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멀리 청량리역을 다녀왔다. 그곳 근처에서 볼 일이 있어서.
바로 어제를 위해 그전 주에 오랜만에 콤팩트를 샀다. 얼마만인가. 코로나 이후로 기초 화장품외에 화장품이라곤 사 본적이 없다. 뭐 외출도 그다지 많이 하는 편도 아니고 한다고 하더라도 마스크에 화장품 묻는 것도 싫고, 무엇보다 마스크로 얼굴 반이 가려지는데 그런 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화장할 필요가 없으니 그동안은 차라리 편하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 상황이 길어지니 그도 꼭 좋은 것마는 아니더라.
가격은 그다지 비싼 편은 아니었다. 매장의 점원이 굳이 비싼 걸 권하진 않았다. 일단 저렴한 것을 사고 코로나가 끝나면 그때 정식으로 좋은 걸 쓰라고 조언하기까지 해서. 그러니까 회사에서 코로나로 색조 화장품이 인기가 없으니 전략을 일단 작은 케이스에 저렴하게 파는 전략을 쓰는 것 같다. 어쨌든 그 점원 아가씨가 그렇게 말하는데 갑자기 뭉클했다. 과연 코로나가 종식되는 날이 오긴하는 걸까 싶어서. 어제 집계로는 18만 몇천 명이라던데 줄어들긴 했지만 마스크 떼고 콤팩트칠 하려면 아직도 멀었다. 근데 어제의 볼 일을 위해 모처럼 화장을 했는데 정작 마스크 벗을 일이 거의 없었다. 내가 이러려고 그걸 샀나 약간의 후회가 넘실 거렸다. 뭐 앞으로 쓸 일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아무튼 거길 갔다오고 어찌나 피곤했던지 어젠 정말 오랜만에 떡실신을 했다. 갈수록 잠이 주는데다 얼마 전부턴 거의 불면에 가까울 정도로 선잠을 잤다. 한창 나이 땐 정말 등이 바닥에 닫기만 해도 잤는데. 그런 것을 보면 난 확실히 몸을 좀 굴릴 필요가 있는 것 같긴하다.
지난 25일부터 스트리밍을 시작했다는 드라마 <파친코>는 어떤지 모르겠다. 천억이 들어갔다는데 과연 그만한 값을 하는지. 그런 드라마는 왜 지상파나 종편에서 안하고 OTT로 하는지 모르겠다. 뭐 사이트에선 <파친코> 무료로 보는 방법을 알려주긴 하는데 돈이 문제가 아니라 기존에 익숙한 방법이 아니면 그딴 건 가르쳐 줘도 소용이 없다. 까짓 거 못 보면 마는 거지만 궁금하긴 하다. 과연 잘 만들었는지. 사실 드라마는 첨부터 좋다 나쁘다를 얘기할 수가 없다. 쓸데없이 긴 작품도 많아서 좋게 시작했다가 끝에 가서 욕 먹는 작품도 많다. 이건 8부작이라는데 상대적으로 좀 짧다는 느낌이 든다. 10이나 12부작 해도 될 것 같은데. 제작비가 좀 아깝지 않나. 하긴 몇 부작이 뭐 그리 중요한가. 얼마를 회수하는지 그게 더 중요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