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도둑놀이
퍼 페터슨 지음, 손화수 옮김 / 가쎄(GASSE)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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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도둑 놀이




처음 책을 받아보았을 때 실망감이 컸다. 책 상태도 오래된 책 같은 느낌에 대화체 없는 두껍고 긴 글을 바라보자니 읽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두꺼운(대화체가 거의 없는 이 책은 330P 정도 되는데 모방범 1권과 2권의 양을 읽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자 다시 앞으로 넘겨 세세하게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처음 시작은 60대의 트론이 나온다. 어느 시골의 오두막에서 살고 있는 그는 그 집에 이사간 지 오래 되지 않아서 집안을 손보고 근처를 산책하는 일로 시간을 보내는 노인이다.

어느 날 산책길에 가장 가까운 집에 사는 이웃을 만나고 인사를 하는데 집에 돌아와 보니 어린 시절 친구의 동생이었던 것이다.




그 때부터 트론의 어린시절 이야기와 그의 아버지, 친구 욘, 지금은 이웃이 된 욘의 동생 라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어린시절과 현재의 이야기가 번갈아가며 나오고 같은 사건에 대해 어릴 때의 생각과 노인이 되어 생각해보니 어른들이 그 때 그런 행동을 보인 것은 왜 그랬는지 노인의 생각도 함께 나온다.




처음에는 전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점차 나도 트롤ㄴ과 마찬가지로 그의 아버지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다. 또한 읽어가면서 문장이 너무 아름답다는 것을 느꼈다.

작가가 간단한 것도 그냥 쓰는 법이 없었다. 그래서 그때부턴 내용도 내용이지만 문장 하나 하나 훑어보며 꼼꼼이 읽었던 것 같다.




이 책의 제목 “말 도둑 놀이” 는 실제로 트론과 욘이 했던 놀이이기도 하지만 이 사건을 기준으로 주변 상황이 급격하게 변하면서 트론이 어린 시절 혼란기를 겪고 이겨내며 한층 성장하게 된다. 그런 상징적인 의미(누구나 성장기에 오는 사건) 인 것 같다.




큰 기복은 없지만 잔잔하게 흐르고 햇살에 반짝이는 호수처럼 아름답고 빛나는 문장들, 천천히 흘러가는 소년의 시간, 이것이 이 책의 매력인 것 같다.




그 전까지 이런 산문류의 소설은 좋아하지도 않았고 결국은 읽다 덮어버렸는데 맑은 샘물을 먹은 듯 달콤한 느낌이 든다. 아마 읽으면 읽을수록 그렇겠지




단숨에 읽기보다 조금씩 음미하며 생각하며 트론의 이야기를 읽어보자.

그의 이야기와 함께 하다보면 당신의 성장기도 빛이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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