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의 동행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로 우리에게 유명한 미치앨봄. 나도 꽤 오래전 거의 7~8년전에 그 책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 별뜻없이 구입해서 읽다가 마지막엔 눈물을 흘리며 책장을 덮었던 .. 모리의 죽음과 함께 여러가지의 깨달음을 얻었던 감동적인 책이었다. 그 후 미치앨봄의 <천국에서 만난 다섯사람>도 구입해서 읽었었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만큼의 감동은 없었지만 미치앨봄이기에 쓸 수 있는 담백하면서도 마음을 울리는 글이 참 좋았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후에 정말 오랜만에 미치 앨봄의 새로운 책이 출간되었고 읽게되어 너무 좋다. 이 책은 약간은 종교적인 느낌이 나는 책이다. 하지만 깊이 들여다보며 읽다보면 어떤 특정한 종교에 국한하지 않는 우리 삶 전체를 살아가는데 있어서 사람의 믿음과 의지를 강조하는 것을 깨달을수 있다. 나는 종교도 없고 특히 기독교나 개신교에는 관심이 별로 없는 편이지만 읽는데 거부감이 없었다. 이 책 역시 미치 앨봄이 직접 겪은 실화를 중심으로 엮은 책이다. 저자는 어린시절부터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유대교 회당에 나가고 성경학교도 다니는 등 종교활동에 열심이었다. 하지만 정작 그는 신앙심이 투철하지는 않은 아이였다. 유대교 회당에는 랍비인 렙이 있는데 성인이 된 미치앨봄에게 그가 어느날 한가지 제안을 한다. " 내 추도사를 써주겠나?" 그는 지금까지 추도사를 써본적도 없고 추도사를 어떻게 써야하는지도 모르고 더군다나 예배드리기가 싫어서 늘 피해다녔던 렙의 부탁인데 .. 고민을 많이 하지만 한번 해보기로 한다. 그리고 그 - 앨버트 루이스 - 에 대해 잘 알아야 하기에 정기적인 만남을 갖게 된다. 그 만남을 통해서 삶에 대해서 인생에 대해서 또 그의 살아온 이야기 등등 많은 얘기를 나눈다. 그리고 어느 새 만남의 횟수가 지속되고 시간이 1년.. 2년.. 이 흐르면서 그와 절친해진다. 그를 이해하기도 하고 말이다. 이 책에는 또 한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처음에는 그 주인공의 의미를 잘 몰랐다. 또 다른 주인공인 헨리 코빙턴은 어린시절 힘들게 자랐고 10살때 예수님을 받아들이긴 했으나 온갖 범죄에 빠져서 타락한 인생을 산다. 그러다가 자신이 저지르지 않은 사건에 휘말려 치사과실죄로 교도소에 들어가게 되는데.. 신앙심이 투철하지 않았던 미치앨봄은 한 해 두해 렙과 만남을 지속하면서 모든 종교를 인정하고 믿음을 갖게 된다. 그리고 어떤 낡은 교회에 후원을 하기 위해 방문하는데 그곳은 바로 헨리가 죄를 뉘우치고 운영하고 있는 교회였다. 처음에는 헨리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했던 그도 어느새 헨리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시간은 흘러 렙과 만남을 갖게 된지 8년... 서서히 쇠락해 가는 렙을 보면서 미치앨봄은 서서히 추도사를 써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처음 추도사를 제안받았을 때에는 당장 써야하는 줄 알았다가 만남이 지속되면서 추도사를 최대한 늦게 쓰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었는데 렙은 건강이 많이 악화 된다. 그리고 렙은 우리의 곁을 떠났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을 읽을 때처럼 렙이 떠나갈 때 마음이 아팠다. 그래도 그는 끝까지 가는순간까지도 노래를 흥얼거렸다. 렙이 미치앨봄에게 해준 이야기 중 "오늘 하루도 선물" 이라는 말이 있었다. 아침에 눈을 떠서 하루가 시작되면 "오.. 오늘도 저에게 하느님이 보내준 선물이군요. 즐겁게 살겠습니다." 이렇게 생각했다는.. 그 말은 내 가슴에 오래 기억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