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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가 노래하는 곳
델리아 오언스 지음, 김선형 옮김 / 살림 / 2019년 6월
평점 :
월간수북 책이기에 읽게 되었다
큰 기대없이 펼쳤는데 450페이지에 달하는 카야와 습지의 이야기에 흠뻑 빠져버렸다.
이 거대하고 방대한 소설을 리뷰로 쓴다는 것이 부담스럽다.
작가의 이력답게 소설 전반에 걸쳐 표현된 자연생태계는 정말 직접 눈으로 본것마냥 생생하게 표현되어 있어서 감탄을 멈추지 못했다
소설은 1969년 체이스앤드루스의 시체가 발견된 시점과 1952년 6살 소녀 카야의 엄마가 집을 나가는 상황이 교차서술되면서 각각이 서술되고 소녀 카야가 성장해나가며 생겨난 인연들과 사건이 숨막히게 전개된다. 읽다보니 체이스앤드루스는 카야와 또래 남자였다.
수사물, 법정재판, 성장소설, 로맨스, 자연생태
몇달이 흘렀다. 남부의 겨울은 온화하게 다가와 슬며시 눌러앉는다.담요처럼 포근한 햇살이 카야의 어깨를 감싸고 점점 더 깊은 습지로 유혹했다. 가끔 알수없는 밤의 소리가 들려오고 코앞에서 내리꽂힌 번개에 소스라쳐 놀랄때도 있었지만, 카야가 비틀거리면 언제나 습지의 땅이 붙잡아주었다. 콕 집어 말할수 없는 때가 오자 심장의 아픔이 모래에 스며드는 바닷물처럼 스스르 밀려들었다. 아예 사라진건 아니지만 더 깊은데로 파고들었다. 카야는 숨을 쉬는 촉촉한 흙에 가만히 손을 대었다. 그러자 습지가 카야의 어머니가 되었다. - P49
과학과 예술은 서로의 강점을 보완하며 어우러졌다. 색채, 빛,종, 생명이 지식과 아름다움을 씨실과 날실 삼아 걸작을 짜내어 판잣집 방마다 가득채웠다. 카야의 세계, 카야는 수집품을 벗삼아 홀로 자라나며 넝쿨 줄기처럼 모든 기적을 하나로 엮었다 - P184
테이트는 토머스 모어의 시 한편을 발견했다
그녀는 암울한 늪의 호수로 갔네 그곳에서 밤새도록 반딧불이 등불을 벗삼아 하얀 카누를 저었지
머지않아 나는 그녀의 반딧불이 등불을 볼테고 그녀의 노젓는 소리를 들을테고 우리 삶은 길고 사랑으로 충만하리라 죽음의 발걸음이 가까이 다가오면 나는 그 처녀를 사이프러스 나무에 숨기리
그 단어들이 조디의 동생 카야를 떠올리게 했다. 광할한 습지에서 너무 작고 외로워 보였다. 아버지가 옳았다. 시는 무언가 느끼게 만들었다 - P66
"그래, 저 어디 가재들이 노래하는 곳에 가서 꼭꼭 숨어야겠네" "무슨말이야? 가재가 노래하는 곳이라니? 엄마도 그런말을 했었어."
"그냥 저 숲속 깊은곳, 야생동물이 야생동물답게 살고 있는 곳을 말하는 거야." -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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