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도니스의 죽음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 10
M. C. 비턴 지음, 전행선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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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스코틀랜드의 조용하지만 외떨어진 마을 로흐두에서 유유자적 적당히 게으름 피우며 여기저기서 음식도 얻어먹고 가끔씩 벌어지는 소동을 해결하는 걸 낙으로 알고 있는 해미시 맥베스 순경
그는 자신의 뜻과 달리 이곳에서 벌어진 몇 건의 강력사건을 해결하는 능력을 보였음에도 여전히 마을에선 그를 그저 게으름이나 피우고 뻔뻔히 남에게 얻어먹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는 빈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남들은 예사로 보는 것도 주의 깊게 볼 뿐 아니라 남과 다른 시선으로 사건을 볼 줄 아는 통찰력의 소유자이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그에겐 이곳 로흐두 마을을 떠나 승진을 할 뜻이 없고 그저 이곳에서 유유자적하게 연인 프리실라와 사랑하며 생활하는 게 원하는 것의 전부인 촌뜨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프리실라는 그와 뜻이 조금 다르다.
이런저런 사건을 해결하는 능력을 보인 해미시에게서 성공의 가능성을 보았고 자신이 조금만 도와준다면 누구보다 더 높이 올라갈 여지가 있다고 생각해서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그와 비공식적이기는 하나 약혼까지 했지만 생각보다 해미시는 그녀의 뜻과 달리 성공에 뜻이 없다는 걸 깨닫는 순간 두 사람의 관계도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한다.
해미시 역시 오랫 세월 연모했던 여자 프리실라와 비공식적인 약혼을 하는 성과를 거두지만 그녀는 해미 시가 이곳에서가 아닌 그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곳으로 나아가길 바라고 좀 더 적극적으로 성공하길 바란다는 걸 깨달으면서 조금씩 단꿈에서 벗어날 뿐 아니라 그녀의 지나친 간섭에 짜증이 나고 심지어 다른 사람을 너무 의식해서 자신과 애정을 나누는 것에도 소홀한 프리실라에게 점차 실망을 느끼며 이 약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싶어 한다.
이럴 즈음 이곳 로흐두에서 가깝지만 좀 더 고립된 지역인 드림에 잘 생기고 매력적인 청년 피터 하인드가 등장하면서 둘의 갈등은 증폭된다.
런던에서 온 부유층 청년 피터는 조용하던 드림 마을을 한순간에 열정적으로 들쑤셔놓고 온 마을의 여자들 마음에 봄바람을 불러오지만 당연하게도 그곳 남자들은 여자들의 이런 태도를 반가워하지 않을 뿐 아니라 자신의 여자들에게 이런 행동을 불러오게 하는 피터에 대해 반감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진다.
이런 드림 마을의 변화에 해미시는 불안감을 느끼고 피터를 주목해서 보지만 어느 날 갑자기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고 떠난다는 쪽지만 남긴 채 그는 사라진다.
갑자기 사라진 피터의 행동에 의문을 느낀 해미시는 그의 행적을 추적하지만 어디서도 그는 보이지 않고 그저 그가 왔었다는 흔적만 남아있을 뿐 아니라 해미시가 그를 조사하는 것에 불만을 가지는 드림 마을 사람들과 그의 상관들은 해미시에게 수사 중단 압력을 행사한다.
그러나 우리의 해미시는 수상한 걸 파헤쳐 보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다.
게다가 그가 이렇게 홀로 누구도 환영하지 않는 조사를 하는 이유 중에는 물론 피터의 행방이 궁금한 것도 있지만 꿈에 그리던 프리실라와의 약혼이 생각처럼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친구 사이였을 때보다 더한 반목과 가치관의 차이를 느껴 혼란스럽고 이에 잠시 떨어져 그녀와의 관계를 생각해 볼 필요를 느꼈기 때문이기도 하다.그런 그에게 피터를 수사하는 건 꼭 필요한 명분이기도 했다.
이번 편에선 이야기 끝까지 평소의 해미시답지 않게 뚜렷한 성과도 없을 뿐 아니라 피터가 그의 추측처럼 누군가 화난 남편의 손에 의해 살해당했다는 증거도 찾을수 없었고 프리실라와의 갈등 상황으로 인해 확신도 없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의외로 이런 모습이 또 인간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매번 남보다 빨리 사건을 척척 해결하는 모습도 좋지만 이렇게 끝까지 갈피를 못 잡고 헤매는 모습을 보는 것도 시리즈를 읽는 재미중 색다른 맛이 있어 좋았달까
의심스러운 정황은 있지만 시체는 없고 살인을 증명할 만한 뚜렷한 증거도 없는 가운데 우리의 빨간 머리 해미시 순경은 배타적이고 비협조적이며 비밀이 많은 고지인들인 드림 마을 사람들을 상대로 그날 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담은 `아도니스의 죽음`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것도 좋지만 해미시에게 프리실라와의 관계를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된 이번 편은 그래서 새로운 여인의 등장을 강력히 원하게 한다.
해미시 맥베스에게 새로운 사랑이 나타나길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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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 스토리콜렉터 59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김윤수 옮김 / 북로드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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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갈고리에 매달아 놓은 여자의 시체와 그 밑에 남겨진 쪽지로 인해 사람들에게 공포를 안겨준 엽기살인사건이 발생한다.
문제는 시체를 처리한 방식의 기괴함과 더불어 남겨진 쪽지에서 발견되는 어린아이의 것 같은 천진함이 더욱 기괴하게 느껴져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으스스 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었다.
대부분 엽기 사건에는 분노나 화가 느껴지기 마련인데 이 사건에는 분노가 아닌 싸늘함이 느껴져 심상치 않음을 직감하게 하는 가운데 연이어 같은 범인의 짓으로 추정되는 또 다른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이번에는 차 트렁크에서 으깨진 노인의 시체가 발견되는데 역시 쪽지에는 마치 어린아이가 개구리를 가지고 노는 것 같은 메모가 있었다.
연이어 발생하는 엽기적인 살인사건으로 사람들은 두려움에 떠는데 무엇보다 이 살인에 어떤 특별한 목적이나 이유가 없어 누구라도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혼란과 공포를 야기한다는 걸 간파하는 와타세 형사지만 이런저런 조사에도 두 사건의 연관성을 찾기 힘들어 수사는 난관에 부딪친다.
살인방법이 기괴하고 쪽지에 쓰인 문구의 유치함을 들어 정신이상자의 소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때문에 도내 정신이상 징후를 가지고 있거나 정신이상으로 사건을 일으킨 적이 있는 심신상실자들을 대상으로 조사가 시작되면서 평소에는 같은 동료 혹은 이웃으로 보던 사람들 사이에 간격이 벌어지기 시작한다.웃기는 건 평소 심신상실자에 의한 사건 사고에 대해 이성적이며 관대한 태도를 취하던 사람들도 그 들의 행위가 자신들에게 위협이 될수 있다는 걸 알게 된 순간 손바닥 뒤집듯 태도를 바꿨다는 것이다.
게다가 때마침 이 특정 지을 수 없는 연쇄살인에 또 다른 피해자가 나타나고 사람들이 패닉에 빠질 즈음 누군가 이 연쇄살인의 특징 즉 일본어 문자의 50음의 순서대로 살인이 이뤄지고 있다는 걸 간파한 기자의 기사로 인해 다음 차례가 될 수 있는 음을 가진 사람들은 공포와 두려움으로 도시 전체가 패닉 상태가 되고 경찰서로 온갖 협박과 비난이 폭주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게 커져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제 정상인과 비정상인의 차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온도시를 휘감은 공포는 사람들로 하여금 내재되어 있던 폭력성을 드러내게 하고 이제 누구라도 범인과 비슷하거나 그들이 범인일 수도 있다고 생각되는 사람 누구라도 그들 손에 걸리면 살아남기 힘들 정도로 극도의 흥분상태가 된 사람들은 와타세형사를 비롯한 경찰 모두에게 개구리남자보다 더한 공포의 존재가 된다.
범인과 경찰의 대결이 아닌 경찰과 민간인의 대결이라는 이상한 구도로 흘러가는 모습은 실체 없는 정보와 사람들의 알 수 없는 두려움과 공포가 합쳐져 얼마 만 한 시너지의 효과를 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라 할 수 있는데 이다음 사태는 일명 개구리 남자라 칭한 연쇄 살인마의 활약이 없어도 저절로 굴러가는 형태가 되어 온 도시를 광풍으로 몰아가고 그런 사람들의 모습은 폭도와 다를 바가 없다.
시민들에 의한 폭동이 어떻게 발생하는지를 보여준 장면이라 할 수 있겠다.
평온한 상태이거나 잔인한 살인사건이 연속적으로 벌어져도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할 때의 사람들의 행동과 그 사건이 어떤 식으로든 자신과 연관될 수 있다는 걸 알았을 때 사람들이 자신의 안전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어떤 짓까지 할 수 있는지를 까발려줌으로써 사람들의 숨겨진 이중성을 조소하는 범인의 참모습은 마치 개구리를 가지고 잔인한 장난을 일삼으면서 기쁨을 느끼는 아이의 모습과도 닮아있을 정도로 차고 냉정하며 비뚤어져있다.
자신에게 해를 가하는 사람이 가진 절대적 힘의 우위 앞에 어찌할 수 없는 개구리를 보면서 가학적인 기쁨을 느끼는 소년처럼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 자신의 가진 힘으로 모든 것을 조정하는 범인
그리고 그가 휘두르는 대로 스스로 생각할 수 없이 이리저리 마음껏 휘둘림으로써 범인이 원하는 바대로 움직이는 대중들은 그에게 있어 장난감 같은 개구리와 다를 바가 없었다는 점에서 언론이나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 이슈가 얼마나 쉽게 오도되고 목적을 가진 사람에게 쉽게 이용될 수 있는지 그 위험성을 극명히 보여줬다고 할 수 있겠다.
출간하는 책마다 다른 소재와 다른 사회적 문제를 제시하는 작가는 이번엔 심실상실자에 의한 범죄 역시 다른 일반 범죄자와 같이 단죄 받아야 하는지 아니면 그들의 정신 상태의 불완전성을 고려해 형 집행을 중지해야 하는지에 관한 의문과 함께 정신이상은 완치될 수 있는지에 관한 문제를 제시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역시 심심 미약 상태의 범죄에 관해 일본과 비슷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터라 생각할 바가 많았다.
반전에 반전을 더하고 가독성 또한 좋았는데 특히 반전을 위한답시고 어쭙잖은 트릭이나 논리를 내세우지 않은 점이 맘에 든다.
앞으로도 주목해 봐야 할 작가 중 한 사람이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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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시가 아키라 지음, 김성미 옮김 / 북플라자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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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많은 걸 알 수 있는 책이다.
단지 술 좀 먹고 스마트폰을 잃어버린 남자로 인해 자신을 포함 주변 사람이 얼마나 많은 피해를 입을 수 있는지를 조금 과장해서 현실성 있게 그려놓은 이 책은 일본에서 엄청 인기를 끈 모양이다.
아마도 너도나도 모두 사용하는 스마트폰인데다 쉽게 잃어버리기도 하지만 그 위험성에 대해 피부로 느끼지 못했던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도 못한 일까지 가능할 수 있다는 걸 깨닫고 충격을 받은 사람이 많아 입소문을 탄 게 이유가 아니까 짐작해본다.
일단 스마트폰을 잃어버리면 불편한 건 둘째치고 비밀번호나 잠금 설정을 너무 쉽게 설정한 사람은 그 안에 든 내용이 다 털리는 건 당연하고 신상정보며 좀 더 은밀하고 개인적인 내용까지 유출될 수 있다는 건 다 아는 사실인데 여기에선 더 나아가 그 사람의 sns까지 들여다본 후 생각지도 못한 일까지 그걸 통해 가능하다는 게 일단 충격적이었다.
그 사람이 주로 올리는 사진이나 자주 가는 장소 같은 걸 통해 그 사람의 주소를 유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평소 습관이나 취미 같은 걸 들여다보고는 비밀번호까지 알아낼 수 있다는 사실~
뭐... 좀 과장되고  피해를 극대화한 부분이 없지 않지만 누군가 나의 잘못이 아닌 아는 사람이 잃어버린 스마트폰으로 인해 그 피해가 고스란히 내게 떨어진다면 얼마나 억울하고 화가 날지 생각만 해도 짜증이 나는데 이 책의 주인공은 남자친구의 허술한 관리로 인해 죽을뻔한 위기를 맞게 된다.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건 아사미에게 들려온 목소리는 낯선 남자의 것이었지만 친절하게 그 스마트폰을 주운 사람이라는 설명 하나에 그냥 안심하게 된다.
그리고 그 스마트폰을 돌려받지만 주운 남자는 우연히 배경화면에 뜬 그녀의 얼굴을 보고 마음에 들어 하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왜 이쁜 데다 하필이면 외모가 범인의 취향이라서 이런 고생을 ㅎㅎㅎ
범인은 해킹에 조금 일가견이 있는 남자로 너무 쉽고 허술하게 걸어 놓은 비밀번호를 뚫고 그 안에 든 모든 정보를 얻은 후 자신의 컴퓨터랑 연동해서 모든 sns 대화를 엿볼 수 있게 된다.
그렇게 해서 얻은 정보로 아사미에 대해 하나씩 조사해가는 남자는 결국 그녀가 어렵게 설정해놓은 sns 비밀번호까지 손에 넣고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들여다보면서 스토킹을 시작한다.
게다가 그녀의 지인으로 위장해 그녀에게 접근하기도 하는 데 그 방법이 상당히 교묘하지만 너무나 쉽게 통용되는 방법이라 누군가 나에게 이런 식으로 접근해온다면 그녀처럼 아무런 의심을 하지 않을 것 같다.
sns를 잘 활용하는 요즘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란 점에서 더 끔찍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범죄 방법인데다 이런 식으로 나쁜 목적을 가지고 할 수도 있다는 걸 생각도 못 해본 것이기에 더 현실적인 공포로 와닿았달까?
거창한 범죄 방법이 나오거나 무섭고 치밀한 반전이 숨어있거나 하지 않지만 일단 가독성이 좋고 현실적인 내용을 담아 놓아서인지 지루하지 않다.
알기 쉬운 내용에다 언제든 누구에게든 일어날 수도 있는 범죄 이야기를 하고 있어 몰입감도 좋았다.
뭐... 잘 짜인 내용과 반전을 기대한다면 그 기대치에는  좀 못 미치지만 소재가 지극히 와닿고 스마트폰을 자주 쓰지만 그 위험성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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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죄의 소나타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 1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권영주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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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죽은 남자의 시신을 처리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시작하는 속죄의 소나타
비 오는 밤 치밀하게 처리했던 시신이 발견되지만 범인을 추정할 수 있는 단서는 몇 개 없다.
이런 와중에 시신을 알아본 남자로 인해 피해자의 신원이 밝혀지지만 죽은 남자는 자신이 조사한 걸 토대로 협박을 해 돈을 뜯어내는 협잡을 일삼는 삼류 양아치 기자였고 그가 최근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사건은 보험금을 타기 위해 남편을 살해한 사건이었다.
이 시신을 보면서 와타세 형사는 의문을 갖는다.
왜 피해자를 알아볼 수 있는 물품들을 남겨뒀을까? 왜 시신의 얼굴을 훼손하지 않고 그냥 뒀을까? 하는 남들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의심조차 하지 않는 부분까지 의문을 가지고 조사하는 와타세는 유능한 형사임에 틀림없다.
이렇게  한번 물면 놓치지 않는 형사 와타세와 돈 되는 의뢰인들의 사건만 찾아서 수임 받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승소로 이끄는 악덕 변호사 미코시바 레이지가 만나게 된다.
죽은 기자의 행적을 추적하다 마주치게 된 미코시바는 오래전 잔인한 범죄를 저질렀지만 소년법의 적용을 받아 이름을 바꾸고 변호사가 된 사연이 있었고 이를 알게 된 와타세는 단박에 그를 기자의 살인 용의자 선상에 올린다.
한번 살인을 한 사람은 이미 경계를 넘어선 사람이기에 다음 살인에 거침이 없다는 게 와타세의 생각이고 그의 이런 주장에 미코시바는 부합한 인물이기도 하다.
돈을 밝히고 돈 되는 일은 무엇이든 하는 머리 좋고 냉정한 남자... 와타세가 생각하는 미코시바의 인물상이다.
처음 시작부터 사체를 차 트렁크에 싣고 사체를 유기하는 과정에서 미코시바의 정체를 밝히고 시작하는 속죄의 소나타는  모든 협의적이 그를 가리키지만 그가 진짜 범인이 맞는지 그가 범인이라면 과연
와타세는 피해자가 죽은 시간에 대해 완벽한 알리바이를 가지고 있는 미코시바의 범죄를 어떻게 밝혀낼 수 있을 지로 독자의 관심을 모은다.
 거기에다 보험금 살해 용의자로 이미 무기징역을 받은 아내의 무죄를 미코시바는 과연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지 변호사로서의 그의 명성을 확인하는 과정을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돈을 밝히고 죄의 유무를 떠나 부자 변호 의뢰인만 수임하는 것 같은 미코시바지만 이번 보험금 살인사건은 그에겐 돈이 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수임했을 뿐 아니라 심지어 적극적인 조사를 하는 등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모두에게 알려진 악덕 변호사의 모습과 어딘지 배치되는 모습이기도 하다.
게다가 돈이 되지 않는 국선 변호를 맡은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코시바라는 인물이 세상에 알려진 모습과 다른 모습을 가진... 뭔가 비밀이 있는 것처럼 보여 그의 진짜 정체에 대해 궁금해지게 한다.
재판 과정에서 법의 테두리를 교묘히 이용해 원하는 바를 얻어 내는 모습에선 비록 악덕 변호사지만 변호사라는 직업으로만 본다면 엄청나게 유능하고 좁혀져오는 수사망을 요리조리 피해 다니는 모습을 보면 범죄자로서도 지능적이다.
그렇다면 과연 그는 진짜 범인일까? 범인이 맞는다면 과연 이 위기를 어떻게 벗어날 것인지... 그와 와타세의 머리싸움을 보는 것도 흥미진진했지만 재판정에서 검사와 피튀기는 대립은 그의 존재가치를 완전히 부각시키기엔 안성맞춤의 자리였다.
악당이면서도 사람을 끄는 악덕 변호사 미코시바 레이지의 매력이 빛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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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 픽 미스터리
다비드 포앙키노스 지음, 이재익 옮김 / 달콤한책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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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원하지 않는 원고를 받아주는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는 프랑스의 한 작은 마을
처음의 관심이 사라지자 누구도 찾지 않은 채 먼지만 뒤집어쓰고 있던 원고 중 하나가 우연히 휴가차 들른 파리에서 온 책 편집자의 눈에 띄어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고 뜻밖에도 이 작품이 엄청난 인기를 얻어 베스트셀러에 오르게 된다는 이야기를 다룬 `앙리 픽 미스터리`
그렇다면 제목에 왜 미스터리가 붙었을까?
이 원고를 쓴 저자로 알려진 사람이 마을 안에서 수십 년간 피자집을 운영하던 앙리 픽이란 남자이고 평소 책을 읽는 모습을 본 사람이 없으며 같이 산 아내조차 그가 글을 쓸 수 있을 거란 걸 단 한 번도 믿은 적이 없다는 게 밝혀지면서 작가의 사연에 더욱 열광하는 사람들이 나오고 이젠 방송에서도 이미 죽은 앙리 픽 대신 그 아내를 인터뷰하는 등 일대 소동이 벌어지고 난리가 나지만 당연하게도 이런 붐에 의문을 가지고 의심하는 사람들이 나타나면서 진짜 그가 이 작품을 쓴 것인지 그의 행적을 추적하는 사람이 나타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점점 더 앙리 픽에 대한 미스터리가 늘어나게 되는데 아무도 진실에는 관심이 없다.
왜냐하면 책이 발간되고 모두의 관심을 받으면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게 되고 이 과정에서 여러 사람의 인생이 바뀌게 되는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인데 한번 맛본 성공을 놓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선 남편의 외도로 이혼한 후 무기력하고 늘 자기 연민에 빠져 살던 앙리의 딸은 갑작스러운 사람들의 관심으로 언론에 자주 노출되면서 점점 자기 연민에서 빠져나올 뿐 아니라 자신이 하던 가게마저 홍보의 덕으로 활황을 이루는 등 긍정적인 변화를 맞지만 갑작스러운 관심과 생각도 못한 돈이 들어오면서 원하지 않던 진실을 마주하게 되고 또다시 상처를 받게 된다.
그래서 그녀는 처음의 반대의견을 뒤집어서 원래대로 돌아가길 원하고 아빠의 책을 진짜 아빠가 쓴게 맞는지 아니라면 글을 쓴 진짜 저자를 찾고자 한다.
또한 이 원고를 처음 보고 책으로 출간을 결정했던 편집자 역시 책의 성공으로 출판사에서 자신의 자리가 굳건해지는 결과를 가져와서 그녀는 절대로 진짜 작가가 밝혀지는 걸 원하지 않는 입장이다.
이렇게 처음의 열광적인 관심과 성공이 시간이 흐르면서 진실을 찾는 사람들로 인해 점차 조용하고 수줍던 피자 주인 앙리가 아닌 진짜 다른 누군가가 이 글을 쓴 것이라는 의심이 확신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앙리 픽 미스터리는 사람들의 선입견이라는 게 얼마나 쉽게 누군가의 의도에 의해 조종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서 원하는 걸 얻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는데 여기엔 예술이라고 하는 문학계 역시 예외가 아닐뿐 더러 홍보나 마케팅의 수단으로 만들어진 베스트셀러에 대한 비꼼을 엿볼 수도 있었다.
내용은 중요하지 않다. 어떻게든 사람들의 관심을 끌 화제와 사연을 만들어 적당히 홍보하면 그다음부턴 작품성과 상관없이 저절로 굴러가고 사람들은 난리를 치는 모습이 헛웃음을 자아내고 있지만 그럼에도 작가의 시선은 차갑고 냉소적이기보다 따뜻하다.
이런 와중에도 사랑하는 커플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오래전 헤어졌던 연인들은 옛사랑을 추억하고 그리워하는 매개체로서 책은 그 역할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생각도 못한 궁금증을 유발하는 미스터리와 베스트셀러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잘 섞여서 따뜻하고 매혹적인 작품으로 완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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