤 논리도 없이 그냥 비난을 위한 비난을 쏟아내는 걸 보고 시청자 소감 같은 건 한 번이나 보지 두 번도 못 보겠다 싶었다. 마음에 안 들면 끄거나 다른 방송 보면 되는 거지 도대체 그딴 말이 뭐가 필요한 건지 모르겠다.

 

물론 이 드라마가 문제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대사가 너무 절제가 되다보니 붕 떠버린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드라마에 신인 배우가 나오던데 연기 못하는 건 사실이긴 하다. 하지만 내가 볼 때 꽤 노력을 하는 것 같고, 이미지가 나름 부합한다는 느낌도 들었다. 물론 최선의 선택 같아 보이진 않지만, 캐릭터도 재대로 이해 못하고 카메라 앞에서 무조건 방방 뛰는 배우 보단 차리리 낫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연출력이 뛰어나다. 영상이 무슨 영화를 보는 것 같은데 모 기자는 PD의 연출을 저 유명한 영화 <화양연화>에 비유하곤 했다. 나 역시도 거기엔 이의를 달 수 없을 것 같다. 이 드라마에 아무리 비난이 쏟아져도 연출에 대해서는 비난하는 사람이 없던 것 같다. 그만큼 정말 놀라울 정도다.

 

그리고 엔딩 때 흐르는 노래가 한번 들었는데도 귓가에 맴돈다. 언젠가 들어 본 음악을 다시 리메이크한 건지 잘 모르겠는데 정말 좋다. 좀 쓸쓸하긴 하지만. 게다가 뭐 연기 잘하는 조여정이 그나마 살리고 있으니 못해도 중간은 하지 않을까? 어쨌든 파격적이고 논란이 될만한 작품은 작가나 연출가가 역량을 키우는데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다. 좋은지 나쁜지는 지금으로선 알 수 없고 훗날 재평가 되는 경우도 많으니.  


댓글(6)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페크pek0501 2016-03-18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재밌겠는걸요. 언제 방송하는 건가요?

stella.K 2016-03-18 13:01   좋아요 0 | URL
월, 화요. 보고 싶으시면 인터넷으로 보세요. KBS요.^^

cyrus 2016-03-18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태양의 후예`가 대세 아닙니까? ^^

stella.K 2016-03-18 18:21   좋아요 0 | URL
ㅎㅎ그렇긴 하지. 그런데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송중기가 대센거지.
이야기 자체는 뭐 훌륭한 건 아냐. 대사는 좋지.
앞으로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베시가 나름 긴장감이 있어 좋더군.^^

무해한모리군 2016-03-18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줄거리만 보고 오 이거 미드같겠다고 생각했는데 영상미가 있군요. 기회가 되면 한번에 몰아봐야겠습니다.

stella.K 2016-03-18 18:23   좋아요 0 | URL
잘 지내십니까?
미드 보단 영드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좋더군요. 기회되시면 한 번 보세요.^^
 
내 심장을 향해 쏴라
마이클 길모어 지음, 이빈 옮김 / 박하 / 2016년 2월
평점 :
품절


처음부터 나는 이 책을 잘 알지 못했다. 15년 전에 이미 절판이 되고도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원했다는 것도 몰랐고, 이제 번역은 하지 않겠다던 무라카미 하루키가 자신의 철칙을 깨고 번역을 했다는 것도 이번에 새롭게 복간이 되고서야 알았다. 이만하면 누구라도 이 책에 관심을 가질만 하다. 그렇다고 이 책이 요즘 유행하는 재밌고, 즐겁고, 행복과 위로를 주는 그렇고 그런 책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 선상에 있다.

 

정말 읽는 내내 마음이 아팠고, 불편했다. 한 가족의 불행한 역사를 어쩌면 그리도 유려하고도 냉철하고, 깊이 있게 다룰 수 있을까? 그러기에 독자로서 느껴야 하는 그 같은 감정은 더욱 선명하고 또렷해 더욱 아프게 느껴진다. 그렇다고 전혀 새롭거나 이해 못할 부분이 있는 것도 아니다. 물론 몰몬교에 대해선 모르는 사람은 새로울 수도 있겠다. 

 

나는 이렇게 불행하게 몰락해버린 가정이라면 특별한 이유나 사정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흔히 있을 수 있는 가정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행복하고, 따뜻한 이상적인 가정이라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그런 가정은 TV 드라마에나 나올 법하고, 설혹 있다고 해도 많지는 않을 거라는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이러한 가정은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을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저자 마이클 길모어가 살고 자랐던 가정은 우리가 이제까지 흔히 보아 온 불행한 가정의 전형처럼 보인다. 그의 아버지는 과격하고 폭력과 폭언을 일삼고, 어머니 역시 집이 싫어 도피하듯 결혼을 했지만 자신이 더 안 좋은 선택을 했다는 걸 알았을 땐 이미 모든 것을 돌이킬 수가 없었고, 그저 나약하고 불행한 여인이었을 뿐이다.

 

폭력은 되물림 된다는 것을 길모어 가의 형제들도 어김없이 보여 준다. 그나마 그 4형제 중 첫째와 막내면서 이 책의 저자인 마이클 길모어만 다소 피해간 느낌이고, 가장 큰 피해자는 둘째와 세째가 아니었을까? 그리고 저자는 형 프랭크의 남다른 기억력에 의존하여 이 책을 완성할 수가 있었다.

 

가정마다 가족의 역사와 그에 따른 가풍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물론 그것이 바람직하고 개개인을 건강하게 할만한 것이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때가 많다. 그렇게 한 가족의 역사를 복기할 때마다 떠올려야했던 아픔과 상처는 얼마만한 것일지 우리는 이렇게 700페이지 가까운 책을 대하지만 다 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이건 길모어 가만의 이야기는 아니며, 현재에도 너무나 많은 가정이 이와 같거나 이미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 파괴되어 가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그랬을 때 파생될 수 있는 문제는 인간 파과와 범죄의 증가다. 물론 불행한 가정이라고 해서 꼭 범죄를 양산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피해가지 못하는 것만큼은 사실이다. 

 

하지만 또 이것을 가정의 책임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이젠 적극적으로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 물론 사람은 따뜻한 가정에서 자라고 생활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고 해서 불행한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은 차라리 가정을 떠나 있는 것이 오히려 안전하고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갈 수도 있다. 그런 의식의 전환과 사회안전망의 확충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 책이 의미하는 것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이 책은 그동안 첨예한 문제를 낳았던 사형제도를 수면 위로 다시 한 번 떠오르게 했다는 것에 있을 것이다. 저자의 형 게리 길모어가 일면식도 없는 두 사람을 무참하게 살해하고 그때까지 잠잠했던 사형제도를 부활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그건 어디까지나 게리의 선택이며 그것만이 자신의 의지를 승리로 이끌 수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남은 가족에게 아픔과 상처로 고스란히 남았고, 사형 반대자들을 자극하게 만들었다.

 

물론 책은 어떠한 결론을 유도하기 위해 쓰여진 것 같지는 않다. 단지 사형을 받아야 한다면 그 사람이 어떤 삶의 역사와 배경을 가지고 있는지 역추적해 볼 때 과연 사형이 존치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를 묻는 것에서 끝나는 것처럼 보인다. 

 

분명 첨예한 문제임엔 틀림없다. 아무리 극한 죄를 졌다고 해도 어떻게 인간이 인간을 죽일 수 있겠느냐는 인도주의적 견해가 아니더라도, 사형이 아니라면 피해갈 수 있는 죽음 즉 법정이 오판해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갈수도 있는 것을 막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죄는 그 한 사람이 졌지 가족이 지은 것은 아니지 않는가? 그런데 그 가족까지 고통을 떠 안아야 하는 것을 생각하면 그런 점에서는 사형은 없어져야 할 제도이긴 하다.

 

하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내 가족이 또는 이웃이 무참히 희생을 당하고, 사회에 피해를 입힌 사람이 사형 당해야 마땅한데 버젓이 숨을 쉬고, 밥을 먹고 살고 있다고 생각하면 피가 거꾸로 솟을 것이다. 무기수 내지는 살아선 절대로 교도소 밖을 나올 수 없는 무거운 형기를 받은 사람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사회에 있을 때 무슨 죄를 져도 사형은 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역이용해서 범죄는 더 악랄해질 수 있고, 교도소 안에서 무슨 짓을 버릴지 알 수가 없다. 그러니 사람이 사람을 죽일 수 없다는 인도주의가 무슨 소용이 있는 것일까?

 

무엇보다 저자의 글을 통해 게리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마음을 가지고 최후를 맞이했을까를 생각해 본다. 그는 자신의 의지의 승리를 위해 사형을 받기를 바란다고 했지만, 그렇게까지 자신을 극단으로 몰아갈 권리는 그 자신에게 없다. 그는 마지막 순간에 자기 자신을 모두 다 포기한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오직 세상과 자신의 가족 특히 아버지에 대한 증오와 원망으로 감히 그런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건 어떻게 생각해도 옳은 선택이 아니며 이해할 수도, 이해해서도 안 되는 일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마음이 먹먹하고 아프다. 이 쉽지 않은 글 그래서 자칫 중간에 포기할 수도 있는 글을 끝까지 밀고 나갔던 저자에게 늦게나마 심심한 위로와 경의를 표하고 싶다. 바라기는 제발 이 세상에 더 이상 가정 때문에 상처 받고 괴로워 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 아니 아주 없을 수는 없을 테니 조금이나마 줄어들고, 그 고통속에서 벗어나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가정이 나를 지켜주는 울타리가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기능을 할 수 없다고 판단된다면 그것에 너무 연연해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 울타리를 과감히 박차고 나오는 것도 자신이 살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일 수도 있다. 그것이 가정의 중요성이 개인의 구원 보다 앞설 수 없는 이유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6-03-18 0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18 1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크pek0501 2016-03-18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뉴스에서 나오는 아동학대 사건들도 그 가정을 나와 버렸으면 목숨만은 살 수 있는 거였지요. 그래서 님이 쓴 마지막 문장에 저도 무게를 두게 되네요.

가정 폭력 문제는 덮어 둘 문제가 아니라 자꾸 노출시켜서 그 심각성을 세상에 알릴 필요가 있어요.

stella.K 2016-03-18 13:00   좋아요 0 | URL
그래서 문장을 바꿨는데 생각해 보니 언니 말이 맞더라구요.
이놈의 오탈자, 문장 맞춤법은 좀비 같더라구요. 고쳐도 고쳐도
볼 때마다 나타나요.ㅠ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가정이 개인을 보호해 줄 수 없다면
도망쳐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신 갈수있는 곳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그게 참...
 

 

<악스트>가 벌써 통권 5권을 냈다.

 

이번호는 특별히 파스칼 키냐르 특집이라 사 봤다. 아직 이 작가의 작품을 읽어 본 것은 아니지만, 오래 전부터 관심이 있었고, 특별히 이 잡지는 국내 작가만 인터뷰를 하는 줄 알았더니 외국 작가도 해서 놀랍기도 하고, 반갑기도 했다.

 

그런데 막상 또 읽으려니 한숨이 난다. 이 작은 글씨의 책을 어떻게 읽나...? 뭐 천상 조금조금씩 여러 번에 나눠 읽는 수밖에.  

출판사는 이 문제를 별로 해결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

 

또 하나 불만이 있다면, 보통 여타의 잡지 책은 새 달이 되기 전 5일 내지 10일 정도 먼저 나와 판매에 들어가는데, 악스트는 지금까지 그러지 않는다는 것이다. 딱 1일날 발매를 하던가 그 보다 늦게 판매를 하는데, 특히 이번 호는 나오는데만도 10일이 걸렸고, 받아 보는데 만도 하루가 더 소요됐다. 진짜 도도하기가 이를데가 없다. 그나마 부록으로 달려 온 카냐르 마우스 패드 때문에 참는다.

 

특별히 난 <악스트> 이번 호를 알라딘에서 배송료 2천원을 물어가며 샀다. 그렇지 않아도 적립금이 이것을 배송할만한가 했더니 그럭저럭 됐다. 모르는 사람은 2천원 하고도 몇 백원의 월간지를 뭐 때문에 배송료 2천원을 물어가면서 달랑 그것만 사느냐고 할지 모르겠다. 만원 채우면 배송료도 무룐데. 하지만 말하지 않았는가? 적립금으로만 산다고.

 

또한 그것은 내가 알라딘을 대하는 나름의 방식이기도 하다.

난 솔직히 알라딘에 화가 나 있다. 그 화는 나름 꽤 오래됐고, 나도 왜 이렇게 화가나 있는지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물론 알라딘이 내가 화가 나 있다고 해서 관심도 안 가질거지만. 

그렇게 기형적인 <이달의 당선작>을 이렇게도 오래 방치해 두는 알라딘을 이해할 수 없으며, 나는 이런 서점에 내 현금 한푼도 쓰고 싶지가 않다.

 

이달의 리뷰, 이달의 페이퍼 양분하고 그것까지는 좋다. 그것에 몰아주기 행태는 바꿀 의지가 없는가 보다. 그리고 당선자를 뽑는 것을 보면 스펙트럼이 그리 넓지가 못하다. 그러니까 잘 알고 있거나 한번쯤 들어 본 사람이 되더라는 것이다. 의외로 이달의 당선작은 운영이 쉬울 수도 있다. 정직히 말해 누가 누구 보다 객관적으로 글을 더 잘 썼기 때문에 주는 게 아니다(라는 것쯤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그렇다면 방법은 나와 있다. 당선의 스펙트럼을 넓혀 될 수 있으면 많은 알라디너들이 한참을 돌아 당선의 기쁨을 누리게 하면 된다. 그러니 내가 아무리 글을 잘 쓰더라도 언제 또 당선이 될지 모른다. 그렇게 넉놓고 있다 어느 날 내 통장에 적립금 들어오는 거 보면 와~~! 알라딘 너무 좋아요. 대박 사랑해요!! 난리 브루스를 칠 거다. 솔직히 나도 한때 그런 식으로 낚였으니까. 

 

그런데 지금의 이 기형적인 당선작을 보라. 매달 되거나 가까운 주기로 됐던 사람이 어느 날 안되 봐라. 그 섭섭함이란 시시콜콜 페이퍼에 털어 놓지 않아서 그렇지 이루 말할 수 없을 걸. 이건 알라디너들을 마치 파블로프의 개로 만들어 놓지는 않았는가? 그들이 '어머, 이번엔 내가 안 됐어. 아무래도 나태해졌나 봐. 분발해야지.' 그럴 것 같은가?

 

아니면 아예 당선금의 단가 낮춰서라도 파이를 늘려라. 그래서 열심히 쓰는 사람한테 받게 해라.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왜 있는 부문(포토리뷰와 TTB리뷰)도 없애가면서 더 늘리지는 않고, 그 쓸데없는 권위의식은 여전히 유지하려고 하는지? 그래서 되는 사람도 불편하고, 될 법한 사람은 안 되서 섭섭해 하는 이런 형국은 언제까지 유지할 건지? 좀 개선의 의지는 없는지?

 

좋아요를 많이 받아도 안 되는 사람은 안 되고, 좋아요를 적게 받아도 되는 사람은 된다. 처음에 좋아요를 적게 받아도 되는 걸 보면서 알라딘 역시 의식있는 곳이라고 혼자 좋아라 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또 언젠가는 좋아요가 높은데도 못 받고 보니 이건 뭐지? 미춰 버리겠는 거다. 누구는 그러겠지. 좋아요가 당낙을 결정하는 것 아니라고. 좋아요는 친근과 예의 표시일 뿐이라고. 아니 그래놓고 독자선정위원회는 좋아요로 표시해 달라는 건 뭐란 말인가? 최종 선정에 반영이 되는지 안되는지도 모르면서. 거 독자선정위원들 바보 만드는 거 아닌가?

 

독자선정위원회도 어느 만큼의 권위가 인정되는지도 모르면서 때마다 뽑는다. 이번에도 또 뽑는다고 공지가 올라왔더만 독자선정위원회는 알라딘의 꼭두각시인가? 좀 나와서 마이크대고 떠들어 줘 봐라. 비겁하게 숨어서 지켜나 보고, 친절한 척 온갖 가식은 다 떨고.   

 

지난 번 알라디너들 궐기하다시피 해서 이제 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기대 했는데, 독자선정위원회 여전히 새로 뽑는 거 보면 별로 그럴 의지가 없는 모양인가 보다.  

 

내가 이런 곳에 내 현금 10원 한 장이라고 허투로 써 가며 책 사 보고 싶은 마음 없다. 

 

어떤 곳이든 단골은 만들지 않는 것이 좋다. 단골엔 반드시 함정이 있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yamoo 2016-03-12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스트는 안 봐서 모르겠는데, 키냐르의 책은 강추합니다! 꼭 읽어 보세요. <은밀한 생> 한 권만 이라 도..ㅎ

stella.K 2016-03-12 13:16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은밀한 생 읽어 보겠다고 보관함에 넣어 놓고
아직도 못 봤다는 거 아닙니까?
악스트는 가격 대비 내용은 상당히 좋은 것 같은데
고놈의 글씨체가 작아서 정말 관심 가는 작가가 나오지 않는 이상
저는 아마 점점 안 읽게될 것 같아요.
그렇찮아도 잡지류에 손이 안 가는 부류라...

transient-guest 2016-03-16 0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다른 이야기지만, 전 작년과 대비해서 갑자기 서재에 다녀가시는 분들이 1/4정도로 줄었어요. 물론 글솜씨도 그렇고, 자주 관리하지 못하는 저도 문제가 있지만, Stella K님의 말씀을 보니 다른 이유가 있을까 괜히 의심도, 걱정도 하게 되네요. 2011년부터 열심히 가꾼 곳인데, 그리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는 듯 하여 조금 서운해하고 있습니다.

stella.K 2016-03-16 14:00   좋아요 0 | URL
그런가요? 1/4이나요?
의혹도 많고, 불합리한 것들도 많아요.
알라딘이 이렇게 뽑는 게 몇년 됐는데 전 시작 때부터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너무 편파적이고.
그런데 꿈쩍도 안하고 있으니...
그러고도 전 계속 여기에 글을 쓰고 있는 것이 거시기하긴 하지만,
제가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는 알라디너들이 있어
그냥 써요. 그리고 솔직히 알라딘이 글 쓰기는 더 좋은데
그놈의 당선작 발표날만되면 좀 날카로와지더군요.ㅋ

2016-03-18 12: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18 1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23 12: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23 1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