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동화 행복한 세상 9 - 깨달음은 일상의 작은 행복에서 시작됩니다 TV동화 행복한 세상 9
박인식 엮음, 천은실 그림 / 샘터사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TV동화 행복한 세상9를 읽고

   

약 10년전에 도서관에서 우연히 TV동화 행복한 세상 1 이란 책을 보고 한 장 한 장 읽게 되었다. 그때 시리즈가 5권까지 있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나의 기억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벌써 9권 출간이라니 오랫동안 시청자들과 만난 프로그램인 것은 확실하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가슴이 따뜻해지고 눈시울도 적셔지고 감동도 큰 것 같다. 읽었던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해주며 함께 그 감동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참 좋은 것 같다.

 

이번 편도 기대하며 읽게 되었는데 역시나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소중한 가족, 또 다른 깨달음, 위대한 발명, 눈부신 노력, 아름다운 이웃 이렇게 5개의 챕터로 나뉘어서 구성되었는데 나는 소중한 가족 편이 가장 좋았던 것 같다.

 

내가 주부가 되고 아들도 낳아서 그런지 <아들에게 받은 세뱃돈> 이야기는 마음에 와닿았던 이야기였다. 이야기에 나오는 아들의 마음이 너무나 예뻤고 그 아들마저 엄마를 이해해주지 않았다면 엄마는 정말 우울한 명절을 늘 보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 아들도 나중에 커서 엄마를 많이 이해해주고 사랑해주는 아들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할머니의 오른손> 이란 이야기는 할머니가 은행에 갈 때 손에 붕대를 감고 가서 손이 다쳤다고 하면서 직원에게 인출용지를 대신 써 달라고 하는 내용이 나온다. 주인공이 아직 어릴때라 왜 그런지 모르다가 중학교때 우연히 읽은 동화책을 통해 할머니가 실은 글씨를 쓸줄 몰라서 그랬다는 것을 알게 되고 방학때 내려가서 글씨를 가르쳐드렸다는 내용. 하지만 그 방학이 할머니와 보낸 마지막 방학이 되어버렸다는.. 슬픈 내용이다. 이 글을 읽으니 우리할머니가 또 떠올랐다. 돌아가신지 12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엊그제 돌아가신 것 같이 슬프다. 어릴 때 직장에 다니던 엄마 대신 나를 길러주셨기 때문에 엄마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분이신데 돌아가시던 해.. 감기가 걸리셔서 집에 계실 때 어린 마음에 할머니한테 뭘 사드리고 싶어서 물어봤더니 할머니는 우동을 먹고 싶다고 하셨다. 하지만 난 그때 짬뽕이 더 먹고 싶어서 우동은 다음에 사드리고 이번엔 짬뽕 먹으면 안되냐고 여쭤본 후에 짬뽕을 함께 먹었는데.. 할머니는 감기가 아니였던거다. 백혈병과 폐렴이 한꺼번에 있었던 것. 병원에 입원하시고 1주일만에 돌아가셨다. 그때 우동을 사드리지 못한 것을 아직도 후회하고 있다. 뜨끈한 국물이 얼마나 드시고 싶으셨을까.. 그래서 난 지금도 우동을 즐겨먹진 않는다. 우리 할머니도 이 이야기의 할머니처럼 까막눈이셨는데 숫자를 우리에게 배우고 글자는 배우다 돌아가셨다. 그래도 배우는 동안 무척 즐거워하셨던게 기억이 난다. 숫자를 다 배웠을땐 고모들에게 직접 전화도 걸며 좋아하셨는데..

 

암튼.. 이 책을 읽으며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이 많이 났다.

 

이런 슬픈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였다. 콘푸로스트를 만든 윌 캘로그의 이야기에서는 조금 다른 시각이 얼마나 큰 발명을 이루게 하는 것인지 알려주었는데 만약 캘로그가 그때 반죽덩어리가 다 부서졌다고 그냥 버렸다면 오늘 날 이렇게 간단한 아침 식사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요즘 같이 삭막한 세상에 이런 따뜻한 프로그램이 계속 이어진다는 게 너무 좋고 그래도 세상엔 따뜻한 이야기가 많이 있다는 걸 알수 있었고 나 또한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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