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거리네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연탄은, 일단 제 모모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 온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눈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어느 이른 아침에 나 아닌 그 누가 마음 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었네, 나는. 안도현 [연탄 한 장] 서울대 정운찬 전 총장 께서 쓰신 이 책은 읽는 내내 마음 훈훈하고 가슴 따뜻한 기분 좋은 책이었다. 오랜만에 이런 여유롭고 좋은 기분을 느껴볼 수 있어서 읽으면서 너무 좋았다. 책 중간 중간 등장하는 시는.. 외워보고 싶은 마음에 두 편은 외웠고 위에 써 놓은 연탄 한 장은 아직 외우질 못하였는데 이 시가 가장 마음에 든다. 마치.. 총장님의 삶을 그대로 대변한 듯.. 아니면 마음이라도 그대로 대변한 듯한 느낌이 드는 시이다. 항상 푸근한 사진에 기분도 훈훈해 졌었는데 어떤 삶을 살았을지.. 자세하게는 몰랐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린 시절부터 고생했던 것들 중간 중간 도와주시는 분들을 만나 성공가도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수 있었다. 또한.. 서울대 총장시절의 이야기와 미국 유학시절의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자신이 그랬으므로 서울대 아이들의 계층차를 더 심화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업무를 보신 것은 참 잘 한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태어나면서부터 자신의 레벨이 정해져버린 것 같아서 평생 그 레벨로 산다는 것이 부모로써 얼마나 마음 아픈 것인지 모른다. 돈, 집안.. 이런 것들 때문에 노력해도 바꿀 수 없다면 그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나도 10년 후면.. 학부모가 되겠지만 아이들을 어떻게 길러야 할지 집에서의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 밑거름인지 느낄 수 있었던 계기였고 인성을 지도하는 법 같은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