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우면 진다길래 애써 부러운거 없다고 외치면서 잘 살아왔다. 하지만 북플을 하다보니 억눌렀던 부러움이 스멀스멀 타올랐다. 얘기하듯 글 잘 쓰는 사람, 책 빨리 많이 읽는 사람, 어려운 철학책 아무렇지 않게 읽는 사람, 남들관 다른 시각으로 작품을 해석하는 사람, 세상보는 관점과 레벨이 몇 수 위인 사람...여기엔 그런 사람들이 많았고 그게 보여서 어쩔땐 숨돌릴틈 없이 부러움이 용솟음쳤다. 그렇게 부러움과 베프인 욕심이 오붓하게 내 어깨를 즈려 밟았고 되지도 않는 노력을 하느라 힘도 들고 나태해지기도 했다. 원래 자기 그릇을 넘어 오바하는 사람은 또 쉽게 지친다. 그래서 오늘 마음 먹고 책장 정리를 했다. 기분상 500년만에 하는 것 같이 새삼스러웠다. 그렇다고 전체를 다 손댄것은 아니다. (그건 이제 불가능한 일이 되었다.) 얼마전 다락방님 페이퍼에서 보고 자극받아 구입한 책장에 나도 페미니즘 관련책들만 꽂아놓은 것. 나는 아직 이 책장을 다 채울만큼은 안되지만 막상 옮겨보니 생각보다 많아 기분좋았다. 그리고 그김에 어느정도 정리도 해서 머리까지 맑아진 기분이다. 어젠가 나무님 페이퍼에서 본 말이 맞는것 같다. 책상 상태가 마음, 정신 상태라 했었지 아마? 그동안 내 정신상태는...후....
(아 사진은 책장이지만 그만큼 책상은 여유가 생겼습니다.)
정신상태를 그렇게 수습하고 여유?로워진 책상에 앉으니 뭐든 할 수 있는 기분이다. 그래서 신간소설을 잠시 읽었는데 또 단편이라...난 이제 또 장편을 미치도록 읽고싶다. 그런데 손에 잡는건 왜 죄다 단편인지. 그래서 그 중에 두어편의 이야기를 읽고나서 <페이드 포>를 펼쳤다. 오 마이....!! 정희진 언니의 추천사가 있었다.
언니는 늘 그렇듯 쓰나미같은 명언들로 나를 사로잡았고 이제 나는 생각한다. 난 더이상 부러운게 없다고! 날도 추워지고 읽어야할 책은 어느새 부담감이 되어 서재공기를 짓누르지만 정희진 언니의 글이 내 심장을 뛰게 한다는 사실과 그로 인해 얻어지는 성찰과 희망으로 더는 부러운게 없다. 시몬드 보부아르도, 수전 손택도, 버지니아 울프도, 주디스 버틀러도, 마리아 로사 달라 코스따도, 뤼스 이리가레도 다 외국인.그렇지만 우리에겐, 나에겐 정희진이 있다고. 그걸 내가 분명히 알게 됐다고. (술 안마셨음...;)
성매매에 대한 무지와 오해 자체가 폭력이다. 성매매는 상업화이어서, 비윤리적이어서 문제가 아니다. 몸과 섹슈얼리티를 연구한다는 이들조차 이러한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상업화되고 비윤리적인‘문제는, 성매매 말고도 널려 있다. 성매매의 핵심은 성별성이지 상업성이 아니다.- P11
1,2월
3,4월
5,6월
7,8월
9,10월
11,12월
추울땐 난로같은 노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