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도 병이고 사랑도 병이다 - 변종모의 먼 길 일 년
변종모 지음 / 달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일을 하다가 일이 지겨워지거나 힘들면 그만두고 여행을 떠났다는 그. 

다들 일을 그만두고 여행을 실행하는 것이 상상속에서 가능하지 실제로는 힘든일인데 과감한 그의 모습에서 젊음이 느껴졌고 멋있었다. 

이 책은 그의 일곱번째 여행을 담은 여행기이자 그의 에세이이다. 

여행지에서 본 풍경, 사건들도 있지만 그보다는 그의 사색이 많은 공간을 차지한다. 

나 역시 읽으면서 한 텀씩 쉬어갔다. 나도 생각을 좀 했다. 

<Room No.8> 의 글은 내 심장을 파고들어 헤집어 놓았다. 

 

모질게 끊겨버린 저편의 신호음까지 걸린 시간은 채 8분이 안되었다. 시간을 가져보자는 말을 해놓고도 새벽이 밝아올때까지 불안한 마음을 감출수가 없었다. 

그녀의 마음이 이미 떠났다는 것을 알았지만 오랜 세월 각자의 노력으로 만든 그 시간을 날려버릴 숙가 없어 쉽게 인정하지 못했다. 미련스럽게도 말이다. 

대부분의 모든 것은 갑자기 일어난다.  

아침까지만 해도 한없이 밝고 그립던 당신의 음성이 그날 밤. 

갑자기 어떠한 징후도 증상도 없이 8분안에 8년을 단절시켜 놓았다. 

8분만에 사라진 8년, 세상이 발달할수록 모든 것은 간결하고 쉬워진다. 

귀찮은 파리를 쫓듯 한번의 손사래 같은 동작으로 엔터키를 툭쳐서 몇글자의 메일로 사랑을 끝내버리거나, 전파 뒤에 숨어서 마지막 인사를 하고 수화기를 닫으면 곧바로 환하게 웃을 수 있는 세상이 온것이다. 

                                                                                           p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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