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맑음

날씨는 맑고, 봄은 점점 가까이 오고...


1. 지난 주, 나의 친애하는 P님께 댓글을 단적이 있다.

모 신문 칼럼을 쓰셨는데 영끌해서 쓰셨다는 마지막 멘트가 짠해서, 원래 영끌해서 쓰는 글이 빛나는 법이라며 역시 독자는 작가의 고혈을 빨아 먹는 존재가 아니냐며 작가는 그런 존잰 것 같다고 했다. 그러자 좋아요를 무려 6개나 받아 버렸다. 

그러자 나의 친애하는 P님 답글 다시기를,     

댓글은 이달의 당선작을 안 주나요? 스텔라 님이 받을 뻔...ㅋㅋ

작가의 고혈을 빨아먹다니 독자들은 흡혈귀였군요.ㅋ

글쟁이들은 흡혈귀에게 빨아먹히고 싶어하는 존재들이겠네요.^^


나도 내가 왜 그때 그런 깜찍한 댓글을 달았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그렇지 않나? 작가는 기꺼이 물라고 자신의 목을 내어주는 존재. ㅋ

그러고 보니 오래 전에 보았던 [뱀파이어와의 인터뷰]가 생각이 난다. 그때 뱀파이어에게 물린 희생자가 아픈 것도 아픈 거지만 쾌감을 느끼며 죽던데 영혼을 팔아서라도 글을 잘 쓸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인들...ㅠ

이러고 저러고 지간에 정말 알라딘은 이달의 당선작 부문에 이달의 댓글을 추가할 생각이 없는가? ㅋㅋㅋ 당연 없겠지...ㅠ


2.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1년을 넘었지만 동시에 이어령 선생의 1주기이기도 하다. 그에 맞춰 전집이 나왔더라.


나도 소싯적 선생의 책을 모으기도 몇권 읽기도 했는데 몇년 전 책 박스를 정리하면서 함께 정리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현재 총 31권으로 출간되었는데 실로 엄청나다. 앞으로 더 나올건지 모르겠다. 난 이분의 다른 저작도 저작이지만 소설이 '둥지속의 날개'를 읽으면서 이분의 소설가로서의 재능이 뛰어나다는 걸 알았다. 나중에 바빠서 소설은 더 이상 쓸 수 없다고 하며 작파했던 것으로 안다. 마음속으로 다시 한 번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다가 아직도 못 읽고 있다.     

책을 보니 사고 싶다는 충동이 들긴하는데 가격이 장난이 아니다. 



그런데 얼마 전 강인숙 교수의 '글로지은 집'이란 책이 나왔다. 강인숙 교수는 이어령 교수의 부인으로 동갑이기도 하고 대학 동기이기도 하다. 특별히 '글로지은 집'은 이어령 교수와 부부로 지냈던 이야기가 나오는 것으로 아는데, 모르긴 해도 이어령 교수의 명성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것 같다. 이분의 저작도 결코 적지 않은데 이분은 어떻게 글을 썼는지 읽어보고 싶다.


3.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텐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배우는 강하늘이다.

연기 잘하는 주지훈이나 지성 등 몇몇 배우들도 있긴 하지만 그건 그냥 좋은 거고 강하늘만큼 좋아하지는 않는다. 

벼르고 별러 요즘 작년에 나왔던 드라마 <<인사이더>>를 시간 날 때마도 한편씩 보고 있다. 그런데 이 드라마 장난 아니다. 시작부터 19금을 달고 나왔다.첫 두 회차 정도 19금을 달고나온 작품이 있긴 하지만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19금이어서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볼 수 있는 드라마는 나에겐 이 작품이 첨이다.

야한 것이 아니라 도박을 소재로 했기 때문이다. 그런다고 19 이하의 청소년들이 안 보는지는 잘 모르겠다만.  



처음부터 김요한으로 분한 강하늘이 얼마나 피칠갑을하고 나오는지 보면서, '아이고야, 하늘이 죽네.'란 말이 절로 나온다. 물론 주인공은 절대로 죽는 법은 없다. 이제 겨우 중반쯤 왔는데 우리의 하늘이 저 머리 노란 도령에게 꼬박꼬박 존대하다 어느 순간 말을 내라더라. 즉 저 노랑 머리 도령이 하늘이에게 책잡힐 짓을 했다. 그런데 화를 내지않고 대신 내가 너의 죄를 용서한다는 의미에서 반말을 하는 거다. 그러고 보니 본격적으로 상황을 역전시킬만한 얘기가 나올 모양인가 본데 이런 드라마는 한 번이나 봐야지 두 번도 못 보겠다. 내 영혼이 피폐해질 것 같아서...ㅠ   


4. 어제 내가 이용하는 통신사에서 3월 한달 동안 30GB를 무료로 준다는 문자가 날아왔다. 이게 얼마만한 용량인지는 나로선 알 수 없는데, 얼마 전 고물가에 따른 서민들을 위한 대책 중 하나였던 것으로 안다. 이런 고물가 시대 통신비를 좀 내려주면 얼마나 좋을까. 대신 미봉책으로 통신사는 이렇게 한다. 이런 서비스를 해도 통신비는 절대로 포기 못한다 이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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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주나무 2023-02-28 20: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어령 하면 김수영 시인과 벌인 지상 논쟁이 생각납니다. 그땐 젊은 비평가와 베테랑 시인의 논쟁이었던 같은데 가끔 <김수영 산문 전집>에서 다시보기 할 때는 지금도 ㅎㄷㄷ 해요 ㅎㅎ

stella.K 2023-02-28 20:35   좋아요 1 | URL
와, 거 볼만하겠다. 그럼 김수영 산문 전집도 사야겠구나! ㅠㅠ

승주나무 2023-02-28 20:45   좋아요 0 | URL
아이쿵~ 살 필요는 없어요. 도서관에서 빌려 보면 되죠 뭐 ㅎㅎ <실험적인 문학과 정치적 자유>라는 글만 읽어봐도 돼요^^

승주나무 2023-02-28 20:51   좋아요 0 | URL
<지식인의 사회참여>라는 글도 있었군요.

한겨레 최재봉 칼럼이 김-이논쟁을 환기해주네요^^
https://m.hani.co.kr/arti/opinion/column/675890.html

stella.K 2023-03-01 14:34   좋아요 0 | URL
ㅇㅋ! 좋은 정보 땡큐다!^^

Falstaff 2023-02-28 20: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어령은 저 유명한 1950년대 종로 르네쌍스 시절의 주인공 가운데 한 명이었는데요, 늘 목 폴라 티셔츠에 염색한 군복 야전 상의를 입고 다녔던 것으로 유명합니다. 르네쌍스에서 판 틀어주는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들었습니다.
그의 대표작은 60년대에 발표한 수필집 시리즈,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리고 <지성의 오솔길> 세 권이라고 보는데요, 이제 읽으면 그동안 세월이 흘러 시대에 맞지도 않고 그렇겠지만 당대엔 어깨를 견줄 산문이 없었을 정도입니다. 로마 대성당에 티셔츠를 입고 들어가려니까 수위가 넥타이를 매고 오라 했답니다. 그래서 이어령 선생이 대꾸하기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도 거의 팬티만 입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랬다가 거의 쫓겨나다시피 했다는 대목이 나옵니다. 아주 오래 전, 오래 오래 전, 집 서가에 꽂혀 있던 붉은 표지의 수필집이었습니다.
지금 읽으면 몰상식한 독자들이 선생더러..... 몰지각하게 모욕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거야 자신들이 무식해서 그런 걸 어쩌겠습니까. 늙은 꼰대들이 참아야지요. ㅋㅋㅋㅋ

stella.K 2023-03-01 14:50   좋아요 1 | URL
와, 이어령선생 끝내줬네요. ㅎㅎㅎ 골드문트님은 어찌 그리 선생에 대해 그리도 잘 아십니까? 저도 흙 속에...는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80년대 TV 강연하시면서 이분 대단한 양반이구나 했는데ᆢ지금은 강연 프로 넘 흔해졌지만 그때만해도 아무나 할 수 있었던 건 아니죠.
분명 넘사벽이긴 한데 어느 때부턴가 좀 거리를 두게 됐어요. 뭔가 지나치게 잘근잘근 씹어댄다는 뭐 그런 느낌 땜에ᆢ? 암튼. 오래 전 강연회 직접가서 들은 적도 있는데 참 아득하네요. 그런 시절이 있었다는게. ㅋ

꼬마요정 2023-02-28 23: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세상에!! 저 오늘 오랜만에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나 볼까 하면서 제가 보는 ott를 다 뒤지다가 없어서 외장하드 막 연결하고 보기 전에 북플 들어왔는데!!! 전 이 영화 참 좋아하는데, 제가 독자라서 그런가 봅니다 ㅎㅎㅎ 이 달의 댓글상 필요한 것 같은데요 ㅎㅎㅎ

이어령 선생은 교과서에서 배운 분이죠. 그러고보면 교과서에 나올 정도면 대단하신 분이네요. 이 분 책은 젊음의 탄생 하나인 것 같아요. 강인숙 교수의 글이 궁금합니다.

통신비… 나빠요. 30기가 주면 뭐해요 다 못 쓰는데ㅠㅠ 그냥 만 원씩만 깎아줘도 좋을텐데 말이죠ㅠㅠ

stella.K 2023-03-01 14:59   좋아요 1 | URL
ㅎㅎ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영화는 좋은데 소설은 좀 아니었어요. 얼마전 어린 예수인가? 뭐 그런 소설이 있어 읽어 보려고 했는데 역시 실패했어요. 제가 호러 별로 안 좋아하는데 영화는 철학적인게 넘 잘 만들었더라구요. 지금쯤 보셨나요? 그 영화 보기가 쉽지 않군요. ㅠ

통신사 지네들 손해 안 보겠다는데 어쩌겠습니까? 덕분에 이번 달은 저도 죽자고 써 볼까합니다. 그래도 기본요금은 내야하는 건가요?

바람돌이 2023-02-28 23: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댓글 이달의 당선작 아 이건 진짜 심사가 너무 힘들듯요. 대신 제가 막 좋아요 눌러드릴게요. ^^

stella.K 2023-03-01 15:03   좋아요 1 | URL
ㅎㅎ 그냥 웃자고 하는 말이죠. 알라딘 거덜나면 안되잖아요. 근데 주간 단위로 소액으로 진짜 요런 거 하면 재밌을 거 같다는 생각을해요. ㅎㅎ 고마워요.
좋아요는 사랑입니다.^^

니르바나 2023-03-01 00: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강인숙씨 책 재미있어요. 문학평론 책은 빼고요.

stella.K 2023-03-01 15:08   좋아요 1 | URL
아, 정말요? 니르바나님 안 읽은 책이 뭐가 있으신가요? 전 언제부턴가 평론집이 땡겨서 사실 이분 어떻게 글을 쓰시나 궁금하긴 해요. 남편만큼은 아니지만 저작물이 정말 많더군요.

니르바나 2023-03-01 17:07   좋아요 1 | URL
강인숙 선생의 책 속에는 태어나고 자란 고향 속 가족이야기, 자매이야기, 딸이야기가 여러권의 책에 담겨 있습니다. 또 서울에 와서 겪은 해방 공간의 풍물이야기도 있구요. 1933년생 작가의 눈으로 본 세상 이야기를 여러권의 책에 거쳐 담은 셈이죠. 남편인 이어령선생과 관련된 이야기를 담은 책이 이번에 출간한<글로 지은 집>이 되겠구요.
제가 못 가본 곳, 못 살아본 세상을 이야기 해주셔서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특이한 점을 말씀드리면 이번에 출간된 책 빼고는 전부 도서관에서 대출받아 읽었습니다.

blanca 2023-03-01 13: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어령 선생님이 소설도 썼어요? 저도 이어령 선생님 책 찾아 읽는데 소설이라니요. 한번 찾아봐야겠습니다. 스텔라님, 깜찍한 댓글 너무 근사하네요. ^^

stella.K 2023-03-01 15:15   좋아요 0 | URL
아, 모르셨구나. 저는 둥지속의 날개가 유일한 소설인 줄 알았는데 이번에 보니까 꽤 쓰셨더라구요. 엄청 오래 전에 읽어서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소설도 정말 잘 쓴다 감탄하며 읽었던 기억이나요.
ㅎㅎ 고맙습니다.^^

페크pek0501 2023-03-02 12: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댓글 이야기, 잘 읽었어요. 재밌음. ㅋ
댓글 쓰는 것도 문장력 키우는 시간이라 생각합니다.
이어령 님의 책은 어느 집이나 한두 권쯤은 있을 듯합니다.
우리집에도 생각나는 것만도 세 권 있네요. <젊음의 탄생>인가 하는 책은 제가 리뷰도 올렸었죠.^^

stella.K 2023-03-02 12:31   좋아요 1 | URL
맞아요. 그런데 간혹 댓글을 막아 놓은 블로그가 있던데
좀 아쉽긴하더라구요. 블로그 활동 자체가 소통을 위한 건데...


2023-03-02 12: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3-02 12: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삭매냐 2023-03-03 10: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땅 짚고 헤엄치기인 통신비
인하를 어케 포기합니까 그래.

데이터 비용도 포기할 수 없
는 어마어마한 수익원이구요.

얇고 폭넓게 거둬먹기, 자본주
의 사회의 포기할 수 없는 기
득권의 모습이랍니다.

댓글 이달의 당선작, 응원합
니다 고저.

stella.K 2023-03-03 12:26   좋아요 1 | URL
통신비가 벌어 들이는 액수가 어마어마하다던데
한 달 안 받는 건 눈가리고 아웅이겠죠?

ㅎㅎ 설마 알라딘이 이달의 댓글 당선작을 뽑겠습니까?
그런데 우리끼리 소소하고 재미롭게 해 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요.
지금 투비에서 돈 주고 응원하잖아요. 뭐 그런 식으로. 안 되려나? ㅋㅋ
적립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