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스트>가 벌써 통권 5권을 냈다.
이번호는 특별히 파스칼 키냐르 특집이라 사 봤다. 아직 이 작가의 작품을 읽어 본 것은 아니지만, 오래 전부터 관심이 있었고, 특별히 이 잡지는 국내 작가만 인터뷰를 하는 줄 알았더니 외국 작가도 해서 놀랍기도 하고, 반갑기도 했다.
그런데 막상 또 읽으려니 한숨이 난다. 이 작은 글씨의 책을 어떻게 읽나...? 뭐 천상 조금조금씩 여러 번에 나눠 읽는 수밖에.
출판사는 이 문제를 별로 해결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
또 하나 불만이 있다면, 보통 여타의 잡지 책은 새 달이 되기 전 5일 내지 10일 정도 먼저 나와 판매에 들어가는데, 악스트는 지금까지 그러지 않는다는 것이다. 딱 1일날 발매를 하던가 그 보다 늦게 판매를 하는데, 특히 이번 호는 나오는데만도 10일이 걸렸고, 받아 보는데 만도 하루가 더 소요됐다. 진짜 도도하기가 이를데가 없다. 그나마 부록으로 달려 온 카냐르 마우스 패드 때문에 참는다.
특별히 난 <악스트> 이번 호를 알라딘에서 배송료 2천원을 물어가며 샀다. 그렇지 않아도 적립금이 이것을 배송할만한가 했더니 그럭저럭 됐다. 모르는 사람은 2천원 하고도 몇 백원의 월간지를 뭐 때문에 배송료 2천원을 물어가면서 달랑 그것만 사느냐고 할지 모르겠다. 만원 채우면 배송료도 무룐데. 하지만 말하지 않았는가? 적립금으로만 산다고.
또한 그것은 내가 알라딘을 대하는 나름의 방식이기도 하다.
난 솔직히 알라딘에 화가 나 있다. 그 화는 나름 꽤 오래됐고, 나도 왜 이렇게 화가나 있는지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물론 알라딘이 내가 화가 나 있다고 해서 관심도 안 가질거지만.
그렇게 기형적인 <이달의 당선작>을 이렇게도 오래 방치해 두는 알라딘을 이해할 수 없으며, 나는 이런 서점에 내 현금 한푼도 쓰고 싶지가 않다.
이달의 리뷰, 이달의 페이퍼 양분하고 그것까지는 좋다. 그것에 몰아주기 행태는 바꿀 의지가 없는가 보다. 그리고 당선자를 뽑는 것을 보면 스펙트럼이 그리 넓지가 못하다. 그러니까 잘 알고 있거나 한번쯤 들어 본 사람이 되더라는 것이다. 의외로 이달의 당선작은 운영이 쉬울 수도 있다. 정직히 말해 누가 누구 보다 객관적으로 글을 더 잘 썼기 때문에 주는 게 아니다(라는 것쯤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그렇다면 방법은 나와 있다. 당선의 스펙트럼을 넓혀 될 수 있으면 많은 알라디너들이 한참을 돌아 당선의 기쁨을 누리게 하면 된다. 그러니 내가 아무리 글을 잘 쓰더라도 언제 또 당선이 될지 모른다. 그렇게 넉놓고 있다 어느 날 내 통장에 적립금 들어오는 거 보면 와~~! 알라딘 너무 좋아요. 대박 사랑해요!! 난리 브루스를 칠 거다. 솔직히 나도 한때 그런 식으로 낚였으니까.
그런데 지금의 이 기형적인 당선작을 보라. 매달 되거나 가까운 주기로 됐던 사람이 어느 날 안되 봐라. 그 섭섭함이란 시시콜콜 페이퍼에 털어 놓지 않아서 그렇지 이루 말할 수 없을 걸. 이건 알라디너들을 마치 파블로프의 개로 만들어 놓지는 않았는가? 그들이 '어머, 이번엔 내가 안 됐어. 아무래도 나태해졌나 봐. 분발해야지.' 그럴 것 같은가?
아니면 아예 당선금의 단가 낮춰서라도 파이를 늘려라. 그래서 열심히 쓰는 사람한테 받게 해라.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왜 있는 부문(포토리뷰와 TTB리뷰)도 없애가면서 더 늘리지는 않고, 그 쓸데없는 권위의식은 여전히 유지하려고 하는지? 그래서 되는 사람도 불편하고, 될 법한 사람은 안 되서 섭섭해 하는 이런 형국은 언제까지 유지할 건지? 좀 개선의 의지는 없는지?
좋아요를 많이 받아도 안 되는 사람은 안 되고, 좋아요를 적게 받아도 되는 사람은 된다. 처음에 좋아요를 적게 받아도 되는 걸 보면서 알라딘 역시 의식있는 곳이라고 혼자 좋아라 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또 언젠가는 좋아요가 높은데도 못 받고 보니 이건 뭐지? 미춰 버리겠는 거다. 누구는 그러겠지. 좋아요가 당낙을 결정하는 것 아니라고. 좋아요는 친근과 예의 표시일 뿐이라고. 아니 그래놓고 독자선정위원회는 좋아요로 표시해 달라는 건 뭐란 말인가? 최종 선정에 반영이 되는지 안되는지도 모르면서. 거 독자선정위원들 바보 만드는 거 아닌가?
독자선정위원회도 어느 만큼의 권위가 인정되는지도 모르면서 때마다 뽑는다. 이번에도 또 뽑는다고 공지가 올라왔더만 독자선정위원회는 알라딘의 꼭두각시인가? 좀 나와서 마이크대고 떠들어 줘 봐라. 비겁하게 숨어서 지켜나 보고, 친절한 척 온갖 가식은 다 떨고.
지난 번 알라디너들 궐기하다시피 해서 이제 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기대 했는데, 독자선정위원회 여전히 새로 뽑는 거 보면 별로 그럴 의지가 없는 모양인가 보다.
내가 이런 곳에 내 현금 10원 한 장이라고 허투로 써 가며 책 사 보고 싶은 마음 없다.
어떤 곳이든 단골은 만들지 않는 것이 좋다. 단골엔 반드시 함정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