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련되게 해결해 드립니다, 백조 세탁소 ㅣ 안전가옥 오리지널 9
이재인 지음 / 안전가옥 / 2021년 8월
평점 :
고향 여수에서 <백조세탁소> 를 운영하던 부모님은 갑자기 은퇴를 하고
세계 일주를 1년 넘게 하신다며 은조에게 세탁소를 맡기고 출국하셔버렸다.
마침 다니던 대학도 망했고 은조는 여수에 내려왔다.
단편처럼 나오는 짤막한 이야기들이 이어져 장편이 된 소설이다.
동네사람들, 캔디사장님, 미숙부장님, 세라원장님과 어느새 친해지고
폐지줍던 할머니께 늘 요구르트 하나씩 꽂아드렸는데 나중에 밝혀지는 할머니의 반전모습.
어찌된 일인지 세탁소 일을 하러 내려왔다가 마을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서울에서 좌천되어 내려온 이정도 형사와 해결하고 있는 백은조.
평범한 여수 동네가 점점 살아나고 생기가 도는 모습을 보며 힐링이 되었다.
그러니까, 세탁소는 사실 다른 사람들이 지나온 계절을 보관하는 박물관 같은 공간이다.
이 안에서는 늘, 이미 지나버린 계절의 흔적들이 수장고 깊은데 보관되어 있는 유물처럼 두 달이고 세 달이고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계절이 바뀌기를 기다린다.
하지만 동시에 세탁소는 오늘을 위한 공간이기도 하다
백은조는 낙오자다.
은조는 여태 스스로를 그렇게 정의하고 있었다.
도피하듯 내려와 떠안게 된 시골세탁소가 누군가에게는 거저 얻은 것처럼 보일수도 있음을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