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어른의 시간이 시작된다
백영옥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곧, 어른의 시간이 시작된다 를 읽고


적으면 2~3일에 한권, 빠르면 하루에 한권씩을 읽어해치우던 내가 최근 한달 남짓.. 아주 느린 독서를 하고 있다. 어느날 문득 책 속의 글자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를 쓰기위한 작가의 노고가 보였다고나 할까?

그들을 얼마나 머리를 쥐어뜯어가며 이 글을 완성했을까 생각하니 도저히 슥슥 읽어나갈수가 없었다. 물론 이미 습관화 되어버린 독서습관때문인지 중간중간 억지로 쉬어가는 시간을 마련했지만 

그러다보니 한달이 지난 지금 하루에 읽어내는 양은 줄었지만 몇번이고 생각나는 글귀가 많아져서 남는독서를 하는듯해서 뿌듯하다.


이 책도 한몫했다. 

특히 글쓰는 작가의 오랜 무명의 시간을 함께 한 에세이모음이라서 더더욱 앞으로를 준비하는 나에게 힐링이 되었고 용기도 얻게 되었다. 백영옥 작가는 '스타일' 이라는 작품으로도 유명한데 그 소설의 느낌 때문인지 에세이집이라고 했을때에도 가볍게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더 강했다.


하지만... 나의 예상을 작가는 깨버렸다.

구구절절 외롭고 힘들고 작가의 그 아픔들이 나의 심장에 그대로 꽂혔다.

동시에 함께 위로받는 느낌이었고 나 역시 가슴이 정화되는 듯했다.


마흔을 향해간다는 그녀이지만 서른을 갓 넘긴 나의 마음과 다를게 없었다.

여전히 방황하고 꿈을 꾸는 청춘이었다.


"봄에는 혜화동을 걸어야겠다" 라는 글은..

본디 혜화동 이라는 말도 너무 예뻐서 지방에 사는 나도 가끔 서울에 가면 꼭 가보곤 했던 혜화역 이었는데 작가도 그랬었는지 예쁜 혜화동을 더더욱 싱그럽게 표현해놓은 글이라서 함께 바람에 날리는 젊은 시절의 내 모습이 떠오르고 영화 건축학개론도 떠오르며 추억여행을 했다.


마치... 이 글귀처럼 말이다


┌ 누군가를 향해 심장이 뛰는 '설렘' 이란 감정이 얼마나 희귀한 것인지 불현듯 깨닫게 되는 나이.

사람들은 사랑이란 다시 오게 마련이라고 말하곤 하지만, 잃어버린 사랑이 앞으로 올 사랑과 절대 같을 수 없음을 뼈저리게

느끼게 될, 그런 시간들. p87┘


이 책은 무명시절의 작가를 보내고 이제 꿈을 이룬 그녀가 단단히 다지게 될 땅처럼 바닥을 다지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책의 막바지에서 자신의 얘기를 하듯 그녀는 꿈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너무 사랑해서 그 일을 꼭 하고 싶은데 더 이상 버틸 희망도, 돈도 없다고 말하는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다. '대신' 인생이라도 열심히 움직이며 살아야 한다고. 한밤중 부엌 탁자에 앉아 소설을 쓰기 시작하면, 낮의 피곤 때문에 한 문장을 쓰는 동안 오타가 세개나 나오는 삶이라도. 그래야만 자꾸 멀어지는 꿈으로부터 자신을 지켜낼 수 있다고 말이다. 돌이켜보면 꿈은 누구나 꿀 수 있는게 아닌것 같다고도 말했다. 꿈이란 그것을 지키려는 안간힘으로 끝내 간직되는 것이라고 "


나 역시 독서를 좋아하고 한때는 글쓰는 것도 좋아해서 단편,시 이런것들을 끄적이고 나름 혼자 좋아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어느새 시간은 훌쩍 지나서 다 잊어버리고 살고 있었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인생이란 가장 좋아하는 것을 찾아헤메는 삶이라고 생각해서 손에 쥐고 있는것이 독서였는데 작가의 말처럼... 그것을 지키려는 안간힘이 있다면 끝내 내가 좋아하는 독서를 통해 내 꿈들도 하나씩 내 옆에 나란히 놓이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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