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
김주영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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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전에 김주영의 <멸치> 라는 책을 사서 읽다가 영 집중이 되지 않아서 결국 읽지 못했다. 

내가 김주영이 글을 읽기에는 내공이 쌓이지 않아서 그랬는지 읽기도 힘들었을뿐더러 내용도 재미없었고 암튼.. 나와 너무 맞지 않았다. 

이 책도 책상 한 귀퉁이에 자리만 차지하고 꽤 오래 있었다. 

그러다 문득 펼쳤는데 지루할 것이라는 나의 생각과는 달리 첫장부터 책에 빠져들었다. 

읽는 순간 끝을보겠구나.. 싶은 느낌이 쫙 흐르면서 어느새 나는 주인공의 시간, 공간을 함께 돌아다니며 그녀의 아버지, 어머니를 만나고 있었다. 

집에 있는 날이 손꼽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기다리며 집을 지키는 어머니.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 한번 없이 늘 혼나며 자란 주인공 여자 어진이. 

결코 평범한 가족이 아니였다.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위태한 가정과 늘 비어있는 적막감을 소설내내 잘 표현했다. 

김주영의 멸치 를 다시 찾아서 봐야겠다는 생각까지 불러오게 했다. 

다만 아쉬운게 있다면 끝까지 읽고나니.. 단 한명이라도 평범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는 캐릭터였다면 좋았을텐데.. 싶었다. 

하지만 소설 전반에 걸쳐 스산한 분위기와 텅비어버린 적막감은 차고도 넘쳤다.  

이런 분위기를 싫어하건만 어째... 이 소설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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