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기증
프랑크 틸리에 지음, 박민정 옮김 / 은행나무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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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떠보니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 감금되어있다.

나 말고도 다른 사람이 있고 서로를 믿지 못한다

 

이런 포맷으로 된 소설이 몇편있는걸로 안다

대부분 장르소설인걸로 아는데 그들이 왜 이곳에 갖혀있는지를 밝히는것이 가장 중요한 소설의 핵심줄거리인데 이 책 역시 그 원인을 밝혀내는것이 핵심포인트이다.

작가의 이름이 낯선듯 한데 프랑스스소설가이자 얼마전에 `낯선자들의 방`이라는 소설로 우리에게도 알려진 작가이고 이 책 말고도 이른바 3부작인 샤르코 &엔벨 시리즈가 있다.

현기증은 제목이 말해주는 걸로 알 수있듯이 히치콧의 유명한 영화제목인 현기증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극한 상황에 처한 인간의 광기와 이성의 충돌을 그린 심리 스릴러이자 우리에겐 아직 익숙치 않은 프랑스 스릴러의 묘미를 알려주고 있다.

 

어둡고 어두운 지하동굴에서 눈을 뜬 나 조나탕

어찌 된 영문인지 살펴보기도 전에 내 손에는 족쇄가 채워져있고 나와 같은 처지인 사람이 두사람 더 있다.두 사람 역시 자신들이 이곳에 갖힌 이유를 모른다는 사실

한사람은 아랍계 청년인 파리드이고 그에겐 발에 족쇄가 또 한사람 미셸은 덩치가 큰 남자이자 얼굴을 알아볼수 없게 철가면이 씌워진 상태..무엇보다 무서운것은 철가면의 남자와 서로에게서 50미터 이상 떨어질 경우 폭탄이 터진다는 메세지가 있다.

왜 자신들이 갖혀있는것일까? 진짜 폭탄은 있는걸까?

다른 두 사람은 믿을수 있는 사람들일까?

게다가 서로의 등에 섬뜩한 글이 쓰여져있다.

누가 도둑인가? 누가 거짓말을 하는걸까? 누가 살인자일까?

이 문구는 서로를 의심하도록 만들고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는 가운데 얼굴이 망가진 상태로 발견된 남자의 시체 한 구

먹을거리도 없이 갇힌 상황은 모두를 서서히 한계로 몰아가고 견딜수 없는 긴장감이 조성된다.

나 조나탕에게는 이식수술을 받지않으면 죽을 아내가 있고 도대체 내가 왜 이런곳에 이 사람들이랑 갖혀있게 된 건지 짐작조차 할수 없는 가운데 굶주림은 세사람 모두를 점점 피폐해지게 하는데...

 

단 세 사람의 남자만 등장하고 한구의 말없는 시체와 한마리의 늑대개가 있다.

단촐한 등장인물이지만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고 의심의 눈길을 보내는 상황이기에 그 긴장감은 오히려 많은 등장인물이 나오고 사건이 연속으로 터지는 것보다 더 강렬하고 예리하다.

어떤 것이 사람들을 못견디게 할까?

굶주림? 의심? 혹은 빠져 나올수 없을거라는 공포?

이 들 세사람 역시 조난당한 채 살아남은 사람들이 겪는 일련의 형태와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서로를 의심하고 먹을것을 서로 나누기 위해 어쩔수 없이 동맹하지만 믿지는 않기에 깊은 잠을 자지도 못한채 동굴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 철가면의 사나이인 미셀의 노동력에 의지해야만 하는 상황,심지어 미셸은 그들을 속이고 먹을걸을 강탈하기도 한다...무간지옥과도 같은 상황에 처한 사람들

죽을 듯한 굶주림은 결국 가족과도 같았던 애견마저 사냥하게 만들고 그 고기를 먹는다는 데 저항감마저 사라져 버릴정도로 정신은 피폐해지지만 그들의 선택으로 굶주림은 물러간다.

조금씩 대화를 통해 혹은 잠꼬대나 환각을 통해 그들의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약간의 사정을 미뤄 짐작하게 하지만 작가는 끝까지 호락호락 쉽게 그 속사정을 밝혀주지않는다.

조금씩 그들의 대치상황이 지루해 갈 즈음에 조나탕과 그들의 연결점을 조금 알려주지만 환각과 혼잣말 혹은 애매한 묘사와 같은 표현이라는 친절하지 않은 방식을 통하고 있다.

다른 두 사람보다 주인공인 조나탕의 정신세계가 점차 환각과 현실과의 괴리가 없어질 즈음에 밝혀지는 사건의 전말

이 마지막의 반전을 이야기하고자 많은 장치를 하고 긴장감을 끌고 갈려고 하지만 그 긴장감이란것이 세사람이 갖혀있는 장소의 특성상 소재가 한정될수밖에 없었다는 점이 결국 밋밋한 결과를 만들수 밖에 없었다는 점이 아쉽다.

또한 프랑수와즈가 누군가의 피앙세였다고 표현했다가  다음엔 아내로 표현하기도 하는 등 번역상의 문제는 거슬렸다.

마치 한편의 연극같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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