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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파스타, 콩수프
미야시타 나츠 지음, 임정희 옮김 / 봄풀출판 / 2012년 8월
평점 :
내가 맨 처음 일본문학에 빠지게 된 계기가 무라카미하루키의 책을 읽고서였다.
그의 담담한듯 무심한듯 그려내는 일상의 소소함이 너무나 좋았고 지금이야 쿨하다는 게 유행이겠지만 그 당시에는 그런 의미조차 모른상태에서 무엇에도 연연하지않고 물흐르듯이 덤덤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주인공이 그렇게 폼나게 보였더랬다.
그리고나서는 에쿠니 가오리나 요시모토 바나나등의 소설을 닥치는대로 읽었는데..일본의 젊은이들이 살아가는 방식은 요즘말로 참 쿨한것 같았다.남의 일에 큰 참견없이 적당히 거리를 두고 무엇에도 발끈 화를 내거나 열광하는 법 없이 잔잔하고 조용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모습이 작은 일에도 화를 내거나 열받거나 불끈 성질을 내고 모든일에 정을 내세우며 열광하고 남의 일에도 간섭하는 우리나라 사람들과 비교해봤을때 참 조용하고 정적으로 보였었다.뭐..이런 열성적인 성격들이 오늘날 이렇게 빨리 경제발전을 이루고 세계에 두곽을 나타내는데 일조한건 사실이지만..이제는 좀 지친다.특히 나같은 사람에게는..그런 의미에서 이 책 `태양의 파스타,콩스프`는 인생을 살면서 별 고민없고 큰 굴곡없이 조용하게 살아가던 한 여자에게 느닷없이 브레이크가 걸리면서 이제껏 살아오던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된 이야기를 풀어놓는데..마치 내이야기인것 같아 공감이 갔다.그리고 일본소설 특유의 느낌이 살아있는 책이었다.
결혼을 얼마앞두고 느닷없이 파혼을 당한 아스와..
무엇이 잘못된건지 어디서부터 잘못된건지 급작스런 파혼통보에 혼란을 느낀 아스와는 급격하게 자심감을 잃고 헤멘다.
이런 아스와를 옆에서 지켜보던 이모가 그녀에게 `드리프터스 리스트`를 적어볼것을 권하게 되고 이모의 권유에 따라 그 리스트를 적으면서 자신이 얼마나 별생각없이 아무런 비젼도 없이 그냥 살아오고 있었는지를 문득 깨닫게 된다.
그리고 깨달음을 얻은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고 자신이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고 있었는지,주위사람들은 뭘 생각하며 살고 있는지를 관심을 가지게 되고 이제까지와는 다른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깨닫게 되고 자신의 상처 역시 치유해간다.
이모의 권유로 시작하게 된 리스트 작성...
그 리스트를 작성하면서 자신이 얼마나 무감각하고,무의미하게 하루하루를 보냈는지를 깨달아가는 과정을 잔잔하게 일상생활을 통해 그려내고 있다.그리고 엄마가 해주시던 매일매일의 밥이 나에게 힘이 되고 행복을 준다는걸 모른채 너무나 당연시하고 감사할줄 모르며 받아왔던 자신을 스스로 독립을 하면서 혼자 살아보며 느끼게 되는 아스와..
그런 아스와를 말없이 애정어린 눈으로 지켜봐주는 가족과 친구들...특별할것 없는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이지만 읽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내용들로 채워져있어 가슴이 따듯해지는 이야기였다.사람은 풍족하거나 부족함이 없으면 그 필요성이나 중요성을 못느끼는데..이제껏 아스와 역시 주변을 둘러볼 이유가 없었던 것..그런 아스와에게 결정적으로 다가온 파혼은 그녀에게 마음의 상처를 남겼지만 자신을 둘러보고 주변을 돌아보는 여우를 가지게도 했다.누구에게나 있을 수있는 평범함 속에 삶의 진리와 지혜가 담긴 이야기...
책속에 나오는 스프종류가 너무나 생소해서 호기심이 생기게 했다.그리고 그 콩들의 맛도 궁금하고..
가슴따뜻해지는 감성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할만한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