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 밸리
샤를로테 링크 지음, 강명순 옮김 / 밝은세상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자신의 의도와 달리 최악의 결과만을 얻는 부류가 있다.

재수없다고 할 정도로 불운을 몰고다니는 사람..흔히 이런 사람들에겐 머피의 법칙이 작용된다고 하는데..

이 책 `폭스밸리`에서도 그런 남자를 만날수 있다.

물론 주인공으로 나오는 이 남자는 분명 범죄자이자 나쁜놈인건 분명하지만 늘 그의 의도보다 과한 결과가 그를 기다리고 있고 마치 늪에 빠진것처럼 불운이 그의 곁을 맴돌고 그는 이 상황을 타계할 방법도 의지도 없는 사람이다.

내용자체는 복잡하거나 범죄의 양상이 완전범죄를 꿈꾸는것처럼 어렵다거나 복잡한 트릭이 나오는건 아니지만...범죄에 노출된 사람이나 피의자의 심리 묘사가 탁월해서 읽는 재미가 솔솔한 책이었다.

이 책은 2천 4백만부나 팔린 독일 최고의 베스트 셀러 작가인 샤를로테 링크라는 우리에겐 낯선 여류작가의 작품인데...등장인물들의 캐릭터 면면이 여성작가 특유의 섬세하고 세심한 묘사로 생동감있게 그려지고 있다.

인생을 늘 되는대로 살면서 설렁설렁 살아오다 자신도 모르는 새 범죄의 길에 들어선 라이언

그는 평소처럼 자신이 갖고 싶어하던 걸 갖고자 직장공금에 손을 대고 그 죄를 덮고자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리는 최악의 선택을 하게 된다.

덕분에 돈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악질 사채업자의 협박이 두려워 사람을 납치하기로 결심...

그 결심은 우연히 남편과 싸우고 혼자 남아있던 바네사를 발견하면서 실행에 옮겨지게 된다.

그리고 그녀를 자신만이 아는 동굴에 가둬두고 그 남편과 협상을 할려던 차에 예전에 저지른 죄로 인해 김옥에 수감되지만 자신의 죄가 가중되는걸 두려워한 라이언은 침묵하는걸 선택하고 그로부터 2년 반 후 그가 출소하면서 그의 주변인물들에게 그가 한짓이랑 비슷한 납치사건이 발생하면서 라이언은 두려움에 사로잡히는데...

이 책에 나오는 사건은 복잡하거나 미스터리하지않다.

그저 단순한 범죄사건 하나를 던져주고 그 사건이 주변인물 특히 가족이나 연인에게 미치는 파장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사라진 베네사의 남편 매튜

그는 그녀가 사라지면서 자신의 인생조차 사라지고 끝없는 기다림으로 서서히 자아가 말살되는 실종가족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매튜의 경우엔 그녀가 사라지기 직전 부부싸움을 했다는 게 더욱 그에게 나쁜 영향을 미쳐 스스로를 끝없이 자책하고 그때 그랬더라면 달라졌을텐데 하는 후회로 남은 인생을 그 사건이후 단 한발자욱도 나아가지 못한채 그 날에 머무르고 있다.

또 죄를 저지른 피의자인 라이언의 심리묘사 역시 탁월하다

처음엔 반성하며 스스로를 자책하다 그 사건을 자신의 잠재의식에서 몰아내고자 노력하고 끝내는 자신이 가둬둔 그녀 바네사의 생존을 믿는 지경에 이르기까지...

전형적인 의지가 약하고 어떤일이 닥쳤을때 일단은 도망가고자 하는 의지박약형의 인간으로 묘사하고 있는데...주변을 보면 이런 유형의 사람들이 범죄자가 많은걸 알수 있다.

스스로 위기를 정면대응했다면 작게 끝낼수 있는걸 일단 그때를 모면하고자 엉뚱한 사고를 치고 점점 더 사태를 눈덩이처럼 크게 만들어 종래에는 스스로 어떻게 할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하는 사람들...책을 읽으면서 라이언이 악수를 둘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조차 들 정도로 이 남자가 하는 짓이 어처구니없다.

이렇게 단순히 바네사의 실종사건에서 끝내는게 아니라 이 사건과 같은 사건이 연속으로 벌어지면서 과연 이런짓을 한 사람이 누구인지 독자들도 궁금증을 가지게 한다.

따지고 보면 범인이 누구인지 알수 있을 정도로 단순한 사건을 바탕으로 그들 인물들간에 벌이는 심리묘사가 탁월하여 복잡한 트릭이나 완전범죄가 아니어도 재밌게 읽을수 있었다.

사건 중심이 아닌 인물간의 심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괜찮은 선택이 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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