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슴엔들 시가 꽃피지 않으랴 2 - 한국 대표 시인 100명이 추천한 애송시 100편
문태준 해설, 잠산 그림 / 민음사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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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박완서 작가가 추천한 책이다.

1권보다 훨씬 좋은 시들이 많이 있었다.

 

나희덕의 사라진 손바닥은 읽고 나서 슬픈 마음이 마구 들었는데 해설을 보니 내가 시인의 감정을 잘 느낀 것 같았다.

 

사라진 손바닥 <나희덕>

 

처음엔 흰 연꽃 열어보이더니/다음엔 빈 손바닥만 푸르게 흔들더니/

그 다음엔 더운 연밥 한 그릇 들고 서 있더니/ 이제는 마른 손목마저 꺾인 채/

거꾸로 처박히고 말았네/ 수많은 창을 가슴에 꽂고 연못은/ 거대한 폐선처럼 가라앉고 있네

 

바닥에 처박혀 그는 무엇을 하나/ 말 건네려해도/ 손 잡으려해도 보이지 않네/

발밑에 떨어진 밥알들 주워서/ 진흙 속에 심고 있는지 고개 들지 않네

 

백년쯤 지나 다시 오면/ 그가 지은 연밥 한 그릇 얻어먹을 수 있으려나

 

그보다 일찍 오면 빈손이라도 잡으려나/ 그 보다 일찍 오면 흰 꽃도 볼수 있으려나

 

회산에 회산에 다시 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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