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의 차가운 처녀

북극 허풍담 1 - 차가운 처녀
요른 릴 지음, 백선희 옮김 / 열린책들 / 2012년 6월

아아! 이책을 읽는 내내 어린시절 참 특이한 남작이야기가 생각났다.`허풍선이 남작`이라고 작은 일을 허황되게 부풀려서 모험담을 늘어놓던 그 얄궂은 양반..어린 나이에도 그의 허황됨이 어처구니없었지만서도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이 없었던 건 아니었기에 그의 무용담이 재미있기도 하고 활기에 넘치기도 했었다..그리고 오늘 이책을 읽고 그 남작이 생각나는건..자신은 진지하게 이야기하는데 왜 이렇게 웃기면서..설마..실제겠어...?하는 마음도 들고 작가의 이력으로 보건데 어쩌면 정말 이런 사람들이 있을수도 있겠다는 믿음도 생긴다..뭐.,.어떠랴..기가 막히게 재미나고 기발하지만 정작 본인들은 웃음기를 쫙 뺀 북극 사냥꾼이야기..

북극 그린란드의 북동부..사람들이라곤 정말 뜨문뜨문 있는 희박한 인구밀도를 자랑하는 그곳에서 사냥회사에서 파견나와 일년내내 사냥을 하며 북극의 혹독한 기후를 견디는 사냥꾼들..혹독한 기후탓으로 말수가 적은 사람,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철학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그리고 늘상 잠을 자는 사람등..일견 평범한듯 보이면서도 어딘가 하나씩 약간은 이상하고 특이한 사람들이 모여산다.이렇게 개성강한 사람들이 하나의 일을 처리하는 방식은 그 사람들말마따나 `저 아랫것들`과는 확실히 차원이 다르다.새로온 신입이 혼자서 그곳에서 민병대를 조직하겠다고 나서는 데 이 사람들 반응은 일단 들어본다.그리고 그가 말하는 대로 어느정도 타협을 하지만 그 고집불통 대위는 한계를 넘어버리고 그곳 사냥꾼들이 이 신입을 길들이는 방식이 원시적인듯 하지만 나름의 원칙이 있어 누구도 다치거나 하진않는다..그리고 이들 사냥꾼들을 들뜨게 하고 달궜던 차가운 처녀 `엠마`..그녀는 과연 어떤 여자일까...?

고립되고 혹독한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왠만한 일에 놀라지않는 강심장을 가지고 있어야하고 고독감과 홀로 싸워 이겨낼수 있을 정도로 의지도 강해야한다.그래서인지 오히려 그들은 순박하기 그지없고 외지인에 대해서도 놀라울 정도의 타협심과 개방성을 보여준다.되먹지못한 마음가짐으로 이곳 그린란드에 들어온 한센중위가 처음에 이곳에 들어왔을땐 그들과 같은 입장이거나 오히려 배우는 입장이었지만 민병대 이야기를 하면서 슬쩍 직위를 이용해서 명령하고 그들을 가르칠려고 드는 그의 태도를 느긋하고 여유로운 태도와 유머로 길들이는 모습은

그곳 사람들의 겉모습과 달리 결코 호락호락한 사람들은 아님을 보여준다.게다가 곳곳의 일상생활에서 나오는 생각도 못한 유머는 읽는 내내 나로 하여금 피식피식 웃게 만든다.그리고 이제부터는 북극의 그린란드라고 하면 왠지 외로움과 끓어오르는 열기를 식히기 위해 바지를 벗고 남동풍을 마주보고 미친듯이 달리는 사람이 떠오를것 같다..어른들을 위한 동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