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에 서는 기쁨 - 우리 인생의 작디작은 희망 발견기
권영상 지음 / 좋은생각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뒤에 서는 기쁨을 읽고







동화,동시작가 권영상 씨가 쓴 에세이들의 모음이다. 동화, 동시 작가라고 해서 아이들의 심성을 어루만져주는 직업인지라 어떤 글을 썼을지 무척 궁금했다. 짧막짧막한 글들이었는데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지고 슬핏 웃음도 나왔다.







서울에 살면서도 강원도 산골을 그리워하는 순수한 아저씨이다. 나이가 들수록 흙내음을 그리워한다고 했던가? 나 역시 주부가 되고 아줌마가 되면서 점점 흙이 좋고 흙에서 난 것들이 다 좋다. 흙냄새도 좋고 손에 잔뜩 흙묻히며 식물 가꾸는 것도 좋은데 이 아저씨도 자연을 너무나 사랑하셔서 그 마음이 좋았다.







곳곳에 등장하는 자연소재들이 마음을 푸근하게 했다. 보름달이 한밤중에 떠서 아내와 함께 한참을 바라보고 그때 창밖에서 흘러들어온 아카시아 향기에 취해 한참을 향기를 맡고, 5평짜리 밭을 가꾸면서 거기에서 수확한 감자 때문에 생각난 어린시절의 추억, 딸의 문자에 노을을 바라보며 딸과 사랑의 마음을 주고 받는 아빠의 모습, 초록빛 설해목에 대한 애정을 표현한 글, 소 여물을 주기 위해 방과후에 풀을 배고 말렸던 소년시절 풀이 말라가면서 나는 풀내음에 대한 향수를 표현한 글 등등 자연에 대한 강한 애정을 드러낸 글들이 많았다.







그 글들만 읽고 있어도 지금 이 겨울, 다가오는 봄에 보게 될 초록이 향연이 상상이 되어서 생동감이 느껴졌다. 나도 내년 봄엔 화분에 상추나 심어볼까? 하는 생각도 잠깐 했다.







이런 자연적인 글 말고도 부모님에 대한 사랑, 그리고 이어서 자식으로 이어지는 사랑에 관한 글들도 좋았다. 그 중에 특히 어린 시절 학교갔다 오는 길이 무척이나 으슥해서 무서웠는데 그때 아버지가 마중을 나왔었다고 한다. 옛날이라서 전화기도 없어서 언제부터 마중나와 있었는지 모르는 아버지가 무척 고마웠지만 그땐 그냥 넘어갔다고 한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서 자신이 딸 아이의 밤길을 마중 나갔었는데 딸 아이가 “아빠, 고마워” 라는 얘기에 순간.. 왜 자신은 아버지에게 고맙습니다 한마디를 못했을까 후회스러운 마음이 든다는 그 글을 읽고 평소에 부모님께 고맙다는 생각은 들어도 표현을 하지 않았던 내가 30년 후에 이런 후회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밖에는 눈이 내리고 한 장 한 장 읽다보니 어느새 책 한권을 다 읽었다. 이 겨울 내 마음에 초록과 사랑과 그리고 순수함을 심어준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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